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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564화 (564/812)

〈 564화 〉 564화 과거와 미래

* * *

“단지 그것뿐이에요?”

“네 눈빛이 뭔가 좀 좋지가 않아보였거든.”

“눈빛?”

“뭐라고 할까.. 심정이 복잡해 보였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혹시 나쁜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 몰래 따라가 본거야. 정말로 나쁜 일이 생겨서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면 큰일이잖아?”

저 말은 즉 그렇게 되서 뒤를 밟았다는 말이라는 얘기였다.

“별로 좋은 얘기는 나누는 것 같지는 않던데...”

비록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표정만 봐도 별로 좋은 얘기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진지해 보였고 표정이 굳어 있었다. 나중에 가선 웃기는 했지만 그게 기뻐서 웃는 게 아니라는 것을 차이링은 모르지 않다.

“내가 알기론 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었던 걸로 아는데 혹시 특별한 사이었어?”

“......”

차이링의 질문에 하란이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말이 없는 걸 보니 맞나보구나.”

무언의 대답이 곧 긍정이라는 것으로 받아드린 그녀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렇게 골목에 들어서 집에 당도해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설 때 까지 더 이상 별다른 말은 오고가지 않았다.

주차장으로 들어서 차를 정차시킨 차이링이 시동을 껐다.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물어보지 않을게.”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몰라도 차이링은 카페에서 나누었을 대화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만약 두 사람 얘기에 그이가 연관 되어 있다면 해결하기 어려울 땐 내가 아니라도 가서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만약 정말로 말하기 꺼려질 정도의 안 좋은 일이라고해도 이만석이라면 충분히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 들어갈까?”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하란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실은 전에 고백을 받았었어요.”

“고백?”

“네.”

보통 얘기는 아닐 거라는 생각은 당연히 하고 있었다.

거기에 당연히 남녀문제도 포함되어 있었고 배제하지 않았는데 고백이라는 말을 하니 흥미가 돋을 수밖에 없었다.

“거절 한 거야?”

“언니라면 받아 드릴 수 있겠어요?”

자신이라면 받아 드릴 수 있겠냐는 이 말.

이 말속에 들어있는 뜻이 무엇을 내포하고 있는지 그건 물어보지 않아도 이만석을 사랑하는 같은 여자 입장에선 이보다 확실한 대답은 없었다.

차이링 그녀 또한 다른 남자는 이성으로 바라보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식으로 이만석과 사귀는 사이인 하란이로써는 당연히 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

“오늘, 오빠는 큰 결심을 하고 나왔어요.”

“결심이라면...”

“고백이 있는 뒤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락을 하고 지내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늘 다시 예전처럼 좋은 오빠 동생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해왔어요.”

“그래서 큰 결심이라고 했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하란이를 보며 차이링이 다시 말을 이었다.

“현호라는 그 남자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르겠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야.”

이만석의 여자 친구로 있는 하란이에 대해서 차이링은 알아보면서 나왔던 인물이 현호였다.

처음에는 주변 인물로써 조사를 했고 어린 시절부터 알았던 인물이라는 것에 포함을 시켰을 뿐이었다.

헌데 오늘 멀리서나마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니 보통 사이가 아닌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역시나 그 내막엔 남녀문제가 포함 되어 있었던 것이다.

다시 예전처럼 사이좋은 오빠 동생사이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저 말은 널 놔주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였다.

이성으로써 더 이상 바라보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차이링은 그게 쉽지가 않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누가 자신보고 이만석을 포기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면 차이링은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것만큼은 아무리 그녀라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차이링은 하란이가 현호의 발언에 큰 결심이라는 말을 덧붙인 것에 공감을 하는 듯 대답을 할 수가 있었다.

“현호 오빠는 좋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저보다 더 좋은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니?”

“네. 분명 그럴 거라고 믿어요.”

짝사랑을 한 다는 것이 사귀다가 헤어지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하란이는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누구와 만나는, 누구와 연애를 하든 결국엔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써 멀리서나마 가슴앓이를 하며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주는 사랑은 그래서 힘든 법이고 그런 면에서 짝사랑은 사랑이라는 이름에 마음의 감옥에 자신을 일방적으로 가두어 놓는 것이라 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특히 상대가 자신에게 전혀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어가는 짝사랑은 더욱 잔인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란이는 현호가 자신을 이성으로 볼까에 대해서 걱정을 하였고 오랜 시간 동안 가슴앓이만 했을 뿐이지 마음을 표현하거나 나서지를 못 했다.

시간이 흘러 현호도 자신에게 마음이었었다는 것을 고백을 받으면서 알았지만 아쉽게도 자신의 마음속엔 어느새 다른 남자가 자리해 있었다.

미안하지만, 현호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일이었지만 그 고백을 하란이는 받을 수 없었고 거절을 하였다.

그 마음이 이젠 그러지 않겠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오늘처럼 이런 결심을 하였다고 떠났다고 생각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말을 하는 현호의 얼굴에서 억지로 웃음을 지었지만 그게 다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하란이의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결국엔 그이를 나에게 빼앗기지 않겠다는 말이네?”

“언니!”

산통을 깨는 차이링의 말에 하란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농담이야 농담. 나라도 너처럼 그랬을 거야. 그이를 나두고 어떻게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을 수가 있겠어?”

차문을 연 차이링이 하란이를 바라보며 한쪽 눈을 찡긋했다.

“그이에겐 이 얘기 비밀로 해줄게.”

그러고는 차 밖으로 나가는 차이링을 보면서 하란이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디 다녀오는 거야?”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도어락 소리를 들었는지 지나가 주방 쪽에서 나오며 물음을 던졌다.

“잠시 외출 좀 했어.”

“외출?”

“얘가 바람 좀 쐬고 싶다고 해서 말이야. 그래서 잠시 드라이브 좀 하고 왔지~”

“그래서 차 끌고 잠시 나갔다 왔다고?”

“왜? 질투나?”

“그런 거 아니야. 드라이브라고 하기에 별일이라서...”

쇼핑을 할 때는 그렇다 처도 드라이브를 하는 일로 두 사람이 외출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던 지나가 의아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듯 했다.

“아~ 운전했더니 피곤하네. 물이나 한잔 마셔야겠다~”

한 쪽 팔을 들어 올리며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곤 주방으로 향하는 차이링을 뒤로하고 지나가 하란이를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하란씨도 이제 운전 할 줄 알잖아요?”

“아직 제 차가 없어서요.”

“에이 그게 걱정이라면 저한테 말하지. 그러면 차 빌려 줄 수 있는데. 다음부턴 드라이브 나 차 필요하면 말해요. 하란씨 차 살 때까지 내가 빌려 테니까.”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어색하게 웃음을 지으며 감사를 표하는 사이 잠시 주방 쪽을 바라본 지나가 하란이에게 다가가더니 목소리를 낮춰서 입을 열었다.

“언니가 혹시 뭐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어요?”

“다른 행동이요?”

“예를 들어 젖가슴을 만진다거나.”

“......”

순간 말이 없어진 하란을 두고 지나가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변태나 그런 게 아니라 짓궂은 행동을 말하는 거예요. 실은 내 방에 찾아 왔을 때 그런 장난을 쳤었거든요. 전에 보았을 때 보다 가슴 더 커졌나 확인해본 거라면서 말이에요.”

“그런 건 없었어요.”

“그래요? 아무튼 방심하지 말아요. 그런 것에 재미가 들리면 언제 어떻게 짓궂게 장난을 걸어올지 몰라요.”

“주의 할게요.”

하란이는 이미 욕실에서 차이링이 그런 행동을 적나라하게 했다는 것을 말 할 수 없었다.

탕에 들어와 뒤에서 껴안은 채 젖가슴을 주물거린 거 말고 키스까지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물 주러 갔을 때 지나씨에게도 그런 장난을 쳤나보네.’

말하는 걸 보니 아마도 그런 행동에 당황스러워 했던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갑자기 목소리를 줄이고 뭘 그렇게 둘이서 속닥거리는 걸까?”

그때 뒤에서 물 컵을 들고 나타난 차이링이 지나와 하란이를 향해 물음을 던졌다.

소리소문 없이 갑자기 다시 나타난 차이링을 보고 지나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네,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차마 호박씨 아닌 호박씨를 깠다고 말할 수 없어 그렇게 얼버무리며 나누었던 대화를 넘어가려했다.

“흐음... 그렇게 말하니까 더 수상쩍은데?”

“수상쩍은 게 뭐있어. 다음에 드라이브 하고 싶을 때 내차 빌려주겠다고 한 거야.”

“그게 전부야?”

“그럼 당연하지.”

잠시 동안 지나와 하란이를 바라보던 차이링이 입 고리를 말아 올리며 작게 웃음을 지었다.

“알았어.”

그러고는 남은 물을 전부다 마시고는 다시 몸을 돌려 주방으로 사라지는 그녀 모습에 지나가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언니가 설마 들은 건 아니겠죠.”

“글쎄요.”

“불안한데...”

수긍하며 돌아섰지만 마지막에 지어진 미소가 하란이는 물론이고 지나에게도 찝찝함을 남겨주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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