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4화 〉 684화 놀라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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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회 내에서도 그녀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임원진들 사이에서도 처음엔 그녀가 삼합회의 지부장이었던 경력을 들어 거부감을 표한 이들도 많았지만 그녀가 보여준 성과에 이젠 전부가 차이링하면 고개를 끄덕여 줄 정도였다.
그만큼 짧은 기간 내에 차이링이 일성회를 위해서 공언한 것이 많았다.
일성회 내에서 차이링의 영향력은 이제 정인철 회장과 이만석을 제외하면 없다고 할 정도로 입지를 제대로 다지게 되었다.
사실 이만석의 여자라는 것 부터가 일성회 내에서 그녀의 입지를 키울 수밖에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거기다 외모도 예쁜데다 능력까지 뛰어나니 당연한 일이라 볼 수 있었다.
“정말로 넉넉하게 챙겨주실 건가요?”
“이를 말이라고? 아기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드는 걸 생각하면 충분히 지급해 줘야지.”
“좋은 직장에 좋은 오너군요.”
“유능한 인재를 내 가족처럼 아껴야지 회사가 발전하는 거 아니겠나.”
그 말에 이만석이 피식 거리자 정인철 회장도, 그리고 차이링도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다만 안나만이 무심하게 뒤에서 종용히 지키고 서있을 뿐이었다.
“대화를 나누어 보니까 회장이 참 생각이 열린사람이야. 안 그래 샤킵?”
“불만 사항에 대해서 이렇게 수월하게 통과 될 줄은 예상하지 못 했어.”
말은 해보라 했지만 이 조직의 최고위치에 앉아 있는 사람한테 불만 사항을 대놓고 털어놓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처음 만난 자리라면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데르말로는 알렉산드리아에 클럽과 나이트는 늘어 가는데 그만큼 유지비도 많이 들어가는 상황이라 지원을 해주었으면 했는데 데뜸 필요한 것들을 다 말해보라고 했었다.
그에 대해서 부족한 것들을 하나하나 얘기를 하니 검토 후에 빠른 시일 내에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을 해주었다.
딱딱하지도 않고 참으로 소통이 잘 되는 그러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보스도 처음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했는데 파격적으로 채용을 하여 밀어준 것만 봐도 확실히 보통 사람은 아니야.”
“그걸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 형님은 일성회의 지원도 받지 않고 혼자서 전국을 장악했지. 일성회가 그동안 염원하던 일을 형님이 혼자 힘으로 이루었는데 누가 후계자로 지명 하는 것을 반대 할 수가 있겠어?”
차기 회장이 이만석이라는 것만 봐도 이 조직의 미래가 참으로 밝다는 생각이 드는 그들이었다.
“야, 그런데 오늘 어디로 관광시켜 줄 거야?”
“안 그래도 내가 원종이 하고 코스를 다 짜났지.”
“처음으로 가는 곳이 어딘데?”
“강남에 자리함 룸빵들부터 차례대로 도는 거다. 일단 그렇게 스타트를 끊고 다음엔 지역으로 내려가서 전국을 순회할 생각이야.”
“뭐가 그리 단순 합니까? 그리고 결국엔 여자 끼고 술 마시며 놀겠다는걸로 들리는 것 같은데요?”
춘배의 얘기에 현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야, 데르말로와 샤킵을 데리고 놀이동산을 갈 거야 아니면 영화관에 갈 거야? 놀려면 화끈하게 놀아야지 깨작깨작 놀면 안돼.”
“아니, 그래도 이왕에 온 거 유명한 관광명소나 그런데도...”
“쯧쯧쯧... 그래서 네가 아직 뭘 모른다는 거다.”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말하는 현석을 나무란 이원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자고로 노는 데는 술이 빠지면 안 되고 무엇보다 여자가 없으면 안 되는 법이지. 이왕 한국에 온 거 밤 문화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룸살롱이나 나이트클럽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전국을 순회하며 경험도 해보고, 즐길거 즐기고 하는 게 최고의 관광이야.”
“이걸 두고 일석이조라 하는 거다. 놀 거 다 놀고, 관광할거 다 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체엄하면서 배워서 이집트에 돌아가면 애네 들이 그걸 응용하면 되고 얼마나 좋아?”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햐~ 이놈들 머리 좀 썼네.”
순간 터져 나오는 만족스러워 하는 음성에 말을 멈춘 현석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돌아갔다.
이 말을 하는 이가 누군지 보니 다른 누구도 아닌 데르말로였다.
“자고로 관광에 술과 여자는 삐질 수 없는 법이지~! 뭘 좀 아네?”
데르말로에게 있어 술과 여자는 진리요 성서라 할 수 있었다.
“크흐흐...! 놀러 왔으면 제대로 놀아야지.”
그 모습을 보자 현석은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대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저 둘이 짠 코스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는데 별 수 있겠나. 그대로 따라야지.
일성회 본사에 대해서 좀 더 둘러보며 사람들도 만나고 구경을 한 후에 나온 그들을 이만석이 배웅을 해주었다.
“휴가 왔으니까 재미나게 보내라.”
엄밀히 따지면 휴가차 온 것이니 제대로 관광하며 즐기고 갔으면 했다.
“안 그래도 그럴 참이우.”
“보스는 휴가가 언제지?”
“저번 주에 짧게나마 다녀왔어.”
“아쉽네. 같이 보내면 좋을 텐데.”
“가기 전에 진탕하게 한 잔 마시자.”
“그거 좋지!”
데르말로와 인사를 끝낸 이만석이 샤킵과 안영만과도 가볍게 눈인사를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별로 말이 없는 스타일이어서 예전부터 이런 식으로 간단히 주고받았다.
이것만으로도 두 사람은 충분한 것이다.
그렇게 승합차를 타고 떠나간 그들을 뒤로 하고 이만석이 안나를 바라보았다.
“먼저 들어가 있어.”
“너는?”
“다녀올 곳이 있어.”
고개를 끄덕인 안나가 멀뚱히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할 말 있어?”
“아니.”
그럼 왜 처다보냐고 물어보려던 이만석은 그녀가 바라는 것을 깨닫고는 웃음을 지으며 가볍게 포옹해서 입을 맞추어주었다.
그제야 미련 없이 몸을 돌리는 안나를 보곤 이만석은 자신에 대한 그녀의 마음이 정말로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했다.
폰을 꺼내든 이만석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종원찬 비서실장이 받았고 이어서 대통령을 바꿔주었다.
“지금 만나러 가려 하는데 괜찮겠습니까.”
[상관없네.]
“그럼 가도록하죠.”
그렇게 전화 통화를 끝낸 이만석이 유유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산책로에 나선 김현수 대통령이 경호원들을 물리고 종원찬 비서실장만을 대동한 숲길을 걸었다.
이곳은 대통령의 허락 없이는 함부로 들어 설 수 없는 그런 산책로인 것이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이만석과 만났던 장소에 도착한 김현수 대통령이 걸음을 멈췄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던 김현수 대통령이 고개를 바로 했을 때 눈앞에 서있는 이만석을 보고 순간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
“놀라셨습니까.”
“조금...”
처음이 아닌데 역시 유령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은 전혀 적응이 안되는 대통령이었다.
“이번 일로인해 긴장감이 고조되었다고 했습니까?”
“지금 상황이 말이 아니네. 권력 핵심층들을 대거 숙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야. 존 마이클 대통령은 아무래도 후계구도를 위한 정리과정으로 보는 듯 해.”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난 자네라는 존재를 알고 있으니 존 마이클 대통령과는 생각이 다르지. 이 모든 일이 자네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게 분명하니까 말이네.”
“거기서 제가 무얼 했는지 알려드리도록하지요.”
이만석은 김현수 대통령이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서 알려줄 생각이었다.
“그 전에 최고인민회의의 날짜에 맞춰서 간 건가?”
“그렇습니다.”
“역시 그랬군.”
이만석이 간 날이 하필이면 김종일이 참여하는 최고인민회의의 날이어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했는데 예상은 빛나가지 않았다.
사실 최고인민회의때 숙청작업이 이루어졌다고 하니 그것만 봐도 연관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럼 거기서 제가 무얼 했는지를 궁금해 하는 것 같으니까 알려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이만석은 북한에 가서, 그 자리에 직접 찾아가 어떤 일을 벌렸는지 알려주었다.
물론 있는 그대로 처음부터 하나하나 상세히 알려준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 요약해서 중요한 부분만을 말해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만석이 하는 얘기가 길어지고 들을수록 김현수 대통령의 얼굴 표정은 굳어졌고 종원찬 비서실장의 얼굴엔 긴장감이 어렸다.
김현수 대통령에겐 숨길 이유가 없어 이만석은 사실 그건 숙청 작업이 아니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실은 그렇게 발 표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숙청을 하였다는 방송을 하는 것이죠. 사실 그렇게 발표하지 않는다면 왜 죽었는지 말하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그냥 죽였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니까 말이죠.”
이만석의 얘기가 끝이 나자 김현수 대통령은 말이 없었다.
아니 뭐라 말하기가 힘이 들었다. 이건 엄청나다 못해 정말로 충격적인 얘기를 들은 기분이었다.
결국엔 그들을 처리한 것은 김종일이 아니라 눈 앞에 있는 이만석이고 그렇게 죽였다고 발표를 하게끔 했다는 얘기였다.
북에가서 일을 벌일 줄은 알았는데 이런 믿기지 않는 일을 했을 줄은 몰랐다.
‘설마하니 이런 일을 벌일 줄은...’
얘기는 듣는 와중에 김현수 대통령은 등에서 소름을 넘어 식은땀이 다 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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