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3화 〉 653화 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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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어?”
이만석의 물음에 안나가 잠시 동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말없이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안나의 시선이었지만 그녀가 입을 열 때까지 기다리려는 듯 가만히 침묵을 지켰다.
“무슨 뜻이야.”
대답을 하지 않고 처다만 보던 안나가 2분이 조금 지났을 때 되물었다.
“말 그대로다. 네가 나에게 바라는 게 있으면 말을 해봐.”
안나가 바라는 게 있기에 저러는 것이라 이만석은 확신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 바라는게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이다.
안나는 그런 이만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무심한 목소리로 대답을했다.
“아까 전에 얘기했어. 네가 날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겠다고.”
“진심이야?”
자신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만석은 이에 대해서 다시 되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 전에 대화를 나눌 때 놀랐던 것은 안나가 자신에게 가지는 마음에 대해서 알려준 것도 있었지만 팔을 붙잡고 엔더슨에 대해서 얘기를 꺼냈던 것이 더 컸다.
그에 대해서 아직도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과 차라리 자신이 상대해 주겠다는 듯 보이는 태도,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심정이 편치 않다고 스스로에 대해서 밝힌 것 때문에 그랬다.
그런 감성에 젖을 만한 얘기도 하지 않을뿐더러 자신에 대해서 내보이는 것을 꺼리는 안나의 성격상 그건 상당히 얘기들이었다.
그래서 이만석은 그녀답지 않은 모습을 보았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이만석은 안네에게 진심이냐고 지금 되묻고 있는 것이다.
“나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하고 들어갔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달라. 그 얘기를 들은 내가 그렇구나 하고 가만히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
만약 정말로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겠다고 했으면 안나는 그렇게 길게 말하지 않고 간단히 단 답만을 한 채 들어갔을 거다.
다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안나이기에 장문이나 더럽냐는 등 이런 대답에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을 너에게 말해주고 싶었을 뿐이야.”
“말해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그래. 다른 건 없어.”
“왜 말해주고 싶었는데?”
이만석은 말해주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
“말해주고 싶었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내가 알아봐 주었으면 했던 마음에서 나온 거 아닐까.”
“마음대로 단정 짓지 마.”
이만석의 추측성에 대한 말을 안나는 단번에 부정적인 말로 되받아 쳤다.
“그게 아니면 뭘 로 설명할 거지.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겠다면 그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하지 않는 게 정상 아닐까. 이미 네가 나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 자체가 넌 아니라고 하지만 마음은 달랐던 거 아니야?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이러이러한데 확답을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네 말대로 좋아하는 것이라면 그럴지 모른다. 라고 했던 얘기.”
원래의 안나라면 자신이 가지는 그런 사적인 감정에 대해서 남에게 얘기를 하지 않는다.
지금가지 지켜본 안나의 모습이 그러했고 태도 또한 다르지 않았다.
헌데 자신이 느끼는그 뿐만이 아니라 그게 좋아하는 감정이다라고 하니까 바로 그럴지 모른다는 대답을 했다.
이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었을 뿐이란다. 다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어떻게 바라보든 상관 없다고 했다.
헌데 더럽냐느니, 사랑인지 모른다느니 하는 얘기들을 해놓고 마지막에 그녀로써는 꾀나 긴 장문을 늘어놓고 들어가 버렸는데 이만석으로써는 당연히 편하게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아까 말 했잖아. 나에게 바라는 거 없냐고. 그리고 없냐는 그 말에 진심이냐고 물었어.”
말해주고 싶었다는 것 자체가 알아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그런 마음이 없는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안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있다고 하면 뭐가 달라지는 거지.”
이만석의 질문에 안나는 차갑게 대답했다.
“마음에 불편해서 이런 거라면 그럴 필요 없어. 그리고 바라는 것도 없어”
“진심이야?”
이만석은 그런 안나의 말에 오히려 다시 되물었다.
“이제 더 이상 안 물을 거다. 네 말대로 이번에도 없다고 하면 더 이상 불편해하지도 않고 나가서 마시던 술이나 계속 마실 거야.”
그럴 필요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다고 한 대답이었지만 이만석은 확인 차원에서 마지막으로 물음을 던졌다.
이번엔 똑같은 대답이면 정말로 안나의 말대로 신경을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
헌데 그렇게 질문을 던지고 아까처럼 금방 차갑게 받아 칠 줄 알았던 안나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에 이만석은 쓴웃음을 지었다.
“네가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것도 알고 어느 사람과도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것도 알아. 네가 CIA에서 어떤 일을 하며 지내왔는지 알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야. 지금도 보니까 넌 그 때문인지 몰라도 솔직하지가 못 해.”
감정에 대해서 모르겠다면서 밤에 잘 때 생각까지 한다는 것 까지 다 말해주었다.
만약 정말로 그랬다면 지금 안나가 대답을 못 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이라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없다고 말을 했을 안나가 분명했다.
안나는 그런 여자고 지금까지 아닌 건 바로 아니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지금 안나는 이만석에게 없다라는 말을 하지 못 했다.
아까처럼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네 감정에 대해서 정말로 알고 싶다면 널 잡으려 하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있다고 한다면 뭐가 달라지느냐고 했어?”
와락!
순간 이만석이 안나의 허리를 끌어안더니 자신의 가슴으로 당겨 안았다.
“네 애기나 들으려고 들어온 게 아니야.”
“......”
“네가 정말로 아니라고 한다면. 이대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거고. 그렇지 않다면 달라지는 거야.”
갑작스럽게 허리를 감싸 품안으로 끌어안은 행동이라서 상당히 당황 할만 했다.
하지만 그건 일반적인 여자들에 대한 반응인 것이지 안나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러함에도 그녀는 허리를 끌어안아 품에 안은 이만석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
말없이 안겨있는 있는 안나가 말이 없어도 이만석은 재촉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이만석은 등 뒤에서 손길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천천히 허리부분에 닿았던 손이 느린 속도로 위로 올라오더니 등을 전체적으로 감쌌다.
그제야 이만석이 닫혀 있던 입을 연다.
“이럴 땐 솔직해 지는 거야.”
팔을 들어 올린 이만석이 안나의 머릿결을 천천히 쓸어 주었다.
마치 잘 했다고, 다독여 주듯 그렇게 느린 속도로 머릿결을 쓸어 내려 주었다.
“넌 좋은 남자가 아니야.”
그때 품에 안기어 있던 안나에게서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도 알고 있어.”
“이런 태도도 마음에 안 들어.”
“이게 내 모습이야.”
나머지 한 손 또한 어느새 이만석의 등을 감싸 끌어안고 있었다.
“후회 안 할 수 있어?”
“후회?”
안나의 질문에 반문을 했던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런 일로 내가 후회를 할 것 같아 보여?”
“너도 진심으로 말해.”
이만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안나가 다시 되받아쳤다.
“후회 할 것 같으면 이곳에 따라 들어와 물어보지도 않았어.”
“......”
대답이 없는 안나였지만 이만석은 등에서 그녀의 팔 힘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 뿐만이 아니라 어느새 살며시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있던 안나의 두 눈이 감기어 있었다.
그렇게 다시 조금의 시간이 지날 동안 이만석은 계속해서 그녀의 머리를 천천히 쓸어주었다.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있던 안나의 두 눈이 떠지고 그녀가 고개를 바로 들었다.
“안아줘.”
안나가 안아달라고 하는 그 말이 이만석은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들었다.
“네 여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러도록 하지.”
머릿결을 쓸어 주던 손길을 멈췄다.
그러고는 팔을 풀어 그녀의 다리사이와 등을 받쳐 그대로 들어올렸다.
몸을 돌린 이만석이 망설임 없이 침대로 향했다
이어 올라가 베개 맡에 그녀의 머리를 대고 다시 내려놓았다.
똑바로 누은 안나가 이만석의 두 눈을 맞추며 바라보고 있었다.
손으로 조심스럽게 뺨을 어루만진 이만석이 고개를 숙여 작은 입술에 자신의 입을 맞추었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으며 말랑한 감촉이 전해져온다.
능숙하게 혀를 꺼낸 이만석이 망설이지 않고 안나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안으로 들어간 혀에 안나의 혀의 감촉이 전해져왔다.
이만석이 혀 바닥을 건드리며 움직이자 자연스럽게 혀 아랫부분을 건드리며 따라온다.
안나의 입안에서 아까 전에 먹었던 케익에 향이 느껴졌다.
거기서 어느새 안나의 혀가 이만석의 입안으로 반대로 들어와 있었다.
작은 혀를 쪽 하고 빨아 당긴 이만서이 혀끝을 비벼대듯 움직이며 계속해서 키스를 이어갔다.
그렇게 1분여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자 안나의 입술이 침으로 번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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