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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90화 (690/812)

〈 690화 〉 690화 놀라운 소식

* * *

“어, 어떻게 그를 수가 있죠? 저라면 그러기 쉽지 않을 텐데.”

세린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렇게 자신을 받아준다는 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바람피는 상황과 다르지 않은 자신을 받아줄 수가 있을까.

너무나 놀라웠다.

“네가 걱정하는 그 일은 이미 경험을 한 게 그녀들이거든.”

하지만 이어진 이만석의 대답이 세린을 더 놀라게 만들었다.

“네?”

“처음부터 순탄하게 한 집에서 함께 살았을 것 같아?”

“그건...”

생각해보니 그럴리는 없을게 분명했다.

‘아무리 사이가 좋다고 좋아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만나는 것을 쉽게 허락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그것도 함께 살게 되는 것은 더더욱...’

그때 사이좋은 모습을 보고 이 당연한 일을 무심코 지나쳤던 것이다. 아무리 사이가 좋다고 해도 결국엔 좋아하는 남자가 같다면 다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세린이 넌 믿기지 않는 일이겠지만 나도 그렇고 그녀들도 이미 그 과정을 거쳤고... 타협점을 찾아 함께 살고 있는 거야.”

“일반적인 생각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는 얘긴가요?”

“잘 아네.”

“그렇다면 저도 그래야 한 다는 소리네요.”

“물론이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이기적인 대답 일 수 있는 말이었지만 세린은 그 말에 전혀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자신 역시도 따지고 보면 여친있는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는 상황이지 않은가.

여친있는 남자를 알고서 만나고 있는 것도 바로 자신이었다.

“알았어요.”

생각 할 것도 없다는 듯 세린이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를 만나는데 그게 조건이라면 저도 따를게요.”

“쉽지 않을 거야. 일부일처의 현대 사회에서 살아왔으니까.”

“견뎌내면 되죠~?”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

이만석은 하란이나 차이링, 그리고 지나까지 질투를 하면서도 스스로 생각에 잠기는 그녀들의 모습을 종종 보았다. 거기서 자신이 이래라 저래라 터치를 하는 것은 좋은 게 아니었고 스스로 그녀들이 생각을 정리 할 수 있겠금 내버려두었다.

물론 상황이 커지면 나서야겠지만 그녀들이 받아드린 일이니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일이었다. 이걸 두고 나쁜 남자라고 해도 이만석은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나 세린인데...”

“그래 너 세린인거 알고 있어.”

“오빠 그 농담 재미없어요.”

“그냥 한 말이야.”

“저도 그냥 한 말이에요.”

이만석을 따라 말한 그녀가 잠시 동안 운전을 하는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스스로에 대한 인기를 실감하고 있었다.

소속사에 팬들이 보내오는 선물이나 편지들을 보면 자신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해 주는지 알 수가 있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도 선물과 팬레터가 오며 해외콘서트를 다녔던 나라들에서 많은 선물들이 보내어 오고 있었다.

그녀를 한 번이라도 만나서 데이트를 하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에 세린은 스스로도 놀랐었던 것이다.

데이트를 한 번 하는데도 소원이 될 수가 있나 싶었던 것이다.

그만큼 팬들이 자신을 아껴주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연예인 활동을 하는데 많은 보람도 느끼고 있었다.

헌데 지금은 그녀는 스스로 마음이 위축이 되는 것만 같았다.

앞에 있는 이 남자를 만나는데 자신의 배경이나 인기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처음 만났을 때도 자신이 누구인지도 몰랐고 말해주었을 때도 심드렁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만석의 그런 태도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큰서트에 초대하여 현장을 경험하였는데도 말이다.

“참 어렵네요.”

“뭐가 어렵다는 얘기지.”

“오빠 만나는 거요.”

운전을 하던 이만석이 말없이 팔을 뻗어 세린은 작은 손을 꽉 잡아주었다.

생각지도 못 한 초대를 받고 집으로 가게 된 세린은 차가 정차하고 시동을 끈 후 문을 열고 내려설 때 절로 마음이 긴장이 되는 것을 느꼈다.

“후하~!”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그녀를 보며 이만석이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마음 편히 가져.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네.”

무대에 설 때와 비슷한 긴장감을 느끼는 자신의 행동에 세린은 최대한 침착하려 애썼다.

‘시어머니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닌데.’

마치 기분이 시어머니나 누이들이게 사귀는 거 허락받으러 가는 그런 마음이었다.

‘어떻게 보면 더 까다로우려나.’

오히려 자신처럼 이만석을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들이니까 더 긴장이 되는 게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과일이라도 사가지고 갈걸 그랬어요.”

“사가지고 가지 않아도 많아.”

“그래도 빈손으로 가는 것 보다는 낮잖아요. 여름이니까 수박이나 참외 같은 거 사가면 좋을 텐데.”

순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이만석이었다.

“왜 웃는 거예요?”

“그냥.”

그러고는 앞장서 걸음을 옮기는데 그 뒤를 세린이 따라붙었다.

주차장에서 현관문까지 멀게만 느껴지던 것이 몇 발자국 걷지도 않은 것 같은데 앞에 당도하고 말았다.

익숙하게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선 이만석이 고개를 돌렸다.

“들어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쉰 세린이 마음을 다잡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번에 이어 집을 찾은 것은 두 번째였다.

그때 이미 안면을 텄지만 얼떨결에 들어간 그때 보다 지금이 더욱 긴장이 되고 떨리는 세린이었다.

안으로 들어서 현관문을 닫았을 때 앞치마 차림에 여자 한 명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는 볼 만 했어, 오빠?”

“어. 나쁘진 않았어.”

“그 영화 나도 보고 싶었는데...”

아쉬운 듯 중얼거린 하란이 뒤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세린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어서 와요.”

“아, 안녕하세요!”

긴장 하며 대답하는 세린을 보고 하란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긴장 할 것 없어요.”

“네, 네...”

신발을 벗고 이만석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는 세린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겼다.

‘긴장 하면 안 되는데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 거야.’

처음 무대에 섰을 때도 이렇게 말을 더듬지 않았는데 이상했다.

“뭐야? 세린이 왔어?”

그때 화장실 문이 열리며 나선 차이링이 이쪽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응, 언니.”

“흐응~유명 아이돌 스타가 또 다시 우리 집에 방문해 주셨네?”

눈을 흘기며 말하는 차이링의 모습에 세린은 뭐라 말하지 못 하고 쭈뼛쭈뼛 거렸다.

“안녕?”

“아, 안녕 하세요.”

“왜 그렇게 긴장을 하니?”

“네?”

“그렇게 긴장 할 것 없단다... 들어오렴.”

그러고는 몸을 돌려 식당으로 향하는데 하란이 바라보고 있는 세린을 향해 다시 말했다.

“시간 맞춰서 이미 차려놔서 바로 식당으로 가면 되요.”

그러고는 생긋 웃음을 짓는다.

“어서 가요.”

고개를 끄덕인 세린이 신발을 조심스럽게 벗고 올라섰다.

“하란이와 차이링 말처럼 그렇게 긴장 할 것 없어.”

“네...”

대답은 했지만 그런다고 긴장이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갑자기 하란이와 차이링을 마주하게 되니 생가보다 더 긴장이 되었던 것이다.

‘나쁜 의미로 초대한 거 아니잖아. 알겠다고 했으니 마음 단단히 먹자.’

떨리고 긴장되는 마음을 다잡은 세린이 그렇게 이만석을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

허나 얼마 걸어가지 못 하고 세린은 발걸음을 멈추어야했다.

이쪽으로 다가오는 한 명의 여자와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이 여자는 그때...’

말없이 식탁에 앉아 있던 여인.

시선을 마주 하는 거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그 서양인 여자였다.

“아, 안녕하세요?”

어색하지만 먼저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건네는 세린.

“......”

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는 그녀의 모슴에 마음이 초조해지는 것은 세린이었다.

“저기... 식사에 초대해주셔서 온건...”

그때 고개를 돌리며 무심히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를 보며 세린은 저도 모르게 움찔하고 말았다.

차가운 냉기를 풀풀 풍기며 지나치는 그녀의 모습에 세린은 뭐라 다시 말을 걸지 못 했다.

‘무서워.’

아무런 감정도 없는 얼음과도 같은 그 눈빛이 저번에 느꼈던 소름을 다시 떠오르게 해주었다. 사람이 저렇게 차가울 수 있을 깊을 정도로 여름인데도 등골이 서늘했다.

그녀가 들어간 식당을 잠시 동안 바라보던 세린이 다시 멈췄던 발걸음을 옮겨 그곳으로 향했다. 여기서 가만히 서있는 다고 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서 식탁 쪽을 바라보니 많은 반찬들과 함께 국을 떠서 놓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서 와요.”

주걱으로 밥을 뜨고 있던 지나가 세린을 보더니 밝은 표정으로 맞아주었다.

‘저 분이 지나...겠지?’

리나가 그렇게 말했던 세진그룹의 정석환 회장의 딸인 정지나였다. 외모만 봐도 지나인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래도 세린은 혹시 몰라 기억을 더듬으며 그렇게 떠올렸다. 사실 남은 게, 지나 말고 없어서 다른 여자는 생각 할 수도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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