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66화 (666/812)

〈 666화 〉 666화 그의 행동

* * *

“맞아... 아이는 나도 가질 수 있는 거고 차이링 언니도 원해서 가진 것도 아닌데 내 생각만 했어.”

따지고 보면 차이링 또한 전혀 임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었다.

오히려 따지고 보면 당사자인 차이링 보다 자신이 먼저 알았다.

속이 안 좋은 걸로만 생각하고 소화제만 먹었으니 아무것도 몰랐던 것이다.

“민준씨의 마음이 어떠한지 알게 됐으니까... 이런 안 좋은 모습은 보이면 안 돼.”

그렇게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한 후에 지나는 다시 문을 열고 나섰다.

응접실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지나는 이쪽으로 걸어오는 이만석을 볼 수가 있었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나 보군요.”

문을 열고나선 지나를 보며 이만석이 밝은 얼굴로 맞아주었다.

“네, 그런데 민준씨는 어디 가는 거예요?”

“안나 방이요.”

무엇 때문에 가는지는 지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응접실에 가면 하란이하고 차링이 있을 겁니다.”

“언니 나왔어요?”

고개를 끄덕여준 이만석이 손으로 지나의 뺨을 어루만져준 후 걸음을 옮겨 안나의 방으로 향했다.

노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후 지나가 다시 몸을 돌려 응접실로 향했다.

침대 하나와 몇 개 없는 가구들로 여느 여자 방들과 다르게 단조로운 안나에 방은 어딘가 허전하기까지 했다.

거기에 앉아 딱 달라붙는 청바지에 흰색의 나시티를 입고 있는 안나는 책을 읽다말고 고개를 들어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고개를 숙여 독서를 이어가는데 그런 안나의 행동에 이만석이 쓴웃음을 지으며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고는 말없이 안나의 옆에 몸을 앉힌 이만석이 지나가 읽고 있는 책을 바라보았다.

제목을 보니 개미라는 책이었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유명한 베스트셀러 중에 하나였다.

사락~

조용한 침묵이 감도는 가운데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리만이 작게 들려왔다.

그렇게 안나가 10페이지 정도 장을 넘겼을 때 쯤 그녀의 입이 열렸다.

“할 말 있으면 말해.”

시선도 돌리지 않은 채 나온 나직한 한 마디였다.

“전에 읽던 책은 다 읽었나보지?”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면 조용히 독서를 한 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만석이 그렇게 책에 대해서 거론하며 말문을 때었다.

“......”

별 다른 대답 없이 책을 읽고 있는 안나를 바라보던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차이링과 얘기하러 갔을 때 말했다며.”

“숨길 필요 없잖아.”

무심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별거 아니라는 것처럼 말하는 것 같았다.

“그건 그렇긴 한데... 안나 네 행동에 지나씨가 많이 놀란 것 같더군.”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일단 지나씨를 달래서 잘 넘기긴 했는데 앞으로 그런 행동 좀 자제해줬으면 해서 말이야.”

이만석은 그런 말에 대해서 앞으로 자제해 달라는 말을 안나에게 전했다.

“알았어.”

안나는 생각 할 것도 없다는 듯 바로 대답했다.

“......”

이만석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알겠다는 대답을 하는 안나를 보고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에 대해서 좀 기분 나빠 할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사락~

그때 다시금 페이지 한 장이 넘어가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다른 용건은.”

지나에게 했던 행동에 대해서 좀더 주의해 줬으면 해서 대화를 나누러 온 건데 대화라고 할 것도 없이 바로 수용을 해버리는 안나의 행동에, 이만석은 시합을 앞두고 잔뜩 기합을 넣었다가 우천에 취소 된 경기로 허탈한 심정을 느끼는 운동선수들 같이 것 뭔가 기운이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보았다.

“없어.

자리에서 일어난 이만석이 이쪽은 바라보지도 않고 책을 읽고 있는 안나를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안 그래도 이제 좀 가까워 졌는데 이런 행동으로 다시 그녀들과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러고는 몸을 돌려 나가려는데 그때 안나가 읽고 있던 책을 침대에 내려놓았다.

“기다려.”

몸을 돌리려던 이만석이 읽고 있던 책을 엎어서 내려놓는 안나를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왜? 할 말 있어?”

그때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던 안나가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내려섰다.

그러고는 이만석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목을 끌어 안이 입을 맞추었다.

순식간에 키스를 당해 버린 이만석의 눈이 살짝 크게 떠졌는데 이내 입속으로 들어온 안나의 혀를 자연스럽게 맞아주었다.

그렇게 잠깐의 키스를 끝내고 감고 있던 목을 풀어준 안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가도 좋아.”

“갑자기 키스는 왜 한 거지?”

“인사.”

“인사?”

몸을 돌려 다시 침대 위로 올라간 안나가 벽에 등을 기대고는 엎어 놓았던 책을 들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읽어 내려갔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이만석이 피식 하더니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겨 문을 열고 방을 빠져나갔다.

이만석이 나가고 방에 혼자 남게 된 안나가 고개를 돌려 잠시 그가 나간 방을 쳐다보다가 다시 책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슨 얘기들을 그렇게 하고 있어?”

안나의 방을 나선 이만석은 응접실 족에서 들려오는 웃음 섞인 말소리에 걸음을 옮겨 그곳으로 다가갔다.

“무슨 얘기들을 그렇게 즐겁게 하고 있어?”

“별거 아니야.”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하는 하란이의 말에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 몰래 비밀 얘기 하고 있었나보지?”

“흐응~ 글쎄?”

“그렇게 말하니까 더 수상한데.”

“진짜 별거 아니니까 궁금해 하지 않아도 돼요.”

“별거 아니면 얘기해 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여자들만의 비밀이에요.”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마.”

“그래 오빠.”

“흠... 뭔가 소외당하는 기분인데?”

“소외당할 게 뭐있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되는 거지.”

자리에서 일어난 차이링이 커피 잔들이 올려 져 있는 쟁반을 들고 일어났다.

“언니, 내가 가져다 놓을게.”

그때 지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이링에게 말했다.

“아니야, 앉아있어.”

“언니 이제 홀몸도 아닌데 조심해야지.”

그러고는 차이링이 들고 있는 쟁반을 빼앗더니 그대로 싱크대가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안 그래도 되는데.”

미안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앉는 차이링을 바라보던 이만석이 고개를 돌려 하란이를 바라보았다.

“뭔 일이 있었던 거야?”

다시 분위기를 다독이기 위해 마음을 먹고 있던 이만석은 지나까지 포함해서 원래의 그녀들 사이로 돌아가 있는 모습에 이만석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빠가 지나씨에게 얘기를 잘 해줘서 그런 거니까 그렇게 의아해 할 필요 없어.”

“흐응~ 역시 남자는 박력이 있어야 한다니까?”

수줍음 소녀처럼 뺨을 감사며 부끄러워하는 차이링의 행동에 이만석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빠 안나씨하고는 어떻게 됐어?”

이만석이 안나와 얘기를 하러 간다고 했을 때 아까전의 일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이렇게 물음을 던졌다.

“앞으로 그러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더군.”

“안나양이 그랬니?”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이자 하란이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잘 해결 돼서 다행이네.”

“민준씨 약속 하나만 지켜줘요.”

싱크대에 들렸다가 돌아오면서 지나가 얘기에 끼어들었다.

“어떤 약속 말입니까?”

걸음을 옮겨 소파로 다가와 몸을 앉힌 지나가 이만석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하란씨하고 저, 그리고 차이링 언니에, 안나씨 까지 숫자 만으로만 네 명이에요.”

“아니지~ 다섯명이야.”

그때 차이링이 지나의 말을 정정해주며 한 명을 더 늘렸다.

“다섯 명?”

“활동한다고 보기 힘들지만 이이가 콘서트까지 쫒아가서 만났던 세린까지 포함해야지.”

“그러네?”

순간 세린을 잠시 잊었던 지나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 하고는 다시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세린까지 합하면 다 섯 명이에요.”

“다 섯명이 어쨌다는 겁니까.”

하는 얘기를 듣고 있던 이만석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민준씨가 받아드린 여자들을 말하는 거예요. 우리 세명 만 해도 벅찬데 어느 순간 세린이 끼어 들어와 버렸고 이제 안나씨까지 포함되어 버렸잖아요.”

“가볍게 지나가는 불장난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아니까 넘어가 줄 수는 있는데 그 이상은 나도 좀 그래.”

“언니 말 듣고 세린은 좀 찝찝하게 넘어가긴 했는데 이번에 안나씨까지 민준씨에게 와버렸으니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뭡니까?”

“이 이상 민준씨가 다른 여인들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해요.”

“지나씨의 말에 나도 동감이야 오빠.”

“이제 자기 아빠가 되니까 좀 더 그런 쪽으론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어.”

“......”

순식간에 지나와 하란이, 그리고 차이링까지 속사포 같이 말을 쏟아내자 뭐라 대답을 하지 못 했다.

‘언제 말을 맞춘거지.’

지금 말하는 걸 보면 이미 그녀들 사이에서 의견이 통했다는 걸 알 수가 있었다.

안나와 만나는 사이에 무슨 얘기들을 주고받았는지 솔직히 조금 황당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