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3화 〉 663화 그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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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한 지나를 말리려 자리에서 일어났던 하란이 또한 조금 전 안나의 모습에 놀라긴 매한가지였던 것 같았다.
양손으로 코와 입을 가린 채 바라보고 있었다.
안나가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만석이 응접실로 나왔다.
“두 사람 무슨 일 있었어?”
이만석은 굳어 있는 지나와 놀란 듯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 하란이를 보며 의아해 했다.
“뭐야?”
물어도 대답을 없자 하란이에게 다시 물음을 던졌다.
“오, 오빠...”
떨리는 목소리로 이만석을 찾은 하란이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을 떼고는 조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얘기를 다들은 이만석이 걸음을 옮겨 소파에 몸을 앉혔다.
“일단 여기에 앉아. 지나씨도 앉으십시오.”
그때까지도 굳어 있던 지나는 그제야 몸을 돌려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출장에서 무슨 일 있었어요?”
그러고는 자리에 앉기 보다는 먼저 이만석에게 질문을 던졌다.
“갑자기 민준씨를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는 게 이상하잖아요. 무슨 일 있었죠?”
“일단 앉아서 얘기하죠.”
차분하게 말하는 이만석을 잠시 동안 말없이 바라보던 지나가 걸음을 옮겨 소파에 몸을 앉혔다.
“안나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게 좀 놀랍긴 하지만 지나씨 말대로 아무 일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오빠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하란이 또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었기에 안나와 둘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지나보다 하란이가 의외로 침착해 보일 뿐이지 당혹스럽고 놀라운 것은 지나와 마찬가지였다.
“고백을 해왔어 날 좋아한다고.”
“고백?”
“어.”
“민준씨 설마 받아준 거예요?”
설마 하는 마음에 물음을 던지는 지나의 마음에 불안감이 일어났다.
“어쩌다보니 받아주게 됐습니다.”
이만석은 숨길것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지금같은 상황에 숨길 이유도 전혀 없었다.
어차피 알게될거 사실대로 말하는게 좋은일이다.
“어떻게 우리에게 말없이 그러 실 수가 있죠?”
“그렇게 됐습니다..”
“민준씨 진짜 너무한 거 같아요.”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신의 방으로 달려가 버렸다.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 지나가 향한 방 쪽을 쳐다보던 이만석에게 하란이의 음성이 들려왔다.
“오빠 전화를 하지 않은 것도 설마 안나씨 때문이야?”
혹시나 전화를 못 한것도 안나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나보다.
“그건 아니야”
“일 때문에 그런 거라는 얘기야?”
“그래.”
잠시 동안 이만석을 바라보던 하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 말 믿을 게.”
그러고는 웃음을 짓는데 이만석은 그런 하란이를 보면서 속으로 의외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란이도 충분히 충격을 클 게 분명해. 그런데 이 모습은...’
지나보다 마음이 여린 게 하란이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받을 충격이 클 텐데 오히려 자신을 보며 웃음을 짓는 모습에 이만석은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차이링 언니가 전부다 얘기 해줬어?”
“어.”
“오빠는 어때?”
“어때 라니.”
“차이링 언니가 오빠의 아가를 가졌잖아.”
“......”
난감한 질문이라 이만석은 쉽게 입을 열지 못 했다.
“괜찮으니까 말 해줬으면 좋겠어.”
“아기를 가졌다니까 좀 놀라긴 했어.”
“그렇구나.”
이만석이 놀라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의 아기를 가졌다는데 어떤 사람이 놀라지 않겠는가.
“차이링 언니의 임신 얘기에 안나씨의 저 행동이 마음을 크게 불안하게 했을 거야. 지나씨 충분히 저러는 거 이해가 돼.”
그런 지나만 큼이나 하란이 또한 마음이 심란 할 텐데 이런 침착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에 새삼스레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많이 충격이긴 한데 이상하게 지금은 혼란스럽거나 하지는 않아. 왜 그런 걸까?”
자신을 바라보며 수줍게 웃음을 짓는 하란이의 두 눈이 이만석의 손으로 향했다.
왼 손의 네 번째 손가락에 자신과 똑같은 커플링이 끼워져 있었다.
“오빠 나 많이 사랑하지?”
“그건 물어보지 않아도 당연하잖아.”
“당연한 거구나.”
자리에서 일어난 하란이 이만석에게 다가가 마주보고 섰다.
그리곤 팔로 머리를 감싸더니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안았다.
“차이링 언니가 임신 했다고 해서 오빠가 나에 대한 사랑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래.”
이만석은 머리를 감싸고 있는 하란이의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믿을 거야.”
잠시 동안 그렇게 머리를 감싸 품속에 안고 있던 하란이 다시 팔을 풀어주었다.
“지나씨 많이 불안할 거야.”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는 이만석을 바라보며 하란이 눈웃음을 지어주었다.
“오빠가 가서 달래줘.”
“하란아.”
“난 괜찮으니까. 어서.”
자리에서 일어난 이만석이 걸음을 옮겨 지나의 방으로 향했다.
하란이도 지나 만큼이나 안나의 그런 모습에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지나가 생각 이상으로 불안 해 하는 모습을 보인데 이어 방으로 달려가는 것을 확인 하고는 최대한 침착하려 애썼다.
잠시 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리고 난 후 하란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하란이가 향한 곳은 차이링의 방이었다.
“지금은 민준씨와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침대에 엎드려 누워 있던 지나는 안으로 들어온 것이 이만석임을 아는 듯 보지도 않고 얘기를 했다.
“나가요.”
엎드려 있어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만석은 지나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이 목소리로 통해 알 수가 있었다.
걸음을 옮긴 이만석이 지나의 곁으로 다가갔다.
“상처를 크게 받았나 보군요.”
“지금은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요.”
다시금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지나 어깨를 이만석이 손을 뻗어 잡았다.
그러고는 억지로 엎드려 있는 지나를 일으켜 새웠다.
“이런 모습 보이고 싶지 않으니까 나가란 말이에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는 지나의 눈가에선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만석은 아무 말 하지 않고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더니 촉촉이 젖어 있는 눈가를 닦아 주었다.
“달라지는 거 없습니다.”
“......”
“내가 차이링이 임신 했다고 해서. 안나를 받아들였다고 해서 지나씨를 버릴 거 같습니까?”
“.......”
시선을 맞추지 못 하고 고개를 돌리고 있는 지나의 어깨를 감싸 살며시 품으로 안아주었다.
“이미 지나씨를 한 번 떠나보내고 다시 받아들인 건접니다. 그런 내가 지나씨에게서 멀어 질 거라 생각한다면 참으로 바보로군요.”
“아무리 민준씨가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결국엔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어요. 차이링 언니는 민준씨의 아기를 가졌잖아요.”
“지나씨는 정말로 바보로군요.”
“내가 왜 바보라는 건가요?”
“아기를 가진 차이링을 배려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이지 같을 수는 없습니다.”
“......”
말을 하지 않는 지나의 행동에 이만석이 감싸고 있던 팔을 풀고는 상체를 바로 새워 마주 바라보게 했다.
“제 눈 똑바로 보십시오.”
어두운 표정으로 시선을 피하고 있는 지나를향해 이만석은 자신을 똑바로 보라했다.
“절 사랑한다면 피하지 마십시오.”
그때서야 지나가 똑바로 이만석의 두 눈을 바라본다.
“날 못 믿습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하지만 불안하단 말이에요. 나도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불안할 걸 나보고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
“이제 보니 지나씨는 어린소녀였군요.”
“지금 저 놀리는 거예요?”
“놀리는 게 아니라 정말로 어린애라서 그런 겁니다.”
이만석이 다시 손수건으로 눈가에 묻어 있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이렇게 손길이 타고 달래주지 않으면 불안해하는데 어린애가 아니면 뭐겠습니까.”
“저 농담할 기분 아니에요.”
노려보며 말하는 지나를 이만석이 뒤로 밀어 넘어트렸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어떨 결에 디로 넘어진 지나는 머리맡에 손을 짚고 자신을 똑바로 내려다보는 이만석을 향해 따지듯 말했다.
“불안하다면 그 불안감을 내가 없애야겠죠.”
이럴 때 제일 확실한 방법은 불안감을 해소시켜주는 것.
이만석은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바로 실행에 옮겼다.
“저 지금...웁!”
이럴 기분 아니라고 말하려다 순식간에 입술을 빼앗겨 버린 지나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순식간에 키스에 놀랐던 지나가 이만석을 밀치기 위해 손으로 밀어냈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이어서 입안으로 들어오는 혀에 다시 밀어내다 어느 순간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한 참을 그렇게 키스를 이어가던 이만석이 지나의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망설이지 않고 이어서 팬티 안으로 들어갔다.
“쭙...!”
입안으로 들어간 혀를 움직이며 야릇하게 키스를 이어간다.
“아!”
옷 속으로 들어간 손이 꼼지락 거리는 순간 지나의 입에서 신음이 비집고 흘러나온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