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4화 〉 604화 여름
* * *
“언니.”
“응?”
멍하니 바라보던 리나가 저도 모르게 반문을 하고는 그제야 다시 정신을 차리고 질문을 던졌다.
“너 그 말 거짓말 아니지?”
충격을 받은 얼굴로 물음을 던져오는 리나의 말에 제이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언니에게 거짓말을 할 게 뭐있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어쩌다가 거기까지 가게 된 거야?”
만나게 된 것은 그렇다 처도 관계를 가겼다니 이건 상당히 충격적인 발이었다.
아니 전혀 생각지도, 예상 할 수도 없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만난것도 놀라운 일인데 거기서 더 나아가 잠자리까지 가지다니.
아무리 개방적이라고 해도 그건 충격이었다.
거기다 제이니는 아이돌이자 연예인이다.
행동거지를 더 조심해서 해야하고 신경을 써야하는 위치에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좋다고 해도 첫만남에 잠자리까지 가졌다는게 너무나 놀라웠다.
“내가 말 했잖아. 그 사람 좋아한다고.”
“아니 좋아한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잘 수가 있어? 것도 단 둘이 처음 만난 당일에?”
“하다보니까 그렇게 됐어.”
사실 제이니는 이만석과 만나서 자려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그가 자신에게 냉정하게 대하는 말투와 세린이라면 달리 생각 해 볼 수도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오기가 생겨 반발심에 그렇게 대범한 행동을 했었던 것이다.
성관계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했지만 일단 몸을 섞고 나면 남녀 관계는 일반적인 사이가 아니게 되기 때문에 제이니는 대놓고 들이대는 전법을 구사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누가 먼저 하자고 한 거야? 서민준 그 사람이 먼저 하자고 했어?”
진지하게 물어오는 리나의 질문에 제이니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내가 먼저 들이댔어.”
“네가?”
“응.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으니 좋게 생각해.”
“가만... 그러면 두 사람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거야?”
성관계를 맺었다면 세린의 연애사업에도 단단히 차질이 생기는 일이었다.
아니 이만석에게는 지나가 있었으니까 사실 그렇게 큰 차질은 아닐 수 없었지만 문제는 제이니가 같은 로즈걸스의 멤버이자 다른 멤버들도 그렇겠지만 역시 친한 언니 동생 사이라는 것이다.
“가까워졌고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긴 했지만 아쉽게도 사귀거나 하는 그런 관계는 아니야.”
“그럼?”
“지금은 그냥 가볍게 만나는 정도? 그 정도로 가기로 했어. 그 이상 가길 원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별 수 없는 일이고.”
이걸 가볍게 넘기는 듯 말하며 큰일로 보지 않는 제이니의 발언에 리나는 다시금 멍하니 바라보았다.
‘지금 애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나?’
자시이 얼마나 충격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것인지 알고 있는지 의문이 느껴질 정도였다.
“너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
“그 사람과 잔거 얘기하잖아.”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제이니는 리나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가볍게 만나거나 내가 몸을 함부로 굴린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난 그렇게 보지 않아. 엄연히 내가 원해서 한 일이고 후회 할 일도 아니야.”
“그러다 만약 일이 잘 못 되기라도 하면?”
“스캔들 말이야?”
‘그래.“
“그럼 나야 좋지.”
오히려 그게 더 좋은 일이라는 듯 말하는 모습에 리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언니가 충격을 받는 것은 이해가 돼. 사실 몸을 함부로 굴리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은 아니잖아. 나도 원래 성관계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했고 결혼하고 첫날밤, 그리고 아기 가질 때나 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몸을 함부로 돌리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좋지가 않았어. 하지만 지금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
“네 말은 민준 그 사람이면 상관없다는 말이야?”
“상관없는 게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괜찮다는 거야. 소기의 목적도 달성 했고 즐거움에 대해서도 알았거든.”
쇼킹한 말들을 술술 잘 내뱉는 모습을 보면 제이니 애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리나였다.
‘제이니는 그렇다 치고 그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애랑 잤데?’
제이니말고 이만석에 대해서도 리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나도 있고 세린과 썸을 타고 있으면서 제이니랑 잔 것에 대해서 리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니 어떤 생각을 하면 잘 수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 아픈 거 감수하고 그 사람에게 들이댄 거야. 첫 경험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많이 당황스러웠거든.”
자존심이 상해 오기와 반발심에 도발을 하여 유혹을 한 거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니 제이니는 당황하게 되었다.
다시금 첫 경험의 고통이 머릿속에 떠올리며 절로 긴장이 되었던 것이다.
헌데 신기하게도 몸을 애무하고 만지는 손길에 저절로 반응이 일어났고 관계를 가지는 과정에서 고통보다는 쾌감이라는 새로운 것을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
느끼지 못 하는 체질이라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던 모양이었다.
거기다 처음으로 오르가즘이라 말하는 그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어 쾌락의 여운을 맛보았다.
왜 남녀가 아기를 가질 때 말고 성관계를 하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나 정말로 기분 좋았어. 얼마나 좋았던지 여운이 가시질 않던 거 있지?”
“어떻게 하려고 그래?”
“응?”
“네 말대로라면 그 사람은 널 진지하게 보고 있지 않다는 거잖아.”
“그렇지.”
가벼운 만남으로 만나기로 했으니 진지하게 보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렇지 네 입장도 생각 해야지. 거기다 넌 공인이야.”
“그 사람 정도면 스캔들 나도 이상할 게 없잖아? 그렇게 멋진 남자인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
외모만 따기고 보면 제이니의 말이 맞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리나는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관계를 가졌으니까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앞으로도 그럼 계속 만날 거야?”
“난 그럴 거야.”
“......”
“언니가 많이 걱정 하는 건 알겠는데 가벼운 만남이라도 상관없어. 그 사람과 관계 맺을 때 참으로 스릴 도 있었고 좋았거든. 거기다 알고 보니까 박력도 있고 남자답더라.”
거칠게 대한 것에 처음엔 좀 그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도 매력으로 다가왔던 제이니였다.
“이제야 제대로 된 남자를 만난 게 아닌가 싶어.”
상당히 즐거워하는 제이니를 바라보면서 더 이상 리나는 자신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세린도 그렇고 제이니 얘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어쩔 줄 몰라 하는 세린과 이만석과의 만남을 상당히 즐거워하며 즐기는 듯 보이는 제이니의 모습에 리나는 혼란을 느꼈다.
물론 충분히 이만석이 잘생겼고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렇게 자신을 몸을 함부로 굴릴 정도로 임자가 있는 남자한테 달라붙어야 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세린 정도면, 그리고 제이니 정도면 충분히 멋진 남자를 만날 수 있기에 그런 것이다.
둘을 사랑하는 팬들도 많고 추종하는 이들도 있는데 임자가 있는 남자에게 마음도 주고 몸도 주면서 너무 매달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다 언니 덕분이야.”
“......”
“전화번호 알아봐 줘서 고마워.”
아직도 차안에서 관계를 맺었던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짜릿한 제이니였다.
다음날 여느 때처럼 아침 6시에 일어나 채소위주로 건강식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준비 하는 그녀들은 오늘은 여러 반찬들이 많이 없이 간소하게 차렸다.
아침으로 대부분 이런 식으로 나물무침이나 채소위주로 건강식으로 식단을 차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고기반찬도 좋지만 그녀들의 몸매 관리도 중요했고 이만석의 건강도 생각해서 이렇게 아침에는 간단하게 건강식으로 차리는 것이다.
그게 편하기도 하고 준비하는 대도 별로 어렵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느정도 음식이 다 차려지자 하란이 이만석을 깨우기 위해 안방으로 향했다.
그러는 사이 건강을 위해 검은콩을 섞어서 지은 쌀밥을 퍼서 식탁 자리에 놔두던 지나가 차이링 것을 푸려다 말고 입을 열었다.
“언니 속은 괜찮아?”
국의 간을 보던 차이링이 지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그래도 조금만 먹어야겠어. 가다가 속이 안 좋아 구토증세가 나오면 큰일이잖아.”
“그것도 그렇겠다.”
고개를 끄덕인 지나가 차이링의 밥그릇엔 3분1정도로 적은 양만을 담아서 식탁에 놔주었다.
그러는 사이 차이링 또한 가스렌지를 끄고 콩나물국을 떠서 자리에 놔주었다.
수저 세팅을 다 하고 나자 어느새 하란이가 다시 돌아왔다.
“오빠 깨우고 왔어요.”
“안나씨는 일어나있겠죠?”
“그럴거예요. 이 시간에는 대부분 이미 일어나서 창밖을 쳐다보고 있었으니까요.”
안나에 대한 얘기를 하기가 무섭게 어느새 나타나 식당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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