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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549화 (549/812)

〈 549화 〉 549화 실행력

* * *

“날짜만 맞았다면 더 큰 공연장을 잡아서 할 수 있었을 테고 그랬다면 3만 명이상 왔을 거라고 봐요.”

“높게 잡은 거 아니야?”

“분위기를 보면 그 정도는 올 수 있다고 매니저 오빠가 그랬는걸요? 그래서 많이 안타까워했어요.”

걸 그룹 중에 탑을 달리고 있는 로즈걸스의 인기를 생각하면 만명은 물론이고 5만명도 사실 무리는 아니었다. 날짜는 물론이고 황금시간대, 장소만 갖추어 진다면 최대 10만 명도 바라 볼 수 있다고 수찬은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에서 동원된 9만2천명도 넘어 서게 되니 아무래도 그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러한 생각이 사실인게 국내에서 로즈걸스를 넘어서는 걸그룹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각종 음악프로그램이나 무대에서 언제나 1위를 휩쓸고 팬층을 두텁게 두르고 있는 로즈걸스의 역량을 생각하면 자국에서 벌이는 콘서트에 10만이라는 인원도 올 수 있다고 한 것은 자신감의 발로가 아니었다.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계속 쓰고 있나보지.”

세린은 계속해서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선글라스 말인가요?”

이만석이 말없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이자 세린이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모르잖아요.”

만약에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피곤해지기 때문에 조심해서 나쁠건 없었다.

“화장실 갈 때말고 벗고 있어도 돼. 손님도 많지 않으니까. 오히려 쓰고 있는 것이 더 수상해보여.”

세린이 생각해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다시 주변을 한번 살펴본 후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조심히 벗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하나둘 코스요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이 요리는 어떤 요리인지 일일이 설명을 해주었고 차례대로 식기를 사용하며 예절을 지키며 식사를 하려다보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차례대로 사용 할 것 없어. 편하게 먹어도 돼.”

그런 세린을 결국 보다 못한 이만석이 한 마디 해주고는 와인 잔을 들어 목을 축였다.

“네, 그럴게요.”

익숙하지 않은 나이프로 고기를 썰려고 하니 참으로 어색한 세린이었다.

하지만 입안에서 퍼지는 스테이크의 육즙과 부드러운 살코기의 맛이 확실히 비싼 음식은 다르구나라는 걸 절로 느꼈다.

하지만 총 50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을 생각하면 비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했다.

그렇게 특별요리인 필레드바에 이어 디저트인 크림치즈케익 까지 다 먹고 나니 배가 상당히 불렀다.

가격이 비싸니 남길 수 없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먹다보니 너무 많이 먹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살찌면 안 되는데.’

배를 쓰다듬는 세린의 얼굴에 걱정이 묻어나왔다.

“먹을만 했어?”

배를 쓰다듬던 세린은 이만석의 말에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가 자신의 행동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시선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네, 맛있게 잘 먹었어요.”

남은 와인을 한 번에 다 비워버린 이만석이 냅킨으로 입 주변을 닦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일어날까.”

손거울을 통해 입 주변을 닦고 다시 선글라스를 쓴 세린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만석이 계산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뒤를 따라 세린 또한 몸을 일으켜 걸음을 옮겼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는 동안 두 사람은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다.

“식사는 잘 하셨습니까?”

카운터로 다가오는 이만석을 보고 지배인이 입가에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 왔다.

“말씀대로 특제요리가 참 맛이 좋더군요.”

“맛있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카운터를 보는 직원에게 계산서를 넘겨주니 곧이어 요금표가 계산기의 화면에 떴다.

예상대로 5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거금이 나가게 생겼고 요금을 보자 세린은 절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식사 한 끼가 뭐가 이렇게 비싸.’

진짜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맛은 좋았고 분위기도 상당히 고풍스러웠지만 비싸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갑을 꺼내든 이만석이 카드를 꺼내 넘겨주자 곧이어 결제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넘겨주면서 일시불로 하겠다고 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안녕히 가십시오.”

문을 나서는 이만석과 세린을 향해 지배인이 정중히 인사를 해왔다.

밖으로 나와 다시 중앙 계단을 타고 밑으로 내려가는 이만석고 나란히 걸으면서 세린이 입을 열었다.

“정말로 괜찮아요?”

“내가 오자고 한 곳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50만원이상이나 나왔잖아요. 그렇게 큰돈을 혼자서 다 내는 건 상당히 부담이 클 거예요.”

“그 정도의 여유는 되니까 쓰는 거야.”

이만석이 어떤 집에서 살고 있는지 가봐서 알고 있는 세린은 그가 부유하다는 것도 물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세린에게 있어 식사 한 끼로 50만원이상 썼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었고 그건 돈을 얼마나 벌든 관계가 없어보였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밥 한 끼 먹는데 50만원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당한 거금이었기 때문이었다.

‘저 가게 다시는 가면 안 되겠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저런 대에 자주 다니면 다시 호주머니가 비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많이 벌어도 아주 특별한 날에나 가야지 아무날도 아닌데 가는 것은 너무 부담이 큰 일 이었다.

‘오늘이 아무 날이 아닌 건 아니니까.’

그래도 세린은 오늘은 아무것도 아닌 날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이만석과 오랜만에 식사를 했는데 평범한 날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주차장으로 이동해 다시 차에 올라타자마자 세린은 이번엔 잊어먹지 않고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이 때문에 응큼한 망상을 해버렸고 망신을 당했으니 이제 잊어먹지 않고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 돌아갈까.”

“네?”

“표도 받았겠다. 식사도 했으니 이제 가봐야지.”

“......”

돌아가자는 말에 세린은 두근거렸던 마음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너무 빨리 헤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진한 아쉬움이 가슴에 자리 잡았다.

더 함께하고 싶었다.

‘식사만 하고 헤어지는 거야?’ 그러긴 싫은데...‘

더 있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너무 들이대는 것 같은 느낌에 세린은 그렇게 말하지도 못 했다.

“말이 없는 거 보니까 돌아가긴 싫나보네.”

“아, 아니 예요.”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 같은 물음에 당황한 세린이 저도 모르게 아니라는 말을 해버렸다.

“아니야? 그러면 돌아가면 되겠네.”

이만석의 대답에 세린은 입을 다물었다.

“......”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될 것을 왜 아니라고 해가지고 당혹스러움이 커지게 하는지 자신의 입을 한 대 때리고 싶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시동을 켠 이만석이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차도로 지나다니는 차량들이 뜸해 질 때까지 깜박이를 키고 기다리다가 천천히 도로에 들어섰다.

‘진짜 이대로 돌아가는 거야?’

그 뒤로 별 말이 없는 이만석의 모습에 세린은 점점 더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만석의 말대로 표를 전해주기 위해 만난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끝내고 싶지 않은 게 세린의 마음이었다.

이렇게 헤어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크게 들었다.

‘이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데...’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결국에 다시 숙소로 돌아가게 될 것은 불 보듯 번한 일.

나중에 가서 후회 하지 말고 좀 부끄럽더라도 제대로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작게 심호흡을 한 세린이 그렇게 막 입을 열려는 그때 이만석에게서 목소리가 말소리가 들려왔다.

“가볍게 드라이브라도 할까.”

조금 더 같이 있으면 안 되냐고 물어보려다 이만석에게서 들려온 말에 세린의 고개가 빠르게 돌아갔다.

“정말요?”

“바로 반응이 오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며 반색을 표하는 세린의 모습에 이만석이 가볍게 농을 던졌다.

“돌아가기 싫구나?”

이러한 세린의 반응이 이만석은 귀여웠다.

“오랜만에 만났는 데 이대로 가는 건 좀 아쉬워요.”

세린이 수줍어하며 이만석에게 사실대로 마음을 밝혔다.

어차피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밝히기로 한 것이다.

마음을 표하고 같이 더 있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게 이로운 일이다.

“그럼 가볍게 주변 한 바퀴 돌지 뭐.”

좀 더 걷자는 이만석의 말에 세린이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게 해요.”

이대로 헤어지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아이돌 가수가 꿈이었어?”

걷기로 정하면서 이만석은 세린에게 가수가 꿈이었는지 물어보았다.

“아니요. 가수는 꿈은 아니었어요.”

“그럼 어쩌다가 된 거야? 스카웃?”

“제의를 받아서 부모님하고 함께 얘기를 나누어보고 연습생으로 들어간 건 맞아요. 그런데 원래는 달랐어요”

“달랐다고?”

“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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