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2화 〉 492화 흐름의 방향
* * *
“어, 언니가 이상한 말을 하니까 그렇지.”
관계를 가진 것에 대해선 숨기려고 했던 세린이어어서 상당히 당황해했다.
하지만 다행이 그 모습이 리나에게는 숙맥으로만 보이는 귀여운 동생의 과민방응으로만 보았던 것이다.
“알았어. 알았어. 그럼 어디까지 나간거야?”
여기서 또 말을 하지 않고 망설인다면 또 어떤 소리를 할지 몰라 세린은 키스를 한 것 까지는 알려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그거...”
“그거?”
“연인들이 많이 하는 거 있잖아.”
“많이 하는 거라면. 손잡는 거?”
세린이 고개를 가로졌자 리나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눈이 다시금 커졌다.
“설마 키스?”
“......”
“키스구나?”
대답을 하지 못 하는 세린의 모습에 리나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으...응.”
“대에~박! 진짜 키스까지 간 거야?”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자 리나가 베개를 끌어안은 체 침대를 뒹굴었다.
“웬일이니 웬일이야!”
상당히 놀라하는 모습에 세린은 키스만 했다는 것을 알려준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키스만으로 저런반응을 보이는데 그보다 더한것을 얘기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눈에선했다.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면 기절 할 지도 몰라.’
그 얘기를 꺼내는 순간 충격을 넘어 경악을 할 것 같았다.
‘숨겨야지.’
침대를 뒹굴면서 계속해서 대박을 외쳐 대는 모습을 보면 볼수록 그래야 겠다는 생각이 더욱더 커져만 갔다.
관계를 맺었다는 얘기는 숨기기로 생각했다.
“키스라면 그것도 했겠네?”
몸을 바로 일으킨 리나가 흥분을 감추지 못 하며 질문을 던졌다.
“그거?”
“이거 말이야 이거.”
입을 벌리더니 리나가 혀를 꺼내어 내밀었다.
“언니~!”
순간 이만석이 자신의 입속으로 혀를 집어넣는 것이 생각나며 그 느낌이 생생하게 떠오르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 발칙한 것!”
리나가 손을 들어 살며시 세린의 이마를 살짝 꿀밤 한 대를 먹여주었다.
“순 숙맥인줄만 알았는데 키스까지 간 거야?”
리나에겐 세린이 거기까지만 간 것만 해도 상당히 놀라운 일인 듯 했다.
지금까지 세린을 아무것도 모르는 애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와... 그런데 그 남자도 정말로 대단하네. 다른 여자들을 보여주고도 너하고 키스까지 갔다니.”
이만석의 대담함에 리나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아니지. 감탄만 하고 있을게 아니야.’
감탄을 했던 자신을 반성하고는 리나가 다시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남자는 다 늑대라는 소리 들어봤지?”
“그 사람은 그렇지 않아.”
“네가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증이라서 그래 이것아... 정신을 차려. 오늘 단번에 키스까지 갔는데 너 몇 번 더 만났다가 정말로 무슨 사고 칠지도 몰라.”
처음 만남에서 키스라니 진도가 빨랐다.
“아니야. 그 사람은 자신이 부족하다고 했어. 나보고 더 멋진 남자를 만나라고 했단 말이야.”
“어휴 이 답답이... 그게 다 수법이라는 거 몰라?”
“수법 아니야. 정말로 진심으로 한 말이야.”
리나는 확고한 음성으로 말하는 세린을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이 불쌍한 어린양을 어찌해야 할꼬...’
어떻게 구해줘야 할 것 같은데 그러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았다.
눈빛을 본건데 정말로 믿음이 확고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쉽게 마음을 접을것 같지가 않았다.
‘내가 부탁하지 않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거야.’
세린은 지나의 말에 전혀 동의 할 수가 없었다.
차안에서 자신에게 했던 그 말은 정말로 진심으로 느꼈기 때문이었다.
자신보다 멋진 남자를 만나게 될 거라는 얘기.
그리고 못 들은 걸로 하겠다는 그 말.
끝가지 거부하지 말아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정말로 키스도, 관계도 맺지 않을 것이었다.
다 자신이 원해서 한 일이었다.
그 사람에게 첫 키스가 이루어 졌던 상황은 물론이고 순결을 주었던 것도 다 스스로 원해서 한 일이었다.
그걸 나쁘게 보다니 아무리 리나라고 해도 조금 기분이 좋지 않은 세린이었다.
“걱정 되서 하는 말이니까. 한 번 생각해봐. 그래도 정 포기 못 하겠다면...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이야?”
“네가 그렇게 좋다는데 내가 말릴 수가 있겠어? 네가 이렇게 완강하게 포기 못 하겠다는 건 처음 보는 거야. 내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지만 네가 그걸 감내하겠다고 한다면... 별 수 없는 거지.”
“언니...”
“어디까지나 네 입장을 생각해서 말한 거야. 그렇게 뭉클하게 처다 볼 거 없어.”
“그래도 고마워.”
끝까지 포기 하라고 할 줄 알았던 리나가 이렇게 말을 해줄 줄은 생각도 못해서 세린은 정말로 고마움을 느꼈다.
조금 전에 좋지 않았던 기분이 말끔하게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지나 언니도 얘와 같은 생각일지도 몰라.’
거기에 있었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는 건데 그런데도 연회장에서 팔짱을 끼고 연인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 그에 대해 감안하고 만나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 남자가 그 정도로 매력적인가?’
다시 한 번 이만석에 대해서 떠올린 리나는 확실히 잘생겼다는 것은 인정했다.
외모만 놓고 봐도 호감을 일으켰던 것이다.
하지만 연예계에서도 그 정도의 외모를 가진 이는 존재했다.
여기가 그런 이들이 몰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다른 애들 사이에서도 이상형으로 자주 꼽히는 인물들이니까 동급이라 치면 확실히 대단하긴 하네.’
조각미남이라느니, 남신이라는 등 여러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외모만 놓고 지나가 그렇게 빠져들었을 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가 어떤 사람인데 외모만으로 남자를 만날까.’
리나가 알기로 지나는 상당히 콧대가 높은 여자로 알고 있었다.
웬만한 잘생긴 남자나 유명 배우들은 눈에 차지도 않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여자가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린 남자와 만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믿기지 않은 일이었다.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 했을 것이다.
‘알 수 없는 일이란 말이야.’
다른 건 몰라도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남자인 것만은 확실했다.
“내가 잘 못 생각했나...”
턱을 괴고 앉아 있는 메케인의 얼굴은 상당히 심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놈의 위치가 어느 정도 이기에 이렇게 행동하는 거지?”
그날 메케인은 고심 끝에 이만석과 담판을 짓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아무리 이만석이라고 해도 안나를 밖에 내돌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전화를 하여 담판을 짓기 위해 협박성 말까지 했지만 오히려 그렇게 해보라는 듯 당차게 나왔던 것이다.
한 편으로는 당황스러우면서도 젊어서 나오는 객기에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능력이 된다고 해도 그렇게 튀는 행동과 마음대로 상황을 정해버리면 위에서 찍혀 버리게 마련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만석이 벌인 일만 놓고 보면 확실히 능력이 좋은 사내인 것만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건을 커버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외교적 압박을 통해 마찰을 키우다 보면 결국엔 이만석에게 압박을 가할 것이고 협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았다.
아낀다고 해도 결국은 그 정도 선으로 보았던 것이다.
헌데 지금 벌어진 일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센더슨에게 집중되어 있던 의혹들이 순식간에 자신과 CIA로 넘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어떻게 알은 것인지 자신이 더들리에게 넘겨받았던 자료들을 그가 죽고 약속대로 전해준 것이 하나의 의혹설에 묶인 채 발표가 났던 것이다.
그 발표를 한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조지 맥퍼쉬 였고 다시 한 번 카일러와 불화설을 제기하며 어떻게 센더슨의 비리에 대한 내용이 흘러들어갈 수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 했던 것이다.
카일러의 죽음의 뒤에 센더슨이 있고, 만약 그 일로 인해 또 한 번 생각을 해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했고 거기에 메케인이 들어갔던 것이다.
카일러의 억울한 죽음과 더불어 더들리 드폰 FBI국장의 죽음을 두고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좀 더 면밀하게 의혹하나 없이 밝힐 필요가 있다는 말과 함께 어떤 위협 앞에서도 굴하지 않을 것이며 수사해 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방송을 통해 당당히 선전포고와도 같은 그 발표를 보며 미국국민들은 용기 있는 발언에 박수갈채를 보냈고 순식간에 기자회견을 가지고 해명을 하여 수면 아래로 잠재웠던 불화설이 다시금 솟아오르며 메케인을 압박해왔던 것이다.
그걸 보면서 얼마나 놀라고 기가찼던지 뒷목이 당기는 기분이었다.
혈압이올라 쓰러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다.
그 일이 있을 직후 메케인은 당장에 전화를 걸어서 따졌다.
어떻게 자료에 대한 얘기가 조지 맥퍼쉬에게 갈 수가 있냐는 말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쪽에서 돌아온 대답은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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