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0화 〉 460화 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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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민우의 이런 말에 이만석이 동조를 해줘서 이런 것도 있었다.
하지만 지나는 이만석이 응해준 것 보다 오빠인 민우만 그저 얄미울 뿐이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이런 것인지 참으로 민우에겐 서글픈(?)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은 또다시 여기저기서 술렁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민우 또한 이만석을 알고 있는 듯 했고 저 말이 상당히 의미심장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저 자가 누구이기에 민우가 저렇게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건 주변에서 지켜보는 이들 뿐만이 아니라 대담하게 지나를 향해 사귀냐고 물음을 던졌던 리나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디 대단한 집안의 자제라도 되나?’
차기 세진그룹의 회장이 유력한 민우가 저렇게 말한다는 곳은 보통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지나와 함께 들어와서 시선을 끌었고 외모도 잘 생겨서 호감스타일이긴 했다.
허나 리나는 그런 것보다도 뭔가 묘한 분위기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못하게 만들어 거기서 이 남자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던 것이다.
헌데 지금 보니 자신이 생각한 것 보다 더 예사롭지 않은 사내인 것만 같았다.
‘서민준...’
현호는 그런 이만석을 보면서 생각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민우의 말을 들어보면 둘이 사귀고 있다고 생각 했던 것이 사실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에 있었다.
그렇다면 지나가 호감을 크게 드러내고 있다는 것인데 당사자인 이만석은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당혹스러워 하는 것 없이 상당히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무슨 생각인거지.’
이만석은 하란이의 남자친구였다.
또 하란이가 얼마나 이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지 현호는 잘 알고 있었다.
이 남자 또한 하란이를 사랑하고 있으니 사귀고 있을 것으로 보았다.
헌데 지금 보면 상황이 조금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물론 그건 자신만의 생각일지 모른다. 조금 전의 민우의 말을 들어보면 어디까지 지나의 돌발행동으로 치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 사람들 앞에서 지나가 그런 짓을 했고 이만석이 거절 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저 알고 지내는 사이를 넘어 섰다고 보는 게 옮은 일이었다.
이번 연회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민우의 등장이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그에게 집중이 되지 않았다.
지나의 옆에 서있는 이 의문을 사내.
자신을 서민준이라고 밝힌이 사내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 되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얼굴을 내보이지 않다가 순식간에 이목을 쏠리게 만들어버린 이만석은 정작 그들의 시선에도 평온한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연회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지나가 말했던 대로 단상에 올라가지 않고 자신의 축하연회에 참석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시작으로 입을 연 민우는 그저 재밌게 즐겨주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전했다.
그러고는 생일을 축하해주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인사를 하는데 언뜻 보면 주인공인 민우를 중심으로 얘기가 흘러가는 것 같았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았다.
지나와 함께 서있는 이만석을 힐끔 거리며 주인공 보다 관심이 더 쏠려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여식들의 시선이 과하게 집중이 되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나와 함게 들어오면서 시선을 모우고, 갑작스러운 그녀의 팔짱과 민우의 놀라운 말 말고도 그의 외모는 여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당장에 연예계에 잘생긴 배우들과 함께 세운다고 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외모를 하고 있었고, 키도 180 중반대라서 훤칠해 비율도 멋 저 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설렘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거기다 민우는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이었고 이만석은 그렇지 않았기에 더욱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이거 다시 보게 되는군요.”
그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만석을 향해 입가에 웃음을 지은 석진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절 아십니까.”
의아한 표정으로 물음을 던지는 이만석의 말에 석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얼마 전에 콘티넨탈 호텔에서 만났지 않습니까.”
“아... 그 사람이었군.”
콘티넨탈 호텔이라는 말에 그제야 이만석이 아는 채를 했다.
“다시 소개하지요. 황석진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돌려 지나를 바라보았다.
“지나씨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전보다 한 층 더 아름다워 진 것 같습니다.”
“과찬이세요.”
석진의 칭찬에 웃음을 지으며 지나가 환대해 주었다.
그런 그녀에게 다시 고개를 살짝 숙여 양해를 구한 석진이 이만석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안 그래도 오늘 이 자리에 오면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말로 보게 되네요.”
“정민우 전무의 축하연회이니 참석해야지요.”
“아까 보니까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이러저런 일로 몇 번 만나 알고 지내는 정도입니다.”
석진은 그게 옆에 있는 지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금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보니까 보통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여동생 때문에 이 두 사람이 만나졌을 것이라 떠올리는 건 짧은 생각이라는 느껴졌기 때문이다.
석진은 그 후로도 이만석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이런 저런 질문을 던졌다.
요즘 경기가 어떠니, 경제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얘기를 꺼내며 넌지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말을 돌려서 물었던 것이다.
그렇게 몇 가지 알아낸 게 있다면 이만석이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이집트 쪽인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모임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건가?’
해외에서 사업을 번창시키고 있다면 국내에 머무는 시간이 짧을 수가 있었다.
어느 정도 이해는 가는 말이다.
헌데 거기가 요즘 한 참 시끄러운 중동 쪽이어서 조금 의외일 수밖에 없었다.
그 후로도 이만석에 대해서 더 알아보려 노력 했지만 나오는게 별로 없었다.
그저 형식전인 대답만이 이어질 뿐이었다.
‘사업을 해서 대박을 쳤다고 해도 그 정도면 좀 약한데...’
석진은 이만석의 집안이 어떠한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스로 사업을 해서 어느 정도 성공 했다고 해도 그 정도의 급은 이안에서 찾기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집안이 대단하다든지, 다른 뭔가가 또 있을 터인데 그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한 쪽에서 둘이서 대화를 나누는 걸 지켜보고 있던 리나 또한 석진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와는 다르게 이만석에 대해서 더욱더 호기심이 가는 것을 느꼈다.
‘혼자 사업을 키웠다는 말인가? 능력이 있네... 거기다 중동이란 말이지?’
얘기를 들어보면 혼자서 사업을 키운 것 같은데 그것만 들어보면 사업수환은 좋은 것 같았다.
하지만 리나는 그런 것보다도 이집트를 택해서 뛰어 들었다는 것에 대단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중동하면 떠오르는 것이 테러단체들이 산제해 있어 사업하기 좋은 환경도 아니고 잘 못 되면 돌아온 리스크가 적지가 않아 강단이 있지 않는 한 뭔가 일을 벌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데 있었다.
그녀는 연예인이고 사업 쪽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지만 아버지에게 듣고 배운 게 있어 아예 모르지는 않았다.
‘이 사람 연예계에 데뷔하면 제대로 뜰거같아...’
하지만 다른 것은 다 제쳐주고 이만석의 여유로운 저 모습과 분위기는 리나가 보기에 대중들 앞에서 제대로 먹혀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두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이만석은 자신에게 집중 되는 시선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치 오늘의 주인공은 나인 것처럼 말이다.
‘내가 들러리 같구만...’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 받고 있는 이만석의 모습에 민우가 속으로 입맛을 다셨다.
딱히 집중을 받을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연 연회인데 아무리 봐도 자신보다 이만석이 더욱더 집중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무님만 보면 세진그룹의 미래는 참 밝은 것 같습니다.”
“이를 말입니까.”
“보니까 매출이.....”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들은 대부분이 남자들이라는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이만석에게 관심이 빼앗긴 이들은 또 대부분이 여인들이었다.
‘암울하네.’
앞에서 열심히 떠들어대는 사내들의 대화에 속으로 작게 한 숨을 내쉬는 민우였다.
연회는 늦은 시간까지 계속 되었지만 광식은 이른 시간에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자신을 물 먹인 이만석에게 집중되는 시선을 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뭐하는 놈인지 알아봐야겠어.’
다혈질인 광식은 자신의 기분을 더럽게 하거나 화나게 만드는 놈을 보면 참지 않는 성미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변상황을 보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함부로 행동하지는 않았다.
실질적으로 말하면 의식을 좀 많이 하는 편이었다.
이만석이 지나는 물론이고 민우와도 잘 알고 있는 사이로 보였으니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이집트에서 사업을 하고 이름이 서민준이라고 했으니 조사해보면 뭐하는 놈인지 나올 것이 분명했다.
만약 움직여도 그때 가서 행동해도 늦지가 않았던 것이다.
‘두고 보자 이자식...’
연회장에서 기분이 잡치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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