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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444화 (444/812)

〈 444화 〉 444화 농밀한 행위

* * *

꿀꺽!

차이링을 처다 보던 석진이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온 몸에 전류가 흐른 것처럼 긴장이 되면서 가슴이 쿵 하고 내려 앉았던 것이다.

최근에 본 여자, 아니 자신이 만난 여자들중에 이정도의 미모의 여성이 있었던가.

멍하니 처다 보는 석진에게서 차이링이 다시 고개를 돌린 순간 그의 가슴에 안타까움이 일어났다.

조금만 더 자신을 처다 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게 편해.”

그러거나 말거나 안나가 이만석을 향해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대답을 하였다.

“그래?”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멍하니 안나를 바라보고 있는 석진에게 고개를 돌렸다.

“누구십니까.”

“......”

이만석은 자신의 물음에도 대답을 하지 않고 멍하니 안나를 바라보는 그를 보며 다시 물음을 던졌다.

“저 여자가 마음에 드십니까?”

“마음에 드는 정도가 아니라 가슴이 다 떨릴 지경이요.”

멍하니 차이링을 처다보며 중얼거리는 그를 보며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한 번 만나보시겠습니까?”

“그, 그게 정말이요?!”

저도 모르게 고개가 돌아가며 목청을 높였던 석진은 순간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무슨 말을 하는거야~”

그에 눈을 흘기며 말하는 차이링의 말에 이만석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이런... 당사자는 별로 마음에 없나 봅니다.”

그에 저도 모르게 차이링에게 힐끔 시선이 가는 석진이었다.

“그런데 누구십니까?”

“아... 전 이런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다시 지갑을 꺼내든 그가 이만석에게 명함을 내밀었는데 거기엔 그린하이닉스 실장 황석진이라는 직함과 이름이 찍혀 있었다.

명함을 받아 잠시 확인한 이만석이 다시 돌려주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안나에게 말을 걸었던 것이죠?”

“아.. 그게 아침부터 여기 서있길래 가까운 거리에 가면 태워다 주려고 그랬습니다.”

“그것 때문에 접근을 한 겁니까?”

“물론이지죠. 그저 좋은 의미로 접근 한 겁니다. 이런 매너있는 행동이 한국 사람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석진은 빠르게 이만석을 스캔했다.

일단 차량은 아우디 중형세단을 타고 다니는 걸 보니 좀 사는 사람 같았지만 입고있는 정장이나 시계 그래도 벨트 등을 봐야 제대로 알 수가 있는 것이었다.

‘딱 봐도 정장은 아르마니쪽인 것 같은데, 구두 디자인을 보면 존 롭인 것 같고, 시계는 나와 같은 롤렉스로군. 벨트는 에르메스인가?’

명품을 좋아해서 브랜드별로 시계, 정장, 그리고 벨트 등 가리는 것 없이 모으는 게 취미였던 그에게 있어 이만석의 입고 있는 구두나 옷, 그리고 시계까지 어떤 브랜드의 것인지 바로알아보았다.

말은 길었지만 한 순간의 스캔으로 빠른 속도로 생각을 한 것이어서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못 알아차리겠지만 이만석은 그가 지금 자신의 차림새를 살펴본 것을 바로 알아보았다.

이만석이 잠시동안 기다려 준것인지도 모르고 순식간에 스캔을 끝낸 석진이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죄송하게됐습니다. 이런 멋진 일행분이 데려다주는 것이면 섣부른 친절을 베푸는 게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안나도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고, 좋은 뜻으로 했다니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저 아까전 그일은...”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농담이니까.”

그러고는 안나보고 타라고 한 이만석이 다시 운전석에 올랐다.

뒤이어 차이링이 조수석에 올라고 안나가 뒷좌석의 문을 열고 탔다.

순식간에 호텔을 빠져나가는 차량을 보면서 석진은 입맛을 다시며 처다보았다.

‘사교모임에 저런 인물은 본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만석 정도의 외모면 대번에 눈에 띄었을 것이다.

허나 파티나 그런 정도유망한 집안의 자제들이 갖는 모임이나 자리에 저런 인물은 본적도 없었던 것이다.

만약 거기서 보았다면 자신은 분명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정도로 저 이만석이라는 남자의 외모는 정말 훤칠하고 잘 생겼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됐나?’

유학생활을 하다 돌아왔다면 그럴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자신도 미국에서 생활 할 때는 자연스레 타국에 있다 보니 국내모임이나 자리에 참석을 할 수가 없었다.

‘부럽네...’

저런 미녀들을 독차지하고 있다니 솔직히 말해 아주 부러웠다.

특히 조금 전의 그 농담에도 쏘아보는 눈빛을 보아 그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알아봐야겠어.’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타고 다니는 차량이나 명품으로 자신을 치장할 재력이라면 평범한 집안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만... 이름을 아려주지 않았네.’

자신은 명함을 줘서 알려줬지만 상대는 이름조차 밝히지 않았던 것이다.

순간 아쉬운 마음이 드는 석진이었지만 자신이 생각한 대로라면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마주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 심했어. 날 두고 그런 말을 하다니...”

“농담이야 농담.”

“나 그런 농담 별로 안 좋아해~”

새초롬하게 노려보는 차이링의 시선에 이만석은 그저 웃기만 했다.

“제 얼굴 보는 거 기분 나쁜 거 아니죠?”

창밖을 처다보고 있는 안나를 향해 차이링이 말을 걸었다.

“이젠 그런 일 없을 테니까, 안심해요. 그이와 잘 얘기했고 좋게 지내기로 했으니까.”

“......”

“대답이 없는 건 그러겠다고 알아들을게요.”

이만석은 차이링이 껄끄럽다는 말을 했지만 지금 보니 그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살갑게 말하는 모습이 그걸 증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기를 통해 이런 모습을 보일 수도 있는게 그녀였지만 이만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차이링에게 말 했던 대로 여전히 그녀를 믿고 있기 때문이고 차이링 또한 진심으로 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어쩜 이게 그녀의 장점 중에 하나일지도 모르지.’

진심으로 누군가를 현혹하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그녀는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만큼 그녀의 속마음을 알아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안나를 통해 그녀의 사람 보는 눈 또한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리어뷰미러를 통해 안나를 확인한 이만석은 그녀가 차이링에 대해서 별달리 신경은 안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손을 쓸 때는 주저함이 없고 냉정한 안나 였지만 이럴 때 보면 뒤끝이 없어 보이기도해 과연 어느게 그녀의 진짜 모습인지 햇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찌보면 차이링과 안나는 천적이라 봐도 될 정도로 스타일은 달랐지만 속마음이 어떠한지 알아 낼 수 없는 여인들이었다.

여러 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차이링과 포커페이스를 한 결 같이 유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속내를 읽을 수 없는 안나는 서로에 대해서도 차이링의 말처럼 확실히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사이일 수 있었다.

적으로 만났다면 정말로 둘 중 한 명이 죽을 때까지 서로를 귀찮게 했을 것이다.

실제로 차이링이 그러한 행동을 하였던 것을 보면 그저 가정이라고만 볼 수가 없었다.

다만 이만석이 그 사이에 끼어 나섬으로써 그런 일은 일단락되었지만 말이다.

일성회 본사 건물 앞에 흰색 아우디 차량 한 대가 멈추어 서자 대기하고 있던 이들이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렸다.

차문을 열고 내려서는 순간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올렸다.

“해외출장 다녀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이친구들은 뭡니까.”

20명도 넘어 보이는 인원들을 바라보며 이만석이 눈살을 찡그렸다.

“아무리 그래도 민준님이 오시는데 조용히 맞는 것은 좀그래서...”

영업부의 김웅식 과장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키 받을 사람 한 명만 대기시키면 된다고 했는데.”

기분이 나쁜 듯 중얼거리는 이만석을 보며 김과장이 움찔했다.

“키를 저에게 주시면 제가 하겠습니다.”

이만석에게 찍힐까 직접 주차하겠다고 나서는 그의 행동에 고개를 가로저은 이만석이 뒤에 서있는 사내 한 명을 불러 키를 넘겨주었다.

“부탁하지.”

“예, 예!”

가볍게 어깨를 두드려주고는 걸음을 옮기자 뒤이어 내린 차이링과 안나가 따라 붙었다.

순식간에 지나쳐 가버리는 이만석을 보고 김과장의 이마에 땀 한방울이 흘러내려 주름에 스며들었다.

‘역시 보통분이 아니시구나.’

과장으로 승진하여 처음 대면한 이만석은 한 낯 젊은 청년 같지가 않았다.

차기 회장에다 전국을 통합시킨 장본인이다 보니 그 후광이 장난 아니었던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는지 모두가 긴장 한 채 얼어붙어 있었다.

특히 김과장의 뒤에 있는 이들 중에 대부분은 이만석이 남긴 전설과 업적을 듣고 직접 자원해서 들어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의 족적이라도 따라가고픈 것이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일성회 내에서 이만석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상징이 되어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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