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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13화 (613/812)

〈 613화 〉 613화 여름

* * *

“언니 혹시 뭐 숨기는 거 있지?”

“숨기는 거?”

“갑자기 이런 말 하는 거 이상하잖아.”

“숨기는 거라니 내가 너에게 뭘 숨기겠어?”

“그럼 정말로 내가 걱정 돼서 그러는 거야?”

“당연하지.”

속으로 뜨끔한 리나였지만 그런 거 아니라며 부인을 했다. 사실 세린이 걱정이 돼서 하는 소리가 맞으니까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리나는 정밀로 세린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었다. 제이니는 그렇다고 처도 세린은 생각 이상으로 순진한 부분이 있어 마음에 상처를 크게 받을 까봐 걱정이 돼서 그런 것이다.

만약 제이니와 이만석과 둘이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면 상당히 충격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리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심 끝에 이렇게 찾아와 세린에게 다시 생각을 해보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중에가서 알게 된다면 상처를 얼마나 받을지 알 수가 없었다.

사실 이것도 다 세린이 이만석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기에 하는 말이었다. 어떻게 보면 모순된 것일 수도 있지만 마음이 클수록 상처도 클 것이니 그래서 우려가 되는 일이었다.

그러니 지금에라도 정리하는게 세린에게는 더 좋은 일이다.

“정말로 내각 걱정이 되는 것이라서 그런 거라면 괜찮아.”

진지하게 말하니 조심스레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미 그 사람에게는 지나 언니가 있어. 나중에 네가 상처를 받을 걸 생각하니까 그게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이야.”

한 번더 생각을 다시 해볼 수 없겠냐고 물어보는 리나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나도 그 정도는 알아. 두 사람이 특별하다는 거. 하지만 그래도 나 좋아하겠다고 했고 언니도 알겠다고 한 거잖아.”

그때 리나는 분명히 세린이 그렇게 좋다고 계속해서 말 하튼 통에 네 결정이니까 알아서 하라고 하긴 했었다. 그 후로 도와주기도 하였으니 밀어 준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다.

이만석이 사는 곳이 어디인지도 알아봐준 것이 바로 자신이었다.

“그리고 언니가 걱정하는 게 그것뿐만이 아니라는 것도 나도 잘 알아.”

“내가 걱정하는 게 이것뿐만이 아니라니?”

“제이니 언니 때문이잖아.”

“알고 있었어?”

순간 저도 모르게 반문을 했던 리나가 아차 하는 표정으로 입을 가렸다.

“그러지 않아도 돼. 나도 어제 들어서 알고 있어.”

세린도 제이니가 부모님을 만나러 간 것이 아니라 이만석을 만나러 간 것을 알고 있었다. 그에 대해서 의심을 품었고 그래서 이만석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정말로 만나러 갔던 것이다.

리나는 세린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에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애가 세린이 한 테도 말했나보네.’

이만석을 만난 건 자신에게만 말한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세린에게도 말을 한 것 같았다. 세린이라면 제이니가 부모님을 만나러 간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의심을 하는 정도인줄 알았는데 들었다고 하는 걸 보니 제이니가 알려 준 것이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리나가 더욱더 놀란 점은 세린의 이런 태도였다.

들어서 알고 있었다면 상당히 충격을 받았을 것이 분명한데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거야?”

“민준오빠 많이 좋아하니까.”

“그건 좋아한다고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잖아.”

리나는 세린의 대답에 답답함을 느꼈다.

이만석은 제이니를 그냥 만난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었다고 했다.

자신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는데 이만석을 좋아하는 세린이었으면 오죽하겠는가.

“세린이 넌 충격 안 받았어?”

“놀라긴 했지만 충격은 받지 않았어.”

“진짜?”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물어오는 리나의 물음에 세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지금 네 모습을 보면 그렇게 충격을 받은 것 같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해. 솔직히 놀랐어. 하지만 이렇게 넘길 문제가 아니잖아. 이미 두 사람이 관계를 가졌는데 세린이 넌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단 말이야?”

“관계를 가졌다고?”

“제이니 언니가 아니야. 민준 오빠에게 전화 걸어서 제이니 언니와 만난 것인지 확인을 했을 뿐이야. 그런데 언니 조금 전에 한 말 사실이야?”

“조, 조금 전에 한 말?”

“민준오빠가 정말로 제이니 언니랑 잤어?”

“그건...”

눈을 크게 뜨며 물어오는 세린의 물음에 리나는 넘겨 집은 자신의 생각으로 속으로 탓하며 후회했다. 얘기를 들었다기에 제이니가 자신보다 먼저 세린에게 찾아가서 얘기를 한 줄 알았다. 이만석에 대해서 세린에게 찾아와 대화를 나누었다고 했으니 자신보다 먼저 찾아가서 얘기를 한 줄 알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고 이만석에게서 만났다는 얘기를 전화를 걸어 물어봐 알게 되었다고 했다.

말 그대로 잘 못 넘겨짚은 것이다.

‘좀 더 신종하게 말 했어야 했는데.’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이미 말을 해버렸으니 여기서 아니라고 해도 넘어가지 않을 것이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리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래. 두 사람 잤데.”

“......”

“놀란 표정을 보니 역시 충격 받았나보네?”

이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지 않은 것에 놀랐던 리나 였지만 역시나 이제 알게 된 세린은 확실히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나도 많이 생각했어. 하지만 두 사람이 그렇게 관계까지 맺었는데 여기서 네가 더 그 사람에게 매달리면 상처만 받을 것 같아서 한 번 얘기를 하러 온 거야. 내가 잘 못 생각해서 들었다기에 제이니가 나에게처럼 너에게도 얘기를 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 여서 이렇게 들켰지만 세린아. 그 사람 정리하는 게 나아.”

리나는 정말로 세린이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이었다.

세린은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대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리나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보고 있고 그래서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기다려 주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드디어 세린의 입을 열었다.

“나 그 사람 포기 안 해.”

“뭐?!”

저도 모르게 놀란 음성이 리나에게서 터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아까 전에는 이에 대해서 몰라서 그랬겠지만 지금은 알게 되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포기 하지 않는다는 저 말이 리나로써는 반대로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그리고 이미 어쩌면 그런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고 예상도 했어.”

“예상을 했다고?”

“네가 민준오빠에게 전화해서 물어 보았을 때 그랬거든. 혹시 무슨 일 있었던 거 아니냐고. 그래서 알고 싶으면 알려준다고 하기에 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어. 왠지 지금 언니가 했던 그 말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리나는 세린의 발언에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애 라면 상당히 충격을 받고 상처를 크게 받을 줄 알았는데 충격을 받은 것은 맞았지만 지금 하는 말은 반대로 자신에게 되돌려 주는 것 같았다.

“너 그런데도 그 사람 만나겠다는 얘기야?”

“응.”

“......”

리나는 세린의 이런 발언에 대해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언니... 미안한데 나중에 얘기하지 않을래?”

“......”

“사실 예상은 했지만 좀 충격이긴 하거든. 그래서 좀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그래.”

위외로 침착하게 말하는 세린의 말에 리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았어.”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을 나선 리나가 문을 닫고는 잠시 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제이니도 그렇고 지금 세린의 반응도 그렇고 리나에게는 너무나 파격적이었다.

리나가 나가고 혼자 남게 된 세린은 그렇게 한 동안 아무말없이 앉아있었다. 자신에게 이만석을 포기하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제이니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걸 세린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제이니 얘기를 꺼냈고 역시나 리나는 그대로의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이어서 나온 그 발언에 대해서 세린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만석이 제이니와 만난 것뿐만이 아니라 관계까지 맺었다는 것은 세린으로써도 충격적인 말이었다.

물론 예상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냐고 물어보았고 알고 싶다면 말해주겠다고도 했었다.

세린은 그런 이만석을 향해 얘기 안 해줘도 된다고 말을 했다. 왠지 리나가 했던 그 말을 이만석이 숨김없이 해주었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그런 발언을 했을 때 이미 세린은 예견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고 말이다.

그게 관계를 맺은 것이라는 일에 대해서 예상을 못 할 바도 아니었다.

‘정말로 했구나.’

제이니의 우는 얼굴을 보고 좀 불안감을 느끼긴 했는데 관계를 맺었단다.

‘언니가 유혹했던 걸까?’

그럴지도 모르지만 대놓고 확신을 가져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미 이만석이 지나 말고도 세 명의 여자와 더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 세린은 그가 개방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많은 여자들을 거느리고 있을 사람이 아니었고 자신과도 관계를 맺지 않았을 것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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