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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501화 (501/812)

〈 501화 〉 501화 대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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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으로써의 리더십의 문제가 대두되는 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자네는 날 좋게 봐주는구만.”

“대통령께서는 안정적으로 이 나라를 잘 이끄시려 했습니다.”

“그만하면 됐네.”

이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스스로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저렇게라도 말해주는 종원찬 비서실장이 그저 고마웠다.

국회의원 때부터 지금까지 우직하게 자신의 옆에서 보좌관으로써 자리하고 있는 그는 최측근 중에 최측근이라 할 수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만큼 믿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어서 청와대에 들어왔을 때에도 이렇게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데려온 것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지금도 유효했다.

우직한 성격이라서 유들 한 면이 적어 그게 아쉽기는 했지만 김현수 대통령이 생각하기에 보좌관으로써 이만한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대선의 열기가 더해가는 것 같네. 새로운 대통령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이렇게 한가로이 거닐 수 있는 시간이 자주 주어진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니겠나.”

자신이 대선에 출마하여 선거를 할 때에도 그랬다.

당선이 되고 임기 초 때가 권력의 정점에 달하는 순간이라 할 수가 있었다.

그때가 국정운영을 하는데 힘 있게 정책을 추진 할 수가 있는 적기였고 년도가 지날수록 권력누수가 일어나며 결국에 레임덕이 찾아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군력에 대한 시선과 줄을 서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민당 내에선 완전히 윤정호 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대선을 출마하게 되어 대표직은 김철중 의원이 넘겨받게 되었지만 여전히 중심축은 윤정호 의원이었다.

김철중 의원이 대선출마를 포기하며 지지선언을 하면서 힘을 실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는 해가 아닌 떠오르는 해의 강렬한 빛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본격적으로 대선체제에 들어가게되면 당은 윤정호 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었다.

물론 경선을 통과해야 가능한 일이지만 김철중 의원이 대선출마를 포기하고 지지선언을 한 덕분에 무난하게 경선을 통과하여 후보로 선출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이것도 나쁘지는 않아.”

이렇게 한가로이 산책로를 거닐 수 있는 이시간도 김현수 대통령은 별로 나쁘다 생각지 않았다.

권력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게 되니 마음이 순식간에 비워지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더 기를 쓴다고 권력을 유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대로 맡은바 소신을 다한 후에 대선을 통해 당선자가 나오면 순리에 맞게 대통령 자리를 넘겨 줄 생각이었다.

“이제 네년이면 이곳을 떠나겠구만...”

산책로 주변을 둘러보는 김현수 대통령의 눈가에 추억이 물들어 있었다.

당선이 되어 청와대에 들어와 대통령으로써 처음으로 이 산책로를 걸었을 때 기분은 참으로 감격스러웠다.

그때의 감격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나도 많이 늙었어...”

감회에 젖어 있는 김현수 대통령의 귀에 그때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

“대통령께서 약한 소리를 하시는군요.”

순간 놀란 종원찬 비서실장이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그대로 멈추었다.

김현수 대통령이 손으로 막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언제부터 거기에 서있었나.”

“저 사람이 국정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순간부터입니다.”

“오래도 지켜보았군.”

나무 뒤에서 걸어 나온 이만석은 김현수 대통령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별로 놀란 표정이 아니군요.”

“자네가 어떤 사람인줄 아는데 놀라울 게 있을까.”

청와대에서 일하는 공직원도 아니고 비서실장이라고 해도 함부로 대통령 집무실에 드나둘 수 없는 일이었는데 유일하게 이만석은 그 일을 대담하게도 벌이고 있었다.

그런 인물이 이렇게 느닷없이 나타났다고 해서 놀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미 김현수 대통령은 이만석을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인간이라는 선을 넘어서 세상의 경계를 무너트릴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자를 사람이라 본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었다.

“권력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십니까.”

“무엄하오!”

이어서 나온 이만석의 말에 무례하게 들렸던 것인지 종원찬 비서실장이 언성을 높였다.

“조금 전에 나누는 대화를 듣고 한 말일 뿐입니다.”

“그래도 어떻게...”

“됐네.”

다시 뭐라고 입을 열려는 종원찬 비서실장을 김현수 대통령이 손을 들어 올리며 저지했다.

대통령이 이렇게 나서자 더 이상 종원찬 비서실장은 입을 열지 않았다.

‘충직하군.’

그만하라는 말에 바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면서 이만석은 그가 얼마나 김현수 대통령을 따르고 있는지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자네의 말도 틀린 건 아니지. 하지만 그게 전부 많은 아니네.”

몸을 돌려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 김현수 대통령이 잠시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렇게 약 30초의 시간이 흘렀을 때 다시 입을 열며 말을 이었다.

“지금 와서 이런 말 해보았자 늦었다는 건 알지만... 권력이라는 것이 참 덧없다는 것을 느낀다네.”

“대통령의 말을 따르던 사람들이 하나 둘 등을 돌리기 시작해서 그렇습니까?”

“권력의 생리가 그렇다는 소리네.”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것처럼 행동하던 이들이 어느 순간부터 친 윤정호계를 자처하며 나서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들 뿐 만이 아니라 그와 유사한 행태들이 곳곳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 기분은 나쁘겠지만 크게 깊이 자신을 돌아보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물론 정도가 심하면 그에 따라 응징을 해주는 것이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행동이었다.

그런 이들이 나라를 좀먹고 정치계의 물을 흐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바람을 타고 경선에서 승리하여 대권에 도전하여 당선이 되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적대 관계에 있던 이들도 사글사글하게 다가오고 당 내의 사람들 중에서도 충성을 보이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친 김현수계를 자처하며 선봉에 서겠다며 당차게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

눈도장을 찍어 어떻게 어깨 좀 펴서 정치계를 주름잡아 보려는 심보인 게다.

정부출범식에서 선언문을 발표 할 때는 대찬 포부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한 번 이 나라를 제대로 바꾸어 보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대계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처음에 그런 마음이 강하게 인다고 하는데 김현수 대통령 또한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5년이라는 시간 안에 업적을 남기고 이 나라의 변화를 일구어 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치판에 오랫동안 구르고 살아온 그여서 짧은 시간이 지나면서 곧 현실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바닥의 생리가 원채 뭘 하려고 해도 쉽게 굴러가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건 대통령이 되어서도 마찬 가지였던 것이다.

그 밖에 미국 발 금융위기가 채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도래했고 세계적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내의 내수시장도 급락을 거듭하며 불안한 현상을 보이면서 경기안정에 대한 힘을 쏟아 부어야했다.

거기다 집권 중반기 내부적 비리가 터지며 곤욕을 치루어야 했고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과를 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천명하고 2차 내각을 새롭게 꾸려 칼끝 인사를 단행하여 국회청문회를 거치면서 시간을 허비해야했다.

다행이 과감한 물갈이가 통했는지 더 큰 풍파는 피하게 되었지만 깐깐한 청문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장관인선의 기준에 미치지 못 하여 떨어지게 되면서 다시금 정신을 차리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국정수행을 하기 위해선 흔들리지 않는 권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던 것이다.

내부 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는 조기 레임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꽤나 긴 시간 동안 청와대의 분위기는 냉랭했고 차가웠다.

하지만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권력누수 현상은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친 김현수 계를 자처하던 당 의원들 중에서 어느 순간부터 윤정호 의원에게 붙은 이들이 대거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지면 본격적으로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당연한 생리였지만 대통령이 되어서도 국회에서 활동 할 때처럼 비슷한 일에 할애한 시간이 많았다는 것을 떠올리면 참으로 마음이 허했던 것이다.

결국에 자신도 대통령이 되고 난 후에도 그 생리를 완전히 벗어 던지지 못 했다.

대권 도전을 꿈꾸고 대통령이 당선 된 후에 인수위를 꾸리고 대통령직은 인계 받아 새해 새 마음으로 정부출범식에서 선언문을 읽으며 가졌던 마음은 깊은 안개 속에 사라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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