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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462화 (462/812)

〈 462화 〉 462화 하는대로

* * *

“언니 잘 다녀왔어?”

“어땠어?”

“재밌었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리나를 향해 다른 멤버들이 여기저기서 질문공세를 쏟아냈다.

물론 리나는 가기 싫어했고 아버지 때문에 억지로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좀 된다는 집안의 자제들이나 성공한 젊은 사업가들이 참여한 연회이니 분위기가 어땠을지 궁금한 것이다.

한 참 대세인 아이돌 그룹인 로즈걸스라고 하지만 그녀들 또한 이제 막 소녀티를 벗기 시작한 여자들이었다.

당연히 사랑이나 그런 므흣한 것에 관심이 많을 나이인 것이다.

특히 무도회나 연회, 또는 파티와 같은 곳은 여러 썸씽이 일어나기 쉬운 곳이니 호기심을 보이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거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역시 평범한 자제들이 아니니 더욱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너희들 시간도 늦었는데 안 자고 있었어?”

자신에게 몰려드는 애들을 향해 리나가 오히려 자지않고 기다렸냐며 핀잔을 주었다.

“시간이 문제야?”

“빨리 얘기해봐.”

“어땠는지.”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물어오는 여인들의 모습에 리나가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잘생긴 사람은 있었어?”

“잘생긴 사람이라면... 있긴 했지.”

“정말?”

“언니 눈에 잘생겼다는 말이지?”

“얼마나 잘생겼기에 그런 말을해?”

한 마디를 하면 세 마디를 돌려 주는 세 여자들을 보면서 리나가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야, 달라붙지 말고 천천히 얘기를 해. 너희들은 세 명이지만 난 혼자야.”

“우웅~ 얼른 말 해봐~”

“윽... 너 지금 콧소리 낸 거야?”

초록색 머리로 염색한 희라라고 불리는 여자애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말하자 리나가 인상을 찡그렸다.

“빨리 말해봐~!”

계속해서 재촉을 하는 멤버들의 공세에 리나는 하는 수 없이 씻기 전에 얘기를 꺼내야 했다.

대충 분위기는 어땠는지,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는지 부터 알려주었는데 그 얘기를 들은 메버들의 얼굴에 웃음이 깃들었다.

“들어보니 가볼 할 만 했네~”

“고급스럽게 와인 한잔 즐기며 담소도 나누고 언니 관심도 많이 받았겠다.”

“좋았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묻는 말에 리나가 쓴웃음을 지었다.

“좋기는... 그냥 그런 자리는 내 스타일이 아니야. 그런데...”

“그런데 뭐?”

“뭔데?”

빨리 얘기해 보라는 듯 처다보는 멤버들을 향해 리나가 걸음을 옮겨 주방쪽으로 향했다.

“일단 냉수한잔.”

“뭐야~!”

“목이 텁텁해서 그래..... 다리도 아픈데 내가 떠다 마셔야 하나?”

“치사하게~”

“저기 소파에 앉아.”

“이왕 가는 김에 냉장고에 있는 케익도 좀 가져다주라.”

“이 시간에 먹으면 살쪄!”

“괜찮아~ 운동하면 돼.”

소파로 이동해 몸을 앉히는 리나를 두고 하는 수 없이 멤버들이 물과 디저트인 케익을 대령해야 했다.

물을 마시고 싶어 물을 뜨는 입장은 자신들이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순식간에 탁자에 세팅이 끝나고 냉수 한 잔을 건네받은 리나가 한 번에 잔을 비워버렸다.

“아~ 시원해라. 그런데 세린이는?”

“걔 샤워하고 있어.”

“샤워?”

“걔 원래 더위 잘 타잖아. 그래서 찝찝하다고 샤워하러 들어갔어.”

“그럼 내가 하려면 2층에 올라가야겠네?”

“세린이 나오면 들어가. 그 시간에 쉬면서 얘기하면 되잖아.”

“그러면 되겠네~!”

“자 빨리 썰을 푸시오!”

이렇게나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데 리나도 별 수 없다는 듯 다시 얘기를 꺼냈다.

“젊은 남녀가 몰려든 연회장이니 다들 옷 잘 빼입고 왔더라. 창업에 성공한 방송에 탔던 사업가도 보았고 그 중에 훈훈하게 생긴 사람들도 눈에 제법 띄었어.”

“그래서?”

“그중에 언니가 잘 생겼다고 한 사람이 누군데?”

“언니가 잘생겼다고 한 남자연예인들 정도는 돼?”

“더 잘 생겼어?”

“에이 그건 아니다. 언니가 잘 생겼다고 한 연예인들은 대부분 완빈이나 강동건 같은 사람들이잖아. 그 사람들보다 잘 생겼다는 게 말이 안 되지.”

“그런가?”

자기들 끼리 추측성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리나가 작게 웃음을 지었다.

“완빈이나 강동건 이상으로 잘생겼다고 할 수는 없는데 꿀리지는 않더라.”

“진짜?”

“정말이야?”

“그 사람들 앞에서 꿀리지 않는 다는 건 정말로 잘생겼다는 소리잖아?”

그녀들 또한 파릇한 젊은 여자들인지라 당연히 저 말에 호기심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 둘에 비해서 꿀리지 않다니.

“내가 언제 이런 말 하는 거 봤어?”

“아니.”

“진짠가 보네?”

포크를 이용해서 조심스럽게 케익 조각을 조금 때어내어 맛을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키도 훤칠하고 확실히 외모만 놓고 본다면 당장 데뷔해도 인기 끌거 같아.”

“그 정도면 길거리 케스팅 안 당해봤으려나?”

“언니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로 잘생겼다는 건데.”

도대체 얼마나 잘생겼으면 저런말을 하는 것일까.

“그 얘기 나왔어.”

“역시.”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면 나와야지.”

당연한 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애들을 보면서 리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자기 말로는 아직 한 번도 없다고 하는데 자신감은 대단하더라.”

“자신감?”

“처음 이 사람 한 테 말 걸었던 남자가 잘생겼다는 소리를 하니까 자신도 동감한다고 말하는 거 있지?”

“얼굴 값 한다는 거야?”

“아무리 잘생겼어도 자신감이 과하면 재수 없는데.”

“나도 그래.”

그에 리나가 다시 생크림과 함께 조금 떠서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먹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 사람 충분히 자신감 가질 만 해.”

“여자들이 많이 따라서?”

“뭐... 그 외모면 관심 가질 만 하지.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야.”

외모 뿐만이 아니라면 다른것도 있다는 것인데 그게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럼 뭐가 있는데?”

“어서 얘기를 해보시오!”

“음... 케익만 먹으려니 좀 느끼한데. 상큼한 쥬스 같은거 없으려나?”

질문공세에 리나는 쉽게 대답을 하지 않고 목이 마르다는 말들을 넌지시 던졌다.

“돼지!”

“몸매 관리해!”

“거기서 많이 먹었을 거 아니야. 쥬스까지 먹으면 칼로리 더 올라가!”

그러자 바로 따가운 잔소리가 리나를 향하여 날아들었다.

“나 살 안 찌는 체질이잖아~ 그래도 밤이 늦었으니 음... 그냥 2층에 올라가서 바로 샤워할까?”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리나의 어깨를 희라와 연갈색 머리의 앳되게 생긴 유진이 동시에 누르며 자리에 앉혔다.

“알았어. 알았어.”

두 사람이 어깨를 누르며 앉힌 사이 갸름한 턱선에 큰 눈이 특징인 제이니가 서둘러 오렌지 쥬스를 가지러 냉장고로 향했다.

컵과 오렌지 주스 병을 가지고와서 앉더니 잔에 따라주었다.

“됐지?”

“그렇게 얘기가 듣고 싶어?”

못 말린다는 듯 작게 웃음을 지은 리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중간에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데 사람들이 대부분 다 그쪽을 처다 보더라니까?”

“잘생겨서?”

“그것도 있는데, 단지 그 뿐만이 아니야.”

“그럼?”

궁금한 표정들을 지으며 바라보는 동생들을 향해 리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이 같이 들어온 사람 때문에 그런거지.”

“같이 들어온 사람?”

“응. 들어온 사람이 지나 언니였어.”

“그게 누구야?”

“지나?”

“민우 오빠의 동생.”

“민우 오빠? 언니 설마 정석횐 회장 아들인 정민우 그 사람 말하는거야?”

“응.”

순간 그녀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와... 역시 김성한 사장님의 따님이다 이거지?”

“그 사람들이랑 언니 오빠하고 지내나봐?”

“어릴 때 좀 친하게 지냈어. 지금은 연예계 생활 한다고 보지 못 했지만, 그리고 원래 나 그런 자리 참여하는 거 좋아하지 않아서 잘 안 갔거든.”

처음 듣는 얘기여서 모두가 벙 찐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물론 그녀들은 리나의 아버지가 세진전자의 김성한 사장의 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민우 전무와 여동생이라는 정지나와 어릴 때부터 가깝게 지냈던 사이라는 것은 몰랐다.

“어릴때라서 언니가 처음에 날 몰라보더라니까?”

“진짜?”

“응... 로즈걸스의 리나씨라고 하는 거 있지? 그래서 나라고 말하니까 그제야 알고 상당히 놀라더라.”

“어릴 때 보고 보지 않았다고 했으니까.”

“언니 정말로 그런 자리 안 좋아 하나보네?”

고개를 끄덕인 리나가 컵을 들어 주스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어쨌든 그 사람이 함께 들어온 사람이 바로 지나 언니였어. 그 연회의 주인공이 민우 오빠고 여동생인 지나가 왔으니 시선이 갔겠지. 거기다 그게 아니라도 회장님의 차녀이니까 자연스럽게 시선이 갔을 거야.”

한국에서의 세진그룹의 위치를 생각하면 덩연히 기업가의 자제들은 그녀에게 시선이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었다.

“그래서 언니가 그렇게 말 한 거야?”

“그런 장소에 함께 들어왔다는 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거네?”

제이니가 그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자 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내가 가질 만 하다는 게 바로 거기에 있어.”

“정말 보통 사이가 아니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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