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8화 〉 528화 대야망
* * *
‘전국을 장악했어... 전국을......’
여론이 흘러가는 대에 기둥 역할을 하는 키워드가 있고 그 키워드 속에 논조를 키울 수 있는 키포인트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지금 김철중 의원의 눈에는 형성되는 여론의 흐름에 키워드는 경제 불황이었고 그걸 주도하려은 이들의 중점에는 한반도 위기가 자리해 있었다.
지금 보면 딱 이 두 개로 서서히 전국의 영향을 끼치면서 조금씩 커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김철중 의원은 이미 지금 현 상태를 이만석이 여론을 잠식을 넘어 장악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시사프로그램은 주마다 한 번씩 하는 정기프로그램이었고 일정한 시청자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시사프로그램 중에 상위권에 속하는 방송이었다.
원래 예정된 편이 있었지만 시청자들의 의견게시판의 남겨진 많은 건의로 인해 이렇게 특집편을 편성해 생방송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건 정말로 놀라운 일을 넘어 김철중 의원이 지금 이 방송을 시청하면서 심각하게 보는 이유였다.
게시판에 많은 얘기가 올라와 편성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만석의 여론주도가 전국적으로 먹혀들어가기 시작했다는 증거였고 그 결과가 지금 하고 있는 이 방송이었다.
전국을 장악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장되었다고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장인어른은 내가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가면 아주 멋진 사위를 둔 것에 뿌듯해 질 겁니다.”
“못 하는 소리가 없구나.”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시오. 민준님이 무엇을 이뤄가고 있는지. 제가 그분의 첫 수하이자 충신으로써 모범을 보이고 있으니 날 아끼셔서 대권후보로 키워주겠다고 하는 거 아닙니까. 그 분의 뜻이 곧 법이란 말이요. 법!”
박동구가 뿌듯한 얼굴로 침을 튀기며 열변을 토했다.
“아예 지문이 닳도록 손까지 비비지 그러느냐.”
똥꼬가 헐도록 물고 빠는 박동구의 모습에 김철중 의원이 눈살을 찌푸리며 핀잔을 주었다.
“아니 장인어른 혹시 몰랐던 것이요?”
그러자 박동구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을 받았다.
“뭘 몰랐다는 게야.”
“내 손가락 지문은 이미 닳아서 홍 체 인식 쪽으로 갈아탔다는 걸 말이요. 지금 발바닥 지문도 하도 많이 비벼 대서 사라지기 일보직전이요. 흐흐흐...”
“......”
박동구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김철중 의원은 이런 놈을 가능성을 보고 아주 제대로 키워보려 받아들였던 자신의 사람 보는 눈이 참으로 한심하게 느껴졌다.
“두고 보시오. 결국에 민준님이 바라는 대로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 질 테니까. 장인어른도 이제 그렇게 믿게 될 것이라 내 장담하겠소.”
호탕하게 말하는 박동구의 말을 들으면서 김철중 의원은 대꾸를 하지 않았다.
‘네가 장담하지 않아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의심을 하지 않아.’
박동구가 마음에 안 들어 딴지를 걸고 핀잔을 주었지만 사실 이만석이 하려는 일에 대해서 막을 수 있는 자가 없다는 것을 그도 인정하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남북정상회담이었지만 윤정호 의원이 말했던 것처럼 이만석이 관여를 하게 된 지금 불자는 그의 머릿속에서도 없었다.
이만석의 행보를 지켜보고 윤정호 의원에게 알려준 사람이 김철중 의원인데 그가 의심을 가진다는 것이 말이 안 되었다.
“놀라워서 말이 안 나와요.”
“알고 있는 상태에서 보니까 더 그런 것 같아.”
언제나 처 럼 식사를 끝내고 응접실에 둘러 앉아 과일과 차 한 잔을 즐기는 이만석과 그녀들의 시선은 티비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김철중 의원이나 박동구가 보고 있던 그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이만석과 그녀들 또한 보고 있었다.
이미 특별 편을 편성하여 방송에 내보내게 되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었다.
특히 시청자들의 건의로 인해 특집편이 편성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랄만한 일이었다.
그 만큼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 불황에 대해서 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
“걱정되니?”
“솔직히 좀 그래요.”
수심이 깃들어 보이는 하란이의 말에 차이링이 참외를 베어 작은 입술을 오물거려 삼키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정치라는 게 원래 그래. 몰매를 맞기 싫으면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 그러니 어떤 나라든 여론을 주도 할 수 있는 언론에 신경을 많이 쓰는거 아니겠어?”
“그래도 이건 사람들의 마음을 조종하려는 것 같잖아요.”
“그렇게 보여?”
“오빠가 이제 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 얘기를 꺼냈는지 확실히 알겠어요. 저렇게 분위기를 잡으려고 하는 걸 보니 얼만 큼 이일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알겠고요. 하지만 과연 이게 옳은 반향인가에 대해선 좀 걱정이 되요.”
“결국엔 그쪽으로 유도하는 것처럼 생각이 돼?”
“제가 보기엔 그렇게 보여요.”
차이링의 물음에 하란이 그렇다는 대답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아버지도 이 일에 관여 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로써도 요즘 많이 부각되고 있는 경제여건에 대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려 언론사들이 동원되어 유도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고 한반도 긴장이 온화되어 주도적인 위기관리 대처능력을 보인 한국과 그 나라의 기업들에 대한 거래처의 신뢰를 높일 수만 있다면 확실히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언론들이 직접 나서서 하는 행동을 보면 결국에 이 사안에 대해서 집중 할 수 있도록 유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게 유도라고 해도 난 나쁘지 않다고 봐.”
포크로 사과를 집어 먹는 지나가 차이링과 하란이의 말 사이에 끼어들었다.
“결국에 정치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선거나 정책에 대해서 성공을 하려면 얼마나 국민들이 동의를 하거나 지지를 해주느냐에 따라 달린 거잖아요. 선거를 통해 표를 많이 얻는 것도 그렇게 추진하려는 정책이 무엇인지, 어떤 점에서 이로운 것인지 결국엔 국민들을 설득하고 지지를 얻기 위해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노력을 하잖아요. 나쁘게 말하면 추진하려는 정책에 대해서 좋은 점을 피력하여 마음을 얻으려는 행동 자체도 자신 쪽으로 마음을 돌리게 하려는 일종의 유도행위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말한 지나가 포크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결국에 누가 더 좋은 정책을 펼쳐서 자신 쪽으로 유도를 하느냐에 따라 선거의 결과도, 정책의 지지도 결정 난다고 봐요. 선거는 물론이거니와 정책 하나를 통과시키려고만 해도 많은 얘기들이 오고가는데, 하물며 대선 만큼이나 중대한 일이라 할 수 있는 남북정상회담을 개최를 하려면 일부 지지만으로는 이루어 질 수가 없어, 대중적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이끌어 내야 추진 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는 거니까요.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이번 경제문제에 대해선 지나 너도 민감하게 느끼고 있나보네?”
“오히려 난 잘 되었다고 봐.”
“흐응~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걸까?”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차이링을 향해 지나가 다시 답을 해주었다.
“아버지가 하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경제상황이 좋지가 않은지 제대로 체감하게 되었거든.”
“그날 대화를 하러 갔을 때 여러 얘기를 나누었나봐요?”
“네, 맞아요.”
하란이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 지나가 들었던 얘기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매출은 전년도와 비슷했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을 봤을 때는 이번년도 들어서 1, 2분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도 소비성향이 바뀌어가고 있다고 했다.
효자 상품 중에 하나라 할 수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세도 꺾인 데다 저가 폰과 같이 저렴한 가격에 성능이 괜찮은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형성되며 바뀌어가기 시작했고 전자제품시장 또한 전년도에 비해 주요선진국들의 매출이 줄어든 추세였다.
물론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언팩 행사에서 초청한 기자들과 인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3분기에는 어느 정도 방어를 할 수 있는 기틀을 꾀 찼다고 할 수 있지만 단정 지을 수는 없었다.
출시를 하고 현제 초기 판매실적이 나쁘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소비성향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단기성과 인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선진국들에서 비싼 가전제품의 판매실적에 도움을 되었던 티비나 냉장고와 같은 주력상품의 판매가 전년도 보다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좋지가 않았다.
경쟁 상대 때문에 떨어지는 것이라면 다시 노력을 하여 시장을 빼앗아 오면 되는 것이었지만 경쟁사들마저 실적이 떨어지고 있으니 이건 말 그대로 위기상황이라 해도 다르지 않은 일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