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1화 〉 521화 대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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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대통령으로 점찍었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김철중 의원은 당연히 저말에 대해서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요.”
그러자 박동구가 자랑스럽게 대답을했다.
“서민준이 정말로 널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이 잘 못 들었는가 싶어서 다시금 되물었다.
“장인어른도 놀랬소?”
그러자 박동구가 뿌듯해했다.
“허어...!”
믿을 수 없다는 듯 헛숨을 들이키는 모습에 박동구는 속으로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전에 내가 말했지 않소? 나 같이 충직한 모습을 보이면 그분의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고. 그리고 내가 원래 또 유능한 인재라서 그걸 또 알아본 거 아니겠소?”
“도대체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누었고 어떤 얘기가 나왔는지 다 설명을 해봐라.”
김철중 의원은 지금 상당히 놀란 상태였다.
윤정호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을 한다고 해도 이보다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
박동구를 대통령으로 점찍었다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이 철딱서니 없는 것을 찍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리 자신의 사위라고해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일단 얘기를 들어봐야 좀 알 것도 같으니 박동구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내가 장인어른에게 할 말이 있다고 했던 것도 다 민준님의 말이었소.”
“말이라고?”
“장인어른에게도 전해주라 했다 이 말입니다.”
“그럼 빨리 얘기해봐라.”
“일단 목 좀 축이고.”
커피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박동구가 잔을 다시 내려놓았다.
“너 방금 나한테 반 말 한게냐?”
“에이~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혼잣말로 목을 축이겠다고 한 것이지. 어찌 사위가 장인어른에게 말을 놓을 수 있단 밀입니까.”
“꼼수만 늘었구나 이놈.”
“자자 이제부터 얘기를 해줄 테니까 잘 들어보십시오.”
그렇게 박동구는 자신이 이만석을 만나러 간 얘기를 해주었다.
특히 과천 산속에 자리해 있던 고풍스러운 한옥의 한식집에 대해서 감탄과 얘기가 흘러나오자 김철중 의원이 말을 끓었다.
“춘향에 간 것 이구만.”
“춘향?”
“네가 간 가게의 이름이다.”
“아니 장인어른도 그 가게를 아시오?”
“나도 두 번 정도 간 적이 있다.”
“그런 멋진 곳을 알고 있으면서 사위에게 알려주지도 않는단 말입니까?”
“그 곳은 너와 맞지 않는 곳이라서 알려주지 않았던 게야.”
“나와 맞지 않다는 게 그게 뭔 말입니까?”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물어오는 모습에 김철중 의원이 혀를 끌끌쳤다.
“됐다. 계속해서 설명해 보거라.”
말해주지도 않고 계속 얘기해 보라는 게 영 찝찝했지만 박동구는 별거 아니겠거니 생각하고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그렇게 얘기가 길어질수록 김철중 의원의 얼굴은 점점 더 진지하게 변하더니 급기야 입을 반쯤 벌리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금... 네가 한 말이 다 사실인 것이냐?”
“장인어른도 상당히 놀란 모양이구려?”
“사실이라고 묻지 않느냐 이놈!”
너무나 엄청난 얘기를 들어서 절로 언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습니까? 다 사실입니다.”
당연히 박동구는 전부다 사실이라고 대답을했다.
“허어..!”
믿기지 않는 다는 듯 그의 입에서 다시금 헛숨이 흘러나왔다.
이 얘기를 듣고 어떻게 놀라지 않을 수가 있을까.
‘남북정상회담이라니.’
김철중 의원 생에 이런 놀랄만한 얘기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아직은 눈에 차지 않는 박동구에게서 말이다.
정말로 놀랍다.
이건 정말로 이 나라가 뒤집히고 세계가 놀랄 만한 얘기가 아닐 수 없는 일이었다.
냉각된 분위기에 좋지 않은 이 때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이 과연 현실성이 있을만한 얘기일까.
절대 그렇지가 않았다.
금강산 관광재개는 물론이고 개성공단을 두고서도 말이 많은 이때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은 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가 주목을 할 만한 대 사건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자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이 일은 김현수 대통령도, 그리고 윤정호 의원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김철중 의원은 잘 알고 있었다.
정치 물을 많이 먹었다는 사람이 지금 이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생각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었다.
거기다 김현수 대통령의 권력누수를 생각하면 하고 싶어도 잘 추진 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윤정호 의원의 입장에서도 그랬다.
이 때에 김현수 대통령이 주목을 받고 큰일을 해내는 것이 대선을 앞둔 그에게는 마냥 좋다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헌데 두 사람이 뜻을 맞춰서 정상회담에 힘을 쏟는다? 그건 지나가는 똥개가 코웃음을 칠 일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결론은 하나였다.
두 사람의 뜻이 맞췄다는 것은 결국엔 이만석이 주도해서 밀어붙였다는 말이었다.
“그 말은 대통령하고 윤정호 두 사람도 이젠 알고 있다는 소리구나.”
이 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물었다.
“그렇습니다. 민준님이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물어보지 않아도 알 일이었다.
만약 이만석의 정체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면 두 사람이 이런 무모한 일을 추진 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랬어.”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 김철중 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그랬다는 말입니까?”
“최근 들어 뉴스에서 경제를 빌미로 남북 관계애 대해서 얘기가 많이 나와서 의문을 가졌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다는 얘기다 이놈아.”
“민준님이 언론들을 이용해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것이지요.”
“분위기라...”
“지금 미국의 상황만 봐도 딱 그림이 나오지 않습니까? CIA본국에 FBI수사요원들에 이어 기자들까지 들이닥쳐 뒤집어 진 것을 보면 역시 민준님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카일러 전 부국장의 죽음에 이어 FBI 더들리 드폰 국장의 피살은 미국사회의 큰 분란을 야기 시켰다.
더들리 드폰 국장의 피살은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한 희생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 할 수밖에 없는 게 이번 사건의 담당 책임관인 맥퍼쉬 지부장이 어떤 위협 앞에도 끝까지 수사를 책임 있게 진행하겠다는 말을 했으니 그걸 들은 국민들 사이에서 순식간에 FBI 국장의 죽음이 보복이라는 음모설이 나돌게 되었던 것이다.
‘그자는... 사람이 아니야.’
김철중 의원은 아직도 이만석이 자신에게 가했던 고통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 질 지경이었다.
몸을 뒤틀리며 찾아오는 그 고통은 바닥에 쓰러져 몸을 뒤트는 수모를 넘어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고통을 안겨주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해.’
거기다 대소변도 지리지 않았던가.
굴욕을 넘어 얼굴을 들고 다닐 수도 없는 아주 큰 모멸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랬기에 이만석에 대한 공포심이 제대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지금 김철중 의원에게 있어 이만석은 악마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지상에 내려온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인간이 아니라면 악마 말고 어떤 존재로 볼 수가 있단 말인가.
미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대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만 더욱더 크게 들 뿐이었다.
“장인어른?”
“왜 이놈아.”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시오?”
“뭐?”
‘아니 인상을 찡그렸다가 심각한 게 심상치가 않아보여서 말입디다.“
“어떻게 하면 네놈을 혼내줄까 생각하고 있었다 됐냐?”
“걱정이 돼서 한 말인데 꼭 그렇게 말해야 합니까?”
투덜거리는 박동구를 보면서 김철중 의원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네놈보고 북한으로 가라고 했다고?”
“예. 제가 이 남북정상회담 시나리오의 주인공이다 이 말씀입니다.”
“주인공은 무슨...”
“맞잖습니까? 민준님의 말대로라면 내가 결국에 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니까 말입니다.”
“널 그런 식으로 보고 있다니 알 수가 없는 일이야...”
아무래도 이용해 먹기 좋아서 그런것이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인 것 같았다.
그게 아니면 도대체 생각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이게 다 제가 유능해서 그런 거 아니겠소? 거기다 충신이기까지 하니 눈에 든 것이겠지요. 흐흐흐...!”
혼자 자아도취에 빠져 웃음소리를 내는 모습을 바라보던 김철중 의원이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나도 참 생을 헛살았다는 생각이 들어.”
“장인어른 정도면 아주 좋은 인생을 살고 계시다고 자부 합니다. 이렇게 훌륭한 사위도 얻었지 않습니까?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
“네놈 때문에 내가 헛살았다고 하는 게야.”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자신 대문에 헛살았다는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 하겠다는 듯 물어오니 김철중 의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됐다.”
“아니, 장인어른. 이거 기분이 좀 나쁘네요? 내가 마치 장인어른의 인생을 제대로 망친 장본인으로 들리지 않습니까?”
“오냐 너 말 한 번 잘했다.”
식어버린 커피 잔을 들어 단번에 비워버린 김철중 의원이 탁 소리를 내며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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