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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88화 (688/812)

〈 688화 〉 688화 놀라운 소식

* * *

약속 시간에 맞춰 옷을 갖춰 입은 세린이 갈색에 긴 머리의 가발과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집을 나섰다.

일찍 일어나서 서둘렀지만 막상 약속시간은 10시여서 사실 그렇게 일찍 일어나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언제나 태워주고 내려주던 곳에서 만나기로 하여 그곳으로 향하니 익숙한 차량 한 대가 눈에 들어온다.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그곳으로 향하니 운전석에 앉아 있는 이만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달칵­

“안녕하세요!”

문을 연 세린이 반가운 얼굴로 이만석에게 인사를 건네 왔다.

“타.”

이만석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세린은 어느새 조수석에 올라타고 있었다. 익숙하게 안전벨트를 착용한 세린이 선글라스를 벗고는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많이 기다렸어요?”

“시간을 봐.”

“시간이요?”

갑자기 시간을 보라는 말에 폰을 꺼내 확인을 해본 세린은 정확히 10시를 가리키고 있는 화면을 볼 수가 있었다. 1분도, 30초도 아닌 이제 막 20초가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다리고 할 것도 없었어.”

“그러네요.”

약속시간에 맞춰서 나온다고 했는데 시간을 확인해 보니 너무 정확하게 나온 것이라는 걸 알았다. 이렇게 딱 맞춰 나오니 너무 속이 뻔히 보이는 것 같아 세린은 부끄러운 마음이 일었다. 무안 했던 것이다.

“그럼 출발한다.”

“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금세 밝은 목청으로 대답하는 그녀 얼굴은 싱글벙글했다.

“영화 뭐 볼 거예요?”

“웜 바디스.”

“그거 공포영화잖아요.”

의외의 영화 제목이 이만석에게서 나오자 세린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멜로영화야.”

“네? 좀비영화인데 멜로 영화라고요?”

“좀비를 테마로 한 멜로영화지.”

“좀비영화면 다 공포영화 아니에요?”

“액션영화가 다 액션인 것은 아니잖아. 액션물을 가장한 멜로물도 있듯이 좀비영화도 그래.”

“음... 너무 잔인하지 않을까요.”

“괜찮을 거야.”

“오빠가 그렇게 말하니까... 알았어요 그럼.”

잠깐 생각을 하는 듯 하던 세린이 알겠다는 듯 말했다. 사실 세린은 오랜만에 이만석과 데이트를 하는지라 어떤 영화를 보듯 상관이 없었다. 같이 영화를 본다는 것이 중요했다.

“10시 50분 영화이니까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고 들어가면 될 거야.”

“미리 예약해놓으셨어요?”

“그게 편하잖아.”

“오빠 센스 있네요?”

“이걸로 뭔 센스까지야.”

피식 거린 이만석이 그렇게 차를 몰고 번화가로 향했다.

영화관 근처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세린과 내린 이만석이 곧장 카페로 향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30분 정도 남아 있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주말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역시나 평소처럼 이만석을 보고 수군거리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야야... 저기 봐봐.”

얘기를 하다말고 친구가 한 쪽을 바라보며 호들갑을 떨자 마주 앉아 있던 여자가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

“저 사람 뭐야? 모델이야?”

순식간에 눈에 들어오는 이만석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누가봐도 눈에 띄는 큰 키에 비율 또한 대단했다. 허나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그런데 진짜 잘생겼네?”

“그렇지? 그런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카페 안으로 들어선 이만석을 골똘히 바라보다 순간 생각났다는 듯 폰을 꺼내들어 열심히 손가락을 두드렸다. 그러고는 찾았다는 듯 앞으로 내밀었다.

“이거 봐.”

보여주는 폰 화면엔 조금전 그 사람이 사진에 찍혀 있었다.

“이거 저 사람 맞지?”

“응, 맞아.”

“어쩐지 어디서 본 거 같더라니... 전에 회제가 됐던 남자였네.”

세린은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을 보며 역시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많은 곳에 오면 자신이 아니더라도 이만석이 충분히 이목을 끌 것이라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뭐 마실래?”

“저 아이스 모카요.”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여종업원에게 입을 열었다.

“아이스 모카 두 잔이요.”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에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저기요.”

“네, 네?”

순간 저도 모르게 반문을 했다 얼굴을 붉히는 종업원을 향해 이만석이 다시 주문을 했다.

“아이스 모카 두 잔이요.”

그러고는 지갑에서 만원 한 잔을 꺼내어 내미는데 당황한 여종업원의 목소리가 상당히 떨리고 있었다.

“아이스 모카 두잔 마, 만원 받았습니다.”

그러고는 거스름돈 천원을 주는데 손까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거스름돈과 진동벨을 받은 이만석이 그렇게 세린과 함께 걸음을 옮겨 구석진 자리로 향했다.

“저 여자 손 떠는 거 왜 그런 줄 알아요?”

“내가 잘 나서 그러겠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을 하는 이만석을 보며 세린이 웃음을 지었다.

“스스로 자기가 잘났다고 말하면 사람들 재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 알아요?”

“이유 말하라며.”

“알아도 그럴 때는 모르겠다고 하는 거예요. 하지만... 전 그런 모습이 오빠다워서 멋있어 보여요.”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 벨이 진동을 하며 신호를 보내왔다.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가서 아이스 모카 두 잔을 가지고 돌아온 이만석이 한 잔을 세린에게 넘겨주었다.

“으~ 머리 띵하다.”

두 어 모금 빨아 먹은 세린이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천천히 먹어.”

“그런데 오빠도 참 불편하겠어요.”

“시선 말이야?”

“네, 저런 시선들 때문에 연예인 하는 거 별로라고 하지 않았어요?”

“이정도는 상관없어. 그 이상이 문제지. 저번에 너처럼 말이야.”

“저요?”

“네가 누군지 들켰을 때.”

“아... 그 일이요?”

화장실에 갔다가 자신이 세린인 걸 들켜서 한 바탕 난리가 났었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소리치며 몰려드는 것을 이만석이 당황하는 세리의 팔을 잡고 도망쳐서 망정이지 인파에 둘러싸여 큰일을 치룰 뻔 했었던 것이다.

“너처럼 난 분장 할 필요가 없잖아.”

“데뷔하면 그럴 수 없다는 얘기죠?”

“물론.”

지금도 이렇게 은근히 관심을 받고 있는데 데뷔를 하게 되면 말 할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수찬이 그렇게 아쉬워하고 이만석에 대해서 욕심을 냈던 것이다. 이미 데뷔만 한다면 흥행이 확실한 보증수표 였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수찬은 이만석에 대해서 얘기만 나오면 연예인을 해야 할 사람이 그러지 않고 있다느니 하면서 안타까워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빠는 정말로 이쪽 일에 관심 없어요?”

“없어.”

“너무 단호하네요.”

“이거 말고도 난 할 일이 많거든.”

“오빠가 하는 사업이요?”

“그것도 있고.”

그러고는 다시 커피를 마시는데 세린의 입에서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좋은 일이라도 있어?”

“좋은 일이요?”

“볼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웃고 있잖아.”

“좋은 일이야 있죠.”

“뭔데.”

“오빠하고 데이트하는 거요.”

“싱겁긴.”

10분 정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난 두 사람은 그렇게 영화관으로 향했다.

7층에 위치한 극장에 가기위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는데 의외로 커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헌데 그들 중에 남자들의 시선이 상당히 불편해 보였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여친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이만석을 힐끔거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7층에 도착하고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서둘러 여친들을 데리고 물러갔다.

“카페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러네요.”

“시선?”

“그것도 있지만 절 바라보는 눈빛에 질투가 담겨 있는게 보여요.”

“그래서 부담스러워?”

“아니요.”

세린이 망설임 없이 이만석에게 팔짱을 꼈다.

“오히려 우월감이 느껴져요.”

“네가 누군지 안다면 반대의 상황이 될 텐데.”

“그렇지 않을 걸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마.”

"헤헷... 들켰다."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하능 귀엽게 말하는 세린의 이마를 가볍게 꿀밤을 한 방 먹여준 이만석이 들어가기에 앞서 팝콘 하나와 음료 두 개를 샀다.

표를 확인하는 직원에게 폰으로 예매를 한 것을 보여주자 금방 몇 번장인지 다시 한 번 안내해 주며 들여보내 주었다.

F석의 중간 자석에 예약을 한 이만석은 세린과 찾아서 자리에 착석했다.

스크린엔 광고가 한참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거 정말로 무서운 영화 아니죠?”

“멜로영화야.”

“좀비 영화는 징그러워서 잘 못 보는데...”

“여자들 평은 나쁘지 않은 거 같으니까 봐봐.”

사실 징그러운 영화뿐만이 아니라 무서운 영화도 잘 보지 못하는 게 세린이었다. 하지만 이만석이 자신과 영화를 보기 위해 예약을 했다는 것 자체가 설레는 일이라 내심 걱정은 되도 기분만큼은 좋았다.

그러고 보니 이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을 보면 좀비영화임에도 커플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세린은 알 수가 있었다.

‘정말로 멜로영화인가보네.’

물론 여자들 사이에서도 좀비영화를 좋아하는 매니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그것도 커플이 좀비영화를 보러 온다는 게 이상하기는 했다.

이만석의 말대로 멜로영화라면 물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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