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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458화 (458/812)

〈 458화 〉 458화 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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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 단상에서 내려오자마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하나 둘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대부분이 안부나 외모 칭찬 등, 잘 보이려는 아부성 말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남자로써 지나의 호감을 사려고 그런 것 같았다.

자연스레 지나의 옆에 있는 이만석에게도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나씨 옆에 계신 분은 누구신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깔끔한 정장차림에 뭉툭한 코가 인상적인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이만석에게 관심을 드러내며 지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의 이름은 박광식으로 한국의 유통, 택배, 제과업 쪽을 잡고 있는 재계서열 10권내에 진입해 있는 한마루그룹의 오너일가의 차남이었다.

소문으로는 여성편력이 심한대다 다혈질이라고 알려져있고 실제로도 그러 했지만 보는 눈을 의식을 많이 하는 편이라 겉으로 웬만하면 잘 드러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뒤끝이 있는 스타일이라 그러지 않을 뿐이지 좋은 성격은 절대 아니었다.

박광식 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몰려 있는 다른 남자들 또한 지나가 내뱉을 다음말에 귀를 쫑긋 새우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호와 지나의 약혼식이 깨졌다고 했을 때 한 번쯤은 관심을 가지고 미래를 생각해 보았던 사내들이었기 때문이다.

지나라면 외모도 빠지지 않는데다 재계서열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세진그룹의 차녀여서 전략결혼상대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여자였기 때문이다.

사실 지나만한 상대도 없다고 하는게 맞았다.

대체적으로 전략결혼을 할 때는 외모를 별로 따지지 않게 되지만 지나는 그런 외모조차 빠지지 않는 여자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 그녀가 혼자가 아닌 남자와 함께 이렇게 들어섰으니 당연히 그에 대해서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나는 생각 할 것도 없다는 듯 이만석에 대해서 소개해주었다.

“이 사람의 이름은 서민준이라고해요.”

“서민준?”

“네.”

생긋 웃음을 지은 지나가 다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저하고는 무척 가까운 분이라 할 수 있어요.”

순간 이만석은 이 남자들의 머리가 굴러가는 소리가 자신의 귀에 다 들려오는 듯 했다.

아무래도 가까운 사이라는 말에 저러는 것 같았다.

이들의 반응이 정말로 재밌었다.

‘질투인가.’

특히나 지나와 자신의 사이를 의심하는 이들은 곧바로 질투가 담겨 있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딴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처다 보지만 이만석의 눈을 속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질투의 시선이 상당히 재밌었다.

“아... 그러셨군요. 전 박광식이라고 합니다.”

이만석에게 몸을 돌린 박광식이 손을 내밀었다.

“서민준입니다.”

손을 내미는 그의 손을 가볍게 잡은 이만석이 똑바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웃어?’

잘생긴 외모만큼 상당히 보기 좋은 웃음이었지만 악수를 나누는 방광식에게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속마음과 다르게 방광식은 호탕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외람된 말이지만 혹시 연예인 제의 같은 거 받은 적 없습니까. 참으로 잘 생기셨네요.”

“잘생긴 건 저도 동감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제의는 받은 적이 없습니다.”

“......”

허나 이어진 이만석의 박광식은 다시 언짢은 기분이 이는 것을 느꼈다.

형식상 던진 말을 저런식으로 말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 자식 지금 날 도발하는건가?’

문뜩 그런 생각이 든 박광식의 시선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짓는 지나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민준씨 너무 뻔뻔한 거 아니에요?”

“농담 아니고 사실입니다.”

“뭐에요~!”

작게 웃음을 지으며 지나가 이만석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그 모습에 순간 박광식은 욕설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눌러 참았다.

눈 앞에서 연애질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놀리는 것 같이 느껴졌다.

‘현호는 가만히 있는데 도대체 이놈은 어디서 굴러먹다 나온 놈이야?’

지나가 들어왔을 때 먼저 현호를 살폈던 박광식은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는 그의 모습에 정말로 두 사람이 끝났다고 확신을 했다.

허나 거기에 기분 좋아할 틈도 없이 옆에 붙어 있는 이만석을 탐색하기 위해 먼저 말을 걸었는데 여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외모만큼이나 마음에 들지가 않는 말투였다.

“농담이 재미가 있으십니다.”

입가에 웃음을 지은 박광식이 지나 처 럼 웃기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분위기에 스며들었다.

“제 말이 농담으로 들리십니까.”

“예?”

갑자기 진지하게 물어오는 이만석의 말에 박광식이 순간 저도모르 게 반문을 했다.

순간 분위기가 어색해 지는 가운데 진지해졌던 이만석이 다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농담입니다.”

“아, 아하하... 그렇군요. 예.....”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박광식이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며 이만석의 말을 받아 넘겼다.

여기서 당황하거나 어수룩한 모습을 보이면 말 그대로 지고 들어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지나가 말 했던 대로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전 이만...”

하지만 이번에도 이만석어 먼저 선수를 치며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살짝 숙인 후 지나를 데리고 걸음을 옮기는데 순식간에 빠져나가 버린 그를 잠시 동안 박광식은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 새끼 뭐야?’

허나 그것도 잠시 자신을 물 먹 였다는 생각이 박광식의 화를 돋웠다.

그걸 눈치를 챈 것일까. 그의 성절이 더럽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들은 지나가 떠나자 볼일 없다는 듯이 하나 둘 물러나기 시작했다.

졸지에 혼자 남게 된 박광식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며 지나가는 웨이터에게 와인잔을 받아들고 있는 이만석을 노려보았다.

‘이런 자리에서 나에게 망신을 줘?’

이 상황을 똒똑히 지켜보는 눈들이 많은 상황에서 쪽팔리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이들은 그저 길거리 행인들이 아니라 다 상류층 집안의 자식들이 아닌가.

쪽팔림도 이런 쪽팔림은 없었던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만석은 걸음을 옮겨 곧장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현호에게로 향했다.

갑자기 이만석이 이쪽으로 다가오자 현호의 친구들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야, 저 남자 너한테 오는데?”

“뭐야 너 하는 사람이야?”

속삭이듯 작게 말하는 친우들의 말에도 현호는 별 말 없이 이만석을 똑바로 처다보았다.

그렇게 걸음을 옮겨 다가온 이만석이 현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군요.”

“한국엔 언제 오셨습니까.”

“2주 좀 됐습니다.”

잠시 동안 이만석을 바라보던 현호가 고개를 돌려 지나를 처다 보았다.

“지나씨는 못 보던 사이에 예뻐진 것 같네요.”

“현호씨야 말로 더 멋져진 거 같은 데요?”

순간 또다시 묘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호와 지나는 사귀던 사이에 약혼식까지 이어가려다 해어진 것 아닌가.

당연히 현호와 가깝게 지내는 친우들은 물론이고 지인들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다시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특히 한쪽에서 대화 중이던 혜리의 표정이 좋지 않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현호를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모임이 있을 뒤에 현호와 자주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고백을 하지 못 하고 있었다.

현호가 하란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고 아직도 그랬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그때 그들 사이로 한 명의 여인이 끼어들었다.

“언니, 오랜만이에요.”

분위기를 깨버리고 끼어든 그녀는 지나를 향해 아는 채를 했다.

“로즈걸스의 리나씨?”

이 자리에 로즈걸스의 구성원인 리나가 있을 줄은 몰랐던 지나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이참... 저 누군지 잊었어요?”

“네?”

의아한 표정을 짓는 지나를 향해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긴... 어렸을 때 말고는 연습생 생활에다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안 갔으니까...”

작게 중얼거린 리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주하에요, 김주하.”

“김...주하?”

작게 이름을 되새겼던 지나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김한성 사장님의 그 주하말이야?”

“네... 설마 저 몰랐던 거예요?”

“응...몰랐지...”

“다른 사람들은 알고 있어서 언니도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

아쉬워 하는 리나의 모습에 지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런 쪽으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지내면서 대학생활을 하였으니 신경을 안 썼다고 하는 게 정답이었다.

“현호씨라고 했나요? 만나서 반가워요.”

지나의 바로 앞에 서있는 현호에게 시선을 돌린 리나가 손을 내밀었다.

“예, 예...”

어떨 결에 대답을 하며 손을 잡은 현호와 악수를 나눈 리나가 고개를 돌려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서...민.준...?서민...준 맞아요?”

아까 단상 쪽에서 나누었던 이름을 떠올리며 이만석의 이름을 불렀다.

“맞습니다.”

그런 그녀를 향해 이만석이 웃음을 지으며 대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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