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9화 〉 679화 집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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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냐?”
이미 한 차례 타작을 겪었던 이원종은 또 다시 그런 고통을 당한 춘배가 걱정이 되어 돌아온 그에게 조심히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미 한 차례 경홈을 한 이원종이 저 타작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두 번이나 당하고 돌아오는 춘배가 안타까운 건 당연한 일이었다.
역시나 이원종의 질문에 춘배는 미간을 찡그렸다.
“간만에 제대로 얻어터진 기분이다.”
이미 뼈를 아리는 그 고통을 당해 춘배의 저 말이 너무나 잘 이해가 되었다.
맞는 곳곳 마다 뼈가 시릴 정도로 대단한 고통을 동반했으니 상당했던 것이다.
어떻게 그런 식으로 칠 수가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었지만 다시는 당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제대로 타작을 당했다.
그걸 또 다시 당한 춘배였으니 이원종으로써는 불쌍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은 두번 당하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했다.
한 편으론 두 번이나 당했는데 생각보다 멀쩡하게 돌아온 춘배의 맷집이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목 주변을 주무르며 인상을 찡그리는 춘배를 보고 피식 거린 이만석이 맥주병을 집어 들었다.
“자, 한잔 받아라.”
“예, 형님.”
목을 주무르던 손을 땐 춘배가 잔을 공손하게 들었다.
이만석이 한 잔 따라준다는데 당연히 받아야했다.
병을 기울여 술을 따라내자 황금빛 액체가 유리컵에 차오르며 거품이 일기 시작했다.
“저도 한 잔 따라주겠수다.”
“그래.”
이만석이 잔을 내밀자 춘배가 병을 받아 들어 말없이 채워주었다.
“술은 많으니까 먹고 싶으면 말하렴.”
“안 그래도 여기에 있는 술을 제가 다 동낼 참이우, 누님.”
“말만해 언제든지 가져다 줄 테니까.”
“크흐흐... 예.”
작게 웃음을 지은 춘배가 그대로 잔을 들어 벌컥이며 마셨다.
이럴때는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고 푸는 것이 좋았다.
안에 가득 차있던 황금빛 액체가 순식간에 사라지며 춘배의 입안으로 넘어갔다.
“카~ 좋다.”
탁!
잔을 내려놓고는 젓가락을 들어 삼겹살 한 점을 집어 쌈장에 찍어서 입으로 가져가 씹어 먹었다.
“그거 안 먹을 거냐?”
“뭘 말이에요?”
“거기 한 점 남은 한 정살 말이야.”
“또 구우면 되는 데요 뭘. 형님 드세요.”
“크흐흐흐흐...! 꼴통이 인심을 쓸 줄도 아네.”
“아 또 꼴통이라고 하시네.”
“왜? 너 꼴통 맞잖아.”
“그럼 제가 형님 보고 무식하다고 하면 기분 좋습니까?”
“뭐? 무식? 이자식이... 내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을......!”
“큰형님이 앞에 계신데...”
순간 멈칫 한 춘배가 다시 몸을 바로 했다.
그러고는 채워져 있는 소주잔을 들어 한 번에 비워 버리고는 젓가락으로 한 정살을 집이 쌈에 싸서 입에 넣어 씹어먹었다.
다시 불판에 고기들이 올라가고 지글지글 타오르면서 그렇게 춘배하고 이만석이 다시 합류 하면서 원래의 즐거운 회식자리로 돌아갔다.
하면서 원래의 즐거운 회식자리로 돌아갔다.
그때 양주를 한 모금 마신 김민복이 차이링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하란이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저 형수님.”
“네?”
“저 궁금하게 있는데 한 가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어떤 거 말이에요.”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뭐하던 분이신지...”
“저요?”
“예. 나쁜 뜻이 있는게 아닐 큰형님의 형수님이시니까... 그게 그냥 좀... 궁금하기도 해서.....”
이민복의 말에 술잔을 기울이던 데르말로나, 샤킵, 그리고 지나에게 다가가 부탁을 해서 따라주는 술을 헤실거리며 받고 있던 이원종 까지 절로 관심이갔다.
사실 차이링이나 지나, 그리고 안나까지 이 자리에 있는 여자들의 신분이나 내력이 다 평범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드러나지 않은 사람이라면 하란이 뿐이었는데 그녀는 과연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 그냥 변호사가 꿈인 일반적인 학생이에요.”
“변호사요?”
“네, 로스쿨에 대비해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어요.”
“아, 그렇습니까?”
혹시 뭔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김민복이라 이런 하란이의 대답에 내심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히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답을 들어보니 그렇지가 않았다.
‘예쁘고 심성이 착해서 만났나?’
하란이 정도면 충분히 매력을 겸비하고 있는 여자여서 이만석이 만난 걸 수도 있었다.
김민복 뿐만이 아니라 춘배나 이원종도 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그건 데르말로도 마찬가지로 보였고 샤킵만이 조용히 자신의 술잔만 기울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화장실에 다녀온 현석이 다시 자리에 착석하며 김민복을 바라보았다.
“뭔데 그렇게 실망한 표정을 지어?”
“실망 안했어.”
“뭔 일 있었습니까?”
의아한 표정으로 데르말로에게 묻는 현석을 질문에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별로.”
“하란아, 아무래도 이 사람들 네 대답에 실망한 것 같은데?”
“네?”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오는 하란이를 향해 차이링이 입 고리를 말아 올렸다.
“민복이 재가 원하는 대답은 그런 게 아니라는 소리야.”
하란이는 차이링의 대답에 의문을 느꼈다.
“저에 대해서 물어본 거 아니었어요?”
다시 하란이 김민복을 향해 사실이냐는 듯 되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마, 맞습니다.”
김민복의 대답은 역시나 생각했던 대로였다.
“맞다는데요?”
“그럼~ 소개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어떤 소개요?”
“네,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이야.”
그 말에 자연스럽게 다시 그들의 시선이 하란이에게로 향했다.
‘역시 뭔가 있다니까. 하나같이 다 평범하지 않은데 하란 형수님만 평범할 리가 없지.’
그제야 현석은 대충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어 쓴웃음을 지었다.
‘하란 형수님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해 한 거 였구만.’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자 하란이도 그제야 저들이 원하는 대답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지나 언니가 정석환 회장님 따님이라서 나에게도 뭔가 기대를 하는 거 였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제야 왜 저런 실망한 표정을 짓는지 알게 되니 그게 우스웠던 것이다.
“저도 혹시 특별한 게 있지 않을까 해서 물어본 거예요?”
“아, 아니 꼭 그런 건 아닌데...”
“괜찮아요. 그렇게 당황하지 않아도. 숨길 일도 아닌데요 뭐.”
데르말로는 미소 짓는 하란이의 그 웃음이 역시나 귀엽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21살? 20살인가?’
아무리 많아 봐도 20대 중반으론 절대 안 보이고 10대 일리는 없으니 20살에서 21살로 보는 데르말로였다.
“아버지는 정치를 하고 계세요.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는 내조하시고 계시죠.”
“아,,. 정치인이셨습니까?”
역시 뭔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부모님이 정치인이었다.
“혹시 누구신지...”
“거기 이집트에서 오신 두 분은 아마 잘 모르실 거예요. 하지만 여러분들은 아버지가 누군지 아실 걸요?”
“유명하신 분이십니까?”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유명하긴 해요.”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면 몇 없어. 그 중에서도 최근에 많이 이름이 거론 되는 분이지. 그러면 대충 감이 잡히지 않아?”
이어 차이링이 힌트를 주듯 말을 하자 그에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던 이들 중에 현석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
갑자기 감탄사를 터트리는 모습에 저절로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뭐야, 너 누군지 안 거냐?”
이원종이 궁금증을 드러내며 현석에게 묻자 이어서 김민복도 놀란 음성을 내뱉었다.
“설마!”
“아니 뭔데 그렇게 동태눈처럼 놀라고 그래?”
춘배도 답답한지 짜증을 내며 물음을 던졌다.
“지, 진짜 입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현석이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대화에 끼어들며 하란이에게 물음을 던졌다.
“아버지에 대해서 아셨나봐요.”
쓴웃음을 짓는 하란이를 보자 현석은 절로 혀를 내두르게 되었다.
“진짜라니...”
“와... 알면 알수록 진짜 큰형님은 대단한 분이십니다.”
“아니 니들만 알지 말고 좀 말해보라니까?”
“뭔데 그렇게 형님이 대단하다 어쩐다 하고 말하냐?”
춘배와 이원종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그제야 현석이 두 사람의 물음에 대답을 해주었다.
“형님들도 조금만 생각하면 압니다.”
“안다고?”
“보세요.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정치인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많이 거론되는 거물하면 누가 떠오르겠습니까. 그런 정치인이 누군지 생각해 보세요.”
“가만...”
“요즘 핫한 정치인이라...”
다시금 곰곰이 생각을 하는 듯 하던 춘배와 이원종이 순간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너도 같은 생각이냐?”
“그런 거 같은데?”
믿을 수 없다는 바라보는 그때 하란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윤정호 의원님이 제 아버지 되세요.”
“진짜 대박이네!”
지나 만큼이나 전혀 생각지 못한 아버지를 둬서 그런걸까.
순간 데르말로와 샤킵을 제외하고 모두가 믿기지 않는 다는 듯 하란이를 바라보았다.
“윤정호라는 사람이 누군데 그렇게 다들 놀라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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