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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29화 (629/812)

〈 629화 〉 629화 돌아가는 일

* * *

중간에 그 꿈을 접고 포기하는 이들이 많아진다고 하지만 박동구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을 보면 대권에 대한 자신의 꿈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순조롭게 착착 진행되기만 한다면 미래엔 대통령으로써 청와대에 입성해 이 나라의 통수권자로 앉아 있을 것이다.

‘사는 맛이 있어 사는 맛이.’

하루하루가 참으로 즐거운 박동구의 인생이다.

한마음통일단체를 다녀오는 길에 이만석은 민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가 다 전화를 하고 무슨 일이야?]

“200억 더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아... 그 때문에 전화 한 거야?]

“생각이 또 달라졌나보지?”

[나라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까 딱 네게 한 말 그대로더란 말이야. 그래서 좀 과감하게 나가보기로 한 거지.]

“잘 생각했어.”

[이번 일만 잘 되면 오히려 고마워 할 사람은 나지. 어떻게 그런 대어 정보를 낚은 거야?]

“내 여자 친구가 하란이잖아.”

[그 분이 널 아주 총애하나봐?]

“그런 셈이지.”

[참... 내 한 가지 충고하는데 내 여동생 울리면 가만 안 둔다?]

“그럴 일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전에는 뺐지만 이번엔 이 주먹으로 묵사발을 만들어 줄 테니까 말이야.]

“무서운 말이로군.”

민우의 협박 아닌 협박에 이만석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지금 회의 들어가야해서 전화 끊는다?]

“그래.”

그렇게 전화 통화를 끝낸 이만섞이 자신을 말없이 바라보는 안나를 처다 보았다.

“왜?”

“.....”

그러자 다시 고개를 돌려버리는 그녀였다.

“언니 속은 어때?”

“속?”

그날 저녁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차리고 있는 차이링을 향해 지나가 그렇게 물음을 던졌다.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좀 애매하네?”

“여전히 좋지 않다는 소리야?”

“울렁거림이 좀체 가시지는 않네.”

그 말에 잠시 뭔가 생각을 하는 듯 하던 지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언니 병원에 한 번 가봐.”

“그래요, 한 번 가봐요. 약을 먹어도 계속해서 그렇게 좋지 않으면 확실히 이상 있는 거 아니에요?”

하란이 또한 걱정이 되었는지 차이링을 향해 병원에 한 번 다녀오기를 권했다.

이렇게 하란이와 지나가 병원에 가보라고 하자 그녀가 배를 쓰다듬으며 한 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내일이나 한 번 가볼까 생각하고 있었어. 소화제를 먹어도 영 낫지를 않으니 진자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싶어.”

“속이 울렁거리는 거 밖에 없으니까 큰일은 아닐 거예요.”

“그렇겠지?”

차이링 또한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 듯 가볍게 웃어 넘겼다.

허나 그 모습을 바라보는 지나는 따라서 가볍게 웃을 수는 없었다.

‘임신인지 아닌지는 내일 가보면 알게 될 거야.’

증세로 보면 맞는 것 같은데 함부로 확정을 내려선 안 될 일이었다.

내일 검사를 해보면 알게 될 일이니 함부로 추측을 해서 말을 꺼내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차이링에게 임신 아니냐고 말했다간 분명히 기대를 할 테고 그렇다면 또 실망도 큰 법이었다.

‘만약 임신이면 민준씨는 어떻게 생각할까?’

차이링이 임신이 된다는 것은 이만석이 아빠가 된다는 소리였다.

만약 그렇다면 지금 자신들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그에 대해서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민준씨 성격이라면 책임은 지려 할 텐데.’

만약 차이링이 임신이 확실하고 자신의 아이를 가진 것을 알게 된다면 이만석은 분명히 그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할 것이었다.

다만 지나가 걱정되는 것은 그 후로 자신과 이만석의 관계였다.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지말자.’

이만석과 한 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상황이었다.

지금 만남이 전처럼 가벼운 것도 아니고 이걸로 끝날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가벼운 만남이라면 이렇게 이만석의 집으로 들어와 살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도어락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왔나봐요.”

나물무침을 식탁에 내려놓은 하란이 이만석을 마중하기 위해 현관으로 향했다.

이어 지나와 차이링 또한 걸음을 옮겨 하란이의 뒤를 따랐다.

“오늘도 수고 많았어, 오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이만석을 하란이 상냥하게 맞아주었다.

“냄새가 좋은데?”

“저녁은 갈비찜에 콩나물무국이야. 오빠 갈비찜 좋아하지?”

“응.”

“안나씨도 수고 했어요.”

이만석과 인사를 나눈 하란이 이어서 들어오는 안나를 향해서도 반갑게 맞아주었다.

“민준씨 옷 갈아입고 나와요.”

그녀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 이만석이 안방으로 들어가 옷장을 열어 정장마이를 벗었다.

그렇게 입고 있는 옷들을 하나하나 다 벗고 갈아입은 뒤 문을 열고 나와 화장실에 들렸다 손을 씻고 나왔다.

식탁으로 향하니 어느새 그 위엔 음식들이 많이 펼쳐져 있었다.

자리에 착석을 하자 하란이 밥 한 그릇을 수북하게 떠서 이만석 앞에 놔주었다.

그녀들도 그렇게 자리에 착석을 하고 식사를 이어갔다.

“차이링 넌 속 어때?”

“아직도 조금 그래.”

“안 그래도 내일 병원에 가보라고 했어.”

“하란이 말대로 그래서 내일 한 번 가보려고.”

“약 먹어도 속이 좋지 않으면 한번 가봐야지. 잘 생각 했어.”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그렇게 갈비 하나를 잡고 뜯어 먹었다.

쫄깃한 살에 양념이 잘 베어 들어 있어 맛이 좋았다.

이렇게 함께 앉아 즐기는 저녁식사는 참으로 즐거운 법이었다.

“참 지나씨 오빠얘기 들었습니까?”

“오빠요?”

“원스타에 200억 더 투자를 한다더군요.”

“정말요?”

얘기를 못 들었는지 지나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렇습니다.”

“저 그 얘기 아직 못 들었어요. 그럼 오빠가 총 300억을 투자 한다는 얘기인가요?”

“그런 셈이죠.”

“놀랍네요.”

지나가 70억정도를 투자를 하니까 가볍게 세배를 뛰어 넘는 액수였다.

거기다 이 중에 제일 많이 투자한다는 이만석이 300억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투자금액에 있어 둘이 동급이라는 얘기였다.

“흐름이 좋다고 평가한 거겠죠.”

“그렇다곤 하지만 신중한 오빠가 그렇게 투자를 하는 걸 보면... 좀 놀라워요.”

이 중에 민우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뽑으라면 당연히 여동생인 지나일 것이다.

그런 그녀가 알기에 민우는 상당히 신중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벌써부터 과감하게 200억을 더 얹어서 투자를 한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만큼 이번 일에 대해서 좋게 본 거 아닐까요?”

그렇겠지.”

“괜히 그렇게 투자를 할 사람이 아니니까요.”

여기서 원스타에 투자를 하지 않은 사람은 이제 없었다.

그러니 이번 일이 잘 되면 여기에 있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었다.

“그래도 200억을 더 투자 한 다는 것은 좀 놀라워요.”

“나도 그러네.”

하란이의 말에 차이링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다.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응접실에서 차 한잔을 즐기며 티비를 보는데 뉴스에서 박동구가 나오고 있었다.

[정부가 침묵을 지키는 것에 대해선 다 그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두고 지켜본 후에 말을 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기지들을 헤치고 차로 이동해 올라타 유유히 지역구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박동구의 영상이 짧게 비쳐지고 그에 대한 취재를 한 기자가 얘기를 이어나갔다.

대체적으로 이런 말을 한 박동구에 의중에 대한 것이었는데 고려대 정치학 교수가 뒤이어 나와 왜 저런 말을 하였는지에 대해서 유추를 하는 취재 하면이 나왔다.

“요즘엔 저 사람이 핫 한 가봐?”

“그러게요... 자주 나오네요.”

하란이와 지나의 말에 차이링이 다시 입을 열었다.

“듣기로 초선의원이라고 하던데 정치권 분위기를 끌어낸 사람이 저 박동구 의원이라며? 보통 저런 사람은 분위기를 잘 타고 흐름을 잘 보는 인물이야.”

물론 차이링은 박동구를 만나서 잘 알고 있다.

다만 그에 대해서 안다고 거론을 할 필요성이 없기에 그냥 얘기를 나눌 뿐이었다.

“저 사람 장인어른이 당대표예요.”

“김철중 의원?”

“네, 맞아요. 아버지가 대표자리를 물러나고 차지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라이벌 관계라고 하던데 지지서언을 해서 좀 놀랐어요.”

“정치란 원래 그래. 이해타산이 맞으면 적이라도 다시 동료가 될 수 있는 게 그쪽 세계니까.”

이만석은 그녀들이 하는 애기를 들으며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박동구가 잘 하고 있긴 하는군.’

자신이 띄어 준 것은 맞지만 이정도로 단 번에 스타급 반열에 올라선 것은 그걸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대한 센스가 달려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박동구의 정치적 감각은 상당히 좋다고 할 수 있었다.

저 상황에서도 말을 돌림으로써 의문을 키워 자신에 대한 시선을 좀 더 모우고 생각을 할 수 있겠금 하지 않았던가.

좀 더 카리스마를 보인 다고 헛소리를 해서 주변 시선을 끄는 짓만 하지 않은 것만 봐도 끊을 때를 안다는 반증이었다.

‘저 정도면 나쁘지 않지.’

자신에게 아주 충신처럼 행동을 하는 박동구가 눈치도 있고 해서 적당히 이용해 먹으려 했는데 보니까 생각 이상으로 빠릿빠릿한 구석이 있어 보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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