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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547화 (547/812)

〈 547화 〉 547화 실행력

* * *

세린이 그렇게 방에서 폰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는 그 시각 이만석은 어느새 송파구의 로즈걸스 생활하고 있는 숙소 근처에 당도하고 있었다.

전에 세린을 내려주었던 숙소로 향하는 골목의 근처 대로에 차를 몰고 가는 중이었다.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다 초록불로 변했을 천천히 차를 몰아 그 장소로 향했다.

깜빡이를 켜고 갓길로 들어서 속도를 줄여 멈춰 세운 이만석은 손목시계를 확인 하고는 그대로 시동을 껐다.

매고 있는 안전벨트를 풀고는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서 내린 이만석이 그대로 폰을 꺼내들었다.

저장되어 있는 세린의 단축 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터치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곧장 세린의 음성이 들려왔다.

[도착했어요?]

“전에 내려주었던 그 장소에 있습니다.”

[지금 갈게요~!]

그러고는 전화를 끊어 버리는데 그 행동에 이만석이 피식 거렸다.

“왔어!”

전화를 끊자마자 세린은 서둘러 백을 들고 방을 나섰다.

아니 나서다 말고 다시 거울 앞에 서서 흐트러진 곳은 없는지 점검을 했다. 검은색 긴 머리 가발에다 선글라스까지 이상이 없는지 다 확인을 한 후에 방을 나섰다.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내려오니 거실 쪽에서 리나가 고개를 돌려 이쪽으로 돌렸다.

“지금 나가?”

“응.”

“조심해서 잘 다녀와. 어머니에게 안부 전해주고.”

다 알면서도 저렇게 말하는 리나의 저 행동은 분명히 자신을 놀리기 위한 것이었다.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저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백프로 였다.

“근처까지 데려다 줄까?”

“괜찮아. 택시타고 가면 돼.”

“알았어.”

너머지 멤버들과도 인사를 끝낸 후 세린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뛸 수 있게 굽이 낮은 구두를 신고 현관문을 열고는 밖으로 나섰다.

문이 닫히면서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왔다.

“후아~!”

가슴을 부풀리며 크게 심호흡을 한 세린이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처음 만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떨리고 긴장이 되는 것인지 심호흡을 해도 잘 진정이 되질 않았다.

‘무대에 처음 섰을 때도 이랬는데.’

중학생 때 처음으로 가요제에 나가 많은 방청객과 방송을 탔을 때도 이렇게 떨리고 긴장이 되었었던 것이다.

‘진정하자...’

다시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힌 세린이 다시 발걸음을 옮겨 현관으로 향했다.

어느새 다시 차 안으로 들어온 이만석이 주변을 둘러보다 다시 골목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저쪽에서 푸른색 원피스 차림의 여성 한 명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번에 보았던 것처럼 검은색 머리는 가발이 틀림이 없을 것이었다.

골목을 나선 세린이 주변을 둘러보는 것 같더니 곧장 이만석의 차량을 발견하곤 눈을 크게 떴다. 물론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 다른 사람이 바라보면 눈을 크게 뜬 것인지 알아보지 못 한다.

‘정말로 왔구나.’

그날 딱 하루 였지만 자신을 태워주었던 인만석의 차량을 세린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차량으로 향하는 세린은 다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려 노력했다.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 거야.’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긴장도는 더욱더 올라가는 듯 했다.

예쁘고, 차분하게 보여야 하는데 긴장해서 실수를 하면 이미지가 깎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정말로 처음보는 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긴장이 되는 것인지 너무나 떨렸다.

그만큼 자신이 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보는게 맞는 일이다.

이렇게 누군가를 좋아했던 적이 있었던가.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이 남자 말고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첫사랑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았다.

‘침착하자 침착.’

조수석과 상당히 가까워 졌을 때 이만석이 옆으로 몸을 기울여 닫혀 있던 문을 열어주었다.

그에 저도 모르게 살짝 움찔한 세린이었지만 여기서 멈칫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조심히 차량에 올라탔다.

“많이 기다렸어요?”

“기다리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네?”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눈에 보였거든요.”

“......”

“농담입니다.”

순간 말이 없어진 세린을 보고 피식 거리며 차 시동을 걸었다.

그렇게 갓길을 빠져나오는 동안 세린은 한 동안 입을 열지 못 했다.

도로에 들어서 달리는 동안 잔잔한 음악을 튼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먹고 싶은 거라도 있습니까?”

“네?”

“따로 먹고 싶은 거라도 있으면 거기에 가도록하죠.”

“전 괜찮으니까 오빠 가고 싶은 곳으로 가요.”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말입니까?”

“네.”

“그럼 그러도록 하죠.”

짧은 대화가 끝나고 다시 이어지는 침목 속에서 세린은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난감했다.

음악을 틀었다고 하지만 대화가 없어지니 어색한 기분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국 참지 못 하고 세린은 전에 물어보려던 것을 질문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한 가지 물어봐도 되요?”

“말해보세요.”

“백화점에서 저 만났을 때 말을 놓았었잖아요. 그런데 왜 지금은 존댓말을 하는 거에요?”

“불편합니까.”

“그건 아닌데 갑자기 존댓말을 하니까 궁금해서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갑자기 남자 화장실에 뛰어 들어온 이상한 여자에게 존댓말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기 때문이죠. 지금은 그러한 상황이 아니니 세린씨를 존중하니까 그런 것이죠.”

“......”

순간 또다시 말이 없어진 세린을 향해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불편하다면 다시 말을 놓도록 하죠.”

“네?”

“그럼 내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으로 가는 걸로 하지.”

말을 다시 놓겠다고 한 후에 바로 반말을 해버리는 이만석을 보며 세린은 당혹감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너도 방금 전엔 날 보고 민준씨라고 하지 않고 오빠라고 부르더군.”

“그, 그야 저보다 오빠니까요. 불편하시면 다시 안 그럴게요.”

“불편하지 않아.”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뀌자 차를 천천히 정차시킨 이만석이 다시 말을 이었다.

“오빠라고 불러도 돼.”

“네...”

뭔가 순식간에 관계가 정리가 되는 듯 했다.

그때 이만석이 몸을 옆으로 틀더니 갑자기 세린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두근!

갑작스러운 접근에 그녀가 움찔 거리며 몸을 가볍게 떨었다.

‘설마 키스?’

갑자기 얼굴이 가까워지자 세린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아 버렸다.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급작스러운 키스라니 미칠 듯이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왜 아무런 느낌이 없지.’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입술에 맞닿는 물컹한 감촉이 느껴지지 않았다.

천천히 실눈을 뜨는 그때 갑자기 뭔가 소리가 들려왔다.

탁­!

“안전벨트 안하면 벌금 물어.”

“그, 그렇네요.”

갑작스럽게 키스를 하려던 것이 아니라 안전벨트를 체워 주기 위해 그랬던 것임을 안 세린은 너무나 무안한 마음이 들었다.

“조금 전에 그건 뭐지.”

“네?”

“혹시 이상한 생각이라도 한 건가.”

“......”

“말이 없는 걸 보니 맞나보군.”

자신의 엉큼한 생각이 들킨 것 같아 세린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거기로 숨고 싶은 심정을 느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만석은 신경 쓰지 않고 자주 이용하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1시가 넘었으니 한 참 점심시간대를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십 여분을 달려 강남에 위치한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도착한 이만석이 주차장으로 이동해 차를 정차 시켰다.

이곳은 지나는 물론이고, 하란이, 그리고 차이링과도 왔던 이만석이 애용하는 레스토랑이었다.

“다 왔어.”

차를 정차시키고 안전 시동을 끌 동안에도 세린은 여전히 자신의 과대망상을 자책하고 있었다. 이걸로 자신을 응큼한 여자로 오해하고 있지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변태로 오해하면 어떡하지. 나 그렇지 않은데.’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는데 안전벨트를 매주는 것을 그저 키스로 오해하다니 너무나 바보 같았다.

“무슨 생각해?”

“아, 네?”

그때 다시금 이만석이 부르자 그제야 고개를 돌려 반문을 하며 쳐다보았다.

“아까 내가 한 말이 신경 쓰여?”

“그런 거 아니에요. 여기에요? 그럼 내려야겠네요.”

활짝 미소를 지으며 활기차게 말한 세린이 서둘러 안전벨트를 풀더니 차문을 열고 내려섰다.

그녀가 내리는 것을 확인하고 이만석도 운전석 문을 열고 내려서고는 스마트 키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짧은 알람 소리와 함께 문이 잠겼다.

레스토랑을 향해 나란히 걸음을 옮기면서 이만석이 다시 말을 이었다.

“여기 온 적 있어?”

“아니요.”

“그럼 처음이겠네.”

“이런 비싼 곳은 잘 다니지 않아요.”

“수입 좋지 않아?”

“이런 레스토랑에 가는 것 자체가 옛날엔 생각도 못해본 일이었는데 돈 좀 벌었다고 다니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세린의 수입이라면 이런 레스토랑에서 매일 같이 찾아와 세끼 다 챙겨 먹어도 될 정도로 넉넉하게 벌고 있었다. 최근에 광고도 두 개 더 찍어서 벌이가 좋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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