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3화 〉 443화 농밀한 행위
* * *
허리를 끌어 안 은채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 행위에 하란은 심히 당황스러웠다.
“누, 누가 보면 어떻게 해...”
“걱정스러워?”
“오빠...”
당황하는 하란이의 모습이 재미가 있는지 이만석이 허리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던 손이 대담하게 팬티 속으로 비집고 들어서려했다.
그러자 하란의 몸이 움찔 거리며 떨려왔다.
껴안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얼굴이 밀착이 되어 있어서일까.
하란이의 익숙한 냄새가 코를 통해 그대로 스며들어왔다.
“아!”
그때 이만석의 검지 손가락이 하란이의 음밀한 부분을 부드럽게 쓸어 올렸다.
“추, 출근해야지... 그만오빠.....”
더욱 대담해지는 행동에 하란이가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아무리 그녀들과 같이 이만석과 잔 적이 있다고 해도 이런 모습이 보여 지는 것은 부끄러웠다.
“자기 안나와?”
그때 문 밖에서 차이링의 음성이 들려왔다.
“어, 언니가 찾잖아.”
그 말에 하란이 다시 이만석에게 말한다.
막 손가락이 샘 안으로 비집고 들어갈 뻔 한 순간에 들려온 음성이라 이만석은 입맛을 다셨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바지춤에서 손을 뺀 이만석이 하란이를 바라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마음 준비 단단히 하고 있어. 알았지?”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문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던 하란이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휴우...”
그 상황에 지나나 차이링이 안으로 들어왔으면 상당히 당혹스러웠을 텐데 다행히 그러지 않았다.
“오빠도 참 얄궂다니까.”
갑자기 옷 속에 손을 넘고 몸을 더듬으며 주물럭 거릴 줄은 몰랐다.
아직도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아 하란이의 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래도...”
하지만 묘하게 이대로 끝낸 것이 뭔가 아쉬움이 드는 하란이였다.
이만석이 건드리던 둔부 부위가 아직도 느낌이 생생해 묘한 찌릿함이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차이링이 부르기 전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면 어쩌면 그 자리에서 허물어 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무슨 얘기를 나누기에 그렇게 늦게나오니?”
“별 얘기 안했어.”
“혹시 이상한 행동이라도 한 거 아니야?”
예리한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그저 웃음만 짓는 하란이었다.
“민준씨 출근준비 다하셨네요?”
그때 복도 쪽에서 지나가 걸어오며 이만석에게 말했다.
“이제 나가보려고 합니다.”
잠시 동안 이만석을 바라보더니 지나가 뭔가를 느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민준씨는 정장을 입는 게 제일 멋지고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지?”
“언니가 보기에도 그렇게 보여?”
“물론이지~ 아까 전에 나도 너하고 같은 말을 했는 걸?”
안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는 하란이를 처다 본 지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래요?”
“네?”
“뭔가 얼굴이 상기되어 있는 것 같아서.”
“상기 되어 있기는요... 누구 때문에 밤잠을 설쳐서 그런 것 뿐이에요.....”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지만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면서 받아 넘겼다.
“호호호~그래요? 저는 잠을 푹 자서 잘 모르겠네요?”
웃음소리를 내며 시치미를 때는 지나의 모습이 조금 얄밉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넘겼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 밖으로 배웅을 나온 두 사람과 짧은 포옹을 끝으로 이만석이 차에 올라탔다.
“그러면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네, 잘 다녀와요~”
“조심히 가...오빠.”
“응.”
대문이 양쪽으로 열리고 차를 빼서 천천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나와 하란이 끝까지 지켜봐 주었다.
“그럼 본사로 곧장 갈 거지?”
안전벨트를 착용하며 말하는 차이링의 물음에 이만석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들릴 곳이 있어.”
“들릴 곳?”
딱히 그런 말은 없었던지라 의아함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호텔.”
“호텔이라면 안나?”
이번엔 고개를 끄덕이자 차이링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곧 수긍을 했다.
“당신 수행비서였지.”
그녀가 이만석의 수행비서이니 함께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별로인가보지.”
“그건 아니고... 안 그래도 어제 그런 일을 저질렀으니 조금 껄끄러울 뿐이야.”
도로에 들어선 이만석은 곧장 엑셀을 밟으며 속도를 높여갔다.
월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출근하는 차량이 많았고 여러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월요일 아침이고 호텔 앞이라 그런지 비즈니스 차원으로 머물었다 다시 호텔을 나서는 이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어느새 호텔을 나와 정문에서 대비하고 있는 안나가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 태양이 떠 있었고 그 열기가 해 빛과 함께 아래로 내리쬐고 있었다.
7월초 아침 날씨 치고는 그래도 덮지 않은 편이어서 바람만 불면 선선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누구 기다리십니까?”
그때 안나의 곁으로 누군가가 접근을 하며 말을 걸어왔다.
“제가 가는 반향이면 태워다 드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유창한 영어로 말을 걸어오는 그는 20대 후반으로 큰 키에 다부진 체격을 가진 남자였다.
머리를 뒤로 올백으로 넘겼고 회색 양복에 롤렉스 명품시계를 착용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힐끔 바라 본 안나가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와...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더 장난 아니네.’
날카로운 눈매에 오뚝한 코, 그리고 갸름한 턱선의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안나는 지금까지 그가 대시를 해본 백인여자들 중에 가히 최고라 할 만했다.
사실 그는 아버지가 정도 유망한 벤처기업 사장에다 당찬 자신감으로 예쁘다 싶으면 가리지 않고 접근을 했었다.
미국 유학파인 그는 공부는 게을리 했지만 여자 꼬시는데는 참으로 착실히 달렸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안 돼서 상당히 답답한 적이 많아서 영어는 어쩔 수 없이 싫어도 배워야 했던 것이다.
서양여자들의 오픈마인드가 내가 최고의 남자다라는 당당한 그의 모습과 분위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지 대화 좀 나누고 하다보면 폰 번호는 자연스럽게 교환을 하게 되고 그렇게 몇 번 만나다 바나 클럽에서 술 좀 먹이고 호텔이 모텔에 데려 간적도 많았다.
남자는 자신감이라고 튼튼한 자본으로 난봉꾼처럼 동서양 가릴 것 없이 휘젓고 다녔던 것이다.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툴툴거리며 호텔을 나서던 그는 안나를 발견하곤 곧장 접근을 해갔던 것이다.
상당히 차가운 분위기에 자신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런 적이 처음도 아닌지라 그는 전혀 위축된 것이 없었다.
“참... 제 소개를 하지 않았네요. 황석진이라고 합니다. 이런 일을 하고 있지요.”
명함을 꺼내 건네주는 행동을 했지만 여전히 안나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것도 예상하고 있었다는지 다시 지갑에 넣어 품속에 갈무리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가시는 곳이 이 근처라면 데려다 주겠습니다. 저 나쁜 사람 아닙니다.”
그러면서 웃음을 짓는데 시원한 인상에 잘생긴 편이라 웃는 모습이 상당히 호감 가는 외모였다.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꺼져.”
“예?”
이름을 물었던 남자는 순간 저도 모르게 반문을 했다.
“꺼지라고.”
순간적으로 들려온 익숙한 욕설에 반문했던 그는 다시금 들려오는 익숙한 단어의 꺼지라는 한국어에 저도 모르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어 잘하네?’
눈을 감고 들으면 한국 사람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정확하게 들려온 말이었다.
짧은 말이었지만 지금까지 한국어 좀 한다는 외국인들 중에 제일 유창하게 들려온 것이다.
“이런 접근을 별로 좋아하시지 않나 봅니다.”
허나 이정도로는 어림없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한...”
한국어 발음이 상당히 좋다고 칭찬을 하려는 그때 바로 앞에 차 한 대가 다가와 멈춰섰다.
절로 흰색 아우디차량에 고개가 돌아간 석진은 기분이 나빴지만 혹시 이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운전석의 문이 열리며 한 명의 사내가 내리는데 남자인 자신이 봐도 상당히 잘생긴 얼굴에 큰 키의 훈남이었다.
“안에서 기다리지 왜 밖에 나와있어.”
안나에게 말을 거는 그 사내를 보고 석진은 역시나 라는 생각이들었다.
‘이런 남자를 만나고 있었으니 관심을 안 주었던거였어.’
자신도 외모는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내를 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다시 뵙네요.”
그때 감미로운 음성과 함께 조주석의 문이 열리며 한 명의 여자가 내려섰다.
“헉!”
그에 석진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놀란 음성이 터져 나왔다.
‘이 여자는 또 뭐야?’
천사가 실존한다면 이 여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 폭의 그림같이 빼어난 미모에 석진은 멍하니 바라보았다.
‘무슨 여자가 저렇게 예쁠 수가 있지?’
석진의 놀란 소리를 들었던 것일까.
고개를 돌린 차이링과 눈이 마주친 순간 석진은 숨이 막힐 듯 한 아찔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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