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07화 (607/812)

〈 607화 〉 607화 여름

* * *

미남미녀들이 함께 서있으니 절로 눈길을 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에 가야겠어.”

콘서트 장 보다는 아니지만 이미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어 처다 보는 모습에 이만석이 가자고 말했다.

그녀들도 그에 공감을 하는지 다시 몸을 돌려 차로 향했다.

이만석이 먼저 차에 오르자 지나가 하란이를 바라보았다.

“이번엔 제가 조수석에 탈 차례네요?”

돌아가면서 앉기로 했으니 차례에 맞는 지나가 웃음을 지었다.

“별장까지 오빠하고 좋은 시간 보내요.”

“그럴게요.”

“아~ 부러워라.”

“언니는 내일 돌아 올 때 탈 거잖아.”

“그건 내일이지 오늘이 아니야.”

“어쩔 수 있나? 언니가 3번을 뽑았는걸.”

놀리듯이 말한 지나가 그러고는 자신의 차량의 조수석으로 향했다.

“그럼 우리도 탈까?”

“그래요.”

“참, 네가 운전해 볼래?”

“제가요?”

“응.”

“아직 익숙하지 않은데.”

“내가 잘 알려줄게.”

“고속도로이기도 하고 오빠 놓치면 어떻게 해요.”

“나도 거기 어디인줄 가봐서 잘 알아 걱정하지 마.”

차이링이 하란이의 등을 떠밀더니 운전석 쪽으로 데려갔다.

“자, 올라타!”

손수 문까지 열어주는 행동에 하란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 운전 별로 안 해 봤어요.”

운전을 많이 해보았다면 모르겠지만 하란이는 그렇지가 않았다.

“이럴 때 해보지 언제 해보겠어? 나중에 차 뽑을 때 잘 달려야지. 네 차에 그이 태우고 싶지 않아?”

이만석의 얘기가 나오자 하란이 잠시 고민 하는 듯 했다.

이때다 싶었는지 차이링이 쐐기를 박았다.

“그이도 네가 별장까지 운전해서 온 걸 알면 상당히 놀랄걸?”

차이링의 말이 통했을까.

하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감이 찬 표정을 지었다.

“알았어요.”

“잘 생각했어.”

“커피 줘.”

하란이 건네주는 커피를 받아 든 차이링이 반대쪽 조수석으로 향했다.

그러는 사이 먼저 올라타고 이어서 차이링이 문을 열고 올라탔다.

“이거 마셔요.”

창밖을 쳐다보고 있는 안나에게 차이링이 아메리카노를 건네주었다.

“안 사도 되는데.”

커피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이 없었던 안나다.

“내가 산 게 아니라 그이가 산거예요.”

눈을 깜박이며 처다 보는 시선에 차이링이 웃음을 지었다.

“안나씨 것만 안 살 수 없다고 같이 주문 한 거니까 그이에게 고맙다고 하면 돼요.”

그러고는 몸을 바로 한 차이링이 안전벨트를 착용 했다.

“참 혹시 모르니까 안나씨도 안전벨트 착용하는 게 좋을 거예요.”

“언니!”

“농담이야 농담.”

그렇게 말한 후 차이링이 하란이가 들고 있는 커피를 받아 컵홀더에 세워두었다.

하란이가 출발 준비를 하는 사이 어느새 이만석은 천천히 차량을 빼고 있었다.

차이링이라면 알아서 잘 쫓아 올 것으로 생각하고 그런 것이다.

“잘 부탁해요.”

안전벨트를 착용한 지나가 이만석을 향해 그렇게 인사를 건넸다.

“제차 어때요?”

“나쁘지 않습니다. 딱딱 하거나 물리는 것도 없고 시트가 허리도 제대로 잡아줘 오래타도 괜찮아 보이더군요.”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는 차죠.”

이만석의 칭찬이 기분이 좋은지 지나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게 주차장을 빠져나와 핸들을 돌리며 엑셀을 밟아 천천히 휴게소를 빠져나갔다.

이만석 칭찬에 지나는 이 차를 산게 정말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값어치를 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순식간에 시속 100을 넘기며 시원하게 밟아 나가는 이만석의 운전하는 모습을 지나가 아무말없이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뚫어 저라 쳐다보는 겁니까.”

“신기해서요.”

“신기?”

“민준씨가 내 차를 운전하는 모습이 신기해서요.”

“신기할 것도 많군요.”

“저 원래 많아요. 몰랐어요?”

“몰랐습니다.”

“서운하네..”

말과는 다르게 여전히 지나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이만석을 자신의 차량에 태운 것도 오랜만이지만 그가 직접 운전하는 것은 처음인지라 신선한 기분을 느꼈다.

“하란씨하고 무슨 얘기 했어요?”

“별 얘기는 안했습니다. 늘 하던 얘기들을 한 거죠.”

“사랑얘기요?”

“잘 아는군요.”

빼지 않고 능청스럽게 넘기는 이만석의 옆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상상이 안 돼요. 민준씨가 그렇게 어렵게 살았다는 것이.”

“그래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온 거죠.”

“그 말에 저도 동의해요.”

이만석이 말해 주지 않았다면 지나는 그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정말로 예상하지 못 했을 것이었다.

막연히 힘들 일이 있지는 않았을까 싶었지만 그렇게 안 좋은 일을 겪고 어려운 가정 속에서 살아온 줄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 했다.

지나의 시선이 기어를 잡고 있는 이만석의 팔목에 향했다.

거기엔 자신이 선물 해준 팔찌가 눈에 들어온다.

“민준씨.”

“말하십시오.”

“그 팔찌 다신 저에게 돌려주려 하지 말아요.”

“주라고 해도 주지 않을 겁니다.”

“네, 그건 민준씨 꺼 예요. 준다고 해도 이제 안 받을 거야.”

지나는 이렇게 운전을 하는 이만석의 옆모습만 봐도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이대로 계속해서 끝없이 달려도 지나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언니 시속100이 넘었어요.”

“뭘 100가지고 그러니? 고속도로에서는 그 정도는 밟는 거야. 감시카메라 피해서 130이상도 밟는 사람 많은데.”

“언니도 그렇게 밟았어요?”

놀란 하란이 물음을 던지자 차이링도 덩달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럼 너 몰랐어?”

“네...”

“당연히 카메라 없으면 세게 밟아야지. 그리고 그이 차량 안 보이지? 그렇다면 시원하게 밟고 있는 중이라는 소리야.”

“그러다 사고 나면 어떻게 해요?”

“잘 해야지. 사고라는 게 객기부리다 나는 거야. 때와 장소를 가리면서 밟아야지 또 무턱대고 밟으면 안 돼.”

“그럼 저는 그렇게 밟으면 안 되겠네요.”

“지금은 널널하니까 괜찮아.”

“저 초보운전이잖아요.”

“계속 밟으라는 게 아니라 이럴 때 한 번 밟아보라는 거야.”

차이링의 말을 들으면서 하란이는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었다.

고속도로는 처음 타는 거라서 많이 긴장 되는데 100이상 밟는 것은 솜털이 돋을 정도였다.

그런데 여기서 더 밟으라니 놀라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정 힘들면 밟지마. 무리하면 사고 나니까.”

잠시 주변을 살펴본 하란이는 좀 더 마음을 다잡고 액셀을 더 힘주어 밟았다.

“시원하게 잘 가네~”

하란이가 운전하는 모습이 재미가 있는지 절로 흥이 나는 그녀였다.

“여기에요?

가평에 당도해 고속도로를 나와 비포장 길을 따라 들어선 달리진 10여분이 지났을 때 넓은 공터와 함께 2층 별장이 눈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 산맥들을 보아 꾀나 깊이 들어온 것 같았다. 잡초 하나 무성하지 않은 것이 그동안 얼마나 관리를 잘 받아왔는지 알만 했다.

천천히 속력을 줄여 한 편에 마련 된 주차장에 차를 정차시켰다.

그렇게 차에서 내려선 지나가 주변을 둘러보며 설레는 표정으로 말했다.

한켠에 작게 마련되어 있는 연 못과 별장 오른편에 우두커니 서있는 소나무 밑엔 그네형식의 벤치가 자리해 있었다.

관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원엔 꽃들이 만개를 한 상황이었고 꿀을 찾아다니는 것인지 나비가 날라 다니고 있었다.

거기다 주변엔 산맥들을 병풍처럼 끼고 있어 자연풍경을 그대로 다 담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화려하진 않았지만 아늑하고 휴식을 취하며 지내기 좋은 그런 별장이었다.

“별장이 참 아름답네요.”

“조용히 쉬다 가기 딱 좋은 곳이죠.”

“그렇게 보여요.”

걸음을 옮겨 정원으로 가서 꽂 들을 둘러본 지나가 연못으로 가서 내려다보니 금붕어들이 활기차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내리쬐는 태양을 피해 나무 그늘 밑의 벤치로 이동해 몸을 앉혔다.

그녀의 앞에 넓게 펼쳐진 산맥들이 둘러싼 형태로 초록색 물결로 펼쳐져 있어 눈의 피로가 절로 풀릴 것만 같았다.

거기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자 풀 내음이 나면서 마음이 차분해 지는 것도 같았다.

걸음을 옮겨 다가간 이만석 산맥을 바라보고 있는 지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먼저 들어가죠.”

“그래도 괜찮아요?”

“짐도 차이링 차에 있으니 상관없을 겁니다.”

“알겠어요.”

고개를 끄덕인 지나가 일어나려다 말고 이만석이 손을 앞으로 내미는 모습에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손을 얹어 주었다.

이만석이 에스코트를 받으며 현관으로 나란히 손잡고 이동했다.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네.”

품에서 키를 꺼내든 이만석이 잠겨 있는 현관문을 열었다.

손잡이를 돌리니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내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현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응접실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이어서 60인치가 넘어가는 대형 티비와 그 앞쪽엔 나무를 조각하여 만든 테이블과 소파가 한 켠에 자리해 있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