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4화 〉 494화 흐름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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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회사를 경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보고 자랐고 지금도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 지나로써는 호기심을 보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오너가의 집안의 딸로서 그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거기다 오빠인 민우가 경영수업을 받는 것을 옆에서 관심있게 지켜보았기에 더욱더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경기가 나쁘다고 해도 계속 그렇게 쭉 가는 건 아니야. 떨어지는 날이 있으면 또 오르는 날도 있는 거지. 그리고 이 상황에서 투자를 바라는 것은 나도 좋게 보지는 않아. 다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테니까 이러는 거야.”
“상황이 달라진다니요.”
“회장님도 상당히 의욕적이던데 당신이 뭔가 솔깃할 만큼 중요한 정보라도 얻었나봐~?”
지나의 말에 이어 흥미로운 시선으로 물어오는 차이링의 질문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보면 아주 중요한 일이지. 하지만 이 일은 어떻게 보면 이 나라가,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하란이 네 아버지가 나중에 아주 큰 일을 지게 되는 사건이 될 거야.”
“아버지가?”
순간 모두의 시선이 하란이에게로 향했다.
“그래.”
고개를 끄덕이는 이만석을 보면서 뭐라 입을 열지 못 했던 하란은 뭔가를 눈치 채고 입을 열었다.
“설마 아버지가 대선후보라서 그러는 거야?”
“지금 분위기를 보면 내년엔 청와대에 입성하게 되겠지.”
윤정호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상당하다 할 수가 있었다.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30%이상 차이를 벌리며 앞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적할 후보들이 없었다.
지금의 상황을 본다면 하란이의 아버지인 윤정호 의원의 당선이 유력해 보이는 것이는 사실이었다.
“이 나라의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돌파구가 될 거야. 격변기라고 하면 되겠군.”
“오빠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무슨 정보를 알고 있기에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저도 궁금해요.”
“우리도 원스타에 개인투자자로써 참여하길 원한다면 그에 대한 얘기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자기?”
“그래야겠지.”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그녀들의 얼굴을 모두 한 번씩 바라봐주었다.
“격변기라는 것은 세계가 아니라 이 나라가 맞이하게 될 일이야.”
“한국에서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질 거라는 얘긴가요.”
“이 나라 입장에서 보면 아주 큰일이지.”
이만석이 이렇게 말을 하니 더욱더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뜸들이지 말고 빨리 말 해줘요.”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년도 안에 대통령선거 말고 또 다른 큰 사건이 하나 벌어 질 수도 있어.”
“그게 뭔가요?”
“실무접촉을 통한 회담이지.”
“실무접촉?”
“그게 대체 뭔가요?”
모두의 시선이 이만석에게 가있는 가운데 그가 차분한 음성으로 본론을 꺼냈다.
“남북정상회담.”
순감 묘한 정적감이 응접실 안을 맴돌았다.
그렇게 잠시간의 침묵이 지나가는 가운데 지나가 놀란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제가 잘 못 들은 거죠?”
자신이 잘 못 들은 것인가 해서 다시금 질문을 던졌다.
“잘 못 들은 게 아니야.”
순간 다시금 묘한 침묵이 응접실을 맴돌았다.
“지금 상황에서 당신은 그게 가능한 일이라고 보고 있어?”
이 얘기에 흥미를 보이던 차이링도 놀란 것 같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금 남북한의 민간교류는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정부 간에 교류는 그리 좋지 많은 않은 상황이었다.
금강산 관광도 중단이 된 상황에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교류창고는 개성공단 하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핵실험을 포기하지 않고 육자회담에 대한 진척도 없는 상황에서 평행선만 달리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이만석의 얘기는 그녀들로 하여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뚱딴지같은 얘기였다.
“오빠 지금 장난치는 거지?”
지나에 이어 차이링 그리고 하란이 또한 믿지 못 하겠다는 듯 바라보았다.
다만 안나만이 침묵을 지키며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이런 걸로 장난칠 사람으로 보여?”
이만석의 음성은 차분했고 진지했다.
전혀 농담이나 장난으로 얘기를 꺼내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러자 다시금 묘한 정적감이 맴돌았다.
“당신 그 정보 어디서 얻은 거니?”
어느새 차이링 또한 진지한 얼굴로 이만석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 얘기는 그만큼 큰 파란을 일으킬 만한 정보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해서 아직 다 밝힐 수 있는 입장은 아니야.”
“비밀이라는 소리네?”
“아버지도 혹시 이일에 대해서 알고 있어?”
“아니. 하지만 곧 알게 되실 거다.”
“......”
상당히 충격적인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실무접촉을 통한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만으로도 개성공단과 관련된 주식들은 높이 뛰어오르게 될 거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이 새롭게 요동치게 되겠지.”
그 뿐만이 아니라 정상회담을 통해 추가 설비시설 착공이나 경제특구에 대한 파이를 키우게 된다면 관련 주가는 더 높이 뛰어 오르게 될 것이었다.
“그걸 보고 투자를 하겠다는 얘기네?”
“아니...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지만...... 나쁘게 흘러갈 거라 생각지는 않아.”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개성공단얘기가 사실로 들어난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대박을 칠 수 있는 엄청난 정보인 게 분명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 질 수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교류를 위한 실무접촉도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다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북한의 강경태도로 보아서 그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만약 정말로 그 일이 벌어지게 된다면 엄청난 사건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오늘은 일단 이에 대해서 얘기만 꺼낸 거니까. 일주일 동안 생각을 해보는 게 좋을 거야.”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에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이만석은 그렇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었고 한 점 의심을 품지도 않고 있었다.
대선이 채 4달도 남지 않은 기간인지라 여기저기서 열기를 더해 갔다.
선거인단과 캠프가 꾸려지고 하루가 다르게 활기가 더해가는 가운데 당연 코 제일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사람은 윤정호 의원이었다.
꾸준하게 의정활동을 하며 신뢰가 가는 행보를 보임으로써 국민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할 말은 하는 정치인, 누구보다 당찬 포부를 가지고 리더십으로써 당을 성공적으로 이끈 그를 향해 많은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그의 지지층은 결집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여론전에서도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윤정호! 윤정호!”
선거캠프 사무실을 나서는 그를 향해 수많은 지지자들이 연호를 하며 환호성을 내뱉었다.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연호해주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를 한 후에 차에 올라탔다.
“집으로 가도록하지.”
“알겠습니다.”
사람들의 인파를 뚫고 사무실을 나서 도로에 들어서자 윤정호 의원은 시선을 돌려 창밖을 처다 보았다.
‘대권을 잡는 것도 더 이상 꿈은 아니야.’
이번에 치러진 방송사들의 여론조사에서도 자신의 지지율은 47%를 달리고 있었고 나머지 후보들은 10%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 곳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를 했던 대부분의 통계치가 46~50%여서 비슷했던 것이다.
이번 대선은 윤정호 후보가 압승을 하며 싱겁게 끝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는 전문가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지.’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음을 놓고 방심을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할 지도 모르고 당선이 되기 전 까지는 절대 긴장의 끊을 놓쳤다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었다.
‘이 친구가 만나자고 하고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선거일정으로 바쁜데 예정보다 빨리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가게 된 대에는 다 이유가 있어서 였다.
바로 오늘 이만석과 다시 만나기로 해서 이렇게 돌아가게 된 것이다.
할 말이 있다고 시간 좀 내줄 수 있냐는 말을 해왔다.
이만석에게 먼저 연락이 오는 것은 드문 일이어서 스케줄을 보고 오늘 시간을 조정하게 되었다.
‘음...’
이만석만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해지는 윤정호 의원이었다.
차를 몰고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한 이만석이 벨을 누르자 곧 확인절차가 진행 된 후 양쪽으로 대문이 열렸다.
차에 올라 안으로 몰고 들어가 한 쪽에 마련되어 있는 주차장에 차를 정차시키고 시동을 끄고 내려선 이만석이 현관문으로 향하자 경호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제지를 하고 나섰다.
“누구십니까?”
“서민준.”
귀에 달려 있는 무전으로 잠시 얘기를 주고받는 듯 하 더니 곧 옆으로 비켜서주었다.
‘대선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한 층 두터워졌군.’
전에는 이렇게 경호를 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곧 닫혀 있던 현관문이 열리고 이만석이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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