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9화 〉 519화 대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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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요~!”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하게 됐습니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맞아주는 차이링의 모습에 민우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미안 할게 뭐있나요? 지나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라고 했잖아요. 그런 생각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그녀의 아찔한 미소를 저도 모르게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다.
참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해도 남자의 마음을 아찔하게 만드는 미모와 목소리는 역시 남자의 가슴을 은근히 자극했다.
“자, 들어오세요.”
옆으로 비켜서며 안으로 들어오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민우는 자신의 실책을 깨닫고는 표정을 관리했다.
“예...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선 민우가 구두를 벗고 거실로 들어서자 지나가 주방 쪽에서 나왔다.
“오빠가 웬일이래? 먼저 오고 싶다고 하고?”
“왜? 오빠가 동생 보러 오는 것도 안 되냐?”
“사실대로 말해~ 민준씨와 대화하기 위해서 온 거지?”
“그것도 있고...”
“어쨌든 잘 왔어 오빠.”
안으로 들어선 민우가 들고 있는 상자를 한 쪽에 내려놓았다.
“그 상자는 뭔가요?”
“오는 길에 떡집에 들러 좀 골라서 사왔습니다.”
“빈손으로 와도 되는데~”
“그래도 식사만 얻어먹을 수는 없는 일이라서 사가지고 왔습니다.”
“민우씨는 참 예의도 바른 사람이네요.”
“과찬입니다.”
차이링의 칭찬에 겸손하게 아니라고 말을 했지만 입고리가 위로 올라가는 것은 도저히 막을 수는 없었다.
‘그냥 언니에게 콱 말해버려?’
차이링에게 놀아나 헬렐레 거리는 민우를 보면서 지나는 한 심하게 바라보았다.
‘저 언니가 이분야로 나갔으면 아마 아주 큰 성과를 이루었을거야.’
남자를 홀리는데 아주 타고난 여자임이 분명해 보였다.
오빠인 민우만 보더라도 칭찬 한 마디에 저렇게 표정관리가 되지 않고 앉았으니 다른 남자들은 오죽 하겠는가.
저런쪽으로는 진짜 위험한 여자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민준씨는 참으로 대단해...’
저 차이링을 반대로 자신에게 빠져들게 만들었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나도 그중에 한 명이겠지만...’
차이링 뿐만이 아니라 자신도 이만석의 매력에 빠져 있는 여자임에는 부정 할 수가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나는 그것이 전혀 싫지가 않았다.
상대가 다른 누구도 아닌 그 남자라면 말이다.
“그 녀석은?”
이만석이 자신이 온다고 마중 나올 거라 기대도 하지 않았다.
민우는 지나에게 그가 어디에 있는지 행방을 물었다.
“생각보다 빨리 왔군 그래?”
지나가 뭐라고 대답을 하려는 그때 이만석의 음성이 먼저 들려왔다.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시선이 향한 민우의 눈에 추리닝 차림에 티를 입지 않은 상체를 들어내곤 머리를 수건으로 닦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딱 벌어진 어깨에 갈라진 복근, 남자가 봐도 조각같은 몸매를 과시하며 모습을 드러낸 이만석이었다.
“따라 오도록 해.”
자신을 바라보는 민우를 향해 그렇게 말한 후 몸을 돌려 안방으로 향했다.
“샤워를 하고 나오는 길이랍니다.”
이만석의 차림에 대해서 부연설명을 해주는 차이링.
“예...”
차이링의 말처럼 민우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다.
“식사 준비하려면 아직 멀었으니까 다되면 말해 줄게.”
지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민우가 이만석이 들어간 안방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등을 보인 채 창문을 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앉아.”
의자를 빼내고는 몸을 앉힌 후 머리를 닦은 수건은 어깨에 걸쳐 놓고는 편안한 자세로 담배 갑을 들어 한 개비를 꺼낸 후 입에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볼 때마다 담배피네...’
민우가 보기에 이만석은 대단한 골초임에 틀림이 없어 보였다.
저에 올 때 앉았던 곳으로 이동해 의자를 빼내어 몸을 앉혔다.
마주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만석을 바라보는 민우의 시선이 그의 뚜렷한 왕짜와 갈라진 근육들에 시선이 갔다.
“생각은 다 정리했나보지?”
“그런 셈이야.”
대답을 하면서도 민우의 시선은 이만석의 상체에서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눈빛이 야릇하군.”
“야릇하다니?”
“내 몸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네 눈빛을 말하는 거다.”
“......”
“농담이다.”
말을 잊지 못하는 민우를 보며 이만석이 자신이 한 말이 농담임을 밝혔다.
‘이 놈도 실없는 소리를 할 때가 있네.’
순간 분위기가 싸해지는 것을 느낀 민우가 속으로 당혹감을 느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상체근육 정말로 죽이네 이 자식.’
민우도 한 참 운동 할 때 왕짜도 있고 몸이 좋았지만 지금 이만석의 몸은 그 이상이었다.
우락부락한 근육이 아닌 말 그대로 적절하게 비율에 맞춰 자리를 잡아 누가 봐도 예술가가 조각을 해놓은 것 같은 상체였다.
‘무슨 복을 타고 났기에 저런 외모를 가질 수가 있는 거야?’
지금까지 외모를 가지고 누구에게 부러움을 가진 적이 없는 민우였지만 이만석의 얼굴뿐만이 아니라 드러난 상체를 보게 되니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외모만 놓고 보면 정말로 여자들이 빠져들 만한 요소는 전부 다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마치 신이 잘생김을 모두 몰아 넣어준 것처럼 말이다.
‘내 것도 아닌데 부러워해서 뭐하나.’
능력으로나 외모로나 참으로 타고나길 제대로 타고난 녀석이라고 생각하는 민우였다
“네 말을 듣고 돌아 거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어.”
고개를 들어 이만석을 바라보며 민우가 드디어 얘기를 풀어나갔다.
“솔직히 아무리 사실이라고 해도 믿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헌데 지금 보니까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돌아가고 있는 게 눈에 보여.”
“후우!”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재떨이에 타들어간 심지를 털어냈다.
“어떤 식으로?”
“뉴스나 신문을 보면 다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단 말이야. 그것도 며칠 전부터.”
“같은 소리?”
“현제 경제상황에 대해서, 그리고 한반도 위기관리와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타개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
“그걸 보고 사실이라고 인정을 했다는 거군.”
“네 말을 듣지 않았다면 좀 흥미를 가지고 볼 만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이개 눈에 훤히 들어오잖아. 지금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모금 빨아먹은 이만석이 연기를 내뿜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한 가지만 물어보자.”
말해보라는 듯 입을 열지 않는 이만석을 향해 민우가 진지한 음성으로 운을 때었다.
“네가 말한 그 일에... 윤정호 의원도 관여되어 있어?”
“나에게 그걸 왜 묻지?”
“하란씨가 윤정호 의원의 딸이잖아.”
순간 이만석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게 결정적이었다는 거군.”
“만약 관여하고 있다면 말이야.”
혀로 마른 입술을 축이며 찾아오려는 긴장감을 애써 눌렀다.
“그게 사실이라면 나도 네 말대로 참여하기로 했어.”
이만석은 결국에 민우가 참여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역시나 그 생각은 빛나가질 않았던 것이다.
그럼 이제 확실하게 마음을 돌릴 수 있게 답을 해주는 일만 남았다.
“사실이다.”
“진짜..였어?”
혹시나 했는데 정말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순간 결국 민우는 저도 모르게 반문을 하고 말았다.
“지금 현 상태로 김현수 대통령이 원한다고 제대로 추진이 될 수 있을 것 같나?”
그렇지가 않다.
대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권력누수 현상이 뚜렷한데 어떻게 좋게 추진을 할 수가 있을까.
“윤정호 의원이 도와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지.”
생각 했던 것과 사실로 드러나는 것은 차이가 있는 법이다.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아직 확실치가 않다는 것이고 지금 이만석이 하는 얘기는 확실하다는 큰 차이가 존재했다.
‘이건 정말...’
뒤에서 이런 큰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것을 도대체 누가 가능하다 보고 있겠는가.
그걸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험난한 일이었다.
그런데 김현수 대통령뿐만이 아니라 윤정호 의원까지 거기에 뜻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대통령과 차기 정부의 대통령이 당선이 유력한 두 사람이 생각을 맞췄다는 얘기다.
상당히 소름 돋는 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이었다.
안 좋게 흘러가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일이었지만 좋게 흘러간다면 대박이 터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대박정도가 아니라 크게 한 탕 해먹을 수 있는 기회라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엄청나다고 해야할까.
“좋아.”
이미 결심을 하고 온 민우였다.
혹시나 해서 이만석에게 물어 본 것이지 마음을 정했기에 찾아온 것이었다.
“나도 너를 따라 원스타에 개인투자자로써 참여하기로 하겠어.”
“잘 생각했어.”
“도대체 네 정체가 뭐야?”
“정체?”
“어떻게 그런 극비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었냐고.”
“글쎄... 하란이가 내 여자친구여서가 아닐까?”
두루뭉술하게 넘기는 이만석의 행동이 좀 얄미웠지만 아버지가 높이 사는 것처럼 이제 자신도 이만석을 진정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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