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0화 〉 620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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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호흡을 깊이 들이 마시고 내쉬기를 반복하는 숨 쉬는 동작 밖에 취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이만석의 몸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근육을 이완시켜 주며 풀어주면서 몸속에 쌓여 있는 피로물질을 걸러내고 노폐물을 모공을 통해 땀으로 배출시키는 것이다.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면서 몸에서 흘러나온 땀의 양은 많아졌고 그만큼 피곤함도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굳어 있는 관절을 풀어준 안나는 그런 이만석의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5분여의 시간이 걸려 체내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전부다 배출시킨 이만석이 순식간에 땀을 증발시켜 날려버렸다.
“내가 지금 뭐하는지 궁금하겠지?”
자신을 쳐다보는 안나를 향해 이만석이 물음을 던졌다.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것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그녀를 향해 얘기를 해주었다.
“몸속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배출 시키고 피로감을 좀 풀어주었어.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할 거 아니야. 안 그래?”
처음으로 직접 상대를 해달라고 했을 정도면 그만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니 이만석도 설렁설렁 해줄 마음 없이 제대로 안나를 상대해줄 참이었다.
“진심으로 해.”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안 해.”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몸을 바로 했다.
혹시 모를 소음으로 인해 하란이나 지나, 그리고 차이링이 잠에서 깨지 않게 소음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차단을 한 후 안나에게 입을 열었다.
“먼저 올래. 내가 갈까.”
가볍게 점프를 해서 몸을 푸는 듯 하던 안나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파악!
어느새 옆에 나타난 그녀의 다리가 정확히 이만석의 머리를 노리고 뻗어있었다.
허나 아쉽게도 이만석이 팔을 들어 그녀의 발차기를 막아 낸 뒤였다.
그 순간 순식간에 뒤로 물러나는 듯 하던 그녀가 재차 앞으로 날아들어 이만석의 명치를 노리고 주먹을 날렸다.
동작은 빨랐고 눈 깜짝 할 사이에 파고들어 왔다.
팍!
허나 이번에도 이만석의 손바닥에 의해 그녀의 공격은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동작은 거기서 끝아 아니었는지 외손이 이만석의 옆구리를 노리고 다시 파고들어왔다.
순식간에 이어진 공격이었고 간발의 차로 옆으로 몸을 틀어서 피하듯 흘려버린 이만석이 안나의 얼굴을 노리고 똑같이 주먹을 날러버렸다.
퍼어억!
가죽 터지는 듯 한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날아든 손이 안나의 손바닥에 막혔다.
그러나 뒤로 밀리듯 바닥을 쓸며 밀려난 안나의 손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이어 제차 바닥을 박찬 안나가 그대로 이만석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거침없이 발길질을 했다.
퍼억! 파아악! 촤아악!
급소를 노리고 날아드는 발길질에 이어 목울대를 노리고 꽂아 들어오는 주먹, 그리고 정확히 남자의 낭심을 노리고 파고 들어오는 공격은 가히 이만석을 죽여버리겠다는 듯 한 거침 없이 사납게 날아들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가히 쫓을 수도 없는 빠른 속도로 공격해 들어갔고 이만석은 그런 안나의 주먹과 발길질이 다 보이는 것인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막아내고 있었다.
안면 정면으로 날아오는 무릎을 손으로 가려 막아낸 순간 뒤로 돌아간 안나가 순식간에 이만석의 허리를 다리로 감으며 팔로 목을 휘어 감았다.
꽈아악!
목을 졸라 죽여버리겠다는 듯 강한 힘으로 목을 조르며 기도를 눌러버렸다.
어느새 그녀의 팔에 근육과 힘줄이 돋아 있을 정도로 강한 힘으로 압박해 들어갔다.
그때 목을 조르는 안나의 팔을 잡은 이만석의 팔뚝이 강하게 부풀어 오르더니 그대로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며 그대로 안나를 바닥에 패대기 쳐버렸다.
콰당!
커다란 울림과 함께 안나의 가녀린 몸이 그대로 바닥에 큰 소리를 내며 부딪쳐버렸다.
어찌나 강한 힘으로 그녀의 팔을 잡고 바닥에 꽂아 버렸는지 흑 먼지가 시야를 가릴 정도로 뿌옇게 피어올랐다.
그러나 피어올랐던 흑 먼지가 가라앉은 순간 안나의 모습은 거기에 없었다.
바닥엔 그녀가 꽂혔다는 흔적으로 구덩이가 파여 있을 뿐이었다.
순간 이만석이 고개를 숙였고 그 위로 그림자 같은 것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괜찮은가 보군.”
고개를 돌려 바라본 곳엔 안나가 차가운 시선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괜찮을 리가 없겠지.”
허나 그녀가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아 내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자신의 말을 수정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뼈란 뼈는 전부 아작 나 그대로 즉사를 해버릴 정도로 강한 힘으로 바닥에 내리 꽂았다.
바닥에 홈이 파여 있는 것만 보아도 얼마나 강한 힘으로 내리 꽂았는지 알만한 일이다.
예전의 안나였다면 당연히 목숨이 위태로운 부상을 당해도 이상 할 게 없었겠지만 이만석이 준 팔찌와 타고난 능력으로 인해 몸 전체가 예전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가 강화되어 있는 상황이라 웬만한 공격에는 끄떡도 하지 않을 정도로 초인이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강화된 뼈는 멀쩡한 모양인데 충격으로 인해 장기들이 좀 손상을 받았는지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내가 너보다 약했다면 죽었겠군.”
안나의 공격은 전혀 봐주는 것이라고 없었다.
공격 하나하나에 강한 힘이 실려 있었고 급소를 노리는데 전혀 거리낄 것 없었다.
낭심마저 망설이지 않고 발로 까버리는 정도니 말 그대로 이건 대련 정도가 아니라 목숨을 건 전투였다.
“그럼 이번엔 내가 가도록하지.”
비릿한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순식간에 안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바닥에 박차 오른 그의 다리가 안나가 그랬던 것처럼 정확히 얼굴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피하기엔 늦었다 싶었는지 손을 들어 이만석의 발차기를 막아낸 순간 바닥을 끌며 뒤로 순식간에 밀려났다.
이어서 멈추지 않고 파고 들어온 이만석의 공격을 안나는 막아내는데 급급해했다.
‘괴물...’
자신이 생가해도 미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는데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진 동체시력으로도 겨우 동작을 쫒아가는 데만 급급해져 안나는 절로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어 다시 안면을 노리고 날아드는 주먹을 막아내려 손을 들어 올렸지만 뺨에서 묵직한 고통에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며 그대로 굴러 바닥에 나뒹굴었다.
파앗!
허나 이만석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재차 안나에게 달려들어 거침없이 그녀의 명치를 노리고 주먹을 내리 꽂았다.
뇌가 흔들리며 뺨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순식간에 날아드는 주먹에 팔을 교차하며 급하게 막아냈다.
파아악!
순간 근육이 뒤틀리며 가죽 터지는 듯 한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우드득!
뼈가 부러진 것인지, 아니면 금이 간 것인지 모를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큭!”
순간 안나의 입에서 비릿한 소리와 함께 무표정 하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이만석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재차 주먹을 다시 명치로 내리 꽂았다.
파아악!
이차로 부딪치는 순간 다시금 근육이 뒤틀리며 가죽 터지는 듯 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드득!
다시금 뼈에 금이 가는 듯한 소리가 이어서 작게 들려왔다.
순간 안나의 무릎이 치켜 올라가며 이만석의 낭심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 순간 옆으로 이만석이 비켜나자 순간 재빠르게 몸을 일으킨 안나가 뒤로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나 이만석과 거리를 벌렸다.
“부러졌나.”
오른 손의 손목을 잡고 있는 모습으로 보아 안나의 한 쪽 팔이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덤벼.”
“계속 하려고?”
“......”
대답이 없는 그녀의 모습에 이만석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고 재차 달려들었다.
그리곤 인정사정없이 무차별 적으로 안나에게 공격을 퍼부어 되었다.
퍼억! 파아악! 퍽!
겨타 음과 동시에 가죽 터지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오며 안나의 몸 이곳저곳을 가격했다.
양쪽 팔이 정상 일 때도 이만석의 공격을 막아내고 반격을 하는 것도 힘겨워 했던 안나가 한 쪽 팔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피하고 막아내기란 더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중간 중간에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고 몸 여기저기를 난타 당한 그녀의 안색이 일그러지며 입에서 더 많은 양의 핏물이 흘러나왔다.
정확히 하복부를 노리고 주먹을 꽂아 올리는 그 순간 안나가 이만석의 얼굴에 입에 머금고 있던 피를 뱉어버렸다.
“퇫!”
바로 정면에서 날아온 핏물에 이만석이 주춤하며 고개를 옆으로 틀었으나 그 틈을 이용해 안나가 망설이지 않고 강하게 이만석의 목울대 옆 부분을 노리고 왼손으로 비켜 쳐올렸다.
퍼억!
피하지 못 한 것일까.
아니면 일부러 맞아준 것일까.
안나의 주먹이 이만석의 목을 정확하게 강타하며 강한 격타음이 울려 퍼졌다.
허나 다음 순간 안나는 속으로 적잖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강한 힙으로 목을 쳐버렸으니 상당히 숨쉬기조차 괴로울 텐데 이만석은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는 것 없이 정면으로 안나의 얼굴을 내려다 바라보며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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