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8화 〉 548화 실행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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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그대로 몸값도 높아 광고 하나 찍으면 웬만한 일반 직장인의 연봉은 벌어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지방에 부모님의 집까지 장만해 주었으니 효도 또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 셈이었다.
걸음을 옮겨 계단을 타고 올라가 양쪽으로 열리는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레스토랑 지배인이 깔끔한 차림으로 두 사람을 맞아주었다.
금세 손님이 오는 것을 보고 젊은 남자 직원 한 명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지배인의 인사를 가볍게 받은 이만석이 물음을 던졌다.
“늘 앉던 자리 있습니까?”
오늘은 예약을 하고 오지 않아 물어보는 것이다.
“시간 때를 맞춰서 잘 오셨습니다. 오후 예약은 이미 잡혀 있지만 조금 전에 손님이 떠나서 지금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그럼 거기로 하지요.”
“제가 직접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가까이 다가온 직원을 다시 물린 지배인이 직접 앞장서서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분수대에서 뿜어지는 물줄기처럼 예쁘게 자리 잡은 천장의 샹들리에가 반짝이며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이런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은 처음 온 세린은 주변을 둘러보며 신기해했다.
‘이런 대선 한 끼를 먹어도 아주 비쌀 거야.’
바쁜 날에는 이동차량 안에서 가볍게 김밥으로 한 끼를 때울 때도 많았던 세린이어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할 때 빼고 이런 사치스러운 생활은 즐겨 본 적이 없었다.
‘오빠는 이런 분위기가 익숙한가보네.’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라고 했으니 별로 신기한 것도, 불편해 보이는 것도 없어 보였다.
중앙 계단이 있는데 2층에 가기위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는 것이 세린은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그냥 계단으로 올라가면 빠를 텐데 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편해서 그런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알 수는 없는 일이었다.
금세 2층에 도착하여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지배인이 앞장서 나가 옆으로 비켜서 주었다. 그 옆으로 이만석이 나가고 세린도 따라 붙어서 걸었다.
그렇게 창가의 시야에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도 다른 손님들도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왼쪽 끝 편의 창가 자리로 안내받았다.
“고마워요.”
세른은 자신을 위해서 지배인이 의자를 뒤로 빼내어 주자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그러자 고개를 숙이며 눈인사를 건네는데 인상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만석은 스스로 의자를 뒤로 당겨 의자에 몸을 앉혔다.
누가 빼내주는 것 보다 이게 훨씬 편한 것이다.
“오늘의 특별 요리는 뭐가 있습니까?”
“농어요리인 필레드바입니다.”
“필레드바?”
“프랑스요리로 지중해에서 잡아 올린 농어로 조리를 합니다. 살짝 튀긴 후에 그릴에 구어 입에서 전해지는 겉은 바삭하면서도 흰 생선살의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있어 좋습니다. 거기에 특재 소스로 버무려 맛을 더하면 생선의 육즙과 한 대 어우러져 감탄이 절로 나오는 요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주문을 할 때 그것도 함께 포함시키는 걸로 하지요.”
“알겠습니다.”
지배인의 설명이 끝나고 인사를 한 후 물러나자 어느새 직원이 메뉴판과 물을 가지고 왔다.
이만석과 세린 앞에 메뉴판을 하나씩 놔 주고는 유리잔을 두고 조심스럽게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가격이 뭐가 이렇게 비싸?’
메뉴판을 펼쳐든 세린은 너무 놀라 저도 모르게 놀란 음성을 내뱉을 뻔했다.
디저트 케익 한 조각이 만원이나 했고 스테이크 하나에 10만원이 넘었다. 코스요리들을 보니 가격대가 20만원 다 넘어갔는데 그 중에 제일 비싼 것은 75만원의 풀코스 요리도 있었다.
기본 와인도 제일 싼 것이 한 병에 7만원이 넘어가 가격대가 너무나 비싸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너무 비싸서 못 정하겠어.’
싸게 먹고 나간다고 해도 15만원은 그냥 호주머니에서 나갈 것 같았다.
뭐 하나 시키려고 해도 가격대가 상당하니 세린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비싼 요리는 아직 한 번도 시켜 먹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리나 정도 되면 먹어봤을지 모르지만 세린은 그렇지가 않았다.
물론 최근에 돈을 잘 벌고 있다고 하지만 돈을 번다고 해서 바로 헤프게 쓰는 성격도 아니었고 노래가 좋고 무대에 서는 것이 좋아서 아이돌 가수가 되었던 것이다.
“정했어?”
메뉴판을 바라보고 있는 세린을 향해 이만석이 물음을 던졌다.
“아직 모르겠어요.”
싼 걸 고르려고 해도 기본 1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격대여서 선 뜻 마음대로 정할 수가 없었다.
“C코스요리 어때?”
“C코스요?”
이만석이 말해준 것을 찾아 코스요리 쪽으로 가니 전체요리부터 시작해서 수프, 푸아송과 같은 해물요리가 이어서 나오고, 어린 송아지 등심으로 만든 스테이크에 이어 샐러드에 프랑스 산 생 치즈로 만든 프로마쥬 블랑이 함께 나왔다.
갓 구은 호밀 빵을 거기에 찍어서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아주 좋았다.
마지막 디저트로 나오는 크림치즈케익 두 조각으로 입가심을 하면서 즐기는 코스요리였다.
도합 2인분씩 함께 나오는 코스요리로 가격을 확인하니 47만원이라 적혀 있었다.
주문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직원의 눈치를 살펴본 세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시켜도 괜찮아요?”
갑자기 괜찮냐고 물어오는 세린의 반응에 이만석의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그녀가 말하는 의미가 가격이라는 것을 알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가격이라면 걱정하지 마. 내가 사는 거니까.”
“아니에요 저도 돈 있어요!”
자신이 산다는 말에 세린이 당황하며 말했지만 이만석은 메뉴판을 덮고는 직원에게 넘겨주었다.
“C코스로 주세요. 그리고 몰랑드 레드 와인도 함께 주문하기로 하죠.”
“알겠습니다. 더 필요한 것은 없으십니까?”
메뉴판을 받아든 직원이 정중하게 물어오자 이만석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렇게 주면 됩니다.”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직원이 곧 메뉴판을 받아들고는 조심히 그 자리를 떠나갔다.
“와인 한 병에 7만원이나 하던데 괜찮은 거예요?”
“걱정 돼?”
“솔직하게 말하면 많이 비싼 거 같아요.”
“매일같이 오는 건 아니니까 그런 걱정정은 하지 않아도 돼.”
물론 돈이 없다면 이만석도 이런 비싼곳에 오지를 않는다.
지금은 충분히 여유가 되니까 다니는 것이지 전이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내일이 콘서트지?”
‘네, 그래서 오늘은 컨디션 유지를 위해 쉬기로 했어요.“
“그런데도 이렇게 나와도 되는 거야?”
“오빠에게 표 줘야죠.”
수줍게 웃으면서 말한 세린이 옆에 놔두었던 백을 열어 안에서 티켓 한 장을 꺼내더니 이만석에게 내밀었다.
“여기요.”
세린이 건네주는 티켓을 받아든 이만석이 확인을 해보니 오후 7시 30분을 시작으로 9시 30분에 끝나는 두 시간 공연이었다.
“플로어 좌석으로 맨 앞자리에요. 무대 앞이라 제일 가깝게 관람 할 수 있어요.”
“괜찮아?”
“네?”
“다른 멤버들은 모르잖아.”
“공연장에서는 아는 척 안하면 돼요.”
“그럼 난 팬으로써 보는 건가.”
“나의 팬이 되는 거죠.”
해맑게 대답하는 세린의 말에 이만석이 미소를 지으며 티켓을 품속에 갈무리했다.
“공연 2시간 전부터 입장 할 수 있으니까 넉넉하게 시간 잡아서 오시면 되요.”
“예매는 어느 정도 됐어?”
“전체 4300의 객석 중에 3700이상 예매가 끝났어요.”
“85%이상 표가 팔렸네?”
“현장에서 파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 팔렸어요. 내일 현장 예매까지 더하면 객석이 다 찰것이라고 생각해요. 현장 예매표가 없었다면 벌써 다 매진 됐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신감이 대단하네.”
“그렇게 보여요?”
마치 스스로 로즈걸스가 인가가 많다고 자랑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세린은 좀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세린이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는 게 해외공연에서도 2만명이상 몰렸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4300명이면 다 찬다고 해도 사실 따지고 보면 많은 것도 아니고 기록을 세우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던 것이다.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한 일이었다.
“객석이 다 찰것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는 거잖아.”
“국내에서는 오랜만에 가지는 콘서트라서 긴장이 좀 되고 그래요.”
“얼마 만에 하는 거야?”
“1년 조금 넘었어요.”
“마지막 콘서트는?”
“3달 전에 일본에서 했어요.”
“거기엔 몇 명 왔는데?”
“3만7000명 정도 왔던 거 같아요.”
“차이가 심한데?”
“그래서 국내 공연도 처음 잡을 때 그 정도 규모로 하려고 했는데 날짜를 맞추다 보니까 이번엔 작은 규모로 열게 되었어요.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연말까지 국내위주로 활동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주로 해외공연을 많이 다녔거든요.”
4300명이면 성공했다고 보고 있었는데 3만 7000명이라는 말에 이만석은 상당히 놀랐다.
“제일 많이 온 적이 몇 명이야.”
“2월 초에 중국에서 가졌던 콘서트인데 9만2천명이 왔던 것 같아요.”
“상당하네.”
9만이라는 말에 이만석은 말 그대로 정말로 놀랐다.
10만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콘서트를 찾아 왔다는 말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중국이 인구가 많다고 해도 확실히 놀랄만한 숫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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