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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39화 (639/812)

〈 639화 〉 639화 대업

* * *

안나가 이만석의 가까이로 걸어온 순간부터 긴장은 극에 달했다.

그녀의 손에 총이 들려 있고 처음에 그녀가 경호군을 시작으로 사살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가 이만석의 옆으로 다가오니 자연스레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거기다 함께 찾아온 불안감은 금방 현실이 되고 말았다.

“깔끔하게 정리해.”

담배를 태우고 있는 이만석의 이 말에 안나가 손을 뒤로 해 허리춤으로 향하더니 권총 한 자루를 더 꺼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입으로 가져가 한 모금을 더 빨은 뒤, 바닥에 꽁초를 버리고 발을 들어 지그시 밟으면서 비벼 끄는 순간 그 불안감은 순식간에 더 큰 공포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푸쇼­ 푸슈슛­!

주변을 둘러본 안나가 망설임 없이 양손에 쥐고 있는 권총을 갈겨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행동에는 망설임이 없었고 총알은 그보다 더 빨랐다.

“컥!”

푸화악­!

촤아아아아­!

목에 맞은 이의 입에서 피가 한웅큼 토해내며 바닥에 쓰러졌고 붉은 선혈을 쏟아내며 죽어갔다.

머리에 권총을 맞은 이는 뒤통수가 터져나가며 피와 뇌수가 뿜어졌고 그대로 절명을 하고 말았다.

숙식간에 수많은 목숨들이 눈앞에서 생을 마감한다.

지켜보는 이들에겐 공포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그, 그만!”

그 모습에 김종일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허나 안나는 전혀 멈출 생각이 없는지 계속해서 총을 쏴 갈겼다.

전혀 그만둘 생각이 없는 것 처럼 총알이 빛발처럼 날아들었다.

푸슛­!

푸화악!

혈 향이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이의 머리통이 터져나간다.

목에 구멍이 뚫리고 피가 울컥 이며 쏟아져 나와 바닥을 적신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비명이 터져 나오며 혼란이 벌어져야 할 상황이건만 모두는 그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도, 그리고 말도 없이 상관이나 부하, 그리고 동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

이만석이 걸어오는 통제마법과 침묵마법에 의해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제발 그만두게!”

이만석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판단한 김종일은 그의 비위를 체대한 건들이지 않기 위해 반말을 자제했다.

지금 행보를 보면 금세 생각을 바꾸어 자신을 포함해서 이 자리에 있는 모두를 처단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과감한 행동이었다.

담배를 다 피운 후 이만석은 양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안나가 벌이고 있는 즉결처분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충분히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으니 제발 의미 없는 살상은 그만두게!”

“......”

이만석은 김종일의 말에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앞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총알이 떨어졌는지 틱틱 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더 이상 나가지 않았다.

그때 이만석이 호주머니에 찔러 넣었던 한 손을 꺼내더니 아공간에서 탄창 두 개를 꺼내들어 안나에게 던졌다.

날아오는 두 개의 탄창을 받아든 안나가 권총이 끼워져 있는 빈 탄창을 갈기 시작했다.

손잡이 아랫부분에서 빠져나오는 탄창 두 개를 이만석에게 건네주었고 15발 장전 되어 있는 탄창을 천천히 끼워 넣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이들은 그 모습이 마치 사형선고의 시간을 기다리는 죄수들과 비슷해 숨이 막힐 것 같은 질식감을 느껴야 했다.

“이,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이만석에게 말하는 김종일의 목소리에 당황함이 그대로 다 묻어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건 생각지도 못 했을 뿐만이 아니라 몇 몇의 수뇌부 들이나 대의원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이 너무나 끔찍했기 때문이다.

마치 의자에 팔다리를 묶고 입을 틀어막은 뒤 총살을 시키는 것만 같았다.

탄창을 다 갈고 장전을 하는 순간까지도 저면을 바라보고 있던 이만석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시작해.”

푸슛­!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시금 안나가 일일이 한 명씩 걸러내며 방아쇠를 당겼다.

전혀 거리낄 것 없이 총을 쏴대는 안나의 모습은 그들에게 상당한 공포심을 넘어 패닉에 빠지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도망치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고, 소리치거나 살려 달라 하고 싶어도 말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창탄을 갈고 십여명이 죽을 때까지 까지 안나의 총질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무슨 생각인거냐.’

공포에 질리게 하거나 분위기를 잡는 것이라면 충분히 성공했다.

김종일 자신도 이렇게 충격을 받아 가슴이 내려앉을 지경인데 군 수뇌부들이나 대의원들의 어떻겠는가.

이미 이만석인 능력뿐만이 아니라 사고방식 또한 절대 평범하지 않은 자라는 걸 알았지만 대의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살육현장이 너무 충격이었다.

끊임없이 총을 쏴버릴 것처럼 보였던 안나의 총구에서 더 이상 불을 뿜지 않았다.

소음기에 작아진 발 탄 소리가 이제 완전히 사라지고 다시 침묵이 대의장을 감돌았지만 현장은 이미 붉은 선혈로 뒤덮인 지옥도나 다름없었다.

“수고했어.”

깔끔하게 정리를 한 안나에게 이만석이 칭찬을 해주었다.

정리를 끝내고 주변을 둘러보니 이제 더 이상 자신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눈만 마주쳐도 기가 질려 시선을 피하기 급급했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들이나 바지에 오줌을 지리는 등, 실례를 한 이들도 제법 많은 듯 했다.

가리는 것 없이 내키는 대로 총살을 벌이는 것 같은 모습에 자신에게 총구가 겨누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체감한 공포는 그것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깔끔하게 잘 정리했군.”

이만석이 봐두었던 적개심을 조금이라도 드러냈던 이들은 전부 죽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이들을 안나가 한 명도 빠짐없이 속마음을 알 듯 총살시켜 버렸다.

“의외로 생각보다 빨리 끝냈는데.”

시작하라는 말과 함께 안나의 총질은 거침이 없었다.

신속했고 망설임도 없었으며 딱딱 들어맞을 정도로 적개심을 드러냈던 이들을 잘 걸러냈기 때문이다.

“이미 파악해 두었어.”

이만석의 말에 아나가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흘러가듯 대답했다.

“그렇군.”

아무래도 이만석이 나서서 대화를 할 동안 뒤에서 상황을 다 지켜보고 파악해 두었던 모양이었다.

“이미 이럴 걸 예상했으면 그자는 왜 먼저 죽인거지? 기다렸다 함께 처리했으면 됐을 텐데.”

중간에 갑자기 총을 쏴 죽여 버린 이에 대해서 이만석이 물어보았다.

“널 죽일 듯이 노려보았으니까.”

이만석은 안나의 말이 입고리가 저절로 말아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

김종일은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키며 이만석과 안나를 바라보았다.

지금 얼마나 큰일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을 텐데도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서 별거 아닌 것처럼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절로 소름이 돋았다.

물론 김종일 또한 체제안정과 유지를 위해서 상당히 잔혹한 면모를 보였고 실제로 즉결처분을 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극단적인 경우고 보통은 형식적이라고 하지만 법으로 재판을 끝낸 뒤 장소로 끌고 가 절차에 맞게 사형을 집행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광장이나 이런 곳에서 처형을 시킬 때도 있었다. 말 그대로 공포정치를 위한 보여 주기식 절차였지만 그래도 법에 따라 집행 한다는 틀은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체제를 위한 공포정치를 한다고 해도 곧 그 법이 악법이라도 나라에 맞는 법을 따른 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했던 것이다.

이만석이 벌인 총살과 그것과 다른 점이 무엇이 있냐고 한다면 바로 그러한 틀에 잡혀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였다.

거기다 지금 이만석과 그와 함께하고 있는 저 여자에게선 전혀 죄책감이라고는 볼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데 전혀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독재자에 강심장이라고 해도 희노애락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 하는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도 저렇게 많은 살육 현장을 지켜보고 바로 앞에 서있으면 속으로는 편할 수 없는 게 사실이었다.

헌데 이만석이나 안나를 보면 아무렇지도 안은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이제 반란분자들을 자 색출하였으니 얘기 마무리를 지어보자고.”

이만석이 몸을 돌려 충격을 받은 듯 보이는 김종일을 쳐다보았다.

“충격이 큰가보군.”

비록 몸은 못 움직인다고 하지만 말을 할 수 있게 얼굴은 풀어 주어서 표정변화나 말은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김종일의 충격은 받은 듯 한 얼굴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던 것이다.

“이 순간부로 당신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수작질은 이제 끝이다.”

“이 나라를 무너트릴 참인가.”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거다.”

“......”

“그게 불만이면 이 상황을 정리해 보든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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