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5화 〉 635화 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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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동안 김종일을 바라보던 이만석이 다시 몸을 돌려 북한수뇌부들과 대의원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바인드와 사일런스 마법으로 인해 순식간에 조용한 침묵이 감도는 가운데 이만석이 그 고요한 분위기를 깨며 입을 열었다.
“움직일 수도 없다.”
그의 목소리를 작았지만 마치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대의장 안에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말 할 수조차 없다.”
그렇게 말한 이만석이 자신을 바라보며 당혹스러운 표정들을 짓고 있는 이들과 시선을 맞추었다.
“지금 이 자리에 서있는 우리들과 이 상황에 상당히 혼란스러울 거다.”
이만석의 말이 이어질수록 혼란을 느끼던 이들의 눈빛이 대거 경악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 중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을 하고 있는 이도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만석이 말하고 있는 언어는 한국어였고 억양은 이곳 북한이 아닌 남한의 표준어였다.
그 말은 즉 이만석이 곧 한국인이라는 소리고 그걸 알아차린 이들의 눈동자가 경악을 드러내며 세차게 떨리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이 회의가 노동당 최고인민회의라지?.”
아무런 대답도, 그리고 움직일 수조차 없는 이들을 둘러보며 말한 이만석의 시선이 다시금 김종일에게로 고정이 되었다.
“과연 오늘로써 이 회의가 이것으로 끝이 난다고 하면 과연 이 나라는 어떻게 될까.”
이만석은 세차게 떨리는 김종일의 눈빛을 볼 수가 있었다.
방금 자신의 말에 저렇게 떠는 것인지, 아니면 갑자기 벌어진 이 비현실적인 일을 믿을 수 없어 저런 것인지는 몰라도 이만석은 입 고리를 말아 올리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여기 있는 인원들이 증발해 버리면 북한...당신들이 말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이대로 사라질까. 아니면 쿠데타가 일어나 새로운 혼란기에 접어들게 될까.”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만석이 중얼거리는 그 말은 상당히 이 자리에선 해선 안돼는 엄청난 발언이라 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어떤 자리에 앉아 있든 지금 이마석이 하는 얘기에 눈동자가 떨리지 않는 사람이 없는 듯 했다.
이런 일을 상상해 본적도 없을뿐더러 최고인민회의를 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일을 당할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있을 리도 없을 거니와 앞으로도 나올 수 없는 그런 충격적인 쇼크를 몰고 온 일이었다.
그리고 왜 말도 할 수 없고,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인지 이해가가지 않았다.
잠시 동안 김종일 쪽을 바라보던 이만석이 고개를 돌려 다시 대의원들을 포함해 수뇌부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보시다시피 난 귀신이나 환각, 그런 신기루 같은 것이 아니다.”
작게 말하는 이만석의 의성이 다시금 대의장을 가득 울린다.
“지금 일어나는 것도 현실이고 절대 꿈이 아니지.”
사실 지금 벌어진 이 일이 너무 현실로 와 닿지가 않은 일이라 멍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무대에 사람이 나타나더니 모두가 말을 할 수 없고 몸도 멈추어 버렸는데 이런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 할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허나 아쉽게도 이게 현실이었고 지금 벌어지는 사건이었다.
“한 순간에 당신들의 몸을 멈추고 말을 할 수 없게 만든 만큼 여기 있는 모두를 처리하는 것도 나에겐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만석은 김종일만 어떻게 한다고 일이 해결 될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어떤 놈이 획 하고 이상한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는 일인 만큼 일을 벌이러 왔으면 확실히 눌러버리고 제압 할 필요성이 있는 일이었다.
미사일을 솨 버렸는데 그 뒤로 행동을 하면 이미 버스는 지나간 뒤었고 물 컵은 쏟아진 후가 아니겠는가.
그걸 방지하고자 이만석은 지금 이 순간 이들 모두가 모인 순간을 택했고 자신을 드러낸 것이다.
“보아라.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낮은 목소리로 말한 그가 오른 손을 옆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 펼쳐졌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은 물론 공포에 질린 이들도 속속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이만석의 손에서 거대한 화염구가 일어나 모든 것을 태워버릴 것 같이 이글이글 타오르기 시작했다.
성인남자 머리통만한 그 불꽃은 공중에 떠서 미친 듯이 타오르고 있었다.
“이거 하나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수심명의 목숨을 불태워 죽여 버릴 수가 있다.”
갑자기 허공에 나타난 커다란 파이어볼을 바라보던 이들은 이만석의 말이 귀에 다시 들려오는 순간 눈동자가 세차게 떨리는 이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지금 몸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고 저게 헛 것이 아니라면 저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타오르는 저것이 터지기라도 하면 진짜 큰일이 벌어질 것 같은 위압감을 강하게 풍기고 있었다.
“체제에 불확실성을 가져 오는 놈들은 탄광으로 보내거나 즉결처분을 한다고 들었다.”
이건 폐쇄되고 억압된 북한 사외의 국민들은 쉬쉬하고 있는지 몰라도 국외적으로는 질타를 받으며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이들 중에 그것을 부정 할 수 있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이들 중에도 직접 아오지 탄광으로 보낸 이들이 있을 것이고 국민들이 보는 앞에 반란분자라며 즉결처분을 명한 이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상당히 잔인하고 냉정한 처사이지만 독재를 유지하고 공포정치를 하는데 그만한 것은 없다는 건 사실이고 나 또한 인정한다.”
이미 이만석은 이집트, 아니 IS를 통해 억압된 공포정치가 어떤 것인지, 분위기가 어떠한지 눈으로 보았고 느꼈다.
잔인하고 냉정한 행동이지만 그만큼 강한 권력으로 누르면서 공포를 심어주는데 그만한 행동은 또 없었던 것이다.
“허나 그런 일을 저지른 놈들이라면 자신들도 그런 일에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한다.”
그렇게 말한 이만석이 안나를 바라보았다.
순간 그녀가 허리 뒤춤에 꽂아 두었던 권총을 빼들었다.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면 저놈들은 우리에게 위협을 가했을 이들이지.”
이만석은 권총을 빼들며 이쪽으로 달려오다 말고 멈춰버린 경호군들을 바라보았다.
이런 대의장에 총을 소지 할 수 있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설사 수뇌부들이라고해도 말이다. 단 총기를 소지 할 수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김정일의 호위를 맡은 저들 말고는 존재 할 수가 없었다.
“난 이 자리에서 너희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처리를 할 생각이다.”
그렇게 말한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고 안나는 망설이지 않은 채 즉각적으로 방위군들 향해 방아쇠를 당겨버렸다.
푸슛
소음기가 부착 된 권총에서 작은 소리와 함께 움직였고 그 순간 한 명의 방위군의 이마에 구멍이 뚫리고 뒤통수가 터져나가며 뇌수가 사방으로 튀었다.
털썩!
그대로 바닥에 허물어진 그는 더 이상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푸슛!
그것을 시작으로 안나는 사정없이 방위군들의 머리를 노리고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순식간에 경호 군들이 죽어나자빠지는 그 순간에 찾아오는 충격적인 상황과 안연실색은 몸이 움직일 수 없으니 눈으로 통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여기에 참석한 이들 중에 이걸 두고 잔인하다 생각하는 이들이 있나.”
말을 할 수가 없으니 이만석에 대답을 할 수 있는 이들이 존재 할 리가 없었다.
“아무리 반란분자를 걸러내 명을 내려 처리를 한다고 해도 그에 대해서 잔인하다 생각하는 이들은 그래도 이 중에 존재하기는 하겠지.”
아무리 이 체제의 안정성에 따르고 충성을 하며 권력을 쥐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들 중에 이런 행위에 대해서 분명히 잔인하다 느끼는 이들 몇 명쯤은 있을 존재하는 게 당연하다.
“허나 그러 함해도 이와 같은 방법을 실행하고 처리하는 것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해왔을 것이고 그게 권력을 유지하는 통치방법 이었을 거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행위에 대해서 멈춘 것도 아니고 끝가지, 계속해서 실행 해왔을 것이다. 그게 현실이고 드러난 사실인 일이었다.
“좋다.”
주변을 한번 둘러본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힘을 이용해 독재정치를 하는데 그만한 수단이 없을 것이라 네놈들은 보았고, 또 실질적으로 그 효과가 대단하다는 것 또한 드러난 사실이라는 것도 현실이다.”
잔인하고 상당히 눈살이 찌푸려 질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 효과는 북한뿐만이 아니라 IS도 그렇고 어떤 강압정치는 하는 이들에게는 제일 효과적인 수단 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그 방법에 대해서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행동을 통해 권력을 잡고 통치를 해왔다면... 여기 있는 본인 스스로도 그에 대한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각오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말한 이만석이 호위군을 움직인 리왕식 소장을 바라보았다.
“경호군을 움직이게 하였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겠지.”
이만석과 눈이 마주친 리왕식 소장의 눈동자가 떨리는 가운데 이만석의 이 말에 순식간에 공포가 드리워졌다.
“즉결처분이다.”
이만석의 말이 떨어진 순간.
안나의 총구가 그의 머리로 향했다.
푸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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