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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435화 (435/812)

〈 435화 〉 435화 위험한 여자

* * *

이번 일로 인해 이만석이 기분을 나빠 할 수도 있다.

아니, 그보다 더 안 좋게 생각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을 나쁘게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에 관해선 이미 차이링은 감수하기로 생각했다.

그런걸 감수하지 않는다면 이런 결단을 내릴 수도 없었다.

이만석이 충분히 능력이 있다는 것을 차이링도 모르지 않았다.

그와 붙어 지냈고 그동안 그가 쌓아올린 성과를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일이라는 게 모른다는 말이 있다.

이만석에게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차이링은 그런 불상사의 일이 벌어지는 걸 원천 차단하고 싶었다.

이 여자는 정말로 위험하다.

든든하다고 생각 할 정도면 충분히 실력이 된다는 말이었다.

명색이 미국 CIA가 해결사로 고용하고 있던 사람인데 어줍잖은 실력을 가진 이를 내세웠을리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차이링은 그녀의 읽은 수 없는 심계를 경계했다.

자신이 어떤 목적으로 친절을 배 풀었는지 알아차리고 경고를 해온 여자다.

허나 차이링은 그녀가 알아차린 것을 알지 못 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표정변화가 없는 한 결 같은 얼굴 때문이었다.

도저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영혼이 없는 인형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지금은 이만석의 수행비서로 붙어 있다지만 그녀가 언제 다른 생각을 먹을지 누가 안단 말인가.

특히나 바로 옆에서 붙어 함께 활동하는 수행비서라는 신분이면 순식간에 위험해 처 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차이링이 보기에 이만석은 안나 정도면 수행비서로 만족하는 것 같았다.

그런 이를 없앤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다.

허나 차이링 에게는 그런 뛰어난 인물보다도 이만석의 안전이 더 중요했다.

확실하지 않은 위험한 여자를 최측근으로 가까이 두어 수행비서로 데리고 다닌다는 것은 정말로 안좋은 행동이었다.

자신감에 차있고 자신의 통제 하에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차이링이 보기엔 안나는 위험한 인물이었다.

그가 딴 마음을 품었을 때 알아차릴 수 없다면, 그이를 해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방심과 자만은 때론 재앙을 몰고 오기 마련이다.

자신의 이 선택이 잘 못 됐다 생각하지 않는다.

나중에 가서 안 좋은 일이 벌어지고 나서 그때서야 후회한들 때는 이미 늦은 뒷일일 테니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없나요?”

차이링이 안나에게 유언이라고 할 수도 있는 그런 질문은 던졌다.

“......”

허나 안나는 차이링에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변함없이 한결 같은 얼굴을 고수하며 바라볼 뿐이다.

그런 안나에게 차아링도 더 이상 물어보지 않는다.

질문은 한 번이면 족하다.

“잘 가요.”

그 순간 김성현 대리가 심장을 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아니, 당기려했다.

촤악­!

언제 움직였는지 모른다.

눈앞에 뿌려진 모래에 김성현 대리가 당황하며 눈을 만졌다.

차이링 또한 순간적으로 날아온 모래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귀에 연쇠적으로 방아쇠가 당기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

푸슛­!

푸슈슛­!

“큭!”

“허억!”

“막아!”

이어서 고통스런 숨소리와 당황한 목소리가 연속적으로 들려왔다.

푸슛!

이어서 다시금 연속으로 총을 쏘는 소리가 울렸다.

“이, 이럴수가!”

“아악!”

“헉!”

그 소리에 서둘러 팔을 치우고 안나가 서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없다.’

곧장 고개를 돌려 조직원들이 있는 곳을 처다 보았다.

“어떻게?”

현장을 본 차이링의 얼굴이 이채가 뛸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고통스런 신음소리를 흘리며 안전부 애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하나 같이 팔과 다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한눈에 총기로 인한 관통상임을 알아본 그녀가 서둘러 안나를 찾았다.

‘없어.’

보이지 않는 안나의 모습에 서둘러 차이링이 백을 열어 만일을 위해 챙겨온 그녀의 총을 꺼내 들었다.

아니, 꺼내 들려고 했다.

푸슛!

“큭!”

그때 옆에 서있는 김성현이 팔을 부여잡으며 고통스런 숨소리를 내뱉었다.

총을 쥐고 있던 그의 팔에 관통상을 입으며 총기를 바닥에 떨구고 말았다.

“멈춰.”

왼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차이링의 고개가 돌아갔다.

5보 정도의 거리에 안나가 이쪽으로 권총을 겨눈 채 무표정하게 서있었다.

푸슛­!

“크아악!”

사납게 노려보는 김성현의 허벅지에 안나가 다시 총을 쐈다.

그대로 바닥에 허물어지는 그를 보며 차이링의 표정은 굳어 질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상황이 뒤바뀌어 버렸다.

분명히 그녀는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았고 흉기가 될 만한 것을 꺼낼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이건 생각도 하지 못한 일인 것을 넘어 어떻게 한 순간에 전개가 이렇게 흘러가버릴 수가 있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 상황이었다.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 안나의 표정은 아까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무슨 짓을 한 거지.”

이 상황에 대해서 차이링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상식선에서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 눈 깜짝 할 사이에 벌어진 것이다.

“바닥엔 자잘한 모래들이 많아.”

그 말에 어떻게 모래를 뿌렸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이쪽 반향으로 그 순간 발로 차서 모래를 흩 부렸다는 것인데 안나의 정체를 생각하면 그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동안 시야를 가렸을 때 벌어진 일에 대해선 그녀는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총기를 빼앗았고 저들을 단번에 제압해 버릴 수가 있단 말인가.

굳어 있는 차이링의 두 눈을 유심히 바라보던 안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민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지.”

“뭐라고?”

“그가 어떤 인간인지 알고 있나.”

무심한 목소리로 던지는 질문에 차이링이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지금 그녀가 무슨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안나는 차이링을 향해 어리석은 행동이라 말했다.

그녀가 자신에게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만석 때문이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자신을 두고 위험하다느니 하는 말을 짓거리는 것을 보면 왜 그러한 일들을 행하는 것인지 확정은 아니라도 충분히 짐작은 할 수가 있다.

이어서 차이링은 자신에게 이만석의 안전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

그 말에 안나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이만석이 어떤 인간이지 알고 있다면 그런 이상한 소리를 내뱉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젯밤 안방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의 주인공이 차이링이었다는 걸 아침 식사 자리에서 알게 되었다.

그런 연인사이라면 이만석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질문으로 인해 안나는 차이링이 이만석에 대해서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이만석이 어떤 인간인지 모르고 있었다.

“역시 넌 위험해.”

굳어 있던 얼굴로 바라보던 차이링이 비릿하게 웃음을 지었다.

“이정도일 줄은 몰랐지만...”

아무리 CIA에서 활동한 해결사라고 해도 맨몸으로 총구들이 겨누어져 있어 숨을 곳 없는 공터에서 빠져 나갈 수 있으리라 보지 않았다.

순순히 따라온 그녀의 행동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차에서 내릴 때 그녀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여전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어떻게 그 상황을 벗어나고 이런 반전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미래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이만석이라고 해도 큰일이 나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 차이링은 그 싹을 냉정하지만 사전에 잘라내려 했다.

나중에 가서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는 일이니까.

괜찮은 사람은 많다.

일성회 내에서도 출중한 실력을 가진 이들이 존재한다.

못 하면 다른 쪽에서 구할 수도 있다.

물론 안나보다 못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차이링에겐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 이만석이었다.

아무리 능력이 된다고 해도 그의 안위보다 중요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후후훗......!”

순간 차이링의 입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잠드는 게 아니었는데.”

그녀의 말에서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온다.

미래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확실히 와 닿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이걸로 한 가지는 확실히 할 수 있겠네.”

“......”

“이 일로인해 어떤 이유에서든 그이도 경각심을 가질 테니까.”

이런 일을 저지른 자신에게 화를 낼지 모른다. 왜 그런 일을 저질렀냐고 성질을 내는 것이 눈에 선했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이만석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헤어지는 건 생각지도 않았는데.’

천천히 눈을 감는 그녀의 눈에 진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끝내.”

차이링이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얼굴로 바라보던 안나가 잠시후 방아쇠를 당겼다.

푸슛­!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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