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5화 〉 535화 대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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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여자가 이만석은 너무나 가여워보였다.
“고마울 것 없어.”
“......”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나니까.”
그녀와의 시작은 좋지가 못 했다.
그녀는 자신을 이용하려 했고 이만석은 자신을 곤경에 빠트리는 그녀를 상당히 나쁘게 보았다. 그러다 레스토랑에서 마주치고 말다툼을 벌이다 참지 못 하고 확 김에 납치를 해갔던 것이다.
그때는 이런 관계가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그녀와 정말로 끝날 뻔 한 상황도 있었고 좋아해 보겠다고, 노력해 보겠다는 말을 하면서 끝날 뻔 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납치를 하고 함께하게 된 이후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가사일을 도맡아서하고 있었다. 이만석의 정장을 다리거나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는 등 마치 새색시처럼 어느새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일성회에서 일하고 있는 것도 자신의 부탁 때문이었다. 그녀가 바라서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정말로 열심히 일해주고 있었다.
문득 이만석은 얼마 전에 그녀가 자신에게 한 말이 떠올랐다.
{맞아. 당신말대로 따르기로 했어.}
원스타에 같이 투자하지 않겠냐고 제의 했을 때 다음날 차이링은 30장이라는 말을 꺼내왔고 물어오는 자신의 말에 전 재산을 투자하겠다는 그녀가 한 말이었다.
{당신을 믿으니까.}
믿으니까 그렇다는 말을 한다.
{더 이상 나 혼자만의 몸이라 생각지 않아. 당신 곁에 남기로 하고 따르기로 한 순간부터 난 혼자만의 몸이 아니게 된 거야.}
여자 친구인 하란이, 그리고 지나, 최근의 안나나 세린까지 가사 일을 도맡으며 곁에서 여러 일들을 보고 오랫동안 지켜봐왔으면서도 그녀는 지금까지 변함없이 자신에게 무한한 사랑과 베풀고 있었다.
참으로 미련한 여자다.
“자기...”
침대에 누워 있는 차이링의 입에서 이만석을 찾는 음성이 들려왔다.
그녀의 두 눈은 작게 떨리고 있었고 눈물이 마른 자국이 그대로 묻어나 있었다. 이만석이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가지고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쉿.”
입가에 작은 웃음을 지으며 조용히 있으면 된 다는 듯 제스처를 보이곤 그녀의 이마에 살며시 입을 맞추어 주었다. 아련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눈을 다시금 마주친 이마석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이미 그녀의 옷가지들은 그의 손길에 의해 다 벗겨져 있었다.
손으로 부드럽게 탐스러운 젖가슴을 어루만지며 혀를 이용해 붉은 빛을 띠고 있는 유실을 살짝 건드리다 핥아나갔다. 예의 그 말랑한 감촉이 혀를 타고 그대로 전해져 온다.
“쯉...!”
원을 그리듯 혀를 굴리면서 풍만한 그녀의 젖가슴을 계속해서 만지며 주물러대었다. 이만석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혀를 이용해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이곳저곳을 다 정성스럽게 애무를 해주었다. 여느 때보다 더 섬세한 손길과 혀의 움직임이다.
차이링은 그런 이만석의 애무를 아무런 저항 없이 가만히 받아 드렸다. 느린 속도였지만 그가 왜 이렇게 정성스럽게 자신의 몸 전체를 하나하나 애무를 하며 내려가는지 알 것 같았다.
오늘은 아무런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으라 했다. 자신이 다 해주겠다고 했다. 옷가지들을 하나하나 전부 벗겨낸 이만석은 그렇게 차이링을 침대에 조심히 눕혔던 것이다.
마치 귀한 물건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애무를 이어 내려가는 그의 행동에 차이링은 가슴이 찌르르 하며 울렸다.
그의 애무하나하나가 마치 의식을 치루는 것 같이 느껴졌다.
8살의 그 일을 차이링은 삼합회의 간부에 올라간 후 일일이 찾아내어 복수를 하였다. 마을에 그대로 살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 사람도 있었다. 차이링은 포기 하지 않고 삼합회의 전국에 퍼져 있는 정보망을 이용해 끝까지 추적했다.
다행이 자신이 복수를 할 것이라 생각지 않았는지 찾는 대는 어렵지 않았다.
자신이 누군지 알아보겠냐고, 말했을 때 하나같이 다 표정들이 가관이었다. 경악하며 놀랄 줄 알았는데 상당히 예뻐졌다며 음흉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었다. 차이링은 그런 그들에게 화를 내기보다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하나하나 자신에게 그럼 끔찍한 일을 저지른 아저씨들은 전 보다 나이가 들어있었지만 그 눈빛만은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차이링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이들이 잘 못을 뉘우치고 달라져 있었다면 복수를 하는데 김이 샜을 것이다.
하지만 차이링을 알아보고 잘 못을 뉘우치기 보다는 한 층 성숙하고 아름다워진 그녀를 보며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보았을 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에게 더러운 행위를 저지른 이들에게 복수를 하였다. 모든 것을 청산한 뒤 그녀는 이 일에 대해서 시간이 지나면 잊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그녀는 깨달았다.
이만석의 말처럼 오랫동안 혼자서 가슴에 담아두고 있던 그 상처는 외면하고 잊으려 하면 잊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시처럼 더 깊숙이 박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모르게 곪아가고 있었다는 걸.
이만석에게 얘기를 해주었을 때, 오늘은 참지 않아도 된다는 그의 말에,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에 차이링은 저도 모르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학질에 걸린 사람처럼 두려움에 떨며 목숨을 구걸하던 그들도 용서를 구했다.
살려 달라 말했다. 하지만 차이링은 그 자들이 진심으로 잘 못을 뉘우치고 살려달라고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살고 싶어서, 죽기 싫어서 목숨을 구걸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만석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오는 순간 어쩌면 눈물이 흘러 나왔던 것은 처음으로 사과를 받았기에 그런 것 같았다. 이만석의 잘 못이 아닌데, 그는 진심으로 미안해 하며 사과를 해왔다.
또 다시 사과를 해왔을 때 그녀는 왜 당신이 나에게 사과를 하느냐며 그러지 말라고 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울컥하며 몸이 떨렸다. 그와 함께 눈물도 흘러나왔다.
자기 잘 못도 아닌데 사과를 해오는 이만석의 말에 그의 두 눈에 고여 있는 눈물에 차이링은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다시 살며시 어깨를 감싸 안아 등을 토닥여 주었을 때 그녀는 결국 그의 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던 것이다.
"쯉...!“
전신을 애무하며 몸을 어루만지면서 핥아나가는 이만석의 행위를 차이링은 가만히 하나하나 느끼며 받아들였다.
‘씻어내 주려는 거야.’
그날의 상처를 보듬어 주듯, 자신의 몸에 더해졌던 더러운 손길을 씻어내듯, 이만석은 몸 전체를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애무를 해주었다.
그렇게 발끝까지 모든 애무가 끝이 났을 때 이만석은 그녀의 몸 위에 겹쳐지듯 올라탔다.
“또 울려고 그러네?”
다시 마주 바라보게 된 이만석이 그녀의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
“안 울 거야.”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은 차이링은 똑바로 그의 두 눈을 맞추며 울지 않겠다고 말했다.
“들어갈게.”
“응.”
양팔을 들어 올린 차이링이 그의 목을 조심히 휘어 감았다. 그 순간 샘 안으로 묵직한 것이 밀고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어느새 눈을 감은 차이링이 이만석의 목을 자신 쪽으로 끌어 안았다.
샘 입구를 벌리고 한 번에 안으로 성기를 삽입한 이만석은 목을 끌어안고 있는 그녀의 어깨를 조심히 감싸 주었다.
그러고는 본격적으로 하체를 움직이며 그녀의 샘 속에 성기를 박아 대었다.
“아...”
귀를 통해 그녀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이만석은 그 소리를 들으면서 뜨겁게 그녀의 몸을 안았다.
그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있도록. 몸에 뻗쳤던 더러운 손길을 모두 씻어 낼 수 있도록 이만석은 차이링을 밤늦도록 놔주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를 안았다.
밖이 어스름하게 밝아오는 아침 5시가 조금 넘었을 때 차이링이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을 딛고 일어섰다.
이만석이 깨지 않게 속옷을 입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은 그녀가 고개를 돌려 침대에 곤히 잠들어 있는 이만석을 내려다보았다.
‘내 생에 제일 행 복 한 순간이 언제냐고, 생에 가장 소중한 것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어.’
반쯤 내려와 있는 이불을 들어 이만석이 깨지 않게 목 부근 까지 조심히 덮어 주었다.
‘지금 이순간이라고.’
그리곤 천천히 고개를 숙인 그녀가 이만석의 이마에 자신의 입술을 살며시 맞추어주었다.
“당신 이라고 말이야.”
사랑스러운 눈길로 이만석이 자는 모습을 잠시 동안 지켜보던 그녀가 조심히 방을 빠져나갔다.
소리나제 않게 살며시 문을 열고 다시 닫히는 순간, 감겨 있던 이만석의 두 눈이 잠시 떠졌다가 다시 감겼다.
다시 잠을 청하는 이만석의 입가엔 어느새 작은 미소가 지어져있었다.
7시가 넘어서 하란이와 지나가 주섬주섬 졸린 눈을 비비며 주방으로 향했다.
“주말인데 벌써 언니 나와 있었네요?”
“혼자 하지 말고 우리 깨워도 되는데.”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하는 하란이와 지나의 말에 국을 끓이고 있단 차이링이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일찍 눈이 떠져서 말이야. 밥도 앉혀놨고 찌개도 다 끓여가니까. 두 사람 다 씻고 나와~”
“그럼 그럴까?”
“혼자 준비하게 해서 미안해요, 언니.”
“미안 할 게 뭐있어~ 어서들 씻고 와~ 그이와 안나는 내가 깨울 테니까~”
두 사람이 세안을 하러 가는 것을 확인한 차이링이 끓고 있는 찌개의 뚜껑을 열어 숟가락으로 간을 본 후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닫은 후에 약하게 불을 조절했다.
“좀 이른 시간이지만...”
보통 토요일은 8시에 깨우는 게 보통이었고 평일에 7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는다. 좀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식사 준비도 끝났고 어제 자신 때문에 힘도 많이 쓰고 기력을 소모했으니 잘 챙겨 먹이고 싶었다.
이만석을 깨우기 위해 안방으로 행한 차이링이 조심히 문을 열었다.
“어머?”
문을 열고 안방을 들여다 본 순간 차이링의 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아침 준비 다 됐어?”
“응.”
언제 일어났는지 옷을 챙겨 입은 채 창가에 서서 담배 한 대를 피우고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기 언제 일어났어?”
“조금 전에.”
잠시 동안 그렇게 담배를 피우는 이만석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차이링이 놀란 표정을 지우고는 다시 웃음을 지었다.
“꼬마아가씨하고 지나 씻으러 갔으니까. 그거 다 피고 당신도 세안하면 될 거야.”
말없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다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어쩜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저리 멋질까~’
안나를 깨우러 가는 차이링의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렸다. 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뺨도 열기가 올라 어느새 붉혀져 있었다.
세상에 저 사람 보다 든든하고 멋진 남자가 있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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