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3화 〉 573화 과거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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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외모에 어느정도 연기를 받쳐주기만 해도 못 해도 탑스타 급이다. 노래 실력이 된다면 가수로 데뷔해도 성공 할 거야.’
사진을 보고 실물로 본 후에 감탄을 한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그도 잘생겼다고 소문난 많은 탤런트와 연예인들을 만나보았지만 실물을 보고 감탄을 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생활을 하다보니 당연히 훈남인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손에 꼽았다.
그 중에 한 명이 바로 완빈이었고 다른 한 명을 뽑으면 젊은 시절의 강동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가 20대에 레드카펫을 밟고 걸어가는 강동건을 보았을 때 처음으로 감탄을 터트렸었다.
전성기의 강동건은 가히 조각미남이라는 타이틀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대단히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그 자리를 완빈이 대신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대표미남을 꼽자면 이 두 사람을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미남배우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옆에서 걸어가는 이만석의 외모도 언급한 그 두 사람과 절대 뒤지 질 않았다.
키도 185가 넘어가는 훤칠한 키에 시원한 이목구비에 호남형은 정말로 남자답게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외모만 놓고 봐도 상품성이 상당했던 것이다.
연예인도 아닌데 조금 전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의 눈엔 연예계에서 일해야 할 사람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대번에 이목을 잡아끈다.
이 외모를 가지고 써먹지 않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까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꼭 데려가고 만다.’
여기서 이만석을 놓치면 다이아몬드 원석을 캤다가 도로 버리는 꼴과 다름없는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이런 외모를 가졌으면 데뷔를 해야한다.
연기가 안 되면 연기공부 좀 시키면 되는 것이고 노래는 음치만 아니면 상관없는 일이었다.
이정도 외모라면 충분히 실력이 출중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커버가 되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대중들 앞에 섰을 때 얼마나 시선을 사로 잡느냐였다.
그런데 이번에 그걸 시험해볼 것도 없이 당장에 눈앞에서 그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보고나니 더 데려가겠다는 욕심이 일었던 것이다.
확실히 인기 아이돌 그룹이라 그런지 중간 중간에 배치되어 있는 안전요원들의 숫자가 적지가 않았다.
혹시 모를 일이 대비하기 위해서 배치한 것 같은데 이정도면 확실한 경호 인력은 될 것이다.
“여깁니다.”
대기실 앞에 이만석을 데려간 수찬이 멈춰서며 말했다.
“이문 너머에 로즈걸스 애들이 있습니다.”
“이문 너머에 말입니까.”
“원래라면 콘서트가 끝난 직후엔 애들도 피곤하고 해서 함부로 사람을 만나게하지 않는데 아주 특별한 케이스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참 그러고 보니 이름도 물어보지 않은 것 같네요.”
멋쩍은 듯 웃음 짓는 수찬의 말이 이만석이 순순히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서민준.”
“서민준?”
“그게 제 이름입니다.”
“아... 그렇군요.”
차분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 수찬은 어색한 기분을 느꼈다.
외모만 보면 20대 중반 같은데 수찬은 이만석을 대하는 것이 참으로 쉽지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분위기까지 타고났구만.’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분위기까지 갖추고 있으니 연예인이 되기에 갖추어야 할 필수 요건은 다 갖춘 것 같았다.
물론 방송울렁증이나 그런 것은 아직 보지도 않았지만 왠지 수찬은 이만석이 그런 것도 있을 것 같지가 않아보였다.
순전히 분위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들어가도록 합시다.”
다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은 수찬이 문손잡이를 잡고 돌리더니 문을 열었다.
“나왔다 애들아~!”
메이크업을 지우고 평상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는 중인지 안엔 리나와 희라 이렇게 두 사람만 있었다.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리나와 희라를 보면 나머지 세 사람은 문 너머의 탈의실에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오빠, 어떻게 됐어?”
기대에 가득찬 표정으로 물음을 던지는 희라의 질문에 수찬이 입을 열었다.
“아직 잘 몰라.”
수찬은 멤버들을 향해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그럼 잘 안 됐단 소리네?”
수찬의 대답을 듣고 리나는 역시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보기엔 이만석은 연예계 쪽에서 일할 사람으로 보이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실망하는 듯 보이는 희라의 말에 수찬이 다시 말을 이었다.
“함부로 확정은 짓 지마라. 그리고 손님 왔어.”
그러고는 옆으로 비켜서자 반쯤 열려 있는 문 너머로 이만석이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순간 희라는 물론이고 리나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 사람이 정말로 나타나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정말로 로즈걸스로군요.”
리나와 희라를 본 이만석이 차분한 음성으로 한 말이다.
‘정말로 왔네?’
이만석을 본 리나는 그가 이 자리에 올 줄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던지라 진심으로 놀랐다.
사실 수찬이 말해본다고 해도 연예계에 데뷔 할 확률이 상당히 낮았기 때문이었다.
이집트에서 그렇게 사업을 하고 나아가고 있는 사람이 그걸 다 접고 다른 길로 들어 설리는 없기 때문이었다.
진짜 평생의 꿈이 아닌 이상 그런 일은 선택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혹시 이쪽에 관심 있나?’
하지만 이만석이 이 자리에 나타났으니 리나는 그가 혹시 연예계에 실은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걸음을 옮겨 다가간 이만석이 스스럼없이 자신을 놀랜 얼굴로 쳐다보고 있는 희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네?”
그 말에 희라가 저도 모르게 반문을 해버렸고 곧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당황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확실히 더 예쁘네요.”
“가, 감사해요.”
눈웃음을 지어준 이만석이 이번엔 안쪽에 서있는 리나를 향해 걸어갔다.
“오랜만입니다, 리나씨.”
“다시 뵙게 되네요.”
두 사람이 안면이 있는 듯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에 이만석을 멍하니 바라보던 희라는 물론이이고 수찬도 놀란 듯해 보였다.
“두 사람 아는 사이입니까?”
“전에 한번 만난 적 있습니다.”
“예?”
그게 정말이냐는 듯 바라보는 수찬과 희라를 향해 리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연회에 갔을 때 보았어요.”
“아, 그럼 전에 언니가 말했던 그 남.....!”
연회라는 말에 그때 리나가 얘기해 주었던 남자에 대해서 떠올린 희라가 저도 모르게 목청을 높였다 입을 닫았다.
이 사람은 자신들이 그런 얘기를 했다는 건 모르기 때문이었다.
“햐~ 이거 참으로 놀랐습니다. 리나와 민준씨가 이미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니.”
“잘 아는 건 아니에요. 그때 인사만 주고받았던지라.”
이만석이 앞에서 있어서 그런지 리나가 수찬을 향해 존댓말로 말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선 원래 반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비록 공식적인 자리는 아니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남 앞에서 대놓고 실장이자 전담매니저인 수찬을 향해 말 놓는 모습은 당사자들은 아니겠지만 그의 입장에선 자칫 싸가지가 없어 보일 수가 있었다.
그때 탈의실을 문이 열리더니 제이니가 밖으로 걸어 나왔다.
어느새 청바지에 티 하나의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모습이었다.
“어? 오빠 왔네?”
문 쪽에 서있는 수찬을 본 제이니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남자 일은 어떻게 됐어?”
그리곤 이만석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그 남자라면 저를 말하는 겁니까.”
그때 수찬이 아닌 다른 쪽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린 제이니의 눈에 리나 앞에 서서 자신 쪽으로 바라보는 낯선 사내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
대답을 하지 못 하고 처다만 보고 있는 제이니의 모습에 이만석이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그 사람이 제가 맞나 보군요.”
“아, 안녕하세요.”
그때 뒤 쪽에서 유진과 함께 옷을 갈아입은 세린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 앞에서 뭐해?”
“아!”
멀뚱히 서있는 제이니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던 유진은 뒤에서 들려오는 세린의 탄성에 고개를 돌렸다 놀란 얼굴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는 모습을 보곤 처다 보고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데, 데려왔네?”
이만석을 보고 놀라긴 유진 또한 매한가지였다.
‘정말로 이곳에 왔잖아.’
세린은 이만석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수찬과 멤버들이 얘기하는 것을 들었지만 이만석이 이곳으로 올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하지 않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문자로도 그렇게 나중에 전화주겠다는 식으로 해서 보냈는데 눈앞에 턱하니 정말로 데려와버렸다,
“말하는 걸 보니 저에 대해서 이미 얘기를 나누었나 보군요.”
순간 묘한 분위기가 감돌자 수찬이 다시 입을 열어 설명했다.
“사실 갑자기 데려 올 수는 없는일이라 사전에 이 일에 대해서 대화를 좀 했습니다.”
충분히 예상 할수가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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