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8화 〉 568화 과거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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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고 법정에서 승소를 했는지 여기저기서 어깨를 두드려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 긴 머리를 하늘거리며 섹시한 옷차림의 여인 한 명이 천천히 또각또각 구두 굽 소리를 내며 이쪽으로 다거 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 여기저기서 환성이 터져 나왔는데 다가오는 그 여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리나였다.
대화를 나누었던 젊은 변호사가 몸을 돌려 여인을 보더니 서로 우음을 주고받았다.
그러고 뭔가 대화를 이어가더니 드디어 잔잔한 배경음만 깔려 있는 상태가 멈추더니 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와인 좋아하세요? 제가 술 한 잔 사고 싶은데.]
그리곤 순간 다시 다음 화면이 바뀌더니 이번에도 처음처럼 남자들이 등장하고 멤버들이 한 명씩 나타나 묘한 말과 인사를 주고받았다.
마지막엔 다시 화면이 바뀌며 두 대의 외제차가 룸살롱 앞에 멈춰서더니 거기서 사내들이 내려섰다.
말끔한 차림의 누가 봐도 성공한 이들로 보이는 그 사내들 중에 유독 한 명이 눈에 띄었는데 큰 키에 잘생긴 그 남자는 별다른 얘기는 하지 않고 주로 들으면서 중심에 서 말없이 걷고만 있서 상황을 보면 그가 이 무리에 리더가 분명해 보였다.
그렇게 룸살롱에 들어가 룸을 잡고 앉았을 때 담배를 꺼내 라이터로 불을 붙였고 잠시 후 남자의 친구들 중에 한 명이 웨이터를 향해 뭐라고 입을 열자 곧이어 테이블에 근사하게 안주와 술들이 세팅이 되었다.
그리고 뒤이어 아가씨들이 들어서는데 그때까지도 사내는 다리를 꼬운 자세로 담배를 피우며 별 관심 없다는 듯 딴 곳을 차다보고 있었다.
아가씨들이 들어서 일렬로 늘어섰을 때 주위의 남자들이 사내에게 말하며 여자들을 가리키는데 그에 무심하게 고개를 돌렸던 사내의 얼굴이 한 곳에 집중되었다.
여러 아가씨들 사이에 가녀려 보이면서도 인형같이 예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여인들과 다르게 얼굴에 많은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그때 다시금 콘서트장 안에서 남자달의 환성이 터져 나왔다.
순간 배경음이 조용해지고 드디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이름이 뭐지.]
긴장을 하고 있는 듯 보였던 여인의 입가에 순간 작은 웃음이 맺혀졌다.
그러고는 언제 긴장 했냐는 듯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지수라고해요.]
그때 다시금 콘서트장 안에서 여러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스스로 자신을 지수라고 소개한 그 여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세린이었기 때문이었다.
파앗
그때 무대 맨 오른편에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비쳐졌다.
거기엔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리나가 서있었다.
잔잔한 음악이 깔리고 조용해지는 순간 리나의 숙여졌던 고개가 들어올려 졌다.
“그래도... 사랑인데~ 어떻게 널 미워하겠어~♪ ”
와아아아아!!
순간 콘서트 장을 울리는 장대한 함성이 무대를 장식하며 울렸다.
“사랑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가 버린 널~♬”
감미롭게 울려 퍼지는 그 음성에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음성이 크게 터져나온다.
그때 이번엔 반대로 맨 왼쪽의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비춰지며 또렷한 눈동자를 내보이며 고개를 왼쪽으로 치켜 내린 채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유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떠나가도~♪”
“유진!!!”
“오빠가 너 많이 아낀다!”
여기저기서 유진 팬들로 보이는 많은 남성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미워 할 수 없는 내 사랑~♪”
그때 이번엔 중앙에서 왼쪽에 다시 스포트라이트가 켜졌다.
그러자 이번엔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제이니가 천장을 올려다보며 여운을 느끼는 듯 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음속에 담긴 그 사람에... 난 견딜 수가 없어~♬”
“제이니!”
“제이니!!!”
순간 여기저기서 제이니의 이름을 외치는 사내들의 음성과 여자들의 소리치는 음성이 크게 울려왔다.
엄청난 함성이었다.
부드러운 음률을 남기며 천천히 제이니가 눈을 감는 순간 이번엔 맨 오른쪽에 서 있는 리나의 왼편에 불이 켜졌다.
거기엔 단발머리의 희라가 살짝 고개를 옆으로 꺾은 채 숙이고 있었다.
“I want to forget about you~♬”
잔잔하게 울리는 희라의 음성에 다시금 팬들의 음성이 크게 울렸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어~ 너만 생각했던 난... 미련한 여자이니까~♬”
잔잔한 반주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그 순간.
파앗!
주앙에 스포트라이트가 강렬한 빛을 뿜으며 비춰졌다.
우와아아아!
순간 여기저기서 엄청난 함성이 텨저 나왔다.
거기엔 귀여운 이미지를 탈피하고 한 층 성숙한 느낌의 화장을 한 세린이 슬픈 표정으로 눈을 감고 서있었다.
그러다 천천히 눈이 떠지더니 입이 열렸다.
“밀어 내봐도~ 잊으려 해도~ 그리울 수 밖에 없는 사람~♬”
세린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무대 중앙으로 나왔다.
“그럴 수 없어~ 견딜 수 없어~ 결국 그게 나란 여자이니까~~~!”
바이브레이션을 타며 깊이 있는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 그 목소리에 여기저기서 다시금 우렁찬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세린!!!”
“너를 제일 오빠가 많이 아낀다!!!!!”
“언니 예뻐요~!”
잔잔하면서 서글프게 울려 퍼지던 반준가 순간 꺼지더니
스포트라이트도 꺼졌다.
위이이이잉!
그 순간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울려며 동시에 붉은 조명이 무대를 비췄고 뒤이어 무대 무대 앞의 불꽃이 동시에 터지며 뿜어져 올랐다.
파아아아앗!
우와아아아아~!
꺄아아아악!
순간 여기저기서 감탄사와 비명이 동시에 콘서트 장을 장악하며 크게 울려왔다.
잔잔했던 음률의 비트가 좀 더 빨라지며 바뀌는 듯 하더니 어두웠던 분위기가 조금 더 강렬한 느낌이 덧 씌어 지며 뜨겁게 변했다.
순간 수많은 빛깔의 파 라이트 조명들이 강렬한 불빛을 무대에 쏘아 보내며 어두웠번 분위기를 완전히 날려 보냈다.
“하지만 달라질 거야~ 그리움에 사무쳐~ 미어지는 내 가슴에~ 마음이 울리지만~~♬”
순간 세린의 가창력이 폭발적으로 올라가며 특유의 울림이 연결 되어 있는 소형 마이크를 타고 콘서트 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울지 않을 거야~ 이젠 당신을 내게서 떠나보낼 테니까~~!!!”
비트가 빨라지고 음률이 크게 울려나오는 가운데 세린을 중심을 무대 쪽으로 도도하게 걸어 나온 멤버들이 음악에 맞춰 짜놓은 안무대로 춤을 췄다.
슬픔을 떨쳐내고 다시 도발적인 여성으로 돌아간 그녀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만석은 말 없이 그녀들의 춤과 노래를 지켜보았다.
‘왜 메인보컬이라고 하는지 알겠군.’
전에 노래방에서 들었을 때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렇게 콘서트에 와서 직접 들어보니 확실히 가창력이 대단했다.
바이브레이션도 몰론 이고 목소리에 실려 있는 호소력도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만석이 신선함을 느낀 건 뭔가 보이 쉬한 느낌도 풍기는 진한 아이라인과 메이크업에 이은 섹시한 안무였는데 지금까지 이만석이 알고 있던 세린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세린!”
“네가 제일 섹시하다!”
“오빠가 안아줄게!”
“제이니~!”
“로즈걸스 최고!”
“꺄아악! 언니들 멋저요!”
여기저기서 환호성성과 여학생들의 교성이 크게 울려 퍼졌다.
‘산뜻하고 발랄하다더니만.’
세린이 말해주길 로즈걸스의 컨셉은 산뜻하고 발랄하며 사랑스러운 소녀들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보니 또 그렇지만도 않아 보였다.
각선미를 그대로 살려주는 타이트한 옷차림에 섹시한 안무에 맞춰 터져 나오는 그녀들의 도발적인 표정을 보면 참으로 섹시하다 못해 성숙미 또한 물씬 풍기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를 잡기 위해서 메이크업을 진하고 강렬하게 한 것 같은데 확실히 파격적이고 제대로 먹혀들었던 것이다.
기존의 로즈걸스의 이미지를 벗어나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유가 알 수 있는 무대였다.
얼마나 연습을 한 것인지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그녀들의 몸동작은 한 치의 흐트럼짐이 없었다.
특히 웨이브를 타는 못 놀림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섹시하다는 말이 정말로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왜 로즈걸스라고 소리치며 열광하는 것인지 알것같았다.
인기가 대단하고 무대흡입력이 정말좋았다.
인정할만하다.
그때 세린이 맨 앞으로 걸어 나와 노래를 부르며 안무를 추는데 이만석은 순간 자신과 눈이 마주쳤다는 것을 느꼈다.
안무를 추다가 본 것이 아니라 일부러 그녀가 자신 쪽으로 몸을 틀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 정도도 못 알아볼 정도로 눈썰미가 없지가 않았다.
그 후로도 세린은 중간 중간에 계속해서 이만석 쪽으로 시선을 주었는데 수줍어 하던 모습은 온대간대 없고 강렬하며 도발적인 표정과 눈빛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무대에서의 세린은 더 이상 얌전하고 수줍은 아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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