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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575화 (575/812)

〈 575화 〉 575화 과거와 미래

* * *

“그럼 여기에 온건 우릴 보러 온 건가요?”

연예계에서 일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했으니 그렇다면 다른 이유 때문에 여기에 왔다고 볼 수가 있었다.

“로즈걸스를 만나게 해준다고 하니까 왔습니다.”

“우리 멤버들 중에 누구 팬인지 물어봐도 돼요?”

리나에 이어 제이니까지 말문을 여니 희라도 자연스럽게 참여를 하며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내심 자신의 팬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런 생각은 희라 뿐만이 아니라 제이니, 그리고 유진 또한 마찬가지인 듯 보였다.

세린과 리나도 이만석이 과연 이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한지 바라보았다.

리나는 세린의 팬이라고 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세린도 은근히 그렇게 대답하길 기대하고 있는 듯 했다.

“딱히 누구 팬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하군요.”

하지만 이만석의 대답은 전혀 그녀들이 기대했던 그런 말이 아니었다.

“말해주지 않겠다는 건가요?”

“내가 아니라고 해도 실망하지 않을게요.”

이만석이 이렇게 말하니 더욱더 앍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딱히 한 명을 지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번에도 이만석이 원하는 답변을 해주지 않자 그녀들은 아쉬운 마음이 더욱 커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조금 더 관심이 가는 쪽을 꼽으라면 세린양이라고 할 수는 있겠네요.”

수간 세린은 얼굴에 열기가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와 다르게 다른 멤버들의 가슴엔 역시나라는 생각과 부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막연히 세린의 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것이다.

리나는 그럴 것이라 생각 했는지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누구 팬이라고 말한 것이 아니니까. 아쉬워 할 것 없습니다.”

“전 어떻게 생각해요?”

그때 유진이 이만석에게 돌발질문을 던졌다.

“유진양에 대해서 말입니까.”

“티비에서 보았던 것과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느낌이 어떤 거 같아요?”

이만석에겐 상당히 당혹스러울 수 있는 돌발질문이었지만 수찬은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그렇지... 잘 한다 유진아. 그렇게 당혹스럽게 만들어! 얼굴만 보지 말고. 그래야 틈이라도 생겨서 대화를 해볼 거 아니야.’

내심 이만석의 분위기에 자신이 생각 했던 것과 반대로 주도를 당하자 수찬은 답답한 마음을 느꼈다.

대놓고 관심이 없었다고 밝혔으니 일이 더 어렵게 흘러가게 된 상황에서 이 사람의 분위기에 반대로 애들이 말려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애들이 주도를 하여 이만석을 흔들어 줘야 뭐라도 대화를 해볼 것인데 그게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때마침 유진이 이런 발칙한 질문을 던지니 참으로 고마웠다.

‘자자~ 좀 더 당황하게 도발적인 질문을 던져봐!’

수찬의 응원이 통했던 것일까. 유진이 당황할 만한 말을 다시 꺼냈다.

“저 이렇게 팬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거 처음이거든요. 이런 질문 하는 거 그쪽이 처음이에요.”

“그에 대해서 거론을 할 필요가 있을 까 깊군요.”

“티비로 볼 때가 더 낫다는 말인가요?”

“그 말대로라면 거론 할 만 하겠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실물이 훨씬 예쁘다는 말인가요?”

“두 말 할 필요도 없지요.”

“정말요?”

“물론입니다.”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하자 유진이 기분이 좋은지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수찬의 속으로 똥씹은 기분을 느껴야 했다.

그가 바란건 전혀 이런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별로 당황하는 거 같지도 않잖아.’

팬이 좋아하는 가수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그보다 더한 영광이 또 있을까.

그것도 형식적인 질문이 아닌 진심을 담아 던지는 말이라면 충분히 당황스러우면서도 흥분할 일이었다.

하지만 이만석에게선 그런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저는요?”

이번엔 제이니가 이만석을 향해 기대감을 드러내며 물음을 던졌다.

“제이니양 역시 두 말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그렇죠? 저도 실물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말해주니 기분 좋네요.”

양손으로 뺨을 만지며 부끄러워하는 제이니 였지만 기분은 좋은지 입가에 미소가 절러 지어져 있었다.

희라는 이미 이만석을 처음 보았을 때 예쁘다는 말을 들어서인지 그에 대한 질문은 던지지 않았다.

“저희노래 중에 어떤 곡을 제일 좋아하세요?”

“어쩌다 우리 팬이 된 거예요?”

“이번에 콘서트 처음 오신 거예요?”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니 여러 가지 질문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이것저것 여러 질문이 동시에 터져 나오는데 그녀들의 눈엔 생동감이 넘쳐흘렀다.

질문을 던지는 이들은 희라와 유진, 그리고 제이니로 이 세 여인은 이만석에게 많은 관심을 대놓고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그와는 반대로 리나와 세린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사실 중요한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두 사람은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이번 타이틀곡 미련이 좋더군요.”

“정말요?”

“그거 진짜 고심해서 나온 곡인데.”

“원래 우리는 그렇지 않거든요. 팬이시니까 잘 아시겠지만.”

“그 곡 말고 또 어떤 곡 좋아하세요?”

“그대생각도 좋더군요.”

“그 곡 작년에 히트 친 곡이에요! 그걸로 상도 탔는데 이것도 팬이라고 하시니까 알고 있으려나...? 아주 반응이 좋아서 기뻤는데 역시 그 곡도 좋아하셨군요!”

웃음을 지으며 여러 질문을 던지는 그녀들과 차분하게 대답하는 이만석을 보고 수찬은 점점 더 자신의 뜻대로 분위기가 흘러가지 않자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

‘뭐야 지금 이 상황은... 이렇게 흘러가면 좀 힘든데.’

희라나 제이니, 그리고 유진이 관심을 드러내는 것 까지는 좋은데 이건 마치 이만석이 주연이고 얘들이 조연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원래는 그 반대여야 하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단 이런 모습은 계속 보여줄 것이 없다고 생각한 수찬이 잠시 대화를 중단시키고 대기하고 있는 코디네이터나 직원들을 모두 퇴근해도 좋다고 말하고 내보냈다.

수찬이 퇴근해도 좋다고 하니까 나가야하긴 했지만 이만석을 두고 나가는 것이 아쉬운지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렇게 다른 이들을 다 나가자 제이니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연예계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없어요?”

이런 상화에서 다시금 제이니의 입에서 참으로 바람직한 질문이 다시금 흘러나왔다

수찬의 말라가는 마음에 단비라도 내려주듯 제이니가 아주 예쁜게 느껴졌다.

‘그렇지 그런 말을 하라고 그 질문 좋다! 원래 나중에 했어야 하는데 이미 물 건너갔으니 이젠 상관없어. 돌직구로 물어봐!’

로즈걸스 팬이었으니 일단 만나서 대화를 하다보면 마음이 흔들릴 것이라 생각했다.

콘서트까지 찾아왔는데 아무렴 관심이 없을까. 그런데 조금 전에 이만석의 말로 인해 그런 기대는 저버리고 말았다.

철벽을 치듯 자신은 이쪽 업계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대놓고 말해버린 것은 물론 밖에서 만났을 때처럼 너무나 평온해 보였다.

“아까도 말 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있고 해서 관심이 없습니다.”

“데뷔하면 인기 많이 끌게 분명한데 안타까워요.”

제이니 뿐만이 아니라 수찬도 다시금 철벽을 치는 이만석의 발언에 마음이 아려왔다.

‘아니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저렇게 질문을 하는데 대놓고 관심 없다고 하는 건 좀 그렇잖아. 형식적으로라도 조금은 생각해볼 수 있다고 할 수도 있지 않나? 나라면 조금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겠다 립서비스가 어려운게 아니잖아 어려운게!’

이건 철벽이 그냥 철벽이 아니라 고강도 강철합금으로 몸 전체를 두른 것만 같았다.

“혹시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해요?”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음치만 아니면 진짜 인기 제대로 끌 꺼 예요. 배우면 일정한 수준은 끌어 올릴 수 있으니까.”

“마음만 정하면 제가 사장님에게 말해서 아주 파격적인 대우를 해줄 것을 약속하지요.”

이때다 싶어 수찬이 대화에 끼어들어 이만석을 향해 대놓고 제의를 했다.

“어떤 분야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팍팍 밀어주겠습니다. 제 이름을 걸고 약속드리지요.”

이만석 정도면 회사차원에서 확실히 밀어 줘도 아깝지 않은 인재가 될 것이었다.

사진만 보고도 접근하라고 말했을 정도인데 직접 만난다면 홀딱 반할 것이 틀림이 없었다.

잘만 키우면 진짜 대스타 하나 탄생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이다.

“매니저오빠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로 제대로 밀어주겠다는 거예요.”

“지금은 우리매니저 일을 맡아서 하고 있지만 회사 내에서 대단하신 분이세요.”

“그렇습니까?”

“진짜에요. 전담매니저로써 활동하지만 사장님이 제일 신뢰를 하는 사람 중에 한 분이 바로 우리 매니저오빠에요.”

제이니는 정말로 이만석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인 것인지 적극적인 어투로 수찬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저도 맘 터놓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오빠 한 명 있었으면 하는데... 들어오시면 정말로 좋을 거예요.”

이만석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하는 제이니의 두 눈은 정말로 진심이 담겨있었다.

‘얘 완전히 갔네?’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리나는 속으로 적잖이 놀라면서 제이니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는 저 말에 사심이 담겨 있다는 게 다 느껴질 정도였다.

‘얘 뿐만이 아니야.’

허나 그것도 잠시, 리나는 곧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여야했다.

옆을 바라보니 희라는 물론이고 유진 또한 사심이 깃들어 있는 시선으로 이만석을 바라보고 있었다.

즉 저 두 사람 또한 제이니와 전혀 다르지 않은 마음이라는 것이다.

그걸 리나 뿐만이 아니라 세린 또한 느꼈는지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말투가 왜 저래...’

제이니의 말에서 세린은 묘한 불안감을 느꼈다.

저걸 보면 그저 호감정도에서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들리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대놓고 맘 터놓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오빠가 있었으면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유혹을 하는 것처럼 들려왔다.

호감 정도라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그 이상인 것 같지 않은가.

‘이러면 안 되는데.’

이만석을 좋게 생각하는 것 까지는 좋다. 호감을 보인다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 이상은 세린은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

헌데 말하는 걸 보니 그 정도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결국 이대론 안되겠다 싶었는지 세린이 대화에 끼에 들었다.

“강요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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