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0화 〉 680화 놀라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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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호라는 사람이 누군데 그렇게 다들 놀라는 거야?”
그에 데르말로는 한국 사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 놀라고 있는 원종이에게 물어 보았다.
“윤정호 의원님이라고 있어. 당 대표를 하셨다가 지금은 물러나도 대권에 도전하고 있는데 앞도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어 차기 대통령에 유력한 사람이야.”
“대통령?!”
그제야 데르말로도 놀란 표정으로 하란이를 바라보았고 샤킵 또한 의외라는 듯 눈이 크게 떠졌다.
“후보이지 아직 당선이 되신 것은 아니예요.”
물론 아직 대선이 치루어진 것도 아니고 선거후에 결과를 보아야했기에 하란이는 더 봐야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하면 30%이상 차이가 아는데 그 정도면 말 다한 거 아니겠니?”
하지만 여론조사상 30퍼센트 이상이라는 너무 압도저인 차이라 사실 이대로 대세론으로 완전히 굳어진 상황이었다.
“지금 분우기를 보면 하란씨 아버지를 누르고 당선 될 사람은 없어 보여요. 이미 대세론을 탔으니까요.”
지나까지 이렇게 아버지를 띄어주니 하란이는 그저 쑥스러운 마음만 들 뿐이었다.
지나가의 아버지가 그 세진그룹의 정석환 회장인 것도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지만 하란이의 아버지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이 유력한 사람의 딸이라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평범한 분은 아닐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김민복은 하란이의 집안 내력에 너무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다들 그렇게 놀랄 거 없어요. 아버지가 대단한 거지 전 그저 딸일 뿐이에요.”
다들 자신을 놀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나 하란이 본인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 그런다고 그런 시선이 거두어지지는 않았다.
“형님이 참 존경 스럽수.”
춘배가 진지한 목소리로 조용히 술 한 잔 기울이고 있는 이만석에게 말했다.
“존경 할 것도 없군.”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나 뿐 만이라 생각지 않수. 안 그러냐 원종아?”
“도대체 형님이 안 가진 게 뭡니까?”
이 나라는 대표 하는 굴지의 기업의 소유하고 있는 오너가의 딸에다 차기 대통령에 딸이라니, 정재계의 양대 중심축을 그대로 든든한 인맥으로 둔 상황이었다.
‘알고 보니 보스는 이 나라를 주무르는 사람이었구만.’
자신의 여자 중에 한 명의 아버지가 차기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말 다한 것이다.
든든한 정치계의 권력자가 뒤를 받쳐 주고 있는데 무서울 게 뭐가 있단 말인가.
샤킵도 이만석에 대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전장을 구르면서 많은 일을 겪고 여러 사람들을 만났지만 살다 살다 이런 사내는 정말로 처음이었다.
‘저 안나라는 여자까지 포함하면...’
말없이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샤킵은 안나의 무서움에 대해서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정말로 하나같이 이만석의 곁에는 평범한 여자들은 단 한명도 없었던 것이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술자리는 그렇게 계속되었고, 어느덧 빈병들이 쌓이고 늘어날수록 하나 둘 나가떨어지기 시작했다.
소주 다섯 병에 양주 한 병, 맥주 피처로 두 병 정도를 먹은 춘배의 눈은 이미 반쯤 풀려 있었다.
“내가 말이오... 형님.”
이만석이 따라준 술을 그대로 벌컥 이며 다 마신 춘배가 풀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진짜..형님덕분에 사는 맛이 무엇인지 알 것 같수. 내가 이렇게 글로벌적으로 놀 줄은 몰랐단 말이우.”
소주병을 들고 스스로 자기 잔에 따르려는 것을 이만석이 말없이 빼앗아 따라주었다.
“아이구~ 우리 형님 역시 좋은신 분이란 말이야. 이렇게 동생들도 잘 챙기시고....이거 잘 마시겠수다 형님~”
안주도 전혀 집어 먹지 않고 소주잔을 들어 연거푸 술을 들이킨 춘배가 실실거리며 쪼갰다.
“나 춘배가...! 참으로 운이 좋은 사람이란 말이요... 이렇게 눈도 호강하고.....”
차례대로 차이링과 지나, 하란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나를 바라보았다.
“이놈 정신좀 보게... 날 가르치신 우리 교관님 잔에 술 한 잔도 안 따랐네......”
소주병을 든 춘배가 안나에게 헤실거리며 입을 열었다.
“제가 한 잔 따라줘도 되겠수?”
눈살을 찌푸릴 줄 알았던 안나는 의외로 순순히 소주잔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춘배가 비틀거리며 잔에 소주를 따랐다.
순식간에 잔에 가득차다 못해 넘치자 춘배가 이빨을 보이며 손을 뻗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교관님에게 실수를 해버렸네.”
휴지를 한잔 떼려던 춘배를 뒤로하고 안나가 따라진 소주를 단번에 들이켰다.
“미안합디다~ 교관님...”
“신경 쓰지마.”
떼서 건네주는 휴지를 묻은 소주를 닦아낸 안나를 바라보던 춘배의 고개가 앞으로 숙여졌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드르렁!
고개를 앞으로 푹 숙이고 있던 춘배에게서 코를 고는 듯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얘 뻗었네?”
“이대로 자면 허리 아프지 않을까요?”
“놔둬. 불편하면 알아서 눕겠지.”
걱정이 되는 듯 말하는 하란이의 말에 그렇게 말한 이만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중간에 수박도 썰어서 먹고 참외하고 바나나도 먹기는 했지만 아직도 두 통 반에 두 박스는 새거 였고 다른 두 박스에도 삼분의 일도 줄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분간 과일 걱정은 없겠군.”
“그러게...”
“정말로 많이 사오긴 했어요.”
그녀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차이링 뿐만이 아니라 하란이나 지나도 거의 술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피곤은 하지만 취하진 않았다.
“안나씨도 제법 먹은 것 같은데 대단하네요?”
허나 안나는 예외로 소주만 해도 두 병 이상 먹었는데 의외로 멀쩡해 보였다.
“술이 센가보다~”
차이링이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눈을 흘기며 말했다.
“아으읏~!”
지나가 팔을 들어 올리며 기지개를 힘껏 키는 것으로 그렇게 그날의 회식은 끝이 났다.
“정리하는 대만도 시간이 좀 걸리겠네요.”
상에 차려진 음식 찌꺼기나 식기들을 보면 아직 그녀들 쉬려면 먼 듯 했다.
다음날 아침이 밝기도 전에 북한에서 들려온 소식에 한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새벽방송에서 나온 북한뉴스에서 발표한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최고인민회의를 거쳐 결정 된 바에 따라 그동안 반란분자로 활동 하던 이들을 일거에 숙청을 하였다는 것이 바로 그 내용의 골자였다.
헌데 놀랍게도 처형된 일들이 참으로 놀라웠는데 거기엔 리왕식 소장부터 시작해서 김참진 인민무력부장 등, 북한 권력의 핵심층들이 줄줄이 숙청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한 얘기가 전해졌을 때 한국은 북한에 대해서 예의 주시하며 비상체제에 돌입했고 미국이나 서방국 들을 포함해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까지 단번에 시선이 쏠렸다.
아침이 되니 예의 안나운서가 힘 있는 목소리로 발표문을 있는데 체재를 뒤흔드는 반란분자들은 지휘를 막론하고 숙청을 하였으며 이에 대한 지도자 동지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등의 얘기를 하며, 국방위원회 상위위원을 포함해 쟁쟁한 이들을 숙청작업을 하였다는 것이 사실임을 강조하듯 말했다.
김참진 인민무력부장은 김종일의 핵심 측근 층, 중에 한 명이어서 사실 새벽 방송의 내용만으로는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헌데 아침방송에서 저렇게 발표문을 읽는 것을 내보냄으로써 사살임을 공표하자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대한 소식을 접한 김현수 대통령은 핫 라인을 통해 미국의 존 마이클 대통령과 정보를 주고받았다.
‘북에 가서 무슨 일을 한 것인가 자네...’
생각지도 못한 숙청바람에 김현수 대통령은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한 두 명을 숙청한 것도 아니고 수십 명이 대거 숙청당한 큰 사건이었다.
이 일이 그냥 벌어졌을 리는 없고 분명이 이만석이 연관 되어 있다고 생각한 김현수 대통령은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직접 그에게 듣고 싶었다.
언론사들은 이에 대한 기사를 속보로 다루며 앞다 퉈 기사를 써내려 가기에 바빴다.
그만큼 이번 피의 숙청에 당한 인물들은 면면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 친구에 연락하게.”
“지금 말입니까?”
“그래, 지금 당장.”
김현수 대통령의 말에 종원찬 비서실장이 폰을 꺼내어 이만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종원찬입니다.”
잠시 후 통화 연결이 되었는지 긴장 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금 대통령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예, 예... 바꿔드리겠습니다.”
짧게 통화를 한 종원찬이 김현수 대통령에게 다가가 폰을 건네주었다.
[이른 시간에 전화를 주신 것을 보면 소식이 궁금한가 보군요.]
“그보다 자네 거기서 뭔 일이 있었나?”
[일 말입니까?]
“뉴스 봤나?”
[자다 일어나서 전화를 받는 중이라 말이죠...]
“당장 티비를 켜보게.”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김현수 대통령은 이만석의 말 대로 별 말 없이 가만히 기다려주었다.
그렇게 약 30여초의 시간이 흐르자 이만석의 음성이 다시금 들려왔다.
[이것 때문에 연락을 하신 겁니까?]
“조금 전 미국의 존 마이클 대통령과도 통화를 했네. 보통 사안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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