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8화 〉 638화 대업
* * *
“그대가 어떤 자인지 잘 알았으니 살생은 여기서 중단해.”
푸슛!
그때 이만석의 총구가 다시 불을 뿜었다.
이번엔 가운데에서 다섯 번째의 오른편에 앉은 자의 목구멍에 구멍이 뚫리더니 입과 코, 그리고 목에서 피를 뿜어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나쁘게 볼 것 없다. 나름 존중해 주는 거니까. 이곳에 왔으니 일단 이 곳의 규칙에 따라주고 있어.”
이만석의 비릿한 웃음이 더욱더 진해져갔다.
“노동당의 강령지침에 비슷한게 있을 것 같은데. 체제를 뒤흔드는 자나 그 비슷한 행위를 저지르는 반란분자는 즉결처분이다 라고 말이지.”
“......”
그 말에 한 말을 잃은 듯 입을 열지 않았다.
‘이제보니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자가 아니야.’
김종일은 이만석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목적을 알게 되고 성향을 파악 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생각을 바로 수정해야 했다.
초능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이다.
김종일은 물론이고 이 자리에 있는 어느 누구도 그런 능력에 대해서 생각해본 자가 있을까.
당연코 없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런 능력이 실제로 존재 했다면 부국강병을 창명하며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에도 경제적 폐쇄라는 유엔의 제제가 들어올 것을 알고서도 택한 노선이 핵무장인데 초능력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이들이 아니었다.
그런 건 존재할 리가 없고 허황된 것이기 때문에 아무도 기준에 넣지도,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초능력이라는 것에 대해서 여기에 자리한 이들에게 만큼은 이제 생각을 고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만수대 대의장의 무대에 이만석이 나타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바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시간이 지나면서 초능력도 초능력이지만 그들은 이만석의 냉정하고 잔인한 성정에 숨쉬기 힘들 만큼 강한 공포심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 자리가 죽음의 자리가 될 줄음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어떤 직위를 가지고 있든, 이만석의 손길에 따라 이제 자신들도 총살을 당 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오히려 수뇌부들 보다 직위기 떨어지는 600명 가까이 되는 대의원들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안 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직위가 높을수록 앞자리를 차지하며 앉게 되며 맨 앞줄에 앉아 있는 다는 것 자체가 북한을 이끌고 있는 실질적인 권력자들이라 할 수가 있는데 지금 그들 중에 5명이 죽어 나자빠졌다.
군 장성만 해도 벌써 세 명이 생을 마감한 것이다.
“무섭나?”
이만석은 적개심을 보이던 이들의 눈빛이 대거 사라지며 그 자리에 공포로 드리워져 가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낮은 음성으로 물음을 던졌다.
“지시를 하던 입장에서 이제 상황이 바뀌게 되니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생긴 건가.”
떨리는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을 훑어본 이만석이 눈살을 찌푸렸다.
“기분이 좀 나쁘군.”
이들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무엇 때문인지 이만석은 별로 탐탁치않아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품에서 담배를 꺼내든 이만석은 입에 한 개비를 물고는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후우~!”
이들의 입장에서 최고 수뇌부들과 지도자인 김종일이 자리한 가운데 대의장 무대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이만석의 모습이 상당히 건방진 것을 넘어 무례한 행동이었다.
허나 누구하나 그런 이만석을 두고 호통을 칠 수도 없는 상황인데다 설사 입을 열어 말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질식 할 것 같은 공포가 지배하는 이 상황에 호통을 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는 사이 다시 폐 깊숙이 들이마셨다가 내쉬자 하얀색의 담배연기를 길게 뿜어져 나와 천장으로 올라갔다.
“후우”
그렇게 담배를 한 모금 빨고는 길게 내뿜으며 뻐끔 뻐끔 피워 댔다.
또 한 모금을 더 빨아서 연기를 내뿜은 이만석이 드디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당신들이 세운 사회질서에 맞게, 당 강령에 따라 존중을 해주고 있는데 왜 그렇게 표정들이 다 좋지가 않은 거지.”
“당 강령엔 그런 극단적인 준칙은 없네.”
김종일이 이만석에 대한 생각을 수정을 한 지금 말을 하는 그의 어투도 조금 달라져 있었다.
“강령엔 없다고?”
“반역자나 그에 준하는 이들에 대한 처벌은 나라에 정해진 법에 따라 재판을 통해 처벌을 내려지는 것이지 그 자리에서 즉결처분하라는 법은 없네.”
“그 후에 다 처단을 한다는 얘긴가?”
“이 나라의 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중죄에 다라 처벌을 하는 것이지 다 처형을 시키지 않는다네.”
“그래봤자 아오지 탄광 아닌가.”
“......”
“보니까 거긴 완전히 살아도 산 게 아닌 걸로 보이던데. 차라리 깔끔하게 죽여주는 게 낫지.”
이만석이 다시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인 후 내쉬었다.
“반란분자는 그 자리에 즉결처분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얘긴가?”
“......”
“대답을 못하는 걸 보니 그건 또 아닌 모양이군.”
순간 이만석의 입가에 다시금 비릿한 미소가 지어졌다.
“결국엔 법을 이용한 장난질에 지나지 않은 행위였다는 소리야. 그런 개만도 못 한 취급을 받는 탄광으로 가서 죽을 때까지 노예생활을 하는 것 보다는 지금 당신들이 처한 이 상황이 더 나은 상황이라고 생각지 않나?”
푸슛!
그때 왼편의 끝자리에서 세 번째에 앉아 있던 이의 이마에 구멍이 뚫리며 죽어버렸다.
털썩!
앞으로 상체가 기울어져 쓰러진 시신을 바라본 이만석이 고개를 돌려 안나를 바라보았다.
“왜 죽였지?”
“너를 죽일 듯이 노려보니까.”
안나의 무미건조한 대답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 했어.”
안나에게 칭찬을 건넨 이만석이 다시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보았다.
“처형을 면하고 탄광으로 보내는 게 선처를 해준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선처란 바로 지금 같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또 다시 한 명의 수뇌부가 적어 나가자 파랗게 질린 것도 모자라 얼굴이 흑 빛으로 변해가고 있는 이도 있었다.
“당신들의 기준엔 저런 이들은 반란분자이니 최고형을 집행해도 모자란 상황인데 깔끔하게 그 자리에서 죽여주니 얼마나 자비로워.”
그때 이만석이 가볍게 코를 킁킁 거리더니 고개를 돌려 군복차림의 수많은 훈장을 달고 있는 한 명의 중년인에게 시선이 향했다.
“직위도 높은 것 같은데 바지에 오줌을 지리다니 창피하지도 않나.”
계급을 보니 이 자도 군 장성인거 같았는데 앉아 있는 그의 바지춤에서 물이 흘러나와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쯧쯧쯧...”
한 심하다는 듯 혀를 찬 이만석이 다시 김종일을 바라보았다.
“자 이곳에서 최고지도자로 군림해 왔으니까 직접적으로 물어보도록 하지.”
김종일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하고 그저 이만석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통일을 목적이냐고 물어본 거처럼 그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은데 당장에 그에 대해서 내가 한국을 중심으로 흡수통일을 실행 하라고 한다면 그 명에 따를 생각이 있나?”
아무 대답이 없는 김종일을 향해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따를 생각이 있냐고 묻고 있지 않나.”
“아무리 나라고 해도 쉽게 대답을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닐세.”
“그건 또 뭔 소리지? 당신이 북한을 주무르고 있잖아. 마음만 먹으면 숙청을 통해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의 머리통을 잘라버릴 수 있는 게 당신 아닌가.”
“난 한 나리를 이끄는 지도자지 마피아 두목이 아니네.”
“하는 행동이 비슷한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서 뭔 선을 그어.”
누가 감히 자신의 면전에 대고 이런 말을 내뱉을 수 있을까.
아무리 중국의 국가 주석이라고 할 수 없는 상당히 건방진 언사였다.
“싫다면 싫다고 말하면 되지 그렇게 말 돌리지 않아도 된다.”
“.....”
그렇게 말한 이만석이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다.
“나에게 불만 있으면 숨기지 말고 불만을 표출해. 빨리 끝낼 생각 이니까.”
그렇게 말한 이만석이 안나에게 가까이 오라는 듯 손을 들어 안으로 앞으로 까닥였다.
그러자 뒤에 서있던 그녀가 걸음을 옮겨 이만석의 곁으로 다가왔다.
딱 봐도 서양인인 그녀를 보고 있는 이들은 이 여자가 미국이 보낸 암살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입장에서 제일 경계를 해야 할 나라가 바로 한국과 미국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서양인으로 보이는 안나를 보고 제일 먼저 떠올린 것은 미국이 보낸 킬러라는 것이었다.
사실 안나를 미국인이라 생각한 그들의 생각은 틀렸지만 CIA에서 훈련받고 해결사로써 소속으로 활동 했으니 또 틀렸다고는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깔끔하게 정리해.”
옆으로 다가온 안나에게 그렇게 말을 한 이만석이 거의 다 피워 마지막 한 모금 남은 것을 입으로 가져가 빨았다.
그러는 사이 허리 뒤춤에 꽂아 두었던 나머지 권총 한 자루를 더 뽑아든 안나가 앉아 있는 군상들을 훑어보았다.
“후우~!”
마지막 한 모금을 내쉰 후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린 후 발을 들어 비벼 끄는 순간.
푸슛! 푸슈슜!
양손에 들고 있던 안나의 권총에서 방아쇠를 당기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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