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2화 〉 632화 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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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고르는 지나의 어깨를 이만석이 힘주어 안아주었다.
‘눈치 챘을까?’
자신의 어깨를 강하게 안아주는 이만석의 손길에 혹시 이만석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린 건 아닌가 생각이 되었다.
충분히 알아차렸을 수도 있었다.
‘민준씨라면 어쩌면 내가 왜 찾아왔는지 알아차렸을지도 몰라.’
만약 그렇다고 해도 지나는 걱정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걸 알아 차렸다면 그 가정 하에 별말 없이 이렇게 안아준다는 것은 그 마음을 이해해주겠다는 것으로 좋게 받아드리면 되는 일이었다.
물론 알아차리지 않았다고 해도 상관없는 일이다.
‘꼭 배란일에만 임신 하는 건 아니니까.’
차이링이 이만석의 아기를 가졌을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지나는 조급함을 느꼈다.
왠지 차이링에게 지고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게 지금 이렇게 그녀를 적극적인 행동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었지만 이만석의 아기라면 충분히 가질 마음은 이미 품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고 해도 충분히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다만 그 일이 예정보다 빨라졌을 뿐이라고 생각을 하면 되는 일이다.
다음날 아침6시가 되었을 때에서야 안방 문을 열고 방에서 나왔다.
아침상을 차리기 위해 늘 이 시간에 일어나는 지나였다.
“어머? 지나 너 그이하고 같이 잤어?”
물론 이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지나 뿐만이 아니었다. 안방에서 나오는 지나를 보며 차이링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어왔다.
“지나씨 오빠하고 같이 잔거에요?”
뒤이어 문을 열고 나온 하란이 이만석이 자고 있는 안방 문 앞에 서있는 지나를 보며 놀란 듯 말했다.
안방에서 나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지나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흐응~ 지나 너도 상당히 응큼한 구석이 있네?”
그러자 차이링이 눈을 흘겼다.
“몰래 오빠 방에 찾아가다니 너무해요.”
하란이가 볼을 부풀리며 귀엽게 말했디.
“하란씨도 그렇고 차이링 언니도 한 번식 숨어들어가잖아요. 이미 서로 묵인해주고 있는 거 아닌가요?”
지나의 말이 맞는 말이었음으로 하란이는 더 이상 그에 대해서 뭐라 하지 않았다.
“그렇긴 하지.”
사실 이걸 두고 차이링은 조금 놀라기는 했을 뿐 지나의 말대로 한 번씩 밤에 찾아가 같이 잠을 청하는 것에 서로가 묵인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어서 크게 당황하거나 할 것은 아니었다.
“아침 차리러가요.”
웃음을 지은 지나가 걸음을 옮겨 주방으로 향했다.
시간 때에 맞춰 잠자리에서 일어난 이만석은 침대에서 내려와 팬티를 주서 입고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굳어 있는 몸을 풀어주었다.
“잘 잤어, 오빠?”
노크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온 하란이 창가에 서있는 이만석을 향해 아침인사를 건네 왔다.
몸을 돌려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고 하란이 다시 말을 이었다.
“식사 다 차렸으니까 나와.”
“알았어.”
그렇게 하란이 문을 닫고 간 뒤로 이만석이 창문을 열어 공기를 밤새 탁해진 공기를 환기 시킨 뒤 몸을 돌려 발걸음을 옮겨 안방 문을 열고 나섰다.
안나까지 모두 자리에 착석한 가운데 언제나 처럼 건강식 위주의 아침상에서 식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오빠 오늘 늦는다고 했지?”
“응.”
“자고 올 수 있다는 게 멀리 내려가는 거야?”
“그런 셈이지.”
“지방 출장이라도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차이링을 보면 언제나 당일로 다녀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 지나가 그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물음을 던졌다.
“가서 일만 보겠니? 술도 마시고 하겠지 뭐.”
“룸살롱이나 이런데서 시간 보내는 거 아니죠?”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오빠 수상해.”
하란이 게슴츠레 바라보자 이만석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안나하고 같이 가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
“안나씨 오빠 수상한 행동 하는지 잘 감시해줘요.”
“부탁 할 것까지야 있나?”
“출장 간답시고 진탕하게 놀까봐 그러지.”
“하는 일이 일이다 보니까 글럴 수도 있지 뭐~”
“언니는 너무 태평한 거 같아요.”
“어쩌겠니? 이게 내 성격인걸.”
하란이의 말을 가볍게 농담으로 넘겨버리는 차이링을 바라보던 지나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어제 한 번으로는 어림없겠지?’
물론 앞일은 모르는 거지만 그래도 거기서 끝내지 않고 좀 더 이어나갈 걸 하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지나였다.
“지나씨도 속이 안 좋아요?”
“그런 거 아니에요.”
아랫배를 쓰다듬는 자신의 모습에 하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음을 던지자 지나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차라리 자신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지나였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으니 스스로가 생각해도 좀 어이가 없었다.
“아무래도 오늘 나병원에 가봐야 할 까봐.”
여전히 속이 좋지 않은 차이링이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하 번 다녀와.”
이만석도 그렇게 하라는 듯 대답해주었다.
“그래야겠어.”
오늘도 역시나 평소의 식사의 반도 그릇에 담지 않고 깨작거리고 이는 차이링이었다.
벌써 체중이 3kg이나 줄어들어서 확실히 문제이긴 문제였다.
다이어트를 해서 빼는 것은 좋지만 아파서 빠지는 것은 좋은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부러 식사량을 줄여서 식단조절을 하여 살을 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차이링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 걱정이었다.
속이 매슥거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강제로 식사량이 줄어서 그런것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루 정도 이런 거면 그러려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가고 며칠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해서 이어지니 차이링은 걱정이 많았다.
병원에 가볼까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정말로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았다.
물론 지나는 왜 저런 것인지 짐작을 하고 있었지만 확실하지도 않은데 굳이 그러한 말해서 상황을 키울 이유는 없었다.
어차피 병원에 가게되면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병원에 간다고 하니 이제 확실해질 것이다.
정말로 안나가 중얼거린대로, 짐작하고 있는 임신이 맞는지 아닌지.
그렇게 식사가 끝나고 가볍게 차 한 잔을 즐긴 후 샤워실에서 씻은 후 안방으로 향했다.
옷장을 열어 셔츠를 꺼낸 이만석은 그렇게 팔을 넣고 입어서 단추를 잠구어가며 입었다.
셔츠부터 시작해 정장바지, 넥타이, 그리고 마이까지 전부다 갖춰 입은 후 다시 옷장 문을 닫아버렸다.
‘드디어 오늘인가.’
아무리 이만석이라고 해도 실제적으로 북한에 다녀온다는 것은 느낌이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폐쇄된 국가이자 한국이나 중국의 고위급 정치인이라도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없는 곳이 바로 북한이라는 나라였다.
그동안 한국인으로써 반평생 살아온 이만석이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그런 나라에 다녀온다는 것은 느낌이 새롭고 이상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북한을 다녀온다는 건 느낌이 새로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번 출장은 큰 방향성을 가지게 될 것이었다.
‘어차피 해야 할 일.’
자신이 바란 대로 일이 진행되기 위해선 가야할 일이었다.
기분이 좀 뒤숭숭 하다고 해서 이만석은 여기서 멈추거나 그럴 생각은 절대 없었다.
그러려면 애초에 원스타에 대해서 일을 벌이지도 말아야하고 김현수 대통령도 만나지 말아야 했다.
허나 그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만석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거리낄 게 없이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었다.
마음을 먹었다면 우유부단하게 행동을 해선 안 되는 일이다.
오히려 그게 더 보기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행보를 생각해보면 더욱더 그러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일이다.
안 방 문을 열고나선 이만석은 곧장 테라스로 향했고 갑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문 후 라이터로 불을 붙었다.
아침에는 이렇게 하나정도 피고 가는 게 보통이었으니 이렇게 테라스에서 나와 한 대 빠는 것이다.
그렇게 아침 하늘을 올려다보며 담배 한 대를 다 피우고 안으로 들어가니 안나가 이미 거실로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
“이제 나가도록하자.”
“오빠 이제 가려고?”
“어.”
“조심해서 잘 다녀와.”
가까이 다가온 하란이 허리를 끌어안자 이만석이 살며시 안아주었다.
현관으로 이동해 구두를 신으니 차이링과 지나가 나와 배웅을 해주었다.
“그럼 먼저 나간다.”
“곧장 지방으로 가는 거야?”
차이링의 물음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방 출장으로 알고 있으니 그렇게 말해주는 것이다.
“흐응~ 알았어.”
“잘 다녀와요,”
“예.”
지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현관문을 열고 나섰다.
뒤이어 따라 나오는 안나가 이만석의 뒤를 따랐다.
드디어 출발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늘이 정말로 맑았다.
집을 나서는 이만석은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그럼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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