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8화 〉 608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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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한 것처럼 좋네요.”
별장의 창가에는 화분들로 장식되어 있었고 기억자로 꺾여 있는 싱크대 또한 친환경적인 장식들로 인해 초록색의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산뜻함을 표현해 냈다.
전체 적으로 안 좋은 것 하나 없이 충분히 이곳만의 별장을 그대로 내보이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 주번을 둘러보던 지나가 테라스로 보이는 곳으로 걸음을 옮겨 향했다.
조심히 옆으로 문을 열고 테라스 밖으로 나가자 원형 테이블 중앙에 놓여 있는 꽃병과 한 켠에 자리해 있는 흔들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멀리 펼쳐져 있는 산맥들이 절로 눈의 피로를 풀게 해줄 시원하게 뻗어 주변을 병풍처럼 감싸듯 이어져 있었고 푸른 하늘이 화창해서 더운 것만 제외하면 날씨도 참으로 좋았다
충분히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보면서 지나는 한 동안 난간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 자연 친화적인 아늑한 분위기도 있고 좋네요.”
이만석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서야 지나가 난간에서 몸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회장님이 좋아했던 곳이라고 하더군요.”
“충분히 그랬을 것 같아요.”
이해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지나가 다시 안으로 들어섰다.
자연친화적인 인테러이도 그렇고 병풍처럼 펼쳐진 산맥들, 확실히 편안한 마음으로 휴가를 즐기며 놀다가기 좋은 곳이었다.
지나의 마음에도 쏙 드는 별장이었다.
“언니는 아직 도착 안 했어요?”
“아직 입니다.”
“생각 했던 것 보다 더 늦네요?”
지금쯤이면 도착 했을 것으로 생각했던 지나 여서 의아한 표정으로 물음을 던졌다.
“전화 해봐야 하지 않나요?”
지나가 그렇게 말했을 때 차량 한 대가 공터로 들어오는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왔나보네요.”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현관문으로 향했다.
지나도 어느새 이만석과 함께 나란히 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천천히 속도를 줄여 주차장에 차량을 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걸음을 옮겨 그쪽으로 향한 이만석과 지나가 시동을 끄고 문을 열고 내려서는 그녀들을 볼 수가 있었다.
“생각보다 늦게 왔네?”
내려서는 차이링을 향해 지나가 물음을 던지자 차이링이 웃음을 지었다.
“보다시피 내가 운전을 하고 온 게 아니잖아.”
“가만... 그러고 보니 언니 조수석에서 내렸네?”
그제야 이상한 점을 눈치 챈 지나가 고개를 돌려 운전석을 바라보았다.
“하란씨가 운전을 한 건가요?”
거기엔 하란이가 내려서고 있었다.
“네...”
수줍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모습에 지나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란이 운전 면허증을 따고 고속도로를 한 번도 타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운전을 해서 오다니 지나가 본 하란의 성격을 생각하면 놀랍기도하고 의외였다.
“내가 운전 해볼래라고 물어보니 하겠다고 하더라고. 처음으로 고속도로 달린다고 하던데 도로 잘 타더라.”
그러자 차이링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주었다.
“확실히 일반 도로랑 달리 고속도로라서 신경이 좀 많이 쓰이긴 했어요. 산길을 달려오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생각보다 좀 늦었던 것 같아요.”
“이정도면 처음치고 잘 달린 거야. 안 그래 자기?”
“그렇지.”
물어오는 차이링의 말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했다.
“운전하느라 수고했어.”
“수고는 뭘.”
이만석의 칭찬에 하란이 더욱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뒷좌석을 문을 열고 내리는 안나를 끝으로 차 트렁크를 열고 짐들을 하나 둘 내리기 시작했다.
급하게 신선도를 유지해야 할 것들부터 시작해 하나 둘 트렁크에서 꺼내든 짐들을 안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안나와 이만석, 이렇게 두 사람이 옮길 때 말고 다섯이서 함께 옮기니 생각보다 빨리 모든 짐을 안으로 다 옮길 수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넓고 좋네?”
짐을 다 옮기고 난 후에야 하란이 별장 주변을 둘러보며 감상평을 내뱉었다.
“나쁘지 않죠?”
지나도 이미 하란이가 느끼는 생각을 처음 감상평을 내릴 때 느꼈던 터라 공감하는 말을 했다.
짐을 다 옮기고 난 후 이만석은 문을 닫고 곧장 에어컨을 켰다.
여름이라 30도가 훌쩍 넘는 찜통더위를 식혀줄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생각이 없이 마음 편하게 쉬고 가기 좋다니까.”
어느새 음료수 캔 하나를 따서 의자에 몸을 앉힌 차이링이 두 어 모금 목을 축이며 마셨다.
“언니가 들고 있는 음료수 우리가 사지 않았던 거잖아.”
차이링이 마시고 있는 캔 음료를 보고 지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냉장고 안에 구비되어 있어.”
“더운데 나도 하나 마셔야겠어.”
걸음을 옮겨 주방 쪽으로 향한 지나가 문을 열자 안에 깔끔하게 일렬로 새워져 있는 캔 맥주와 여러 종류의 음료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정도면 사오지 않아도 됐겠네.”
술은 있다고 해서 사오지 않았는데 음료수도 구비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이 정도면 필요한 것들만 사가지고 와도 될 것 같았다.
그 중에 캔 커피 하나를 꺼내든 지나가 어느새 다가온 하란이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음료수 마실래요?”
“그럴게요.”
고개를 끄덕이는 하란이를 위해서 캔 음료를 하나 더 꺼내어 건네주었다.
음료를 들고 거실로 돌아온 그녀들이 그렇게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하는 동안 이만석은 어느새 테라스 밖으로 나와 담배 한 대를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다.
“후우”
연기를 길게 뿜어낸 이만석은 멀리 펼쳐진 산등성이들을 보면서 전과 다르게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는 모습들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때는 한 겨울이어고 눈이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산등성이들이 온통 하얀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반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다시 초록빛으로 돌아가 주변을 싱그러움으로 수놓고 있었다.
“오랜만에 다시 여기에 오는 것도 나쁘지 않군.”
넓게 들려오는 매미 우는 소리와 새들이 지적 이는 소리가 참으로 듣기가 좋았다.
간만에 이곳에 오니 차이랑과 왔던 기억도 나고 기분도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담배 한 개비를 다 피울 동안 테라스에서 조용히 풍경을 바라본 이만석이 다 피고 남은 필터부분의 꽁초를 재떨이가 없어 태워서 재로 만들어 버리곤 그대로 몸을 돌려 다시 안으로 들어섰다.
“우리 계곡가자.”
“벌써?”
“점심 때 데려면 아직 멀었고 시간 때를 보면 계곡물에 몸 담그고 오기 딱 좋잖아?”
이제 7시에 출발해서 이제 9시를 조금 넘어가는 시간 때라 점심때가 대려면 한 참 멀었다고 할 수 있었다.
“자기 생각은 어때?”
차이링이 은근한 시선으로 이만석에게 물어보았다.
“죽치고 앉아 있는 것 보다는 낫겠지.”
“그이는 찬성이라는데 어때 세 사람?”
“저도 찬성해요.”
먼저 하란이 그렇게 하자는 의사를 보여 왔다.
안나도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 했고 남은 건, 지나 뿐이었다.
“그럼 가는 걸로 해.”
사실 지나도 운전을 하고 온 것이 아니라서 크게 피곤 한 거도 없어 계곡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휴식을 취하러 온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놀러온 것도 있기 때문에 당연히 계곡에 가도 상관 없는 일이었다.
“옆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계곡이 바로 나오니까. 방에서 옷 갈아입고 나오면 돼.”
“여기 사람 없어요?”
“이곳 위치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그녀들이 오을 갈아 입으로 간 사이 이만석도 개인적으로 짧은 반바지로 갈이 입어다.
수영복을 입기 보다는 반지를 입는 것이 그에겐 훨씬 나았기 때문이었다.
입고 있는 티를 벗고 바지만 갈아입으면 되는 것이기에 금세 갈아입었다.
그녀들이 수영복으로 옷을 갈아입는 사이 이만석은 냉장고로 향해 캔 맥주 하나를 꺼내서 딴 후에 두어 모금 마셨다.
냉장고 안엔 이만석이 담배를 피우는 사이 채소와 고기들이 가지런히 넣어 놓았는지 채소 실을 포함해 채워져 있었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시원한 맥주 맛에 절로 기분이 나는 이만석이었다.
“잘 잤어?”
화장실 문을 열고나서는 세린을 보고 제이니가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 왔다.
“응, 언니는?”
“나도 물론 잘 잤지.”
그렇게 대답한 제이니가 싱글벙글 웃고 있는 모습에 세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언니 무슨 좋은 일 있어?”
“왜? 좋은 일 있어 보여?”
“응.”
“벌써부터 이렇게 티가 나면 안 되는데...”
“뭐가?”
“아무것도 아니야.”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오는 세린에게 그렇게 대답한 후 제이니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역시 사람은 길게 살고 볼일 인가봐.”
알 수 없는 대답을 남기고는 몸을 돌려 방으로 향하는 제이니를 보면서 세린은 기분이 좋은 이유가 혹시 이만석 때문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 일 말고는 특별한 일이 없었으니까.’
어제 외출 하고 돌아온 일 말고는 제이니에게 다른 일은 특별히 없었다.
그렇게 보면 아무래도 이만석을 만나고 온 것이 맞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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