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8화 〉 558화 실행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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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얘기를 들어보면 이집트에서 사업이 아주 잘 되고 있다고 했었는데 지금 세린의 말을 들어보면 확실한 것 같았다.
사실 지나와 그런 공식적인 자리에 함께 나타날 정도면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그만큼 됨됨이와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된다.
능력과 외모는 물론이고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고 보아도 이상하지 않았다.
‘확실히 잘생기긴 했지?’
누가 봐도 훤칠한 키에 시원한 이목구비를 가진 외모는 절로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자신 또한 지니와 함께 들어서는 그 남자를 보고 잠깐 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었다. 그 정도로 잘생긴 얼굴에 외모가 빛을 바랐던 것이다. 거기까지만 생각해도 세린이 저러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 순둥이가 빠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자신이 봐도 혹하는데 동화 속에 나오는 여주인공처럼 첫사랑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세린이면 아무리 임자가 있는 남자라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호원들을 피해서 도망쳤다가 도움을 받아 도피를 하며 하루 동안 밀회를 즐겼으니 마치 운명 비슷한 뭔가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세린이리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세린이라면 그러고도 남았다.
“그럼 내일 확실히 오겠네?”
콘서트 티켓을 주었고 받았으니 내일 올게 분명해 보인다.
“응, 표 가져갔으니까 내일 올 거야.”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세린을 바라보던 리나가 잔잔한 웃음을 지어주었다.
“축하해.”
그러한 세린을 향해 축하의 말을 건넸다.
“축하?”
“네가 바라는 대로 오게 됐잖아.”
“응!”
세린의 팬들이 이런 모습을 알게 되면 과연 어떻게 될지 팬클럽에도 가입하고 열정을 보내는 그들이 왠지 불쌍하고 가엾게 여겨지는 리나였다.
“뭐죠?”
외출을 하고 돌아온 지나가 샤워실을 나서는 차이링과 하란이, 그리고 이만석을 보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앞선 상황에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지나는 방으로 향하려다 샤워실 앞에 놓아져 있는 차이링의 백과 옷가지들을 보고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더워도 백을 한 쪽에 놔두고 정장을 문 앞에서 벗어 던진 후 샤워실로 들어간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날씨가 덥기는 했지만 그래도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는데? 저걸 보면 들어오자마자 바로 샤워실에 들어간 것 같은데 뭘까.’
옷가지들이 벗어 놓은 것을 보면 백을 내려놓자마자 그대로 마이와 셔츠, 그리고 브래지어와 정장스커트까지 한 번에 다 벗고 들어간 것 같았다.
마치 집에 들어오자마자 곧장 샤워실로 서둘러 들어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지나가 그런 의문을 느끼는 가운데 갑자기 샤워실의 문이 열리더니 차이링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 언제 왔어?”
타월로 몸을 감싼 채 나오던 차이링이 자신을 보고 하는 말에 지나가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왔어. 오자마자 샤워하러 들어간...”
지나가 말을 하다말고 그대로 멈췄다.
“언니, 왜 안 나가고...”
뒤를 이어 하란이가 나서다 말고 문 앞에 서있는 차이링을 향해 말을 걸었다가 지나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란이 역시 타월로 몸을 감싸고 있는 상태였다.
혼사서 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둘이서 같이 샤워 했어요?”
이런 풍경은 처음이어서 지나는 좀 놀라자 않을 수 없었다. 차이링도 그렇고 하란이도, 자신도 각자 들어가서 샤워를 했지 서로 등 밀어주고 탕에 들어가거나 한 적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둘이서 같이 나오는 것을 보면 같이 샤워를 한 것이 틀림이 없어보였다.
“그게...”
“별 일이네요?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같이 샤워하러 들어간 적 없었잖아요.”
“후후훗!”
난처한 표정을 짓는 하란이와 다르게 차이링은 농롱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갑자기 왜 웃어?”
“샤워를 하긴 했는데 그게 전부는 아니라서 말이야.”
“응?”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 차이링의 대답에 의문을 표했던 지나는 뒤이어 이만석이 수건을 허리에 두르고 나서는 모습에 눈이 크게 떠졌다.
“뭐죠?”
세린을 만나러 간 줄 알았던 이만석이 샤워실에서 나오자 지나는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어 바라보던 지나는 순간 난처한 듯 눈을 마주치지 못 하는 하란이를 처다 보고 뭔가를 알아차리는 듯 손으로 입을 감쌌다.
하란이와 차이링, 이 두 사람이 목욕탕에 들어갔다면 같이 때도 밀어주고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거기에 이만석이 같이 들어갔다면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이제야 차이링이 말한 샤워가 전부는 아니라고 했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 같았다.
“설마... 샤워실에서 한 거예요?”
혹시나 물어보았다.
“저 그게...”
놀란 지나의 말에 하란은 여전히 난처한 표정을 지우지 못 했다.
“지나 너도 빨리 오지. 아쉽게 됐네.”
“어, 언니!”
그와 다르게 늦게 온 지나를 탓하며 아쉬워하는 차이링의 말에 하란이는 당황하며 얼굴을 붉혔다.
“......”
세 사람이 욕실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백프로이긴 했지만 차이링의 입을 통해서 그게 사실로 드러나니 충격이 배가 되는 듯 했다.
“차이링 말대로 빨리 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군요.”
“오빠.”
이만석까지 저렇게 말하자 하란이는 지나를 똑바로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세린을 만나러 간 줄 알았던 이만석이 생각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왔고 그것도 모자사 세 사람이 샤워실에서 나오다니.
지나는 잠시 동안 그렇게 멍하니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똑똑
노크를 두 번하고 문을 연 차이링이 물 잔이 올려 져 있는 쟁반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아직 안 씻었나 보네?”
벗어 놓은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방에 들어가 머리도 말린 후 옷을 갈아입은 후 냉수 한 잔을 받아서 온 차이링은 들어왔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는 지나를 보며 그렇게 물음을 던졌다.
“많이 놀랐나보다?”
침대 쪽으로 다가간 차이링이 들고 있는 냉수 잔을 지나에게 건네주었다.
“냉수 한 잔 마시고 속 좀 풀어.”
“언니가 꾸민거지?”
“꾸미다니?”
“하란씨가 같이 하자고 했을리는 없잖아. 범인은 언니가 분명해.”
지나가 알고 있는 하란이는 그런 여럿이서 함께 관계를 가지는 것을 하자고 할 사람이 아니 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줍음도 타고 전에 넷이서 관계를 가지게 되었을 때 부담스러워 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하란이 차이링 보고 같이 하자고 권유 했을 리는 없고 이만석에게는 더더욱 그런 말을 꺼냈을 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사람은 두 사람인데 지나가 보기엔 이 일을 벌인 사람은 차이링이 분명 할 것 같았다.
“어머? 날 그런 쪽으로 몰아가면 내가 섭섭하잖아.”
“그럼 언니가 아니라는 소리야?”
“이미 들어오니까 하고 있더라.”
“하고 있었다고?”
“안나가 그이 샤워실에 있다 길래 벌써 왔나 싶어 가보니까 소리다 들리더라니까~”
“소리라면...”
“그거 하는 소리 말고 더 있겠어?”
“......”
순간 말이 없어진 지나를 보며 웃음을 지은 차이링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나도 상당히 놀랐다니까? 세린이 만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집에와서 둘이서 관계를 맺고 있다니... 별일이지.”
못말린다는 듯 말하는 차이링의 대답에 지나는 이상한 점을 느꼈는지 다시 물음을 던졌다.
“그럼 둘이서 하고 있던 상황에 언니는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거야?”
“나?”
“응, 둘이서 이미 하고 있었다면 언니는 아니었다는 거잖아.”
셋이서 하고 있지 않던 상황에 이만석과 하란이 단 두 사람만 하고 있던 상황에서 차이링은 어떻게 참여를 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결국엔 차이링이 아니라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는 끌어 들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남은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설마 민준씨가...?’
하란이는 그럴 리가 없으니 결국에 남은 사람은 이만석 밖에 없었다.
‘그럴 수도 있겠어.’
전에 이집트에 갔을 때 이만석은 넷이서 함께 관계를 맺는 그 순간을 상당히 즐기는 것 같았다. 전혀 싫어하는 기색이 없었던 것이다.
‘민준씨가 끌어 들인 거구나.’
보기보다 그 쪽으로 상당히 개방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지나는 이만석의 색다른 면을 또 하나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내가 들어가서 끼워주라 했지.”
“언니가 맞잖아!”
이만석에 대해서 요즘 자신의 마음을 다시 정리해 가고 있던 지나여서 이런 색다른 면을 또 하나 알게 된 것 같아 좋아하고 있었는데 이어진 차이링의 말에 그대로 깨져버렸다.
“아니야` 난 들어가서 끼워주라고 한 것 뿐인걸?”
“그게 그 말이잖아.”
“어떻게 그게 그 말이야? 다르지~ 난 싫은데 억지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물어봤고 그이가 알겠다고 하니 합류한 것뿐이니 오해하지 마렴.”
그렇게 말한 차이링이 다시 냉수 잔을 지나에게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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