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9화 〉 569화 과거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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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도 이어서 두 곡 정도를 더 부르고 나서야 음악이 끝나며 조용해 졌다.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지는 가운데 로즈걸스 멤버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지어져 있었다.
“여러분 즐거우세요?!”
와아아~!
큰 함성이 콘서트 장을 가득 울렸다.
그래서 뭐라도 대답을 하는데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저 함성과 환호성이 곧 대답이라고 할 수가 있는 곳이 바로 콘서트 장이었다.
“이렇게 저희 콘서트에 찾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해요!”
리나가 다시 큰 목소리로 입을 열자 다시금 응답을 하듯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자 이번엔 제이니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언니? 너무 대단하지 않아? 콘서트 장에 팬 분들의 뜨거운 함성을 후끈 달아오른 거 같아.”
그러자 리나가 다시 화답하듯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가지는 국내무대인데 이렇게 환영을 해주니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그래.”
와아아아아!
순간 다시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만큼 팬들역시도 이 콘서트를 너무나 기다려왔음을 알려주는 반응이다.
그때 이번엔 유진이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객선을 둘러보면서 크게 말했다.
“그럼 이제 이렇게 우릴보러 와준 감사한 팬 분들에 게 정식으로 인사를 들여야 하지 않아?”
“당연히 그래야지~”
그 순간 다섯 명의 멤버들 모두가 무대 앞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끝에 걸치고 섰다.
다섯 명 모두 객석을 쳐다보며 손을 모우더니 큰 소리로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로즈걸스입니다~!”
동시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손을 흔들며 활짝 웃음을 짓는데 객석에서 커다란 환호성과 함께 야광봉을 흔들며 화답해 주었다.
“로즈걸스 최고다~!”
“아주 멋진 무대였어~!”
“나 죽을 때 까지 로즈걸스 팬 할 거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팬들의 뜨거운 애정 석인 말속에 로즈걸스 멤버들의 입가에 웃음도 더욱 진해졌다.
이렇게 열광적으로 자신들을 반겨주는 팬들을 보면 당연히 힘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보람도 느낀다.
“그런 말들만으로도 너무 감사드려요!”
이어서 세린이 밝은 음성으로 대답을 하자 여기저기서 사내들의 목소리가 또다시 터져 나왔다.
“세린 최고!”
“내가 정말로 너 많이 좋아한다!”
여기저기서 자신에 대한 열정적인 표현들에 웃음을 지우지 않은 세린이 우연인지 이만석 쪽으로 시선이 돌아가더니 눈이 마주쳤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다음 곡으로 도도하게라는 곡을 불러드릴게요~! 많은 함성 부탁드려요~!”
다시 손을 흔들며 팬들에게 그렇게 말하는 순간 무대의 불이 꺼지더니 조명에서 현란한 불빛이 비춰지며 잔잔한 음악이 깔리기 시작했다.
‘무대위에선 전혀 다른 사람 같은데.’
자신을 바라보는 세린의 눈동자나 표정에서 전혀 부끄러움이나 수줍음은 찾을 수 없었다.
조금 전에 관중들을 바라보다 플로어 석으로 고개가 돌아가며 자신과 눈이 마주쳤던 것이 이만석은 우연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음성과 환호성이 뒤섞여 가는 가운데 이만석은 그녀들의 공연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조금 전에 부른 노래의 앨범에 수록곡인지 노래가사와 분위기가 초반에 불렀던 것과 이어지는 듯 하면서도 비슷하게 흘러갔다.
땀에 젖은 그녀들의 몸짓과 손짓에 뜨거운 함성과 열기도 더해갔고 그렇게 팬들과 하나 되어 호흡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너무나 멋있었다.
확실히 전부가 다웠다.
그렇게 다시 세 곡 정도를 더 부른 후 로즈걸스 멤버들은 인사를 올린 후 잠시 무대를 빠져나갔고 그 자리를 사회를 맡은 한 사람이 올라와 인사를 올렸다.
추첨을 통해 경품을 한 다든가 하는 그런 말과 입담을 과시하며 로즈걸스에 대한 얘기를 풀어내었다.
‘잠시 쉬는 타임인가?’
무대 뒤로 물러난 로즈걸스 멤버들을 보면서 이만석은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대기실로 돌아온 멤버들에게 코디들이 건네주는 수건으로 땀을 닦고 생수병을 받아 목을 축이며 호흡을 골랐다.
무대 뒤에서 이 모든 현장을 지켜보고 있던 수찬이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환기 시켰다.
“자자~! 다들 아주 좋아! 노래도 그렇고 완벽해! 팬들의 호응이 대단하다 못해 아주 뜨거워! 계속해서 이렇게만 가자 애들아!”
“내가 걱정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래 유진이 네 말이 맞다.”
안경을 바로 쓰며 웃음을 짓는 수찬은 정말로 기뻐보였다.
4500명이라고 하지만 최근에 국외로 많이 나돌아서 국내 팬들에게 좀 소홀 한 감이 없잖아 있어 이번 무대를 기점으로 가늠을 해볼 수 있었는데 다행이도 그 열기는 생각 이상이었다.
표가 빨리 매진되었다고 해도 인원이 4500명이라 그걸로 가늠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노래와 춤을 추는 로즈걸스를 향해 얼마나 호응을 해주 열정적으로 환대하며 즐기는지, 팬들과 얼마나 잘 호흡을 하고 함께 가는지가 사실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분위기는 생각이상이었고 성공적이었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환호성과 음성들은 얼마나 로즈걸스를 향해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팬들이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서둘러 진한 메이크업을 지우고 새롭게 화장을 고치는 등 의상도 빠르게 갈아입었다.
브라운색바탕의 발라한 느낌의 체크무늬 스커트에 흰색 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는 그녀들의 의상은 다시 원래의 로즈걸스의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공연 중간에 다음 음악과 컨셉에 맞춰 의상을 갈아입고 메이크업을 새로 하는 것도 처음이 아닌지 신속하고 빠르게 이루어졌다.
코디네이터들과 메이크업 팀들도 가연 프로들이라는 걸 보여주는 듯 행동이 빨랐다.
그렇게 서둘러 타이트하면서도 섹시한 의상을 벗고 발랄한 학생느낌의 옷으로 갈아입고 진한 아이라인과 화장을 지우고 연하게 한 듯 안한 듯 한 수수한 메이크업으로 바꾸며 산뜻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그녀들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언니 그 사람 봤어?”
생수병을 들어 목을 축이고 있던 리나에게 제이니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그 사람?”
“플로어 2열에 맨 앞에 있던 사람.”
“아니, 왜?”
“중간에 팬들과 인사 할 때 봤는데 나도 모르게 진짜 속으로 많이 놀랐어.”
“너도 봤나봐?”
희라가 대화에 끼어들며 말하자 제이니가 바로 물음을 던졌다.
“언니도 봤어?”
“응, 나도 봤지, 눈에 바로 들어오던데?”
“진짜 잘생겼지 않아?”
“연예계에서도 그 정도로 잘생긴 사람은 손에 꼽힐 걸?”
“뭔데 뭐? 무슨 얘기야?”
유진이 관심을 드러내며 말하자 제이니가 방금 나누었던 얘기에 대해서 그대로 해주었다.
“아, 그 잘생긴 남자?”
“뭐야, 유진이 너도 봤어?”
“당여하지 눈에 바로 들어오던데?”
멤버들의 이런 대화에 수찬이 걸어오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먼데 잘생겼다 뭐다하면서 대화를 나눠?”
“객석에 눈에 띄는 사람을 봐서요.”
“눈에 띈다고?”
“외모가 아주 타고났던데요?”
“그 사람 우리 팬일까?”
“팬이니까 왔을 거야. 아니면 왜 왔겠어?”
“내 팬이었으면 좋겠다.”
“유진이 너 욕심이 과하네~?”
순식간에 화제가 플로어 2열에 있던 잘 생긴 남자에게 화제가 돌아가자 대기실의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졌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세린은 대화에 끼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멤버들이 말하는 그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이만석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오빠를 봤나보다.’
플로어 2열에 잘생긴 남자라면 세린이 생각하기에 이만석 말고는 없었다.
설마하니 멤버들이 이만석에 대해서 얘기를 할 줄은 몰랐던 세린이어서 속으로 적잖이 당황했다.
그래서 대화에 끼지 못하고 가만히 듣고만 있었던 것이다.
“너도 봤어?”
“응?”
그때 희라가 가만히 앉아 있는 세린에게 말을 걸어왔다.
“누구 말이야?”
“2열 맨 앞에 있던 남자 말이야.”
“그, 글쎄... 나는 잘......”
“뭐야? 그럼 너 못 본거야?”
“진짜 못 봤어?”
“눈에 바로 들어오던데.”
“으, 응...”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하는 세린을 향해 희라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다른 애들도 봤기에 너도 본줄 알았는데 이번에 무대에 올라가면 한 번 바봐 진짜 잘생겼어~”
“혹시 그 남자 세린이 얘 팬 아니야?”
“세린이 팬이라고?”
“아까 보니까 그 사람 세린이 쳐다보는 것 같던데?”
“진짜?!”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희라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하긴 우리중에 세린이 얘가 제일 인기가 많긴 하지.”
“그렇게 단정 짓지 마 아닐지도 몰라.”
“세린이 얘 처다 봤다 며? 그러면 끝난거지 뭐.”
자신과 이만석을 두고 엮는 멤버들을 보면서 세린은 어색한 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말하지 않으면 들킬 이유는 없겠지만 이미 만나고 자신이 표를 주고 초대 했다는 것을 알면 까무러칠 것이 뻔했다.
그때 세린의 눈에 자신을 바라보는 리나의 시선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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