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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467화 (467/812)

〈 467화 〉 467화 작은 소망

* * *

그로부터 며칠 후 챵에게 인상착의와 함께 입국시간에 대한 문자를 받고 이만석은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물론 페이스오프를 통하여 지극히 평범한 얼굴로 외모를 바꾼 뒤인 것이다.

이만석이 말해주지 않는 한 누구도 그를 이만석이라 생각하지 못 할 것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과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또 다른 남자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한 명은 수염은 제법 까칠하게 기르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말끔했는데 전체적으로 인상이 순해보였다.

특히 깔끔한 인상의 남자는 웃으면 상대방에게 호감을 일으키는 인상이라 접근하기 참으로 용이한 마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챵이 세세하게 적어서 보냈는데 척 봐도 지금 나서는 저 두 사람임을 바로 알아보았던 것이다.

챵이 보낸 삼합회의 조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고 곧이어 그들과 함류하여 악수를 나누는 게 눈에 들어왔다.

‘양오이와 주랑이 확실하군.’

맞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자신이 지켜보고 있던 삼합회 조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순간 더 이상 생각 할 것도 없이 양오이와 주랑이 맞았다.

회색 정장차림의 이만석은 일반적인 샐러리맨으로 보일 정도로 눈에 띄지 않는 외모를 하고 있었다.

원래의 그의 모습이라면 한 번쯤 시선을 끌겠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그렇게 악수를 나누고 함께 걸음을 옮기는 순간 이만석도 걸음을 옮겼다.

그들이 오는 반향의 맞은편에서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점점 거리가 가까워져 가고 약 5보정도의 거리를 두고 이만석이 그들과 지나쳐 가는 순간 눈 깜짝 할 사이에 손가락이 살짝 튕겨졌다.

한 순간의 일이었고 곧 이만석은 다른 여행객들처럼 그들과 지나쳐 걸음을 옮겨 점점 거리가 벌어져갔다.

‘너희들만 독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지.’

작년에 회수했던 독침을 아주 작게 잘라 갈아놓은 이만석은 묻어 있는 독의 량 또한 좀더 연하게 희석시켜놓았다.

그 때문에 아주 미량의 독 밖에 남지 않았지만 블랙맘바를 포함한 여러 독충들의 독액이 섞여 있는 것이라 시간이 걸릴 뿐이지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들이 들고 다녔던 독침도 아주 작았지만 이만석은 그것을 잘라 더욱 작고 가늘게 크기를 줄여 눈을 크게 뜨고 아주 세심하게 찾지 않는 한 발견하기 힘들었다.

‘2시간이면 충분 하겠군.’

극소량이라 아무리 극독이라도 신체에 퍼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었다.

뒷목에 각각 맞았으니 심장과 가까워 조금 더 시간이 단 축 될 수도 있었다.

허나 분명한건 저 들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눈치 채지 못 했고 살아남을 가망성은 없다는 것이었다.

공항을 나선 이만석은 곧장 챵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가고 곧이어 챵의 음성이 들려왔다.

[양오이와 주랑이 입국했습니다.]

“알고 있다. 지금 공항을 다녀오는 길이야.”

[벌써 말입니까?]

조금 놀란 듯 한 음성이 들려왔다.

“2시간 안 에 그놈들은 피를 토하며 죽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은 더 놀라게했다.

[그게... 사실입니까?]

“그놈들만 독을 사용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아무쪼록 잘 수습하도록.”

그렇게 전화 통화를 끝낸 이만석은 일성회 본사로 향했다.

내일 중으로 모하메드에서 투자회사 건을 두고 논의를 하기 위해 사람이 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자네 왔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이만석을 향해 정인철 회장이 기분 좋게 맞아 주었다.

인터폰을 통해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걸음을 옮겨 소파에 몸을 앉혔다.

오른편의 소파에 이만석이 몸을 앉히자 정인철 회장이 바로 입을 열었다.

“오늘 프랑스 경유를 통해서 내일 중으로 한국에 도착할거야.”

“누가 오는지 소식을 들었습니까?”

“알랍 모할리라는 자라고 하더군. 펙스를 통해 받은 정보로는 무스타파의 투자고문이라고 하던데 내정 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네.”

“논의는 차차 진행해 봐야 알겠지만 이번 방문으로 인해 구체적인 투자 건에 대해서 협의는 하게 될 걸로 예상됩니다.”

“무스타파의 의중이 그 정도로 강한가?”

“그렇더군요.”

이만석이 이집트에 있었을 때 사전에 대화를 나누어서 일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니 당연히 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모하메드의 이력을 보면 대단하긴 한데... 투자 회사 설립 건을 두고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네.”

“걱정이 되십니까?”

“사실 좀 그런 마음이 있어.”

“지금 일성회의 상황으로 보면 이번년도 안에 매출 1조를 돌파하는 것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확실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게 모하메드가 이만큼 급성장하게 된 지분인수나 투자가 여력을 키우는데 한 방법 일 수가 있지요.”

“음...”

지금 일성회의 성장만 놓고 보더라도 사실 그리 나쁜 건 아니었다.

국내 매출 1조라는 것은 정인철 회장의 목표였었고 그걸 이번년도 안에 달성 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무스타파는 넉넉한 자본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게 제대로 먹혀 들어갔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겠죠.”

“하지만 국내의 사정은 좀 다르지 않나.”

이집트와 한국을 놓고 비교하면 확실히 상황이 다르기는 했다.

거기다 이집트엔 아마사피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꽃을 피웠던 것이 아니던가.

한국에서는 그 방법이 쉽지 않을 것이고 그게 마음에 조금 걸렸던 것이다.

“제가 왜 여기에 100억을 개인투자자의 자격으로 참여하려는지 아십니까?”

“묘수를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물론입니다.”

웃음을 지으며 대답한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묘수라기보다는 흐름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흐름을 보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아 내수투자를 꺼려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도 금융위기 때처럼 좋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돌파구는 있게 마련이지요.”

“그게 무엇인가?”

“북한입니다.”

“북한이라고?”

순간 정인철 회장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이건 전혀 생각지 못한 대답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비서가 조심스럽게 커피 잔이 놓여 있는 쟁반을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 다가와 정인철 회장과 이만석의 앞에 잔을 내려놓더니 물러나 문 앞에서 인사를 한 후 나갔다.

다시 둘만 남게 되었을 때 정인철 회장이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북한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니 그게 무슨 얘기인가.”

“아직은 정확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다만...?”

“이 나라의 경제와 국운이 여기서 주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제 확신입니다.”

“뭔가 들은 것이 있나?”

“......”

이번 질문에 이만석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지만 정인철 회장은 확신을 느꼈다.

아무것도 없는데 이런 얘기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랬군...”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말을 내뱉는 정인철 회장의 입에서 긴 숨이 내쉬어졌다.

뭔가 중대한 것을 알게 된 기분이었다.

“무스타파가 왜 다른 수많은 나라들을 제쳐두고 한국을 택했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자네가 들은 정보 때문이겠지.”

이만석은 고개를 한 번 끄덕여 주었다.

“도대체 자네는 그런 정보를 어디서 얻은 건가?”

다시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얘기라 정인철 회장이 물음을 던졌다.

“제 여자 친구가 누구인지 잊었습니까.”

“자네의 여자 친구라면...”

말을 하다말고 정인철 회장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그랬어... 그 사람이.....”

이젠 더 이상 놀랄 기력도 없을 지경이었다.

“자네는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구만......”

이 얘기들도 상당히 놀라운 것이었지만 이 정보를 얻고 모하메드를 움직이게 한 이만석에 대해서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확실한 정보인가?”

“제 이름을 걸고 드리는 말입니다.”

자신감에 차 있는 이만석의 이 말에 정인철 회장은 믿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자신의 이름을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이 정보가 확실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이 나라에 큰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려는가...’

자신의 나이를 생각하면 생에 통일이 이루어 질 것이라 생각지 않았던 그였다.

헌데 그런 일이 지금 이만석의 입을 통해 가능성이 비쳐줬던 것이다.

챵은 폰의 진동을 느끼고 꺼내서 확인을 한 순간 입가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이제야 그쪽에 소식이 간 듯 했다.

확인하는 순간 바로 전화를 건 것이겠지. 통화 버튼을 누루고 챵이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바로 놀란 양두의 음성이 들려온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아무래도 독에 중독 된 것 같습니다.”

[독이라니?!]

“아직 경과를 봐야겠지만...당한 것 같습니다.”

[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독에 당했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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