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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73화 (673/812)

〈 673화 〉 673화 집들이

* * *

“야 임마. 내가 지금 형님하고 통화하고 있었는데 전화를 뺏는 게 어디 있어?”

한참 즐겁게 떠드는데 전화기를 뺏다니 이건 선을 넘은거다.

“너만 통화 하냐? 나도 한국에 도착 했다고 신고해야지~!”

그런 이원종의 행동에 혀를 차는 춘배를 뒤로 하고 이원종이 김민복을 바라보았다.

“형님 집으로 가자. 그리고 사고나지 않게 조심해서 운전하라드라.”

“걱정 붙들어 매십쇼. 이래 봐도 지금까지 딱지 하나 끊어 본적 없는 무사고 운전경력의 소유자가 바로 나 김민복입디다.”

“그거 좋네... 그리고 시원하 게 한 번 밟아봐. 고속도로는 쌩쌩 달려야 제 맛이지.”

이어진 이원종의 말에 듣고 있던 현석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고 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거야. 아니면 부추기는 거야?’

이젠 태클 거는 것도 지치는지 현석은 아무 말 않고 조용히 지나갔다.

“누님은 잘 계시냐?”

당연히 차이링에 대한 얘기가 안 나올 수가 없었다.

“형님이 걱정하지 않아도 아주 잘 계십디다.”

물론 차이링은 잘 지내고 있다는 대답을 해주었다.

“그러냐? 내가 합숙에 들어간 날부터 제대로 얼굴 보지 못 했는데.”

차이링을 떠올리며 입맛을 다신 춘배가 다시 입을 열었다.

“미모는 여전 하시지?”

무엇보다 차이링의 그 수려한 미모는 사나이 춘배 가슴에 불을 질렀다.

“잘 빠진 외모가 어디 가겠습니까? 팬클럽이 형님이 갈 때보다 더 늘었습디다.”

“진짜 선녀가 따로 없지...”

“여자 얘기야?”

그때 데르말로가 어눌한 말로 대화에 끼어들었다.

“여자 정도가 아니라 모시는 분이다.”

“모시는 분?”

그에 춘배가 차이링에 대해서 데르말로와 샤킵에게 말해주었다.

그 얘기를 들은 데르말로는 물론이고 샤킵까지 관심을 보이며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그 삼합회에 있다가 큰형님을 보고 이쪽으로 넘어 왔다 이 말이지?”

“그렇다니까.”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예쁘길래 천사라고 까지 표현을 해?”

선녀가 무슨 말인지 몰라 물었던 데르말로에게 천사랑 비슷한 존재라 생각하면 된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체 얼마나 미모가 예쁘면 천사라고까지 부른다는 것인지 관심이갔다.

“보면 너도 놀랄 거다.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요... 나도 처음 봤을 때 시선을 때지 못 했다. 안 그러냐 원종아?”

“암...그렇지. 내가 직접 본 여자들 중에 차이링 누님만큼 아름다운 여자는 본 적이 없어.”

이원종까지 저렇게 말하자 데르말로가 안영만과 함께 제일 정상적이고 똘똘한 현석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저 두 놈이 하는 말 사실이야?”

“예, 정말입니다.”

현석까지 이렇게 말하자 데르말로는 차이링이라는 여자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얼마나 예쁘길래 이놈들이 이렇게 극찬을 하는 거지?’

오랜만에 이만석을 보는 것도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차이링에 대해서 얘기를 들으니 그쪽으로 관심이 더 가는 데르말로였다.

“참... 집에 차이링 누님 말고 다른 누님들도 계시지 않냐?”

춘배와 이원종의 시선이 김민복에게로 향했다.

“예, 아마 가면 계실 겁니다.”

그러자 춘배가 웃음을 터트렸다.

“크흐흐흐흐 오늘 눈 제대로 호강하겠구만.”

“그러게... 그런데 빈손으로 가는 건 좀 아니지 않아?”

“민복아, 서울에 가면 과일가게에 좀 들리자.”

“그리합지요.”

이원종의 얘기가 끝나기 무섭게 중간 목적지를 정해버리는 춘배였다.

“장 좀, 봐와야겠다.”

저녁 준비를 하기 위해 나서는 그녀들을 향해 이만석이 한 말이었다.

“자기 먹고 싶은 거 있어?”

“손님들 올 거야.”

“손님?”

“갑자기 웬 손님?”

“촌배.”

“춘배가 누구에요?”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에 지나가 다시 되물었다.

“춘배 한국에 온 거니?”

허나 차이링은 놀란 표정으로 이만석에게 되물었다.

“춘배 뿐만이 아니라 이원종이랑 안영만도 함께 왔다고 하더군.”

“한국에 오겠다고 하더니 이제야 휴가내고 왔나보네?”

“그런 셈이지.”

“언니 춘배가 누구야?”

“내 경호원이자 수행비서.”

“수행비서?”

“그렇다고 보면 돼.”

“말하는 거 보면 일반적인 수행비서는 아닌 것 같은데요?”

“이이의 심복이기도 해.”

“아끼는 사람이라는 말이군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하란이를 뒤로 하고 차이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럴게 아니라 나도 같이 가자.”

“같이?”

“오랜만에 한국에 왔으니까 제대로 대접해야지?”

“언니 임신 했는데 괜찮겠어?”

“아직은 티도 안 나는데 뭘. 너희들은 일단 밥하고 찌개 끓이고 있어 내가 그이하고 삼겹살이랑 이것저것 장 봐올 테니까. 보자... 맥주로는 허전하고 소주에 양주도 사야겠지?”

서둘러 외출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향하는 차이링의 모습에 하란이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차이링 언니가 저러는 거 보면 꾀나 친했나보네?”

아무 친분도 없는데 저러는 건 말이 안 되기 때문이었다.

“춘배가 붙임성이 좋거든. 그래서 같이 다니면서 많이 가까워졌겠지. 밥 넉넉하게 지어야 할 거야.”

“넉넉하게? 세 명만 오는 거 아니야?”

“적어도 6명은 돼.”

“6명이요?”

“예.”

생각보다 인원이 많아 지나도 있는 반찬도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이라고 하는 거 보니까 외국에 있다 왔나봐요?”

“작년에 이집트에 갔다가 이제야 오는 겁니다.”

“아 같이 일했어요?”

“그런 셈이죠.”

“그럼 확실히 대접해야겠네.”

“수고 좀 해줘.”

“알았어, 오빠.”

“걱정 말아요. 나물무침부터 시작해서 넉넉하게 만들어 놓을 테니까.”

“자기 그럼 출발하자.”

어느새 옷을 다 갈아입은 차이링이 다시 이쪽으로 걸어왔다.

현관을 나서 차로 이동한 이만석이 차 시동을 켜고 대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몰아서 나와 곧장 근처 대형마트로 향했다.

“1년만에 오는 거지?”

“그 정도 됐지.”

“생각보다 오래 됐네.”

“춘배하고 원종이, 그리고 영만이 말고도 더 올 거야.”

“누구?”

“현석이, 데르말로, 그리고 샤킵.”

“전에 네가 말했던?”

“어.”

“애들에게 말 했어?”

인원에 비해 양이 부족하면 안 되니까 그에 대해서 얘기를 했냐는 물음이었다.

“걱정 마.”

“그럼 고기도 그렇고 술도 부족하지 않게 세팅해야겠네.”

“기분이 좋아 보이는군.”

“당연하지. 춘배도 그렇고 원종이, 영만이도 오랜만에 보는거니까.”

이렇게 보면 이만석은 차이링도 이제 완전히 일성회의 일원이 다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 젊은 커플~! 그냥가지 말고 이것 좀 구경하고 가세요! 고창에서 막 들어온 수박인데 아주 싱싱해~! 거기 아줌마... 여기서 와서 구경 좀 하고 가 과일들이 아주 싱싱하고 달달해서 맛이 최고야 최고!”

과일 장사를 한지 3년차인 40대 초반의 박홍식은 목이 터져라 소리치며 손님들을 끌어모았다.

요즘 들어 불경기인데다 장사가 통 되지 않아 이렇게 지나가는 사람들 하마 한 명이라도 더 붙잡으려고 고래고래 소리치며 끌어 모으는 것이다.

“오늘도 글러먹었구만...”

한 명도 잡히지 않고 다시 골목이 썰렁해 지자 박홍식이 자리에 앉아 부채질을 하며 한 숨을 내쉬었다.

자영업에 꿈을 가지고 과일장사에 뛰어든 지 3년차인데 어째 해가 지날수록 영 시원치 않았던 것이다.

‘오늘도 참외 한 상자나 수박을 팔지 못하면 아예 접든가 해야지 원...’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며 부채질을 하면서 땅이 꺼저라 한 숨을 내쉬던 박홍식은 갑자기 가게 앞에 멈춰서는 한 데의 승합차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뭐 야 이 차는?’

손님들 보지 못 하게 대놓고 가게 앞에 차를 멈춰 세우는 행동에 눈살을 찌푸린 박홍식이 한 마디 하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거 차를 장사하는 가게 앞에다...”

드르륵­!

말을 하다말고 승합차 문이 열리며 내려서는 이들을 본 박홍식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조, 조폭?’

딱 봐도 덩치가 크고 거구에 사나운 인상의 떡대들이 승합차에서 내려서는 모습에 절로 기가 죽어버린 것이다.

“이집 수박 맛있수?”

“예, 예?”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는 박홍식을 뒤로하고 춘배가 진열되어 있는 수박에게 다가가더니 하나 손으로 차례대로 하나씩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실해 보이는 것 같 기도하고.. 맛있는 거 추천 좀 해주쇼.”

춘배의 외모에 가슴이 철렁했던 박홍식은 자신을 해하러 온게 아니라 과일을 사러 온 것이라는 걸 알고는 순간 눈빛이 변했다.

“아이구... 잘 오셨습니다! 손님.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 있는 수박들이 전부다 실 합니다. 고창에서 바로 직수해서 가지고 온 건데 꿀수박입니다 꿀수박! 너무 달아서 꿀벌들이 썰었다 하면 절로 꼬여들 정도로 달달하지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몰라~!”

춘배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음을 던져 오자 박홍식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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