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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92화 (692/812)

〈 692화 〉 692화 놀라운 소식

* * *

“네.”

지나는 팀의 맏언니인 리나보다도 나이가 많았다. 그리고 둘은 친한 언니동생 사이인데 자신에게 이렇게 높여 부르는 것이 부담스러운 세린이었다. 사실 세린은 여기서 자신이 제일 나이가 어릴 것이라 생각했다. 외모만 보면 하란이도 자신 또래로 보였지만 적어도 한 두 살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흐응~ 20살이란 말이지?”

“네, 네...”

눈을 흘기며 자신을 바라보며 말하는 차이링을 시선에 어색하게 대답하는 세린이었다.

“파릇파릇하네.”

작은 목소리였지만 세린의 귀엔 아주 잘 들렸다.

“그러면 차이링 언니하고 몇 살 차이지?”

“11살 차이니까... 거의 띠동갑이네 언니랑?”

“이렇게 보니 차이링 언니 나이 많이 먹었네요?”

“야! 나이 많이 먹었다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거 몰라?”

나이를 가지고 잠시 티격태격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린은 속으로 놀라고 말았다.

‘그렇게 안 봤는데 31살이란 말이야?’

외모만 보면 20대 중반으로 보여서 전혀 30대일 거라고 세린은 생각지 않았다. 아무리 많이 줘도 20대 후반은 절대 넘어가지 않는 젊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세린은 속으로 많이 놀라고 있었다.

“애 많이 놀랐나 본데?”

입을 반쯤 벌리고 바라보는 세린을 본 지나가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내가 몇 살로 보이니?”

그에 차이링이 눈을 빛내며 세린이게 기대에 가득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네, 네?”

갑자기 나이를 물어보는 차이링의 행동에 세린은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놀란 거 보면 날 상당히 어리게 봤다는 건데. 내가 몇 살로 보여?”

차이링의 눈에는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

“그게...”

그게 세린을 긴장하게, 그리고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긴장하지 말고 차분하게 말해보렴...”

아이 달래듯 나긋하게 말하는 차이링을 보면서 세린이 솔직하게 말했다.

“저 25에서 26섯으로 봤어요.”

“어머? 정말?”

“네. 전혀 31살로 보이지가 않아요.”

“후후훗... 그래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거란다. 봤니? 내가 지나 너랑 동갑으로 보인다잖아. 하긴 모르는 사람이 너와 날 외모만 두고 보면0 친구로 알지 언니 동생으로 알겠니?”

“그래봤자 31살이잖아.”

“후후훗...!”

계속해 보라는 듯 웃음소리를 내는 차이링을 보면 참으로 얄미웠다.

“얘는 몇 살로 보여?”

“그럴 필요 없어. 난 제 나이로 보이까. 그렇지?”

“24,5살 정도로 보여요.”

“그래도 한 두 살 어리게 봤네.”

놀리듯이 말한 차이링이 이번엔 하란이를 가리켰다.

“애는?”

“언니도 참...난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써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느새 하란이의 시선이 세린에게로 향했다.

“저랑 또래로 보이는데... 21나 둘 정도 아닌가요?”

외모만 보면 자신처럼 10대 후반이라 해도 될 정도의 풋풋한 외모를 가진 게 하란이었다. 그래도 세린은 실제 나이가 자신 보다 한 두 살은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애 이제 23살이야.”

하지만 하란이의 나이는 23살이었다.

“정말이요?”

그에 세린이 놀란 듯 되물었다. 의외로 3살이나 차이가 났기 때문이었다.

“애도 상당히 동안이지? 애 나이 말 안 하면 여고생이나 20살로 안다니까.”

나이를 밝히지 않으면 20살 보다 더 어리게 보이는 외모의 동안이라 할 수 있었다. 차이링 만큼이나 동안이 하란이었다.

그러니 23살이라는 나이는 세린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말 하지마, 언니.”

이번에도 내빼는 하란이었지만 미소를 짓고 있는 걸 보면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흥... 둘다 동안이라서 좋겠네요.”

“왜 너도 한 두 살 어리게 봤으니 동안이지~”

“나 화 돋우는 거지?”

“칭찬이란다~”

티격태격 하는 그녀들을 보면서 세린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다. 왠지 이 분위기가 너무나 익숙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로즈걸스 언니들이 자주 티격태격 하는 것을 많이 봐와서 그런 게 분명했다.

“식기 전에 차 마셔.”

“네, 그럴게요.”

챙겨주는 하란이를 보면서 세린은 조심히 찻잔을 들어 마셨다.

그렇게 그녀들과 후식을 즐기며 대화를 나누다보니 처음보다는 많이 긴장감이 풀렸다.

“그럼 저 가볼게요.”

“그래 다음에 또 놀러와.”

“조심해서 가.”

“네.”

현관 앞에서 그녀들의 인사를 나눈 후 밖으로 나온 세린이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이제 좀 긴장이 풀려?”

이만석이 피식 거리며 물었다.

“그런 거 같아요.”

“말 했잖아. 나쁜 의미로 부런 거 아니라고.”

“오빠 말이 맞아요.”

하란이라는 언니도 그렇고, 지나, 차이링까지 셋 모두 좋은 사람 같았다. 경계를 하기보다 친절하게 대해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긴장을 풀어주려 농담을 하며 챙겨주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랑하는 남자의 곁에 다른 여자가 나타난 얼굴을 마주하러 가는 꼴인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헌데 지금 그녀들을 보면서 세린은 가슴이 뭉클하고 감동을 받았다.

‘어떻게 세 사람이 오빠하고 함께 살수있게 되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

하지만 그러 함에도 세린은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안나였다.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해진다. 사람이 그렇게 차가울 수 있다는 것을 세린은 안나를 통해 처음 알았다.

차에 올라타 저택을 빠져나온 이만석이 곧장 숙소로 향했다.

“저 힘낼게요.”

“힘?”

“네. 오빠에게 어울리는 그런 여자가 될 거에요.”

“지금도 충분해. 네가 한 번 이름만 불러줘도 거품 물 남자들도 많아 보이던데.”

콘서트 장에서 목이 터져라 세린을 외쳐대는 팬들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래도요.”

이 말은 이만석에게만이 아닌 그녀들 앞에서 스스로 위축이 되는 자신을 향해 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럼 저 들어가 볼 께요.”

“그래.”

세린이 내리지 않고 우물쭈물 거리자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쪽으로 바봐.”

눈치를 보며 내리지 않고 있던 세린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앞에 있는 이만석의 얼굴에 두 눈이 크게 떠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입술이 닿아 있이는 촉감과 뭔가 비집고 들어오려는 것을 느낀 세린이 막지 않고 입을 벌려 주었다.

“쭙...!”

안으로 들어온 혀를 찾아 움직이며 서로를 비벼대었다. 그렇게 잠시 동안 입술을 때지 않고 진하게 키스를 나눈 후에야 다시 떨어졌다.

“조, 조심해서 가요, 오빠.”

뺨을 붉히며 그렇게 말한 세린이 서둘러 문을 열고 내려 달려 가버린다.

“아직 애라니까...”

피식거린 이만석이 차를 몰아 다시 돌아갔다.

그날 오후 일주일 동안 피의 숙청을 단행하며 북한 전역을 긴장감으로 뒤덮은 김종일에게 한 통의 전화가 연결 되었다.

“오랜만에 전화를 주셨군요, 치주석 각하.”

핫라인을 통화 전화 연결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중국의 치엥피엔 주석이었다.

김종일은 낮은 음성으로 중국어를 구사하며 차분하게 응해주었다.

[건강은 좀 어떻소?]

“거동을 하는데 불편하진 않은 정도입니다.”

[저번보다 낫다고 하니 다행이구려. 그보다 내가 왜 전화를 했는지 알고 있소?]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묻도록 하겠소. 무슨 생각이시오.]

“들려오는 소식 그대로입니다.”

김종일은 전혀 거리낄 것 없다는 듯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니까 왜 이렇게 피를 많이 보느냐는 말이오. 체제 안정이나 그런 것을 위한다면 필요한 인원들만을 본보기로 손보면 될 것을. 그 정도로 위원장께서 불안하다고 난 보질 안소.]

그런 김종일의 대답이 탐탁치 않는 듯 치주석의 목소리는 상당히 불편한 기색이 엿보였다.

“이 나라가 왜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수 없는 압력과 제제를 받은 상황에서도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지 주석께서는 알고 계십니까?”

[그야 위원장께서 공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이 아니요.]

“맞습니다. 그것도 아주 확실하게 쥐고 있지요.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내부적으로 여러 혼란상황이 벌어졌어도 수없이 벌어졌겠지요.”

[핵 문제 때문에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게 흘러가는지 알고 있소?]

“그에 대해선 저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후계구도가 급하다고 해도 그렇지 지금은 상황이 좋지가 않소. 안보리에서도 자산동결에 이어 수출금지까지 거론하고 있는데 다음 달에 회의에서 그걸 두고 미국에선 의제로 나설 태세를 취하고 있소. 그에 대한 우리 입장이 난처하게 되었소.]

“더 이상 중립을 지키기 힘드시다면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슨 생각이오.]

“말 그대로입니다. 이 정도만 해도 주석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태도가 달라진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제 삶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요. 그 뿐입니다.”

[충고하는데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강경대응으로 나간다면 나도 더 이상 중립을 고수하며 편을 들어 줄 수 없소. 이것 하나만 알아두시오.]

그러고는 별 인사도 없이 그대로 전화 통화를 끊어 버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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