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6화 〉 576화 과거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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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세린의 말에 절로 고개가 돌아갔다.
그 뿐만이 아니리 순간 분위기가 싸하게 변했다.
갑자기 왜 저런말을 자신들에게 하는 것인가.
“강요라니?”
이걸 두고 강요라는 말을 하는 세린의 말에 의문이기도 했지만 좀 당황스러웠다.
제이니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자 세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도 알지 못하는데 들어왔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말은 좀 그런 거 같아.”
뭔가 좀 분위기를 잡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세린이 찬물을 끼얹자 수찬은 속으로 많이 당황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빨리 수습해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러 다시 입을 열었다.
“세린아. 이건 강요가 아니라 안타까워서 그런 거야. 안타까워서. 가능성이 아주 제대로 보이는데 이대로 재능을 썩혀 두는 것은 좋은 게 아니잖아? 민준씨 이건 강요가 아니라 안타까워서 그러는 겁니다. 그러니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이해하니까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만석이 웃음을 지으며 말하나 수찬이 속으로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애가 왜 이러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찬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세린이 갑자기 왜 강요라는 말까지 써가며 찬물을 끼얹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만석이 들어오면 세린도 좋을 것 아닌가.
이런 남자가 어디 흔한 것도 아니고 같은 회사에서 같이 일하고 알고지내면 세린도 좋고, 회사도 좋고, 스타가 되면 이 친구도 좋고 다 좋은 일이었다.
그런데 얌전히 있다가 갑자기 강요라는 말을 하며 찬물을 끼얹다니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수찬뿐만이 아닌지 그녀들 또한 세린의 이런 발언에 의문을 느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래?’
희라가 보았을 때도 세린역시 이만석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한 명을 꼽자면 세린이라는 말을 했을 때 부끄러워하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강요라는 말까지 써가며 오히려 이런 식으로 나오다니 참으로 놀랄만한 일이었다.
‘내가 착각을 했나?’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희라는 조금 전에 세린의 행동이 전혀 호감이 없었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럼 정말로 이 남자 입장을 생각해서 한 말이란 말이야?’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이름도 물어보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그제야 떠올린 희라가 이만석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까부터 매니저오빠가 민준씨라고 하던데 혹시 이름이 민준이세요?”
“그렇습니다.”
“죄송해요. 이름도 물어보지 않고 우리얘기만 너무 한 것 같네요.”
진심으로 미안해 하는 표정이었다.
“전 신경 쓰지 않으니 미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혹시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제이니 또한 생각을 해보니 강요라고 하는 건 좀 과장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들의 입장만 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는데 이런 얘기를 하는 건 너무 앞서나갔다는 마음이 든 것이다.
세린의 말에 깜짝 놀란 제이니였지만 확실히 자신들의 입장만을 말한 건 확실했다.
‘불안감을 느꼈나보네.’
수찬이나 다른 애들은 모르겠지만 리나는 세린의 이런 돌발 행동에 대해서 왜 그런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제이니의 말 속에 사심을 느끼고 불안감에 저런 것이 틀림이 없어보였다.
여기서 더 가까워지고 혹시나 잘 못 되기라도 하면 일이 커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린이 얘가 이런 행동까지 하다니 역시 사랑의 힘은 대단하네.’
리나는 세린을 이렇게까지 만든 이만석이 대단해 보였다.
그러는 사이 이만석이 제이니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을 해주었다.
“사업을 조금 하고 있습니다.”
“사업이요?”
“그렇습니다.”
사업을 하고 있다는 말에 희라는 물론이고 유진, 그리고 제이니까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수찬 또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말이 의외였는지 눈이 살짝 크게 떠졌다.
“나이도 젊어 보이는데 사업을 하고 있단 말입니까?”
아무리 많이 봐줘도 20대 후반인데 사업을 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젊은 나이세 사업이라니... 혹시 집이 잘사나?’
문득 수찬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입고 있는 정장부터 시작해서, 시계... 구두까지...... 다 명품이야.’
이만석의 재능과 외모, 그리고 데려가겠다는 것에만 신경썼지 뭘 입고 뭘 싣고 있는지를 생각지를 않았다.
롤렉스시계부터 시작해서 보니까 다 값이 나가는 명품이지 않은가.
‘알고 보니 집이 잘사나 보구만...’
외모도 귀튀가 철철 흐르니 자신의 생각이 맞는 것 같았다.
‘젊은 나이라도 집에서 밀어주었다면 할 수도 있겠어.’
나이가 젊어도 자금이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사업이었다.
집에 돈이 많아서 밀어주었다면 나이가 젊어도 충분히 할 수가 있는 일이었다.
‘이렇게 되면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걸로 유혹하는 것도 쉽지가 않겠는데.’
여러모로 참으로 마음이 찹찹해지는 수찬이었다.
“사업이라고 놀란 것 같은데 그렇게 놀라실 것 없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서요.”
희라가 자신이 느낀 바를 그대로 전하자 이만석이 쓴웃음을 지었다.
“사업이라고 거창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팔 물건이 있고 그걸로 스스로 장사를 해서 돈 벌면 다 자영업자이고 사업가 아니겠습니까. 도전정신만 있다면 해볼 수 있는 일이니 대단하다 생각 할 것 없습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도 됩니까?”
찹찹한 마음을 애써 한 켠에 밀어내며 수찬은 이만석이 도대체 어떤 일을 하기에 연예계에 관심이 없다고 하는지 궁금해 물음을 던졌다.
보아하니 그게 목표고 달려가고 있으니까 그런 것 같은데 그 꿈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가게 몇 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가게요?”
“레스토랑을 포함해 이것저것 조금 손을 대고 있는 중입니다.”
“레스토랑!”
이만석의 대답에 그녀들과 수찬은 다시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레스토랑에 이것저것 손을 대고 있다며 가볍게 얘기를 하는데 왠지 규모가 작을 것 같지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말투는 가벼웠지만 이것저것이라는 저 말속에 여러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딱 그런 늬앙스가 풍기고 있었다.
“외국에도 다녀오고 하려면 바빠서 연예계쪽에 일하는 게 힘들 거예요.”
“외국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그때 리나가 대화에 끼어들며 말하자 수찬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전에 이집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듣기엔 자리도 잡아가고 있다나 봐요.”
“진짭니까?”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는 수찬의 시선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하네요. 젊은 나이에.”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국내에서도 성공하기 힘든데 외국에서 사업이 잘 되고 있으시다니 이거 진짜 놀랐습니다.”
외국에서 사업을 할 정도면 부모님이 뒤에서 밀어준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절은 나이에 무슨 돈이 있어서 외국에서 사업을 한단 말인가.
‘도대체 부모님이 누구지? 잘나가는 벤처기업 사장쯤 되나.’
유명한 재벌 집 자식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면 강소기업의 성공한 벤처사업가 사장의 아들쯤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러니까 외국에서 장사를 하겠지. 그렇지 않으면 레스토랑이나 가게를 어떻게 차리겠어.’
사업가 집안이라면 그 쪽으로 어렸을 때부터 진로를 잡고 교육을 받았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연예계에 관심이 없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이미 이집트에서 성공적으로 사업 기반을 다져놓은 것 같은데 그걸 갑자기 포기하고 관심도 두지 않았던 연예계에 뛰어 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집트에서 사업을 잘 하고 계시다면... 확실히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는 않겠습니다.”
부모님이 지원을 해주었든 어떤 이유에서든 사업이 잘 되고 있는데 그걸 포기하고 다른 쪽에 뛰어드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병행해서 할 수도 있다지만 다른 나라도 아니고 먼 이국땅에도 요즘 말이 많은 아프리카, 중동지역인 이집트에서 업체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라면 도전의식을 가지고 제대로 목표를 잡고 일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게 옳은 생각이었다.
이미 목표를 가지고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데 연예계에서 일해 볼 생각이 없냐며 제의 하는 것은 어쩌면 그에겐 하나의 방해일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제일 끌어 들이기 어려운 분류도 바로 이런 확실한 꿈을 가지고 확실히 달리는 이들이었던 것이다.
이미 목표가 있고 그쪽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다른 쪽으로 선회하라는 것은 방해요, 아떻게 보면 정말로 강요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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