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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579화 (579/812)

〈 579화 〉 579화 과거와 미래

* * *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한 이만석은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현관으로 걸어가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른 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지나는 물론이고 하란이, 그리고 차이링도 나와서 반겨주었다.

“잘 다녀왔어 오빠?”

“생각보다 늦게 왔네요?”

“가보니 어때? 재미 좋았어?”

보자마자 바로 질문공세를 쏟아 붙는 그녀들을 보면서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는 않았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에 왜 가려고 하는지 알겠더군.”

“그 정도야?”

“재밌었다는 말이네요.”

구두를 벗고 거실로 들어선 이만석이 쓴웃음을 지었다.

“귀찮은 일이 좀 있기는 했지만 그와는 반대로 웃을만한 일도 좀 있어서 나름 즐거웠습니다.”

귀찮은 일은 당연히 자신에게 쏠렸던 시민들의 이목이었고 재미난 일이었다는 건 로즈걸스라는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로즈걸스라는 인기 아이돌 가수들과는 만남이었다.

옛날에는 꿈도 꾸지 못 했을 그런 아이돌을 직접 만난 것도 모자라 자신을 보며 당황하고 사심을 드러내는 모습이 참으로 신선하고 재미가 있었다.

세린이 당황하는 것도 귀여웠고 희라와 유진, 그리고 제이니의 자신에 대한 호감과 사심이 깃든 표정을 보는 것이 나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거기다 기획사 실장이자 전담매니저라는 수찬이라는 남자의 적극적인 구애(?)도 나름 신선하게 다가왔다.

어떤 이들에겐 길거리 캐스팅은 정말로 꿈일 수 있는 일이었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그런 흔한 일이 아니었다.

예전이라면 그런 일에 충분히 당황하고 놀랐을 이만석이었지만 지금은 이미 많은 일들을 겪고 성격이 한 층 성숙해져서 그 정도의 일에 당황하거나 하질 않았다.

그 상황을 즐길 정도의 마음의 여유를 가질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오빠 샤워 할 거지?”

“응.”

“그럼 물 받아 놓을게.”

“고맙다.”

“고맙긴 뭘.”

웃음을 지은 하란이 그렇게 샤워실로 향한 사이 이만석은 안방으로 향해 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그를 따라 차이링과 지나 또한 뒤따라 들어섰다.

“아무 일 없었어?”

차이링이 궁금하다는 얼굴로 마이를 벗는 이만석을 향해 그렇게 질문을 던졌다.

“일?”

“세린이 초대했으니까 콘서트만 보고 오진 않았을 거 아니야?”

“맞아요, 민준씨. 1시간이 훨씬 지나서 왔으니까 그 사이에 뭔 일 있었던 거 아니에요?”

콘서트가 2시간가량하고 이만석은 10시가 넘어서 왔으니 차가 막힌다고 해도 1시간이라는 텀이 있었다.

그 사이 이만석이 무엇을 했을지 궁금했던 것이다.

분명히 세린과 만나고 왔을 거라는 생각했다.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의 모습에 지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얘기해줘요~!”

“길거리 캐스팅이라는 걸 당했습니다.”

“길거리 캐스팅이요?”

“길거리 캐스텅이라면 혹시 연예기획사에서 접근했다는 얘기니?”

“그렇지.”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을 하자 차이링이 흥미를 드러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따라갔어?”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다면 과연 이만석이 응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잠시 얘기 좀 나누었지”

“접근한 소속사가 어디에요?”

“km엔터테이먼트 였습니다.”

“km이면 로즈걸스가 소속되어 있는 기획사잖아요!”

“그렇더군요.”

지금 이만석의 이 말은 재밌는 얘기라기 보단 지나에겐 놀랄만한 소식이었다.

“그쪽에서 민준씨에게 접근을 하였다는 건가요?”

“데뷔하면 크게 성공 할 것이라고 하던데 딱히 흥미는 없었습니다.”

“하긴... 당신 정도면 충분히 먹힐만하지.”

차이링은 이만석이 길거리 캐스팅에 당한 것에 전혀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외모만 놓고 보아도 충분히 먹힐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 갈 때도 사람들이 힐끔거리는 시선을 많이 보아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외모만 보면 연예계에 데뷔해도 전혀 이상할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로즈걸스 팬으로 생각했는지 만나게 해주겠다고 했어. 실장이라던데 알고 보니 또 전담매니저더군.”

“그럼 따로 로즈걸스를 만나고 왔다는 얘긴가요?”

“대기실에 가서 대화 좀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늦게 온 거죠.”

“......”

조용히 콘서트만 보고 올 것이라 생각지는 않았지만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소속사에 데려가기 위해서 아무리 그래도 알반인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을 직접 데려가 만나게 해주다니, 이건 정말로 드문 일이었다.

그만큼 이만석이 탐이 났을 것이라는 반증도 되었다.

“당신 뭐라고 했어?”

“별로 관심 없다고 했지.”

“역시 그랬구나?”

이만석의 성격을 보아 그쪽에서 활동 할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이미 차이링은 충분히 그렇게 인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람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데 예민한 그녀에게 있어 이만석은 좀 난해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그 정도는 유추 할 수 있는 일이다.

“세린도 보았겠네요?”

“봤습니다.”

“로즈걸스 멤버이니 당연하겠네요.”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그래도 확인 차 물어보게 되는 지나였다.

그때 문이 열리더니 하란이 안으로 들어왔다.

“오빠 아직 옷 안 갈아입었네?”

“갈아입어야지.”

“대화 나누고 있었어?”

“어.”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넥타이를 풀었다.

그러는 사이 지나가 세린에게 없는 동안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알려주었다.

허리띠를 풀고 정장 바지를 벗어 한 쪽에 두고 셔츠 단추도 풀고 있는 이만석을 향해 하란이 다시 물음을 던졌다.

“역시 오빠 진짜 대단하네. 길거리 캐스팅도 당하고.”

하란이는 진정으로 이만석에게 감탄을 했다.

가수 콘서트에 갔다가 그 가수가 소속되어 있는 소속사에서 캐스팅을 해온다는 것은 정말로 보기 힘든 일이었다.

그것도 팬으로 생각하고 가수들을 만나게 해주겠다며 데려간 것도 아주 파격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정도면 쉽게 포기 할 것 같지는 않은데.”

“안 그래도 명함을 건네받았어. 조금이라도 마음이 바뀌면 연락을 달라고 말이야.”

“오빠에게 진짜 욕심이 났나보다.”

“그래도 자기 기분 좋았겠네? 스스로에 대한 매력을 대중들 앞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을 꼴이잖아?”

“나쁘지는 않았지.”

“그런데 정말로 아쉽지 않아?”

“나중에는 몰라도 지금은 별로 관심 없어.”

“생각 할 것도 없다는 듯 말하네.”

“그 사람 앞에서도 민준씨 이렇게 말했어요?”

“사실대로 말해야죠.”

대기실로 데려가 로즈걸스 멤버들과 만나게 해주었을 정도라면 이 말에 상당히 가슴이 쓰라렸을 것이 틀림이 없어보였다.

그 정도로 이만석에 말은 흥미가 없다는 듯 가볍게 거절을 해버리는 느낌을 전해주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꿈일 수 있는 그런 일을 이 사람은 별거 아닌 것처럼 대해버리니 참으로 기가 찰 일이었을 것이다.

옷을 다 갈아입은 입은 이만석이 그녀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제 샤워하고 갈게.”

그렇게 이만석이 방을 나가버리고 욕실로 향하자 차이링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별다른 일은 없었던 모양인거 같지?”

“응.”

“그래 보이네요.”

사실 길거리 캐스팅이나 콘서트를 열었던 로즈걸스와 단독으로 가서 만났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놀랄만한 일이긴 했지만 생각했던 그런 일들은 없었던 것 같았다.

“길거리 캐스팅이 오빠에겐 그렇게나 큰 일이 아니었나 봐요.”

“그쪽엔 별다른 관심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실은 굉장한 일이잖아요. 흔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오빠를 보면 별다른 일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 보여요.”

“어쩌면 당연하게 여기는 게 아닐까?”

“당연하다고요?”

“나 정도면 그럴 수 있겠다... 그런 거 말이야.”

“오빠가요?”

“그건 좀 거만한 거 같은데.”

“충분히 거만해 보일 때 많잖아.”

“하긴 그것도 그래요.”

어떤 사람을 만나든 이만석은 별다르게 긴장을 하거나 그런 모습을 본적이 없는 것 같았다.

한 상 여유로운 모습이나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을 보면 자신은 안 그래도 충분히 다른 사람에게는 거만해 보일 수 있는 일이었다.

“그게 오빠의 매력 아니에요?”

하란이는 그게 이만석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난 오히려 그런 오빠가 듬직하고 멋있어 보여요. 언니나 지나씨는 안 그래요?”

“뭐... 나쁘진 않지~”

차이링 역시도 부정하지 않았다.

“저도 하란씨의 말에 동의해요.”

언제나 여유로운 듯 한 그런 모습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면 상황에 따라 거만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그게 이만석의 매력이고 색깔이었다.

지금까지 이루어 낸 것들만 봐도 사실 거만하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충분히 그만큼 능력이 되기에 그런 모습도 나오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그런 분위기와 여유로움이 몸에 배이지 못할 것이다.

그 자체가 이만석의 매력이라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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