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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52화 (652/812)

〈 652화 〉 652화 대업

* * *

“전화 안한다니까?”

“......”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계속 처다보는 안나의 시선에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너야 말로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뭐지.”

이만석이 안나가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것에 대해서 오히려 의아함을 느꼈다.

늘 무뚝뚝하게 행동해왔던 그녀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행동을 하니 좀 이상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

“내 쪽에서 됐다고 했으니까 다 끝난 거야. 그에 대해서 네가 도움을 받았다 생각 할 것도 없고 그냥 지나가면 되는 일이야.”

그러고는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안나의 손을 떼어내려 했다.

“기분이 안 좋아.”

“당연히 이 상황이 기분이 좋을 리는 없겠지.”

“침실에 있었을 때 기분이 더러웠어.”

이만석은 안나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이 황주화와 몸을 섞었을 때의 일이라는 것임을 알았다.

“내가 여자와 몸을 섞는 것을 본 것도 처음이 아닌데 이제 와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건 뭔 소리지?”

저택에서 생활하면서 하란이와 차이링, 지나와 뜨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을 들었고 보았을 그녀였다.

그런데 갑자기 여기까지 와서 이러는 이유에 대해서 이만석은 확실히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전혀 그런쪽으로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여자가 바로 안나였으니까 말이다.

“그녀들은 이미 너의 여자들이니까.”

거기에 대한 안나의 대답은 그녀들은 이미 이만석의 여자들이라는 말이었다.

“이건 아니니까 불편하다?”

“그것도 달라.”

“그럼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별장에 갔을 때도 기분이 좋은 건 아니었어. 하지만 네 여자니까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게 아니야.”

“불편한 건 같은데 오늘 가졌던 건에 대해선 기준점에서 벗어나니까 이러는 거다 이 말이야?”

“......”

대답이 없었지만 이만석은 이번엔 자신이 한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너답지 않군.”

이만석은 이런 안나의 말이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그녀의 행동과 모습을 보면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다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알고 있어 그에 대한 호기심에 옆에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안나가 이만석과 함께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도 인간 같지 않은 그의 능력과 모습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불편했었다면 얘기를 하지.”

이만석은 안나가 전혀 그런 것에 별 관심이 없는 듯 해 보였다.

그래서 집에서도 안나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고 평소대로 그녀들과 함께 즐겼던 것이다.

보거나 지나치거나 무신경하기 일 수 였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다면 좀 더 배려를 해주었을 텐데.”

“틀렸어.”

“뭐가 틀렸다는 말이지.”

“처음엔 불편하지도 않았고 신경도 안 썼어.”

“그럼?”

“어느 순간부터 였는지는 나도 몰라.”

이만석은 안나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에 대해서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러니까 나에게 뭘 말하고 싶은 거야. 그래도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네가 신경 쓰여.”

“뭐?”

순간 이만석은 또다시 반문을 하고 말았다.

“네가 신경 쓰인다고.”

“잠깐만.”

“......”

이만석은 잠시 대화를 중단 시켰다.

그러고는 별 다른 말없이 침묵이 이어졌는데 안나도 대답 없이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보기만 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이만석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내가 신경 쓰인다는 말은 지금 너 나한테 고백하는 거야?”

“나도 모르겠어.”

“자신에 마음에 대해서 모르겠다?”

“......”

대답이 없는 걸 보니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계속 네가 신경이 쓰여.”

계속 말해보라는 듯 바라보는 이만석을 향해 안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무얼 하는지, 누구와 잠을 자는가에 대해서 의식하게 돼. 언제부터 였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전에 계속 네 생각을 할 때가 많아.”

“상당히 놀라운 얘기로군.”

이만석이 탁자로 걸음을 옮겨 담배갑에서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는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그러니까 내가 무얼 하는지... 누구와 지내는지. 어떤 여자든 상관없이 잠자리를 가지면 마음이 불편하고 좋지도 않고 자기 전에도 내 생각을 한다?”

안나가 한 말에 대해서 종합해서 이만석이 확인하듯 되물었다.

“그래.”

“넌 모르겠다고 했지만 난 알 것 같은데.”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안나를 향해 웃어 보인 이만석이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지금 네가 한 그 말은 대놓고 날 보고 좋아하고 있다고 고백하는 거잖아.”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지 몰라. 그런 거 한 번도 해본적도, 관심을 가진 적도 없으니까.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안나는 자신이 느끼는 이란 이상한 감정에 대해서 정의를 내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만석은 지금 이게 자기를 좋아한다는 고백이라 말했다.

그런 걸 한 번도 신경을 써본 적도, 관심도 가져 본적도 없는 그녀여서 이만석이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네 말 놀랍기도 하고 좀 당황스럽군.”

이만석은 설마하니 안나에게 고백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 했다.

무뚝뚝한 성격에 언제나 차가운 얼굴을 고수하며 일관된 모습을 고수하는 그녀가 사랑고백이라니 이만석으로써도 진짜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 말 한 치의 거짓도 아닌 사실이야?”

“......”

물어보았지만 안나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애가 이런 걸로 거짓말을 할 리가 없지;’

질문을 해놓고도 이만석은 절로 쓴웃음이 지어졌다.

‘느닷없이 사랑 고백이라니.’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카운터 한 방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른 여자들이었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그 상대가 안나라서 그런 것이다.

어느새 소파에 앉아 말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만석을 그녀는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후우­”

대화가 중단 된 상황에서 이만석은 하염없이 담배를 태우기만 했다.

“기분 더러워?”

“음?”

“내가 너에게 이런 말해서 기분이 좋지가 않아?”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은 이만석이 안나의 말을 받았다.

“기분 더러울 게 뭐 있어. 나 좋다고 하는 건데 뭐가 더러워.”

“난 네 여자들처럼 애교를 떨 수도 없고 그런 성격도 못 돼. 네 기준에 충족이 되지 않는 여자일 거야. 그렇게 담배 피우며 생각 할 것 없어. 내가 너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해서 네가 특별하게 날 봐달라거나 그런 건 없어. 단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에 대해서, 불편함을 너에게 말하고 싶었을 뿐이니까.”

그러고는 안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몸을 돌려 침실 쪽으로 걸아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게 뭔 상황이야.”

안나가 방으로 들어가고 혼자 남게 된 이만석은 갑자기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간 것에 대해서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오전에 궁합이 의외로 괜찮았던 것 같았고 그 여자도 즐기는 것 같아서 한 번더 하려 한 것뿐인데 느닷없이 안나에게 고백을 받다니 참으로 웃긴 일이었다.

그렇게 남은 담배를 뻐끔뻐끔 피워 대던 이만석이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 신경 쓰이게 만드네.”

모믈 돌려 이만석이 안나가 들어간 침실로 향했다.

문손잡이를 잡고 돌려서 열어 안으로 들어서니 차가에 서서 밖을 바라보고 있는 안나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 행동에 상처 받았나?’

왼지 안나의 모습이 슬퍼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이만석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겠지. 안나가 어떤 여자인데.’

괜한 걱정이라 생각한 이만석이 걸음을 옮겨 안나에게 다가갔다.

“무슨 생각 하고 있어?”

“......”

안나는 이만석의 말에도 대답을 하지 않고 창밖만 바라보았다.

“내 행동에 기분 나쁘거나 그래?”

“기분 나쁠 거 없어.”

안나는 이번엔 침묵을 지키지 않고 이만석의 물음에 대답했다.

‘항상 이런 모습이니 알 수가 있나.’

언제나 똑같은 특유의 차가운 눈빛에 포커페이스와 무미건조한 음성을 유지하고 있으니 기분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쉽게 알 수가 없었다.

조금 전에 자신의 이런 모습에 더럽냐고 물어보았던 그녀였다. 그 뿐만이 아니라 담배를 피워 되는 이만석에게 자신은 그녀들처럼 그런 애교 있는 여자는 아니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했고 알아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 들어와 버렸다.

사실 그냥 할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보통은 이런 대답을 하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말이었다.

이만석이 팔을 뻗어 안나의 어깨를 잡았다.

“나 좀 봐.”

그러고는 자신 쪽으로 안나를 돌려세웠다.

몸을 돌려 바라보는 안나의 얼굴 표정은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그대로였다.

“뭐지.”

자신의 몸을 돌려 세운 이만석을 향해 안나가 무표정한 얼굴에 조금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물음을 던졌다.

“말 돌리지 않고 솔직하게 물어볼게.”

그렇게 말을 시작한 이만석이 자신을 바라보는 안나를 잠시 동안 그렇게 바라보다 진지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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