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0화 〉 610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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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쭉 펴고 앉으니 순식간에 물이 가슴부근까지 잠기며 시원한 물세례가 몸 전신을 안마하듯 부딪쳐왔다.
“너희들도 어서 들어와.”
손짓을 하며 말하자 하란이 다시 손으로 차이링이 한 것처럼 가슴 부근에 끼얹어 물을 적셔 주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왼 발부터 발을 담그는데 여전히 차가웠지만 아까처럼 다시 빼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니 익숙해 졌고 이어서 오른쪽 발을 담구는 그때 차이링이 손으로 하란이를 향해 물을 끼얹었다.
“앗 차거!”
“후후훗... 시원하지?”
“갑자기 물 끼얹으면 어떻게 해요.”
다시 뒤로 한 발 물러선 하란이 울상을 지었다.
계곡물이어서 그런지 얼음장처럼 정말로 차가웠다.
“왜? 시원하고 좋은데.”
그때 지나가 한 번에 발을 담그고 물속으로 들어가 차이링이 있는 곳으로 향해 무릎을 구부리며 앉아 버렸다.
“차가워...”
물이 흘러내리면서 몸에 부딪쳐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한 번에 들어가 버리는 지나를 보면서 하란이 대단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나씨 안 차가워요?”
“오히려 조금씩 들어가면 더 차가워요. 이렇게 한 번에 느끼고 끝내는 게 좋아요.”
“그거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
차이링에 이어 지나까지 들어가고 나자 오기가 생긴 하란이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물속으로 들어섰다.
살짝 움찔한 그녀였지만 지나와 차이링이 있는 곳으로 걸어 들어가자 무릎부근 까지 물에 잠겨들었다.
“이리와~”
팔을 뻗은 차이링이 그대로 하란이를 자신 쪽으로 당겼다.
“꺄악~!”
순식간에 차이링에게 안기어 물속으로 들어선 하란이 놀란 음성을 터트렸다.
“어쩜 놀라는 모습도 이리 귀여울까?”
자신 쪽으로 끌어 당겨 부비 부비 하는 행동에 하란이 떨쳐내려 했지만 놔주지 않았다.
“어, 언니 손 좀 놔줘요.”
“놓기 싫은데?”
더욱더 강하게 끌어안는 행동에 하란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 물러나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지나가 옆으로 할 걸음 물러나 거리를 두었다.
전에 물 컵을 가지고 방에 들어왔을 때 뒤에서 끌어안아 젖가슴을 희롱(?) 당한 적이 있어 저 모습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던 것이다.
“거기는 안 돼요!”
“이렇게 주물러 줘야 가슴이 커지는 법이야. 나처럼 되고 싶지 않아?”
어느새 부비 부비 하던 손을 땐 차이링이 하란이의 봉긋한 젖가슴을 잡아 거침없이 주물러대고 있었다.
비키니를 입고 있어 주물러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눈에 들어왔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하란이를 바라보던 지나가 고개를 돌려 안나를 바라보았다.
“안나씨도 거기 서있지 말고 들어와요.”
나무 그늘에 앉아 있는 안나가 괜찮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같이 들어오면 좋을 텐데.”
“어디다 손을 대는 거예요!”
그때 하란이 에게서 당혹스러워 하는 목청이 다시 터져 나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차이링의 손이 하라닝의 음밀한 부분으로 향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왜? 보는 사람도 없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리고 보는 사람이 왜 없어요.”
“괜찮아, 괜찮아. 지나도 하란이 너처럼 가슴 커지라고 주물러 준적도 있고 다 벗고 함께 즐겨놓고선 뭘 이걸로 부끄러워 해.”
한 발 더 나아가 하란이의 팬티 수영복 부근으로 손이 내려가 있는 차이링과 그 행동에 막으려 실랑이를 벌이는 하란이를 보면서 지나는 좀 더 거리를 벌렸다.
‘저 언니 역시 위험해.’
살가운 차이링을 이제 좋게 생각하는 지나였지만 그래도 저런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절대 방심을 풀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보기가 좋군 그래.”
“자기 왔어?”
반바지 차림으로 이쪽으로 걸어오는 이만석을 향해 차이링이 기분 좋게 맞아주었다.
“보기 안 좋아~!”
이만석의 대답에 하란이 울상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자기도 얼른 들어와.”
“언니는 이거 좀 놓고 말해요!”
“왜? 동생 귀여워 해주는 건데.”
“전 하나도 안 귀여워 해줘도 돼요!”
실랑이를 벌이는 두 사람을 보면서 이만석이 신고 있는 슬리퍼를 벗어 버리곤 그대로 물속으로 들어섰다.
위통을 깐 상태에 반바지 차림이어서 바로 들어가도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민준씨 안 차가워요?”
“시원하고 좋네요.”
몸에 물 뿌리는 것 없이 바로 들어서는 모습에 지나가 놀란 표정으로 물어보았다.
“자기 어디가?”
이쪽으로 다가올 줄 알았던 이만석이 반대로 물줄기를 따라 아래쪽으로 향하니 차이링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음을 던졌다. 실랑이를 벌이던 하란이도 절로 시선이 향했고 지나는 당연히 계속해서 이만석을 처다 보고 있었다.
울 퉁 한 바위들 사이를 헤치고 나가는 이만석의 모습에 지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거긴 낭떠러지에요.”
그런 지나의 말에도 이만석은 별 말 없이 계속해서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쏴아아아아!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밑으로 쏟아져 내리는 작은 폭포 사이로 넓은 물 웅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대충 눈짐작으로는 깊이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만석은 마나를 풀어 물속에 잠겨있는 땅을 가늠해보았다.
폭포가 직접적으로 떨어지는 중심 부근은 생각 이상으로 깊었다.
물이 맑아서 그 옆에 비춰지는 곳을 보면 그렇게 깊어 보이지 않았는데 일정한 깊이는 아니라도 대충 보면 한 5m에서 4m정도는 되는 듯 했다.
25평정도 되는 연못 크기의 웅덩이어서 가볍게 수영하고 즐기기엔 상관없을 듯 했다.
양 옆으로 숲이 우거진 쪽으로 가면 깊이가 줄어들어 땅으로 나갈 수 있고, 정면의 얕은 경사로 쪽으로 가면 물줄기들이 바위들 사이로 흘러내려 다시 계곡이 형성되어 있는 곳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높이가 3층 정도 였으니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고 적당히 뛰어들기 괜찮은 정도였다.
가늠을 끝낸 이만석이 가볍게 스트레칭으로 팔을 풀더니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한 순간에 바로 다이빙을 해버린다.
“민준씨!”
“오빠!”
그에 놀란 지나와 하란이 이만석을 향해 소리쳤다.
서둘러 물 밖으로 나가는 지나와 어느새 하란이 또한 지나를 따라 밖으로 향했다.
차이링만이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하란이를 놔준 채 폭포 쪽을 처다 보았다.
순식간에 뛰어드는 모습에 놀랐던 지나가 말 밖으로 나와 달려가 확인을 하고는 안 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그렇게 뛰어들면 어떡해요?”
내려다보는 곳엔 이만석이 물 밖으로 머리만 내민 채 손으로 얼굴에서 머리로 쓸어 넘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빠...!”
놀란 하란이 서둘러 달려와 내려다보고는 지나처럼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괜찮으니까 하란이도 그렇고, 지나씨도 들어오십시오.”
“거기로 뛰어 들어오라는 소린가요?”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지나는 말이 없었다.
“여길 어떻게 뛰어 내려.”
“수영 못해?”
“어릴 때 배워서 못하지는 않는데...”
배웠다면 충분하다.
“그럼 들어와. 그리 높지도 않잖아.”
“하지만...”
높지는 않다고 해도 한 번도 다이빙을 해본 적이 없는 하란이어서 많이 우려스러워했다.
“물 깊이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뛰어 든 거 아니야?”
그러는 사이 어느새 지나와 하란이의 뒤로 모습을 드러낸 차이링이 이만석을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깊은지 대충 알 수 있어.”
“일정한 깊이도 아니고 돌들이 울퉁불퉁해서 잘 못하다 다칠 수도 있는데 자기 위험한 행동 한 거야.”
물이 조금 깊다고 해도 일정한 깊이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었다.
바위와 돌멩이들로 인해 잘 못하다 다치기 십상인 것이다.
강이나 계곡의 이런 웅덩이는 한 순간이 수위가 깊어지고 얇아 질 수고 있어 특히 조심해야 했다.
그래서 강이나 계곡같은데에서 물놀이를 즐길때는 이런걸 조심해야한다.
“그래도 좋아 보이네.”
그렇게 말한 차이링이 목을 풀더니 망설임 없이 손을 모아 뻗은 상태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풍덩!
깔끔하게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에 하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언니!”
갑자기 저렇게 뛰어들다니.
“푸하~!”
물속에 잠겼다가 고개를 들어 올리며 나온 차이링이 물을 뿜어내더니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위를 올려다보았다.
“이정도면 괜찮네. 너희들도 안심하고 들어와.”
그렇게 말한 차이링이 부드럽게 수영을 해서 이만석에게로 향하더니 뒤로 이동해 목을 살며시 휘어 감았다.
“나 잘했지?”
“수영 잘하네?”
“몸매 관리를 위해 취미생활로 수영을 즐겼었거든.”
확실히 손짓하며 발짓까지 수영을 배운것 같았다.
이만석의 목을 끌어안은 채 둘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본 하란이가 크게 심호흡을 하더니 그대로 차이링처럼 손을 앞으로 뻗은 채 자연스럽게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조금 전의 긴장은 온데간데없는 모습이어서 지나는 다시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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