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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522화 (522/812)

〈 522화 〉 522화 대야망

* * *

“나에게 말도 하지 않고 삼합회의 차아링이라는 여자와 만남을 가졌던 게 네놈 아니냐.”

김철중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물어보았다.

“그건 다 내가 생각이 있어서...”

그러자 박동구가 당황하며 변명을 하였다.

“닥쳐 이놈아! 그 때문에 네놈이 서민준이와 갈등이 생겼고 나를 끌어들인 게 아니더냐!”

당연히 김철중의 입장에선 화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그건...”

당연히 박동구는 할 말이 없었다.

“네가 그런 헛짓거리만 하지 않았어도 내가 똥하고 오줌을 지리지도 않았어.”

“......”

“그런데도 뭐? 기분이 나쁘다고? 네놈 때문에 내가 이 나이에 침을 흘리며 바닥에 오줌하고 똥을 싸질렀는데 감히 내 앞에서 기분이 나쁘다는 말이 나와?!”

설마하니 똥오줌을 싸지른 것에 대해서 얘기를 할 줄은 몰랐던 박동구는 당황하고 말았다.

그 현장을 목격했던 박동구에게도 장인어른이 똥오줌을 싸지르는 것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충격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이만석에게 그런 사지가 뒤틀리는 고통을 받으며 똥오줌을 지렸을 때 상당한 수치심과 굴욕을 받았으니 김철중 의원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제가 아니라도 장인어른의 위치를 생각하면 민준님과 분명히 만났을...”

“닥쳐!”

말을 하고 보니 똥오줌을 한 바가지 싸질렀던 그때의 일이 생각나는지 험악하게 변한 김철중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골프채를 가지러 갔다.

“장인어른!”

갑자기 무엇을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박동구는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퇫! 오늘 어디 비는 안 오지만 먼지 나도록 한번 맞아보도록 하자꾸나. 장인을 향해 훈계를 하고 넘어가주겠다는 개소리를 짓거리는 네놈의 그 싸가지 없는 버르장머리를 고쳐주마.”

살기를 띠며 골프채를 들고 바라보는 모습에 기겁을 한 박동구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서둘러 문 쪽으로 도망쳤다.

괜히 기분 나쁘다고 했다가 아까전의 일까지 덤으로 돌려주는 꼴이 되고야 말았다.

“어딜 도망가는 게야!”

문을 열고 서재 밖으로 도망을 쳐버린 박동구를 잡기 위해 김철중 의원이 뒤따라나갔다.

“당신 무슨 일이에요?”

갑자가 안방 문을 열고 들어서더니 갑자기 문을 급하게 닫고 버튼을 눌러 문을 잠궈 버리는 모습에 그의 아내 혜정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금 아주 긴급한 상황이야.”

“네?”

이해 할 수 없는 말에 의문을 표한 그 순간 갑자기 문이 부셔져라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박동구 이놈! 당장 문 안 열어?!”

문 밖에서 떠나가라 소리치는 김철중 의원의 목소리가 안방에 크게 들려왔다.

“당신 아버지에게 사고 친 거예요?”

“사고라니. 내가 얼마나 장인어른에게 잘 하는지 몰라?”

“셋 셀 동안 당장에 나와! 문 부수고 들어가기 전에!”

“문 부순다잖아요.”

“하나!”

“무슨 일이에요?”

“아니 그게.”

“둘...!”

박동구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쳐지나갔다.

‘진짜 많이 화났나본데?’

괜히 기분 나쁘다고 해가지고 똥오줌 싸지른 것을 다시 끄집어내어 이런 사단을 일으키다니 자신의 입이 참으로 원망스러웠다.

“셋이 끝나는 순간 넌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아!”

문 밖에서 들려오는 마지막 경고에 박동구가 서둘러 손잡이를 돌려 문을 돌렸다.

“문 열었습니다!”

그러고는 아내가 있는 곳으로 당장 내빼는데 순간 닫혀 있던 문이 열리며 김철중 의원이 골프채를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도 네놈이 끝장을 보는 것은 두렵긴 한가 보구나.”

식식거리며 골프채를 들고 안으로 들어선 김철중 의원의 모습에 그의 딸인 혜정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 무슨 일이예요? 그리고 골프채는 또 뭐예요?”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저 녀석하고 대화 좀 하려고 그래.”

“골프채로 무슨 대화를 한다고 그러십니까?”

“너도 골프 좋아하잖아. 나가서 둘이 골프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하자.”

“그걸로 절 어쩌시려구요?”

울상을 지으며 말하는 박동구가 혜정의 뒤로 조심스럽게 숨었다.

“장인어른 좀 진정 시켜봐. 이러다 정말로 큰일 나겠어.”

무서움에 떠는 박동구의 모습에 혜정도 걱정이 되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아버지가 남편인 박동구에게 좀 엄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대로 보냈다가 어디 한 군대 부러트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골프채 놔두고 진정하세요. 이 사람 무서워하잖아요.”

“대화만 하려고 그러는 게야. 대화만.”

말은 대화만 한다고 하지만 눈빛과 표정은 전혀 아니었다.

‘진짜 화 많이 나셨나보네.’

보통 혜정이 나서면 어느 정도 참아주었던 김철중 의원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가장이 되가지고 아내 뒤에 숨지 말고 나와.”

살벌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김철중 의원을 시선에 박동구가 혜정의 뒤로 더욱더 움츠러들었다.

“장인어른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이놈이 그래도?!”

좋게 타일러도 나오지 않고 오히려 더 움츠러들며 딸의 등 뒤로 숨는 모습에 김철중 의원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오냐... 정 나오지 않겠다면 내가 끌고 가주마.”

“아버지.”

그대로 가까이 다가가 박동구의 옷깃을 잡으며 끌고 가려하자 혜정이 팔을 잡으며 저지했다.

“일단 진정 좀 하세요, 네?”

“넌 빠져있어라.”

잡고 있는 손을 그대로 뿌리쳐 버리는 행동에 혜정이 이대론 위험하겠다 싶어 배를 부여잡았다.

“아야!”

갑자기 고통스러워하는 혜정의 음성이 김철중 의원의 시선이 돌아갔다.

“왜 그래?”

“배가... 아파요.”

“배가?!”

순간 놀란 김철중 의원이 박동구의 옷깃을 잡고 있던 손을 때더니 혜정의 등을 부축하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배가 어떻게 아프다는거야?”

“모르겠...어요. 배가 쓰라려.....”

당황한 얼굴로 바라보던 박동구는 순간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혜정의 손을 부여잡으며 소리쳤다.

“배가 어쨌다는 거야? 우리 아기에게 이상이라도 생긴 거야?!”

“이놈! 아기에게 이상이 생기다니 그런 불길한 소리 하지 말거라!”

“배가 아프다잖습니까?!”

“두...사람다 진정해요.....조금 쉬면 괜찮아 질 거에요......”

“병원에 가지 않아도 괜찮겠느냐?”

근심이 가득한 김철중 의원의 말에 혜정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조금...놀라서 그런 거 같아요. 아무래도 아기가 발로 찬거 같아.”

혹시나 정말로 이상이 생긴 거 아닐까 걱정하던 김철중 의원이 아기가 발로 찬 것 같다는 말에 작게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나 불안하니까 아버지 골프채 들고 나가요.”

“나가라고?”

“이러다 정말로 이상생기면 어쩌려고 그래요?”

노려보는 혜정의 시선이 김철중 의원이 뭐라 입을 열지 못 했다.

잠시 동안 생각을 하는 듯 하던 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

“산모에게 큰 일이 생기면 안 되지.”

그러더니 고기를 들어 박동구를 못 마땅하게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김철중 의원이 나가고 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박동구가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휴~ 당신 때문에 살았어.”

남편의 안도하는 모습에 혜정이 눈살을 찌푸렸다.

“도대체 무슨 잘 못을 한 거예요?”

“별 잘못 안 했어.”

“별 잘 못 안했는데 아버지가 저렇게 화가 많이 났단 말이에요?”

“햐~ 역시 우리 혜정이가 최고라니까?”

“지금 말 돌리는 거예요?”

“아빠가 많이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하라는 대답은 하지 않고 배를 쓰다듬으며 어루는 행동을 하는 모습에 혜정이 못 말린다는 듯 작은 한 숨을 입으로 내쉬었다.

“이 자식이 꼼수만 늘었어 꼼수만...!”

못 마땅하다는 듯 서재로 돌아온 김철중 의원이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분명히 노린 거야.”

뛰쳐나가자마자 침실로 향했다는 것은 혜정을 이용해서 이 일을 무마시키려 한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김철중 의원은 방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태어날 손주만 아니었다면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놓는 건데.”

임신 12주가 넘어가면 성별검사를 통해 남아인지 여아인지 알 수가 있어 2주전에 남자아이라는 것을 알았다.

딸아이가 새 생명을 가졌다는데 손녀인지 손주인지 김철중 의원은 크게 따지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궁금하니 알아보았던 것이다.

그런 딸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고통스러워하는데 당연히 걱정되고 민감하게 반응 할 수밖에 없었다.

혹여나 무리했다가 뱃속의 아이가 잘 못되면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알고서도 이렇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박동구가 더 얄미운 김철중이었다.

“이놈이 꼼수만 늘어가지고 에잉...!”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당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 김철중 의원이었다.

“그건 그렇고...”

그래도 이렇게 앉아 숨을 돌리니 화가 어느정도 가라앉게 되자 김철중 의원은 아까 전에 나누었던 얘기를 다시 떠올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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