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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468화 (468/812)

〈 468화 〉 468화 작은 소망

* * *

믿을 수 없다는 듯 한 양두의 음성에 챵은 거듭 진중한 음성으로 찹찹한 한 숨을 내쉬었다.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냈나?]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알 수 가없다?]

“어떤 방법으로 독을 중독 시켰는지 부터가 의문입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내려 곧장 삼합회의 지부로 왔으니 다른 곳에 들린 것도 아니었다.

[내부의 소행일지도 모르니 조사를 해보게.]

들려오는 양두의 목소리는 정말로 진중했다.

“안 그래도 두 사람과 접촉을 한 인원들은 모두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기가찰 수밖에 없었다.

독에 어떻게 중독이 되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니.

믿기지 않는 다는 듯 한 양두의 음성이 다시금 흘러나왔다.

“그보다 상황이 좋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이번 일로 인해 경찰이 따로 애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습니다.”

[당연히 사람이 죽었는데 그렇겠지.]

“사인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불법적인 일을 벌이고 있는지 대해서 알아내려 하는 것 같습니다.”

[불법적인 일?]

“꼬리를 잡아 뭔가 일을 치르려 하는 거 같습니다. 거기다 한국은 선거철이라…….”

[흐음...]

수심이 깃든 숨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들은 챵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야마구찌회와 같이 일망타진을 하려고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설마 그럴 리가...]

아닐 거라는 말을 했지만 목소리에서 확신이 없었다.

“외람된 말이지만 경찰들의 행동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야마구찌회가 당하고 지금까지 삼합회가 살아남은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조심성...이겠지.]

“그렇습니다. 만약 이일이 잘 못 되기라도 하면 상하이에서 어떤 문책이 내려올지 모릅니다.”

[흐음...]

상하이라는 말에 양두의 입에서 다시금 수심이 깃든 음성이 흘러나왔다.

[두 사람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봐주었으면 하네..]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전화 통화를 끝낸 챵이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었다.

경찰이 다녀간 것은 사실이다.

허나 양두에게 말 한 것처럼 그런 불법적인 일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어떻게 죽었는지 사인에 대해서야 조사를 해보겠지만 지금은 딱 여기까지인 것이다.

만약 이일로 인해 삼합회 지부가 잘 못 되면 아무리 양두라고 해도 문책을 피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하려던 일이 잘 되면 아무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당신도 결국은 거기까지인 거야...’

이만석을 없애길 원하지만 그 때문에 자신에게 피해가 가는 걸 또 그는 원치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이미 챵은 잘 알고 있었다.

이정도의 수습은 챵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길어졌는데 문을 열고 나선 이만석은 대기하고 있는 안나를 보며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

“안에서 기다리지.”

“괜찮아.”

“그래?”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안나와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인천공항에는 혼자 다녀오는 것이 빠른지라 안나에게 먼저 일성회 본사에 대기하고 다녀왔던 것이다.

그 후로 그렇게 정인철 회장과의 만남을 끝내고 돌아가기 위해 다시 안나와 함게 내려가는 것이다.

이만석이 나오는 것을 보고 데스크에 앉아 있던 여직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올 때마다 일어나지 않아도 됩니다.”

“예, 예...”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이만석의 말에 두 명의 여직원이 우물쭈물하며 당황했다.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건넨 이만석이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문이 열리자 올라탔다.

그렇게 다시 스르륵 문이 닫히고 나서야 역직원들은 다시 자리에 몸을 앉혔다.

“휴우~”

왼편에 앉아 있던 단발머리의 여직원이 작게 한 숨을 내쉬자 오른편에 앉아 있는 머리를 틀어 올려 머리 삔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여직원이 입을 열었다.

“나 순간 너무 당황스러워서 말 더듬은 거 있지?”

“난 말도 하지 못 했어.”

“외모만 멋진 게 아니라 매너도 좋은 분이신거 같아.”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 건네는데 나 미치는 줄 알았어~”

올 때마다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함게 웃음을 짓는게 말 그대로 살인미소였다.

“나 어떡하면 좋아... 다른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

“못 오를 나무는 처다 보지도 말라고 했는데...”

“마음에 품고 있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진짜 멋지다...”

이만석이 다녀 갈 때마다 두 사람은 마치 짠 것처럼 오늘은 어땟는지 머리스타일은 어떤지 얘기를 나누었던 것이다.

그날 한국에 돌아와 차이링과 함께 다녀간 뒤로 두 여직원은 출근 할 때마다 이만석을 의식해서 화장을 좀 더 찐하게 하고 옷매무새도 바로 하고 두 세번 확인하면서 출근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잘생길 수가 있지?”

“잘생긴 정도가 아니라 남신이야 남신!”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 이 대화는 쉽기 끝날 것 같지가 않아 보였다.

중요한 것이 이게 처음이 아니라 이만석이 다녀 갈때마다 이런다는 것이다.

재밌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만석은 다시 엘리베이터를 갈아 타고 1층으로 향했다.

“같이 들어가도 되는데.”

“대기하는 게 편해.”

안나의 대답에 이만석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다 싶은 것이다.

5층쯤 다 달았을 때 문이 열리더니 커피 잔을 들고 담소를 나누는 새 명의 사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근데 그 자식...”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며 말을 하다말고 이만석을 발견한 새 사람이 순간 허둥대면서 몸을 빳빳하게 새우더니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커피잔을 들고 있는 사내는 뭔가 자세가 어정쩡 했지만 그래도 딴에는 최대한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미, 민준님을 뵙습니다!”

“민준님을 뵙습니다!”

“민준님을 뵙습니다!”

동시에 들려오는 새 사람의 음성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렇게 과장되게 인사 하지 않아도 돼.”

“예!”

“아, 알겠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이만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말을 하면서도 여전히 허리를 바로 새우지 못하는 새 사람을 보면서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편하게 있어 편하게.”

가볍게 어깨를 잡아 주고 나서야 움찔한 새 사람이 몸을 바로하며 꼿꼿하게 서있었다.

얼굴엔 긴장감이 묻어나왔고 그 중에 한 명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잠시후 안내 소리와 함께 1층에 도착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만석이 웃음을 지어주었다.

“열심히 직장 생활 하는 것도 좋지만 몸도 챙겨가면서 해.”

“예!”

동시에 대답하는 세 사람을 뒤로하고 이만석이 그렇게 안나와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발걸음을 옮겼다.

저 만치 멀어져 가는 이만석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세 명 중에 스포츠머리의 사내가 크게 호흡을 내쉬었다.

“와~ 나 방금 소름 돋았어.”

“솜털 곤두선 거 보여?”

“살아 있는 전설을 본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일성회 본사에서 일하면 이만석과 마주할 날이 자주 있을 텐데도 이들은 이렇게 긴장을 하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쪽에 몸담는 순간부터 이만석에 대해서 얘기를 듣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최초로 전국을 장악하고 일성회의 영향권 아래에 잡아 둔 인물이 바로 이만석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어떻게 전국을 장악 했는지 이미 소문이 다 나있었고 업적은 크게 부풀어져 있는 상태였다.

소문이 과장 되었다고 해도 전국을 장악 했다는 건 엄청난 업적이었다.

그 일로 젊은 조직원들은 사이에서 이만석은 말 그대로 전설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들 또한 이만석을 보고 일성회에 들어오기 위해 노력한 이들 중에 한 명들이었다.

일성회에 들어오기 위한 경쟁률이 상당해 면접과 시험을 보는 대만도 고생을 해야 할 판이었다.

“걸어가는 모습만 봐도 빛이 난다 빛이나.”

“저게 진짜 남자지.”

“난 언제 저렇게 되 볼 수 있을까.”

“꿈 깨라. 그게 가능 하겠냐?”

“이 시대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 생각해야 돼.”

정문을 빠져나가는 이만석을 보면서 말은 달라도 그들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성회에 들어오기 참 잘 했다는 것.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은 세 사람만이 아닐 것이다.

다른 곳에서도 정문을 보며 수군거리는 사내놈들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참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주차장으로 향한 이만석이 차에 올라타자 안나 또한 조수석의 문을 열고 올라탔다.

“2시 좀 넘어서 배고플 거야. 늦었지만 점심 먹고 가자.”

안나는 별다른 대답은 없었지만 그게 무언의 긍정이라는 것을 이만석은 잘 알았다.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아무거나 상관없어.”

무미건조한 아나의 대답은 참 그녀답다는 생각을 들게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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