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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49화 (649/812)

〈 649화 〉 649화 대업

* * *

“함께 살고 있는 그녀들 때문에 그래?”

고개를 끄덕인 차이링이 다시 말을 이었다.

“회장님도 알고 있겠지만 지금 그이의 여자친구는 하란이에요. 물론 그렇다고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지나또한 그이 때문에 목숨을 걸었었고 지금 함께 살게 됐어요. 그저 가볍게 만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크게 변하는 건 없을 거라는게 제 생각이에요.”

“그래도 아기를 가졌으니 걱정이 될 텐데?”

“결혼을 하여 부인이 되지 않는다고 그 사람 아이가 아닌 건 아니에요.”

“의외로구만.”

“의외라니요?”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차이링의 물음에 정인철 회장이 다시 말을 이었다.

“차이링 너라면 이걸 빌미로 그 친구와 결혼하려고 꾀를 낼 줄 알았거든.”

“어머? 회장님 절 지금까지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던 거예요?”

상처 받았다는 듯 말하는 모습에 정인철 회장이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지금까지 차이링 네가 삼합회 지부장으로 있으면서 당하게 있다 보니 그런 거야.”

“그때는 적대 관계였으니 별 수 있나요? 지부장으로써 할 일을 해야죠~”

차이링의 말도 틀린 건 아니었으니 고개를 끄덕이는 정인철 회장이었다.

“너무 무리해서 일 하지마. 배속의 아기에게 이상이라도 생기면 큰일이니까.”

“아무래도 배가 좀 불러오면 회사를 쉬어야 할 것 같아요.”

“네가 원할 때 육아휴직을 주도록하지.”

“회장님 센스 있네요?”

“높은 자리에 있다고 다 딱딱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야.”

“후후훗... 그런가요?”

“암... 그렇지.”

두 사람의 입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와 분위기를 밝게 했다.

룸서비스로 올라온 식사를 다 먹고 후식으로 케익과 와인으로 입가심을 하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려서 받았다.

[지배인입네다.]

“무슨 일이지?”

[식사는 만족하셨습네까?]

“나름대로 먹을 만 했어.”

[지금 지도자 동지께서 호텔로 가겠다고 전하라 하셔서 연락을 드렸습네다]

“이쪽으로 직접 오겠다고?”

[예. 혹시 불편하시다면 얘기 듣고 다시 연락을 주라했습네다. ]

“상관없으니까 오라고 해.”

[예.]

그러고는 전화를 끊은 이만석이 다시 소파로 돌아가 와인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김종일이 이쪽으로 온다는 군.”

“......”

포크로 케익을 작게 잘라 입으로 가져가 우물거리며 먹은 뒤 입을 열었다.

“빠져 있을까.”

“아니. 그럴 필요 없어.”

고개를 끄덕인 안나가 계속해서 케익을 마져 먹었다.

‘직접 이곳으로 온다는 걸 보니 많이 불안했던 모양이군.’

호출도 하지 않았는데 제 발로 온다는 것은 마음 심리가 상당히 좋지가 않다는 증거였다.

북한에서 왕 노릇을 했을 텐데 그런 사람이 스스로 찾아온다는 것은 자존심도 상하는 일이고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직접 온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그가 어떤 심정을 느끼고 있든 이만석은 알바 아니었다.

계획한 대로 얘기를 나누고 일을 진행시키면 그만인 것이다.

어떤 불안감을 느끼고 초조하든 그에 대해서 이만석이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

“내 케익 줄까?”

어느새 한 조각을 다 먹은 안나가 포크를 내려놓자 이만석이 남은 자신의 케익을 그녀에게 권했다.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모습에 이만석이 자신 앞에 놓여 있는 접시를 그녀 앞으로 옮겨 주었다.

“거절 할 줄 알았는데 의외네.”

“이런 걸로 격식 차리지 않아.”

그러더니 다시 포크를 들고는 작게 조각을 잘라 작은 입으로 가져가 오물거리며 먹는다.

“그걸 로도 부족하며 말해. 더 올리라고 할 테니까.”

지금까지 안나를 바라본 바로는 의외로 그녀가 음식을 생각 이상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도 이렇게 늘씬하고 미끈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운동을 철저히 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거 알아?”

“그거?”

“너 예전보다 말이 조금 많아진 거.”

순간 케익을 먹던 안나의 몸짓이 멈칫 했다가 다시 입으로 가져가 오물거렸다.

“너무 딱딱한 모습은 보기 안 좋아. 사람이 웃고 대화도 해야지.”

와인잔을 들어 남은 포도주를 전부다 비워버린 이만석이 입맛을 다셨다.

“저녁에 그 여자 한 번 더 부를까.”

몸매도 착하고 얼굴도 예쁜 대다 안는 맛이 있었다.

관계를 가졌던 것을 상기하며 중얼거리는 이만석의 말에 순간 안나가 다시 멈칫하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이어서 계속 먹었다.

그렇게 남은 케익도 다 처리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다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걸음을 옮겨 수화기를 들어 귀에 가져다 되니 지배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배인입네다.]

“도착했어?”

[예... 지금 막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셨습네다.]

“알았어.”

짧은 통화를 끝내고 소파로 돌아온 이만석이 안나를 바라보았다.

“지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고 있다고 하는 군.”

“5분안에 도착 하겠네.”

“그렇겠지.”

자리에서 일어난 안나가 이만석의 뒤에 섰다.

“뭐해?”

“비서잖아.”

“그래서 서있으려고?”

“......”

대담 없이 부동자세로 가만히 서있는 그녀의 행동에 이만석이 피식 거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약 5분여 정도 시간이 흘렀다 싶은 순간 노크소리가 두어 번 열리더니 닫혀있는 양쪽 문이 천천히 열렸다.

양쪽으로 장성들이 비켜선 가운데 특유의 옷차림에 김종일이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왔다.

김종일이 입장하는데 앉아서 맞이하는 것은 무례한 것을 넘어 총살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곳이 북한이었다.

하지만 이만석이 소파에 앉아 그를 맞이하는데도 아무도 호통을 치거나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이미 이만석이 어떤 인물인지 잘 잘고 있는데다 그가 사람이 아니라 인간의 탈을 쓴 악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이도 있었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참으로 웃긴 생각이었지만 실제로 믿을 수 없는 신비한 능력을 쓰는 그가 도저히 인간이라 생각되지 않았다.

“내가 먼저 연락을 하려 했는데 때마침 잘 와주었어.”

고개를 끄덕인 김종일이 뒤에 대기하고 있는 장성들과 부동자세로 서있는 군관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자네들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

“예, 지도자 동지.”

대표로 강수복 원수가 인사를 말을 하고 장성들과 군관들이 김종일에게 예를 차린 후 다시 문을 닫혔다.

걸음을 옮겨 다가온 김종일이 이만석의 뒤에 서있는 안나를 잠시 바라보고는 자리에 몸을 앉혔다.

‘저 여자도 상당히 위험해.’

이만석 뿐만이 아니라 그 뒤에 서있는 안나도 김종일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인 여자였다.

그가 대의장에서 벌인 학살에 대해서 떠올리면 지금도 오금이 지릴 정도였다.

“식사는 맛있었는가.”

“나오는 게 한식이라 친숙한 음식들이어서 나쁘진 않았지.”

“다행이구만.”

“최고인민회의는 어떻게 됐지?”

“그대가 나가고 나서 예정대로 진행 시켰네.”

“죽은 이들에 대해선 알아서 잘 포장해서 보도하도록 할 것이라 믿겠어.”

“......”

이만석이 이런 말을 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만약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다가 어떤 사단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마음대로 죽을 수도, 그리고 허튼 생각도 할 수 없는 지금 상황에서 방법을 구하려 해도 구할 수가 없었다.

이만석이 대의장을 나가고 나서 그가 건 족쇄에 대해서 그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제대로 경험을 하는 시간만 가졌을 뿐이었다.

잠깐의 틈도 없이 사지를 비틀며 괴로워하고 눈물 콧물을 짜내니 이만석에 대한 안 좋은 생각을 하기만 하면 그렇게 되어버려 이건 정말로 충격을 넘어 공황상태에 빠져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다.

“이렇게 직접 찾아온 것에 대해서 그럼 들어보도록 할까.”

“말을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도록 하겠네.”

“말해.”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킨 김종일이 다시 입을 열었다.

“수작질을 끝내게 하겠다는 소리가 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

예상했던 대답이었으니 이에 대해서 충격을 받거나 할 것은 없었다.

“그대가 나가고 사실 회의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어.”

“그래서?”

“오히려 그대가 얼마나 무서운 자인지 더 자세히 알게만 되었을 뿐이네.”

“그건 나쁘지 않군.”

하얀 이빨을 보이며 만족스러운 듯 웃음 짓는 이만섞을 보면서도 김종일은 전혀 화가 나거나 그러지 않았다.

이만석이 떠난 대의장에서 김종일은 사람의 공포가 극에 달하고 거기서 찾아오는 무력감과 절망감에 빠른 시간 안에 분위기가 변화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처음엔 이만석이 나가고 나서 호소를 하려고 입을 열었단 장성 한 명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더니 사지를 비틀며 괴성을 내질렀다.

이어서 차례대로 여기저기서 쓰러져 몸을 떨어대며 비명을 내질렀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사라들이 계속해서 늘어났다.

이만석이 나가고 나니 해방감에 표출하려다 그런 꼴을 당한 것이다.

아무말 하지도 않았는데 쓰러지고, 안 좋은 생각을 했다가 쓰러져서 끔찍한 고통에 눈물 콧물을 짜내니 이건 가히 미쳐도 이상 할 게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끝난 것같습네다.”

그 상황을 패닉에 빠진 얼굴로 지켜보던 장성 한 명이 김종일에게 한 말이었다.

“그자, 아니 그분에게서 우린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겁네다.”

“다 죽은 목숨입네다 지도자 동지!”

겨우 고통에서 해방 된 수뇌부중에 한 명이 눈물을 흘리며 한 말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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